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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risis-해외전략통 릴레이 분석

돈 헬만 워싱턴주립대학교 잭슨스쿨 국제관계학 교수

“미국이 말 아닌 행동을 실행하면, 그건 전쟁”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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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이 미국에 핵을 쏘지도, 트럼프가 참수작전 벌이지도 않을 것”
⊙ “휴전 상황 끝내고 북에 원조해 주는 것 외엔 방법 없어”
⊙ “문재인, 과거처럼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을 펼치기는 불가능”

돈 헬만(Don Hellmann)
미 프린스턴대 졸업, U.C.버클리 석·박사 / 현 워싱턴주립대학교 잭슨스쿨 국제관계학 교수, 1956~1957년 주한미군 복무, 백악관 동아시아문제 자문역 역임 / 저서 《The Asian Financial Crisis》 《A Decade After the Asian Financial Crisis》
 
  “북한의 핵 도발을 막기 위해서 김정은에게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는 없다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 대화를 통해 북한의 추가 핵 개발을 막는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돈 헬만 미국 워싱턴주립대 잭슨스쿨 국제관계학 교수의 생각은 단호했다. 헬만 교수는 미국 내 동북아 문제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1956~1957년 전쟁의 폐허가 된 한국에서 주한미군으로 18개월간 복무했고,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 관계학을 공부했다. 미 워싱턴주립대에서 30여 년간 국제관계학 교수로 재직하며 미국 워싱턴 정가와 백악관 등에 동아시아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자문역을 했다. 헬만 교수는 지난 2005년에는 북한에서 열린 첫 번째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북한이 핵을 만들었다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북한에는 최소 수십 명의 핵 개발 박사들이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그들이 핵 개발에만 집중하도록 혜택을 줬습니다. 핵 개발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외교적 문제입니다. 북한은 이 모든 상황을 배제한 채 오로지 핵 개발에만 매달렸기 때문에 핵을 만든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북한이 핵무기를 발전시키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 북한이 지난 7월 28일에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이 북한 문제를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닙니까.
 
  “사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이 훨씬 예전부터 북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다뤘어야 합니다. 하지만 백악관 역시 그동안 북한 문제를 두고 양분화되어 있었죠.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북한에 대해 단호한 결정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부시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뒤로 둔 체니 부통령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겁니다. 북한 문제 해법은 아주 단순했는데 말입니다.”
 
 
  “미국의 선제공격은 없다”
 
  ― 미국 입장에서 북한 문제가 단순합니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중동 문제는 종교적인 이슈가 섞여 있어서 복잡하고, 또 미국이 그들을 이긴 것처럼 보여도 완전히 이긴 것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한국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막는 겁니다. 첨예한 종교 대립 문제가 있는 중동과 비교하면 간단하죠. 미국이 충분히 과거에 오늘날 북한이 핵 개발을 성공시키는 것을 차단할 기회가 있었지만, 정치권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때문에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합니다.”
 
  ―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해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북한을 제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북한은 이미 핵을 개발했습니다. 이번에 트럼프 정권이 하는 행태를 보세요. ‘너희가 핵을 포기한다고 약속하면 우리가 너희와 협상을 할 테니 어서 대답을 해라’고 독촉하고 있습니다. 이미 핵을 가진 국가에서 이 얘기를 듣겠습니까. 미국의 대북 정책이 철저히 잘못돼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잘못 짚고 있다는 겁니까.
 
  “연일 뉴스에서 북한이 핵을 어느 단계까지 개발했다는 둥, 미국 하와이에, 샌프란시스코에 핵을 쏠 수 있다는 둥 떠듭니다. 어쩌면 워싱턴을 정조준할 수 있다고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제 북한의 핵 개발 능력이 어디까지인가는 중요한 이슈가 아닙니다.”
 
  ― 북한이 미국 본토를 쏠 가능성은 없다고 보시는군요.
 
  “북한이 무엇 때문에 미국에 핵폭탄을 쏩니까? 만일 북한이 미국에 핵을 쏘는 즉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무차별적 폭격을 가할 겁니다. 김정은이 자살 행위를 하는 겁니다. 김정은이 그 정도로 멍청하지 않습니다.”
 
