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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 두 남자, 불운을 피하지 못한 이유는?

신화 주역 강훈은 자살, 창업주 김선권의 자택은 경매 넘겨져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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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 대표였던 고(故) 강훈 KH컴퍼니 대표(왼쪽)와 '카페베네' 창업주 김선권 토니버거 대표. 사진=조선DB

토종 커피로 한국 커피시장을 제패하겠다던 두 남자가 결국 비극적인 운명을 맞았다. ‘카페베네’의 전 대표였던 고 강훈 KH컴퍼니 대표는 지난 7월 25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자신의 회사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카페베네’의 창업주였던 김선권 토니버거 대표가 소유한 30억 원대의 삼성동 자택은 지난 11월 21일 경매에 넘겨졌다. 무리하게 추진했던 신사업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커피왕’으로 불렸던 강훈 대표와 ‘프랜차이즈 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김선권 대표 모두 잔혹한 불운을 벗어나지 못했다. ‘카페베네 성공’ 이면에 두 남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카페베네’에 지난 2010년은 기록적인 한 해였다. 당시 우리나라 커피시장은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 회사가 점령하고 있었다. ‘카페베네’는 ‘토종 커피 브랜드’라는 점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업계 최초로 매장 수를 500개 이상 만들었고, 연매출이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연예기획사와 함께 스타마케팅을 펼치며 ‘카페베네’라는 네 글자를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당시 오너는 김선권 대표였고, 사세 확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강훈 대표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감자탕 프랜차이즈’로 돈을 벌었던 김선권 대표는 커피점 사업에 진출한 뒤 고충을 겪는 와중에 강훈 대표를 영입했다. 강 대표는 신세계의 스타벅스 브랜드 론칭 태스크포스 팀원으로 일하다가 1998년 ‘할리스커피’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자본금 1500만 원을 들여 공동 창업한 할리스커피는 5년 만에 40여 개로 매장 수를 늘렸고, 강 대표는 할리스커피의 지분을 매각한 뒤에 김선권 대표의 ‘카페베네’에 실무 임원으로 합류했다. 
   
강 대표는 할리스 커피 프랜차이즈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카페베네’를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카페베네’는 불과 2년여 만에 외국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강훈 대표의 이름 앞에는 ‘커피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경영상 의견 충돌이 있었고, 결국 강 대표는 2010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KH컴퍼니’를 세워 디저트전문점인 ‘망고식스’를 론칭했다.
     
당시 기자는 ‘망고식스’의 대표였던 강훈 대표를 인터뷰했다. 자연스레 대화의 주제는 ‘카페베네를 어떻게 성공시켰는지, 왜 커피가 아닌 망고 음료 사업을 시작했는지’로 이어졌다.
    
그러나 강 대표는 ‘카페베네’ 성공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신 자신이 어떻게 커피와 인연을 맺게 됐는지, ‘할리스’ 브랜드를 어떻게 론칭시켰는지를 말하고 싶어했다. 그의 의사대로 관련 얘기를 긴 시간에 걸쳐 들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카페베네’의 성공을 두고 강훈 대표의 작품이냐, 아니면 프랜차이즈 업계의 '미다스의 손’ 김선권 대표의 또 다른 성공이냐로 의견이 양분되던 때였다.
    
이 같은 세간의 평가를 의식해서인지 강훈 대표는 “망고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 않으냐. 제대로 된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기자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월급사장’이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다’고 했을 때는 오너와의 마찰이 있었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어서다. 나중에 강훈 대표는 《카페베네 이야기》라는 책을 냈는데, 실제로 김선권 대표에 대해 ‘감자탕으로 성공한 한식 쪽 프랜차이즈 경영자’라고 표현했다. 그가 김 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표현이다.
    
강 대표에 대한 김선권 대표의 평가도 인색하다. 김 대표는 《꿈에 진실하라 간절하라》는 책을 냈다. 김 대표는 강 대표에 대해 책에서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처음에 이사로 입사해 상무를 거쳐 본부장까지 역임하는 동안 나를 많이 도와줬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들을 알고 있어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다”고만 썼다.
   
김 대표의 책에는 어린시절 이야기, 본인의 프랜차이즈 성공기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결국 김 대표는 창립 8년 만인 지난 2016년, 경영악화 때문에 ‘카페베네’를 떠났다. 당시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후 김 대표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서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업에 매진했다. 그가 론칭한 ‘토니버거’는 2015년 10월 론칭 이래, 1년 6개월 만에 매장 수를 70개까지 늘렸다. 지난해에는 매출 80억 원대, 순이익 2억5000여만 원을 내 또 다른 프랜차이즈 신화를 써내려가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11월 21일, 그의 자택이 경매로 나오면서 결국 ‘프랜차이즈 신화’가 막을 내리게 됐다. 한때 ‘토종커피’로 한국을 제패하겠다던 두 남자의 야망은 빛을 보지 못한 채 끝이 났다.
   
글=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1.22

조회 : 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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