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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최신 아이폰 모델로의 교체를 유도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아이폰의 성능을 낮췄다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에 이어 이스라엘에서도 집단 소송이 제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 등 4개 주에 거주하는 아이폰 사용자 5명이 시카고 연방지법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아이폰 사용자 2명도 캘리포니아주 LA 연방 지법에 소송을 냈다. 애플은 지난 20일 “아이폰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 속도를 지연시키는 업데이트를 시행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들은 “아이폰 사용상 불편 등 경제적 손실을 포함한 피해를 본 만큼 이에 대해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폰5, 6, 7 및 7플러스 사용자인 이들은 업데이트에 따른 성능 저하의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스라엘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 아이폰 사용자 2명은 텔 아비브 법원에 애플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며 “애플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이폰 사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소비자에 대한 기본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 '배터리 게이트' 일지> (출처: 매일경제신문)
2월: 이용자에게 고지도 없이 '속도 저하' 업그레이드 실시
12월 9일: 한 네티즌이 아이폰 6S 속도 측정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공개
12월 18일: IT매체 긱벤치 '성능 저하' 통계적으로 확인
12월 20일: 애플, 업데이트로 구동 속도 떨어뜨린 것 인정
12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 2명 일리노이주 5명 집단소송
12월 22~24일: 미국 뉴욕, 인디애나주 집단소송
12월 26일: 이스라엘 아이폰 이용자 2명 소송
국내에서도 애플에 대한 비판 여론은 물론, 집단 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미국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참여할 소송인단을 오는 28일부터 ‘온라인소송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다고 27일 밝혔다. 한누리는 소송에 참여할 인원을 모집하고 자료 분석 등을 한 뒤 1인당 청구 금액과 소송 제기 시점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누리는 애플이 성능 저하를 일으키는 중요한 내용의 업데이트를 알리지 않고 은폐한 것이 명백한 위법 사항이므로 법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반발은 성능 저하보다는 애플의 거짓말에 방점이 찍힌다. 실제로 애플은 휴대폰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수년간 부인해 온 데다 이번 발표도 소셜미디어 ‘레딧’에 의견이 퍼지자 떠밀리듯 이를 시인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 소비자원은 “12월 한 달간 아이폰 성능 저하 관련 상담은 10건 내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지난주에 본격 불거졌기 때문에 이번 주부터 관련 상담이 계속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