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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의 ‘흐름’】 국민의힘 ‘프레임 전쟁’... ‘영남당’과 新舊 대결 논란

이상곤  정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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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세력의 대결이고 프레임의 전쟁이다. 당내 선거든 정당 간 대결이든 선거는 똑같다. 선거 승패는 진영의 유불리와 연결되는 중대사라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합종연횡의 세 불리기는 불가피하고 선거 프레임 짜기가 시도된다. 고대 병법에서 자주 이용되는 ‘모략’의 한 형태다.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도 여지없이 이 프레임 전쟁이 시도됐다. 4·7 보궐선거 직후 튀어나온 ‘도로 영남당’‘영남 배제론’이다. 재보선 압승 다음날인 4월 8일 국민의힘에서는 초선 56명 명의의 성명이 발표됐다. “특정지역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내용이다. 곧바로 언론에서는 전당대회를 겨냥한 ‘영남 배제론’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당대회의 ’전’자도 나오기 전에 나온 프레임이었다. 


곧바로 초선 성명 뒤에는 유승민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승민계는 작년 4·15 총선 직전 황교안의 자유한국당과 통합해 당에 들어왔다. 실제로 4·30 원내대표 경선에는 유의동 의원(평택을)이, 6·11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이 출전했다. 서울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오신환과 함께 모두 유승민계다. 새로 뽑히는 원내대표와 당 대표에 ‘영남당’ 프레임을 씌워 당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에서 비롯됐다.


‘영남당’ 프레임의 최대 피해자는 직전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이다. 당시 원내대표겸 당대표권한대행으로 일찌감치 차기 당 대표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후임 원내대표로 김기현 의원(울산)이 뽑히는 바람에 영남 배제론에 더 시달렸다. 다행히 정진석(충청), 권성동(강원) 등 중부권 중진들의 방어와 전통적 지지층인 영남의 반발로 영남 배제론은 시들해졌다. ‘영남당’ 프레임을 제기한 쪽이 오히려 당 텃밭을 건드린 바람에 역공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영남당 논란이 시들해지자 ‘신구 대결’이란 프레임이 제기됐다. 여기에도 유승민계는 여지없이 등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실 인턴을 한 ‘친구 아들’ 이준석, ‘검사내전’ 저자로 새로운 보수당 영입 대상이었던 김웅, 유승민계 ‘방계(傍系)’쯤 되는 김은혜 의원 등이 출마로 본격 제기됐다. 이들은 22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모두 등록했다. ‘개혁과 쇄신’을 내걸고 중진과의 맞대결을 벼르고 있다.

 

‘영남당’ ‘신구 대결’ 프레임의 최대 피해자는 주호영

 

‘신구 대결’은 위계질서를 따지는 보수 정당에 보기 드문 일이지만 여기에도 ‘모략’의 냄새가 난다. 느닷없는 여론조사로 ‘이준석 띄우기’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23.3%)이 오차범위 밖에서 나경원과 주호영을 누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인터넷신문 뉴스핌이 의뢰한 여론조사(18일)와 발표(21일)는 공교롭게도 이준석의 출마선언일(20일)과 하루 앞뒤로 연관됐다. 이 인터넷신문은 이후 연일 ‘이준석 돌풍’을 띄우고 있다.


‘영남당’ ‘신구 대결’ 프레임의 최대 피해자는 주호영 의원이다. 출마도 전에 나온 ‘영남당’ 논란 때문에 한 때 불출마 압력에 시달렸다. 신구 대결 구도까지 겹치면서 여론조사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 결국 주 의원 캠프는 최근 여론조사를 ‘엉터리’로 규정짓고 본격 공세를 펼쳤다. 주 의원측은 지지자들과 언론에 보낸 SNS 문자를 통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며 “수도권과 20~30대 비중을 반영한 인지도 조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영남당 프레임도 역공을 폈다. 당대표 선거 등록 후 대구를 찾는 이준석·나경원 등 수도권 후보들을 겨냥해 “영남 프레임에  침묵으로 동조하거나 반사이익에 기대서는 안 된다”며 먼저 영남당원들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영남당 프레임에 대한 그동안의 서운함이 묻어났다.  


선거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통념이 있다. 그런 강박관념은 당내 선거에서도 자칫 ‘페어플레이’를 간과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선거와 당권 경쟁에 집착하다 정작 ‘대의’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보수 정당이 되찾아야 하는 가치와 정체성, 모범과 배려도 경쟁에 매몰될 뿐이다. 


국민의힘은 2016년 총선 이후 내리 4연패를 한 경험이 있다. 4·7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연전연패의 늪에서 헤어 나온 것이 고작이고 처음이다. 당권 경쟁에 매몰된 ‘프레임 전쟁’은 적전 분열과 해묵은 계파정치의 부활을 부를 뿐이다.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은 지금 ‘뭣이 중한지’를 알아야 한다.

입력 :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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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의 흐름

l9137@naver.com 전직 언론인. 포항 출생으로 성균관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매일신문 서울 정치부장,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현재 블로그 '천지인애'를 운영하며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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