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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칼럼

[말라가 日記 8] 날씨 탓에 오슬로 정취를 맛보지 못하다.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앤컨설팅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IP ART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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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요테보리 버스 정류장. 오슬로로 향하는 버스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르웨이 오슬로로 가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하다가 기차가 좋다고 하여 한번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였다. 기차로 바로 가는 줄 알고 예약을 하였는데 알고 보니 2시간 정도는 기차로 가고 그 이후 다시 3시간 정도는 버스를 타야했다. 새벽에 기차에서 버스로 바꾸어 타는 것도 불편할 것 같아서 취소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타기로 했다. 기차와 버스 둘 다 경험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했다.

버스로 갈아타는 부분이 걱정되어 아침에 인포메이션에 가서 물어보니 같은 빌딩에 역과 터미널이 있어 그냥 갈아타기만 하면 된다고 하여 그냥 태무심하게 받아 들였다.
기차는 정시에 출발하였다. 여느 기차와 다름없었지만 많은 사람이 타서 복잡하였다. 잠깐 잠이 들었는데 깨보니 곧 내려야 했다.
내리는 역이 스웨덴  2대 도시아 요테보리(Goteborg)였다. 버스터미널을 찾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는데 바로 옆 건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문제는 탑승 게이트였다. ‘20번 게이트’라고 티켓에 적혀 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게이트가 보이지 않았다. 필자처럼 노르웨이 청년도 마찬가지로 헤매고 있었다. 청소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건물 밖이란다. 건물 밖 허허벌판에 겨우 작은 글씨로 ‘20’이라고 적혀 있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를 제대로 안내하는 문구 하나 없으니 실망이 컸다. 문제는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새벽 1시가 되자 경비원이 모두 나가라고 소리를 친다. 처음에는 역 터미널인 줄만 알았는데 버스터미널도 닫으니 건물 밖으로 나가라는 것이다.

실망스런, 삭막한 버스터미널

아니 이럴 수가……. 경비원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새벽 2시 15분에 버스를 타야 해서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지금 건물 밖으로 나가면 추워서 기다릴 수가 없다. 어디 쉴만한 곳이 없느냐? 아니면 좀 건물 안에 있게 해줄 수 없느냐"고 간절히 호소했으나 막무가내였다. 그런 경비원 태도를 전혀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어쩔 수 없이 건물 밖으로 나가야 했다. 밖은 추웠다. 바람도 불고 비까지 내리는 것 같았다. 기가 막혔다.
 
버스 승객에 대하여 이와 같이 처우를 하다니……. 이는 인권의 문제이다. 노르웨이 청년도 동조했다. 그러나 달리 방법은 없었다. 서로 맹비난을 하다가 보니 시간이 그런대로 흘렀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 발생한다면 해당 경비원은 해고될 것이다. 나아가 버스터미널의 책임자 역시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에 하나 추위에 상해를 당하게 되면 그 형사적 책임까지 져야 할 상황이다. 이곳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불평하지 않는 것일까? 경악할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더 놀라운 상황도 있었다. 역에 있는 화장실은 관리자가 퇴근하는 바람에 달리 이용할 방법이 없었다. 근무시간이 밤 11시 30분까지다.
버스터미널 쪽에 가보니 화장실이 무인시스템이었다. 문제는 현금은 안 되고 단지 신용카드만 사용가능하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였더니 번호를 알려준다. 이 번호를 현관의 잠금장치에 누르면 열리게 되는 시스템이다. 더 큰 문제는 화장실 문은 열었는데 화장실 전등이 안 들어온다. 물론 안에서 잠금장치를 하면 불빛이 들어오는 시스템인지는 모르나 무인시스템이어서 좀 불안했다.
 
정말 삭막한 사회시스템이다. 그리고 인간적인 면이 전혀 도외시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어떻게 이와 같이 된 것일까? 그간 스웨덴은 사회복지 시스템이 잘 된 나라로 알고 왔는데 영 딴판이다. 과연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추위에 벌벌 떨면서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구세주가 온 셈이다. 이제 다시 오슬로로 가는 버스여행이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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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도심의 모습이다. 경관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슬로 거리를 걷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거리를 걸으면서 직접 그 정취를 느껴 보았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버스터미널은 중앙기차역과 바로 접하고 있었다. 그 주변으로 시청이 있고 국회의사당이 있었다. 그 옆에 국립극장이 위치하고 조금 더 높은 지역에 궁전이 위치하고 있었다.
 
오슬로 시가지의 모습은 스톡홀름과 거의 흡사하였다. 시청 역시 항구 옆에 위치하여 바다와 접하여 있었다. 시청은 아담하게 꾸며져 있었고 그 주변은 조각상 등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마치 박물관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중앙기차역을 중심으로 버스터미널이 연결되어 있었고 지하철도 연결되어 효율적으로 보였다. 아무래도 날씨가 춥다 보니 상호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보니 헬싱키, 스톡홀름 그리고 오슬로의 전체적인 시가지 모습 등이 서로 비슷하였다. 추운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건물 등이 배치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보였다.
 
건물 역시 아담하면서 아주 아름답게 잘 장식이 되어 있었다, 특히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서 놀라웠다.
 바다, 항구 그리고 산들과 푸름이 조화를 잘 이루어 아름다운 도시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공기기 깔깔해서 좋았다.
밖으로 나가서 좀 더 오슬로를 느끼고 싶었지만 몸 상태가 여의치 않아 조금 조심하기로 했다. 그냥 실내에서 컴퓨터 작업이나 하면서 그리고 바다나 하늘을 바라보면서 망중한을 즐기려고 한다.
 