  ― 트럼프 정부가 김정은 참수(斬首) 작전 등 군사적 선제(先制)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트럼프가 왜 그런 짓을 합니까. 미국이 그럴 리가 만무하지만, 만약 그런 참수 작전에 들어가면 북한이 남한을 향해 수백 발의 재래식 무기를 쏟아부을 겁니다. 이웃 나라에서 전쟁이 나는데 일본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일본이 끼어들고, 중국이 끼어들 겁니다. 말 그대로 3차 세계대전이 한반도 땅에서 일어나는 겁니다. 트럼프나 김정은이나 그런 일을 벌일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이 북한 핵 문제에 관해 말이 아닌 행동을 취한다면 그건 전쟁입니다.”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수밖에 없다”
 
북한이 ICBM이라고 주장하는 화성 14형 미사일. 헬만 교수는 북한이 미국을 핵미사일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진=뉴시스
  헬만 교수의 생각은 명쾌했다. 그는 매년 1~2차례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데다, 동북아 문제에만 30년 넘게 집중한 학자인지라 한국을 비롯해 주변국의 사정에 밝았다. 그는 “김정은은 바보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김정은이 지금 핵으로 쇼를 하는 이유는 정권 유지를 위해서입니다. 군사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핵을 이용하는 겁니다.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일종의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를 갖고 시작하겠다는 거죠. 연이은 핵실험,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전 세계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물론 김정은에게 이런 ‘바게닝 파워’를 얹어준 데 미국, 중국이 일조를 한 것만은 분명하니 책임이 있을 수 있죠.”
 
  ― ‘김정은의 쇼’가 먹혀들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이 핵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소형화가 핵심입니다.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쳐도, 이 핵미사일이 6000마일을 날아가서 타깃에 명중해야 합니다. 미군이 1990년 걸프전 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쐈을 때 명중률이 40%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이 제아무리 핵 소형화에 성공해 5~6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쏜다고 해도 미국 호놀룰루, 피지를 맞추기는 쉽지 않습니다. 핵이 대기권 밖에서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폭발하거나 목표물 타격에 실패할 확률이 크죠.”
 
  ― 그럼 북한이 핵 개발에 성공했다, 소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얘기 말고 어떤 대화를 해야 합니까.
 
  “북한의 새로운 핵 운송수단 개발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논의해야 합니다. 김정은이 현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우선 국제사회가 김정은에게 ‘레짐 체인지’는 없다는 약속을 해줘야 합니다. 김정은이 핵 도발을 하는 근원적 이유가 정권 유지라는 것을 인정하고, 북한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이제 버려야 합니다.”
 
  ―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해줄 수밖에 없는 겁니까.
 
  “북한을 저지할 기회가 있었지만 놓쳤습니다. 이제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김정은에게 레짐 체인지가 없음을 약속하고, 한국은 ‘종전’을 선언해야 합니다. 70여 년 넘게 이어온 휴전 상황을 끝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에 경제 원조를 해줘야 합니다. 남한, 미국, 중국 등이 다량의 원조를 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절대적으로 실패한 경제 정책을 주변국들이 도와줘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김정은을 저지할 수 있습니다.”
 
  ― 다른 방법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김정은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김정은은 핵 포기 서약을 한 뒤에도 터널에서 몰래 핵실험을 하거나 어떤 트집을 잡아서든 결국 핵 포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겁니다. 김정은이 그나마 더 이상 추가 도발을 하지 않게 하려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 당사자는 미국 아닌 중국”
 
지난 7월 30일 한미연합항공차단작전에 참가한 미국의 B-1B전략폭격기와 한국의 F-15K 전폭기. 헬만 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사진=공군 제공.
  헬만 교수는 거침이 없었다. 그의 말을 종합하자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이제 북한과 남한이 하나의 나라가 아니라 국경을 접한 붙어 있는 다른 두 나라임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번의 북한 핵 도발 사태를 맞아 미국의 전국 방송인 ‘Fox뉴스’, 지역방송인 ‘King 5 뉴스’ 등에 출연해 이 같은 의견을 피력해 오고 있다. 헬만 교수는 한술 더 떠 “북한을 동북아 경제구역에 포함시켜야 한다(정확한 워딩은 Integrate North Korea into Northeast Asia economically)”라고 주장했다.
 
  ― 한국이 일시적으로 NPT를 탈퇴해 자위적 차원에서 핵을 개발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주장할 수 있고,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일주일이면 충분히 핵 개발을 할 기술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일본이 가만히 있을까요? 일본이 보유한 플루토늄 양으로 비춰볼 때, 한국이 핵 개발을 선언하면 바로 하루 이틀 뒤에 핵을 개발할 겁니다. 그러면 중국, 러시아도 가만히 있지 않겠죠. 아시아 국가 전체가 핵을 보유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겁니다. 문제는 중국이 아직도 침묵이든, 어떤 형태로든 북한 사태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반도 문제에 키를 쥐고 있는, 어떻게 보면 당사자 국가이면서 말입니다.”
 
  ―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춘 상황에서, 미국보다 중국이 당사자 국가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뭡니까.
 
  “중국은 자기들 국경 지대로 연일 넘어오는 탈북자들 때문에 머리가 아픕니다. 중국이 미국보다 한반도 문제에 당사자인 이유는 탈북자 문제 때문이기도 하고, 또 중국의 북한에 대한 견해 때문이기도 합니다. 만일 북한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누군가 북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면 누가 될까요? 한국이 될까요? 아마 중국이 나설 겁니다.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역사적으로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더라’라는 황당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죠. 외국에서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렇습니다. 과거에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그때 미국은 북한을 칠 듯한 제스처를 취했는데, 그때 6자회담을 하자고 나선 것이 중국입니다. 중국은 북한 문제에 예민합니다. 중국은 북한이 이따금 저지르는 돌출행동들, 예측 불허의 일들에 대해 골치 아파하지만 여전히 중국이 북한 해법에 대한 키를 쥐고 있습니다.”
 
