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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이상곤의 ‘흐름’】 윤석열, ‘여의도 정치’ 공부법 터득했나?

이상곤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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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의 1차 회의에 참석, 회의 도중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가운데), 이준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자기만의 공부법이 있었다. 과거 고시공부를 할 때도 다른 고시생들과 공부방법이 달랐다. 다른 고시생들은 주로 여러 과목의 책을 한권의 서브노트로 요약하고 이 노트를 달달 외우는 식으로 공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후보는 그게 아니었다. 서브노트를 만들지 않고 모든 과목의 책을 그냥 읽었다. 그러다보니 2~3시간이 지나면 그가 공부하는 책상에는 책이 수북이 쌓였다. 책을 보다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관련된 책을 모두 찾아 본 것이다. 그러니 고시 공부에 진도가 나갈 리가 없었다. 윤 후보가 9()만에 고시에 합격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윤 후보가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는 이유도 특이하다. 지난 7KBS2 예능프로그램인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나와 그가 한 말이다. 그는 워낙 외우는 공부를 싫어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들 쉽게 통과하는 자동차 운전면허 필기시험도 “(시험을 봤다면)다섯 번은 떨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자동차를 전부 해부(解剖)해 보지 않고는 면허를 못 땄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윤 후보는 이렇게 고지식해 보일 정도로 원칙적인 사람이다.

 

이런 그가 지금 정치입문 5개월여 만에 제1야당의 대선 주자가 돼 있다. 그에게서 위선 정권 심판과 단죄의 희망을 본 국민적 여망이 그를 정치판 한가운데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아직 그에게 정치는 모든 게 생소할 수밖에 없다. 지금 그는 불의한 정권의 위법과 부당함에 저항하던 검사 윤석열이 아니다. 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됐지만 정치판에서 내세울 만한 세력이라곤 검찰인맥외 별로 없다. 주변에 윤석열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용병으로 보면 된다. 오히려 그를 흔들려는 들이 더 많다. 이것이 여의도 정치 한가운데 던져진 대선후보 윤석열의 현주소.


그는 이런 상황인식을 비교적 정확히 하는 것 같다. 그는 옥탑방의 문제아들프로그램에서 독일에서 임금(?)이 세 번 바뀐 해가 있었다면서 올 한해는 윤석열에게 그만치 격변(激變)’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정치를 안했으면 이런 분야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법조인으로 끝났을 텐데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걸 배우고 경험했다늘 배우는 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그가 여의도 정치를 어떤 식으로 헤쳐 가는지 짐작이 됐다. 35세 늦깎이 초임 검사로 시작해 검찰 최고의 자리인 검찰총장까지 간 이유가 이해가 됐다. 단순히 맷집이나 끈기, 원칙만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느 분야, 어느 자리에서든 늘 배우고 공부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실제 강자(强者)’였다. 게다가 탁월한 학습능력까지 더해졌으니 더할 나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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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거리인사 중 한 달고나 가게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지난달 5일 그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당 내홍과정을 풀어가는 과정을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김종인과 이준석의 몽니와 방해는 대선후보 선출 컨벤션 효과를 고스란히 까먹었다. 한 달 가까이 계속된 내분은 결국 이준석의 당무거부로 이어졌고 대선주자 지지율은 곤두박질 쳤다. 김종인과 선대위 총괄자리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MBC여론조사(11.30 발표) 지지율은 급락(윤석열 35.7%, 이재명 32.7%)했다. 이준석의 당무거부 이틀째인 지난 1일 채널A 조사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아예 역전을 허용(34.6%, 35.5%)했다.

 

당시 당내 분위기는 들끓었다. 김종인에게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절대 줘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고 이준석에 대해서는 응징(?)여론까지 있었다.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김종인을 털고 가자” “이준석이 홍보비를 다 해먹으려 한다는 논란이 보도됐다.

 

하지만 윤 후보는 답답할 정도로 인내했다. 중간에 김종인의 선대위 합류 거부에 그 양반..”이라며 발끈하기도 했지만 인내하며 기다렸다. 물론 주위에서 김종인, 이준석과 화해하고 설득해야 한다는 요청과 주문도 많았다. 그렇게 윤 후보는 지난 3일 이준석이 머물던 울산으로 내려갔다. 쾌도난마(快刀亂麻). 이 자리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수락도 전했고 이준석과는 하루 더 지방에 머물며 대선 캠페인 일정을 소화했다.

 

윤 후보의 끈기와 인내는 지난해 ·윤 갈등을 지켜본 사람이면 다 안다.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로 좌천돼 유배 생활을 할 때도 그랬다. 하지만 윤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는 누가 뭐래도 정권의 외압도 두려워 않는 강골검사 윤석열이다. 김종인, 이준석과의 파국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지난번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할 때는 당 대표인 이준석도 패싱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그도 이제 여의도 정치에 대해 자신만의 공부법을 터득한 것 같다. 빠르게 여의도 정치문법을 익혀가는 윤 후보에게서 권력의지가 읽히는 것은 당연하다. 그의 학습능력과 권력의지가 어떻게 결론 날 지 지켜볼 일이다

입력 : 202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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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의 흐름

l9137@naver.com 전직 언론인. 포항 출생으로 성균관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매일신문 서울 정치부장,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현재 블로그 '천지인애'를 운영하며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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