헬싱키, 스톡홀름, 오슬로에서 느끼다
 
이제 서서히 어둠이 든다. 겨우 오후 5시인데도 그렇다. 바닷가에 어둠이 내리니 분위기가 좀 독특하다. 약간은 외로워 보이면서도 차분하고 깔깔한 느낌이다.
좀 더 몸을 챙기고 여유를 가지고 그 과정을 즐기는 기행이 되도록 앞으로 배전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완전히 새롭게 변모해야겠다.
 
오늘은 시내 투어보다는 실내에서 컴퓨터 작업에 집중하였다. 중앙역에 있는 카페에서는 저 멀리 바다가 환하게 보인다. 지금 5시 16분. 벌써 어둠이 내리고 있다. 가로등이 켜졌다. 저 멀리 바다는 이들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전경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가 오슬로라는 것이 거의 실감이 나지 않는다. 평소에 그렇게 동경했던 곳이지만 막상 와서 보니 일반 항구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물론 시가지의 건축물 등이 아기자기하게 보인다. 날씨가 추우니 달리 할 방법이 없다. 오전에 시내를 좀 다녀 보았다. 그런데 오후에 들어와서 다시 걸으려고 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생각보다 바다 바람이 있어서 체감기온이 상당이 낮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약간의 감기기운까지 있으니 상태가 말이 아니다.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면서도 공기가 맑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청정지역인 셈이다. 그간 매연, 소음 등에 질렸으나, 이곳에서는 그런 요소는 전혀 없다. 그래서 겨울에도 사람들이 찾아드는 모양이다.
헬싱키, 스톡홀름 그리고 오슬로는 거의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에스토니아의  탈린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북구의 항구도시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들 모두가 아름다운 도시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 가운데 각자의 개성이 스며들어 있다. 특히 너무나 맑고 단정한 오슬로는 이방인에게 이국적인 정취에 한없이 빠지게 만든다. 이번에 여러 나라를 다니는 과정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환전이었다. 각국마다 다른 화폐를 가지다 보니 이를 환전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를 다 쓰지 못하는 경우에 이의 손실도 적지 않았다. 물론 달러나 유로 같은 경우는 다 쓰지 못하여도 추후 화전할 기회는 많다. 그러나 후진국의 화폐는 한국에서 이를 환전할 수도 없다. 
 
또한 신용카드도 여러 보안장치 때문에 기능을 제대로 발휘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유럽에서 버스예약을 하고 지급을 하려고 하는 데 계속 에러가 발생하여 너무 고생을 하였다. 물론 신용카드는 정상적이었는데 그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경험을 통하여 이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화폐가 나와야 할 것이다. 그간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역할을 하였으나 그 기능만으로는 부족하다. 별도의 환전할 필요가 없이 아니면 극히 저렴한 비용으로 환전이 되는 새로운 화폐혁명이 필요하다.
 
비트 코인 등 가상화폐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물론 문제가 있는 부분은 규제를 하되 이의 도입은 가급적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화폐시스템으로서는 글로벌 시대의 수요에 대대로 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서는 국제간의 협력이 필요하고 나아가 정책당국자의 현명함과 거시적인 식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차제에 이 부분에 대한 공론화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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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모습이다.

세계여행, 중간점검을 하다

이번 기행을 기획하면서 2단계 전략으로 임했다. 먼저 전 세계를 1차적으로 사전 답사한다. 그중 의미가 있는 곳을 선정하여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이 의미는 적어도 2~3주 내지 한 달 이상 생활하면서 현지 생활에 파고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는 비즈니스 활동도 포함이 된다. 이를 통하여 현지 생활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막상 3개월의 사전 답사를 진행하면서 일단 그 지역이 워낙 넓어서 거의 한 국가당 하루를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 비용과 시간 등의 문제로 여유 있는 기행이 아니라 최저수준의 생활로 전락하는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그러다 보니 이런 경험이 과연 의미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필자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고생이 과연 의미가 있을 것인지 솔직하게 회의가 든 것도 사실이다.
 
중간 점검과정에서 느낀 점은 3개월의 1차 사전 답사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전 세계 각국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사전 답사를 통하여 그중에서 제대로 배우고 싶고 머무르고 싶고 생활하고 싶은 곳을 선정하여 이들에 집중하여 적어도 3주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현지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하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힘든 것이 사실이다.  몸이 지치면서 여행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려는 마음도 들고 또한 실제로 그 효용성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수준이다가 보니 체력적인 한계도 느껴지고 또한 힘들어서 이를 피하고자 하는 자기 방어 본능도 작용하고 있다.
 
일단은 계획대로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달리 의문을 가지지 말고 힘들지만 3개월의 사전 답사를 경험하리라 마음 먹었다. 한계는 있다.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지금과 같은 회의만 없애도 성공한 셈이라고 자문자답한다. 시작한 김에 일단은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에게 더 채찍질을 하여 계속 계획대로 진행하고 싶다. 비록 이런 시도가 결과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나더라도 상관이 없다. 그 과정에서 의미가 있다고 느낄 때가 적지 않았고 과정 과정에서의 고통, 슬픔, 외로움, 뿌듯함, 용기 등등이 이미 충분히 보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 과정에서 힘들었기 때문에 그 기행이 끝난 후에는 이 세상 그 어떤 어려움도 그리 걱정이 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입력 :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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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지식재산과 문화예술

⊙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KAIST 겸직 교수 ⊙ 55세, 서울대 법학과 졸업. 美 보스턴대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24회), 환경부·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금융위 자금세탁방지정책위원, 미국 뉴욕주 Paul, Weiss 변호사,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 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PRESIDENT E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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