  ―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사정권 내에 들어왔으나, 여전히 한반도 문제는 미국보다 중국이 우선 나서야 한다는 뜻입니까.
 
  “북한이 미국의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미국이 중국에 한반도 문제에 열성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미국 국채의 4분의 1을 중국이 갖고 있습니다(실제 확인해 본 결과, 미국 국채 중 외국인 보유분의 28%를 중국이 갖고 있다). 이런 미국이 중국과 군사적인 대치를 하거나 중국을 압박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엄밀히 따져 한반도의 문제는 중국의 문제이자, UN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그 차후에 있습니다.”
 
  ― 하지만 최근 ‘Fox TV’와의 인터뷰에서 교수는 “미국은 계속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북한 문제를 중국 없이 해결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사정권 내에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 본토의 이슈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 미국, 그리고 아마도 러시아까지 모든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중국이 나선들, 과연 그들이 남한에 호의적일까 하는 점입니다. 평양 퍼레이드 사진을 한 번 보세요. 미사일 싣고 다니는 트럭도 결국 중국이 준 것입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안을 통과시킨다고 한들 정말 제재를 실천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 문제를 군사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가장 바보 같은 소리입니다.”
 
 
  “내가 본 북한은 그 어디보다 자본주의적인 곳”
 
헬만 교수는 6자 회담을 재개해 평화협정, 주한미군 문제 등 모든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지난 5월,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문재인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한미 동맹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문재인 대통령 자체가 좀 우왕좌왕하는 편이 아닌가 싶습니다. 확실한 건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리 북한에 대해 호의적이라고 해도 너무 많이 나갈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과거처럼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을 펼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적어도 저는 문 대통령이 바게닝 포인트(bargaining point)를 알고 있고, 북한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어야 하며 모든 것은 결국 경제적인 것과 연결된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미 간 군사협정에 대한 재정비도 논의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주한미군 철수를 뜻하는 겁니까.
 
  “어떤 식으로든 재정비가 논의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군사 안정화인데, 여기에는 주한미군의 문제도 물론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정은은 핵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주한미군 문제를 들고나올 것인데, 어떤 식으로든 얘기가 다시 나올 시점이라고 봅니다. 별 의미가 없더라도 6자회담을 열고, 그 뒤에 한국 문제를 모든 국가가 공론화해야 할 겁니다.”
 
  헬만 교수와의 대화는 한국에서 바라보는 미국이 아닌, 철저히 미국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졌다. 그는 대화가 다소 심각해졌다고 생각했는지, 지난 2005년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의 얘기를 꺼냈다.
 
  “금강산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면 일반인들이 거주하는 공간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흡사 제가 1956년에 한국전쟁 폐허 더미에서 봤던 남한의 모습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금강산 관광을 온 사람들 대부분이 실향민이었습니다. 북한 땅을 밟으며 감격스러워하는 60~70대와 그들을 모시고 관광을 시켜주는 40~50대 자녀의 모습을 주로 봤습니다. 가장 웃겼던 것은 북한이 관광객들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우선 모든 비용이 몹시 비쌌습니다. 또 화장실을 갈 때마다 달러를 내야 했습니다. 금강산을 제대로 관광하려면 산을 올라야 했는데, 산꼭대기로 갈수록 화장실 사용료가 비쌌습니다. 산 밑에서 화장실을 갈 때 1달러를 냈다면, 산 중턱에서는 5달러, 산꼭대기에서는 10달러를 내는 식이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그 어느 나라 사람보다 자본주의적이 아닌가 싶어서 웃었습니다. 제가 희한하게 생각했던 북한의 모습입니다.”
 
  헬만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6월에 미국 내 비영리 싱크탱크인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에서 열린 연례 회의의 한 대목을 소개했다. 당시 한 질의자가 장군을 향해 “30년 동안 군 생활을 했는데, 요즘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헬만 교수는 그 장군의 답을 인용했다.
 
  “당시 군 장성은 ‘북한 문제를 인용해 답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장군은 미군이 ‘북한의 재래식 무기는 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NPT 조약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핵 확산이 된 부분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사이버해킹도 어쩔 수 없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방법은 이제 경제적인 것밖에 없다. 이건 나의 문제가 아니다. 군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이 답변이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오가면서 실향민들이 우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제 한반도의 문제는 더 이상 한국과 북한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는 전 세계가 공식석상에 올려놓고 함께 토의해야 하는 국제적인 문제입니다.”⊙

입력 : 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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