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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계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하는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조언(助言) 하나!

“기업경영에는 판단력의 조직화(組織化)가 중요하다”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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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 사진=조선DB
    
“이병철의 손자나 이건희의 아들로서 이재용이 아니라 선대 못지않은 훌륭한 업적 남긴 기업인 이재용이 되고 싶었습니다.”
    
연장선상에서 “삼성을 열심히 경영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는, 또 더 많은 것을 사회와 나눌 수 있는 참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결심(結審) 공판에서 호소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가 서울구치소 2평도 안 되는 좁은 독방(獨房)에 구속수감돼 있다는 사실이다. 
     
왜 이런 상황에 처해진 걸까.
      
그로서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수많은 번뇌와 고민이 하루에도 수십 차례 머릿속을 스쳐지나갈 것이다.
     
한 가지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 재판은 특정 기업 또는 한 사업가의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대학원 교수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한국에 심각한 자해(自害)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것처럼,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이 부회장의 말대로 15조 원을 들여 경기도 평택에 삼성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청탁할 이유가 상식적으로 볼 때 없다. “모든 지방자치단체나 다른 나라가 공장 지어달라며 삼성에 청탁하지, 삼성이 청탁할 사안이 아닌 것”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특검이 삼성 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도 특검은 “삼성그룹 회장 취임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도와달라고 청탁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삼성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이 별 의미가 없다. 그는 이미 삼성그룹의 사실상 총수(總帥)이지 않은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횟수와 관련해서도 특검은 ‘박근혜-이재용 독대’가 세 번이 아닌 네 번 있었다고 강조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으로서는 굳이 4번을 3번이라고 우길 이유가 없다. 억장이 무너질 정도로 억울한 심정이다 보니 그가 “제가 네 번째 독대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치매(걸린 것)”라고까지 말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그가 아무리 아니라고 호소해도 들어주는 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재용은 최후진술에서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엉켜버렸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도 “실망하신 국민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죄송하기 짝이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의 목소리를 조금 더 들어보자.
         
“아직도 질타와 꾸짖는 분들이 많아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저 이재용의 기업인으로서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 앞길이 막막합니다. 엉망으로 꼬여버린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 이 엉망이 된 실타래가 풀릴 수 있는 건가 불안감에 잠을 설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모든 것이 제 불찰이었다는 점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와 대통령 독대에서 시작됐습니다. 비록 제가 원한 것이 아니고 오라고 해서 간 것뿐이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할 일을 제대로 못 챙겼습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모든 법적 책임도 제가 지고 도덕적 비난도 제가 받겠습니다.”
       
세계적 기업의 오너(owner)로서 인정하기 어려운 대목을 이 부회장은 받아들였다. 그의 말대로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선 분명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이 과연 그 혼자에게만 있는 걸까. 또 그에게는 공(功)은 없는 걸까.
         
게리 코헨 미국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삼성은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외국에서는 ‘삼성의 한국에 대한 기여’를 국내보다 더 크게 인정하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지금 삼성은 점점 뒤처지고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웃 일본은 우리의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도와줄 사람이 절실한 시점이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건재하다면 지금의 삼성에 대해 어떤 처방을 내릴까.
    
이재용 부회장은 선대 회장과 아버지의 경영철학, 어록 등을 많이 익혔다고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 믿지 마라” “실패라는 판단이 서면 깨끗이 미련을 버리고 차선을 택하라” “진보는 가장 중요한 생산이다” “돈을 버는 것은 권력이 아닌 사람이다”고 말했던 이병철 회장과, “국민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1등의 위기와 자만의 위기를 경계하라” “2·3차 협력업체와도 더불어 상생하라” “경영은 이론(理論)이 아닌 실제이며 감(感)이다” “일류 기술과 일류 제품은 일류 인재(人材)가 만든다”고 강조한 이건희 회장의 지침을 그는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재용 부회장 옆에는 '사람'도 없다. 그를 돕던 최측근 핵심 인사들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병철 선대 회장은 1986년 7월 일본 《닛케이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기업경영에는 판단력의 조직화(組織化)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 자신이 어떠한 의지가 있는 결정이라도 거기에는 항상 불확실한 요소가 있으며 경영자의 판단은 직감이나 육감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영자 개개인의 판단력을 배양하는 동시에 판단력의 조직화가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은 기업의 역사가 짧고 질량 면에서도 전문경영인이 부족합니다. 각 그룹이 전문분야별로 스태프 조직을 갖고, 그룹 차원에서도 비서실을 두어 젊고 유능한 인재를 모아 전문적인 지원, 조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회사가 잘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왜 잘 안 되는지를 경영자에게 교육시키는 일도 비서실이 갖고 있는 기능 중의 하나입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그룹 차원의 미래전략실을 없앴다. 현재 삼성은 ‘컨트롤타워’ 대신 ‘책임경영 체제’로 그룹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병철, 이건희 회장을 뛰어넘기를 바랐던 이재용 부회장에게 "엉망으로 꼬여버린 실타래를 푸는 최상의 방법"은 할아버지,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다시 되새겨보는 것이다.
     
글=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2.28

조회 : 7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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