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사진=국민의힘 제공
결국 예상대로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정권교체의 선봉장이 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은 2위 홍준표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 상승세를 바탕으로 추격전을 벌이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같은 관심은 최종 선거인단투표율 63.89%라는 흥행기록에서 증명됐다.
2위 홍 후보의 추격은 윤 후보의 대세론을 꺾지 못했다.
특히 홍 후보를 지지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역(逆) 선택은 국민의힘 당원들을 자극했다. 민주당과 소위 ‘문빠’들의 역선택이 오히려 윤석열에 당심(黨心)을 몰아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경선 막판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수직 상승한 것은 이를 증명한다. 당심은 결국 ‘기승전 윤석열’이었으며 윤석열이라야 정권교체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제 윤석열의 어깨에는 정권교체라는 대의와 ‘공정’과 ‘상식’이라는 시대가치 실현의 무거운 짐이 놓여졌다.
정권교체의 길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이미 집권세력은 법원, 검찰,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수중에 장악하고 있다. 집권세력의 언론길들이기와 압박은 기울어진 언론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여기에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당·정간의 충돌도 마다않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지급을 밀어붙이며 대선 매표(買票)행위를 시도 중이다. 지난 집권기간 동안 무능과 독선으로 나라를 거덜내고도 뻔뻔하게 집권 연장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더욱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좌(左)진상, 우(右)동규‘로 불리는 측근들의 연루설이 확인이 되는데도 미동도 않는다.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검경 수사가 자신에게 미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주며 겁박(劫迫)도 서슴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연루 사실만 밝혀지지 않으면 된다는 안하무인(眼下無人)이고 ‘강(强)심장’이다. “대장동 사업은 단군이래 최대 공익환수 사업” “국민의힘 게이트”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는 등 딴청을 피우며 책임을 떠넘기는 데도 명수(名手)다. 쉽게 봤다가는 큰 코를 다칠 정신력의 소유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윤 후보의 지난 경선 일정은 더할 수 없이 어려움이 많았다. 지난 6.29 대선 정치 선언이후 윤 후보에게 쏟아진 ‘마타도어’ ‘흑색선전‘ ’인신공격‘은 보통사람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정도였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이미 대법원에서 무죄가 난 사건으로 장모가 구속됐다. 이어 ‘고발사주’ 의혹과 부인 김건희씨 관련사건이 불거졌다. 경선 기간 잠깐의 말실수는 온갖 구설수로 포장돼 윤 후보를 곤경에 빠트렸다. 당내 후보조차 윤 후보 리스크를 거론하며 대선까지 못 버틸 것이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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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권 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역설이다. 오히려 이런 역경이 정치 경험이 전무했던 윤 후보에게 정치적 자양분이 되고 있는 것도 부인키 어렵다. 단기간에 검찰총장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며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끌어낸 것은 윤 후보가 이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늘 위기 때마다 강골 검사 기질과 대장부 기질을 발휘해 돌파해 왔다. 물론 윤 후보의 뛰어난 정치 학습 능력도 한 몫을 했다.
윤 후보에게는 이제 대선 출정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야권 전체를 ‘원팀(One team)’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야권의 적전 분열은 대선 필패로 이어지고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을 수포로 만드는 일이다. 먼저 경선에서 갈라져 싸운 후보들과 다른 후보 진영과 ‘원팀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는 윤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그들과 얼마나 빨리 ‘원팀’을 만드느냐는 윤 후보에 대한 당원과 지지자들의 믿음에 보답하는 일이다.
또 야권에서 독자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김동연 후보 등과의 연대도 중요하다.이들과의 단일화와 연대는 여권의 공작정치 차단 효과도 있다. 여당이 이들에게 접근해 역으로 정권교체를 방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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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윤 후보가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은 천하의 인재를 모으는 일이다. 이미 경선 선대위에 35명의 현역의원을 비롯해 전·현직 의원과 많은 사람들이 캠프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 만으로는 안된다. 야권의 인재를 가감없이 수혈해 윤 후보의 지원군으로 삼아야 한다. 삼국지의 조조가 천하 인재 영입에 소홀하지 않았던 것을 예로 들 필요도 없다. 인재를 모으고 그들과 대의를 함께 하는 것은 지도자의 커다란 덕목이다.
한고조 유방은 초나라 항우를 꺾고 황제에 오른 후 신하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나는 천하를 잡고 항우는 잃은 이유를 대 보라” 그러자 고기와 왕릉이 “항우는 현명한 자를 시기하고 이익을 나누지 않아 천하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방은 “그대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나는 장량처럼 군영에서 천리 밖 승리를 결정하지 못한다. 또 소하처럼 행정과 군량, 보급에 능하지 않다. 그리고 한신처럼 백만대군을 거느리고 싸웠다면 반드시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세 사람을 제대로 쓸 줄을 안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제패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정치입문 117일 만에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당원과 국민들이 정치 초보인 윤 후보에게 대선 후보 자리를 일임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조국과 울산시장 선거개입사건, 월성원전 사건 수사를 강행한 윤 후보는 국민들에게 ‘위선적 권력의 단죄’라는 희망을 주었다. 또 추미애를 앞세운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윤 후보에게서 민주주의와 법치 회복 의지를 발견했다. 이것이 윤 후보를 야권의 대선후보로 밀어올린 힘이다. 윤 후보가 할 일은 오로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선 승리로 이런 국민적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