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非化石 에너지 개발에 자신감을 얻는 순간 화석 에너지 사용의 대폭적 감축을 제안할 것이다
●20세기에 미국 금융산업이 동아시아를 공략했듯이 21세기엔 선진국의 첨단기술에 기반을 둔 新에너지 산업과 환경산업이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20세기에 미국 금융산업이 동아시아를 공략했듯이 21세기엔 선진국의 첨단기술에 기반을 둔 新에너지 산업과 환경산업이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이산화탄소 증가의 의미
21세기 최대의 환경문제는 지구가 더워진다는 사실이다. 지난 1백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섭씨 0.5도 상승했다. 이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만년 동안 지구 온도가 이렇게 올라간 적은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앞으로 1백년 사이에 지구온도가 1.5도~4.5도 더 상승하리라는 것이다. 빙하기의 지구 온도와 현재의 차이는 섭씨 6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가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각국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공동 대책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 1992년 기후변화협약, 1997년 교토 프로토콜이 만들어졌다. 이 두 개의 합의문을 통해 선진국은 지구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1990년 수준 이하로 낮추겠다는 것을 약속했다. 교토 프로토콜은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감축 목표와 시점까지 합의한 역사상 최초의 약속이다. 이산화탄소는 석탄·석유 등 화석에너지를 태울 때 배출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란 化石(화석) 에너지 소비 감소를 의미한다. 즉 지구가 더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석 에너지 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에너지 체계의 혁명을 뜻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 지구 온난화를 확신할 수 있는가? 지구 온난화 현상은 수십년 동안의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입증되었다. 이것은 1958년 미국의 한 과학자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시작됐다. 그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는 3백16 ppmv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이산화탄소 농도는 3백67ppmv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러한 증가 추세가 훨씬 오래 전부터 있어왔음을 발견케 되었다.
북극과 남극은 태고적부터 있어온 거대한 氷河(빙하)의 세계다. 과학자들은 빙하를 나이별로 구분한 후 각 그룹에서 적출한 미세한 얼음 응어리에 갇힌 공기방울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먼 과거 시점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알아낸 것이다. 그 결과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수십만년 동안 2백60~2백80ppmv를 일관되게 유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3백년 전부터 농도가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나갈수록 증가속도는 빨라졌다. 농도가 증가한 3백년 전 그 시점은 농업개발과 주거지 확보를 위해 森林(삼림)개간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한 시점이며 곧이어 산업혁명과 더불어 초기 산업사회가 태동하던 시점이다.
산업사회는 석탄, 석유 같은 화석 에너지에 의존한다. 또 산업화, 도시화, 인구증가는 땅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므로 삼림 개간의 수요가 증가한다. 이렇게 농업과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필연적이었다.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前(전) 수준 대비 35% 증가했다. 이산화탄소가 공기 속에 머무는 시간은 1백~2백년이나 된다. 지금의 선진국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아직도 상당부분 공기 중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증가의 결과는 무엇인가? 이산화탄소는 이른바 온실가스로서 지구온도 조절장치의 역할을 한다.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섭씨 15도를 유지하는 것은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지구 온도는 상승하고 이에 따라 기후변화가 발생한다. 가뭄, 홍수, 태풍 등의 기상이변이 극심해지고, 온도상승에 따라 지표의 사막화가 가속된다. 이에 따라 인구 이동이 촉발된다.
1백년간 1.5~4.5도 상승
바닷물의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바다수면이 올라가 全(전)세계 해안지역이 침수된다. 태평양의 섬나라들은 벌써부터 국토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피지의 해안선은 지난 90년 동안 한 해 평균 15cm씩 내륙으로 이동했다. 따뜻한 기온은 병균의 활동을 돕기 때문에 질병 발생 빈도수도 증가한다. 열대지역 한계가 北上(북상)함에 따라 생태계 전체 균형에 충격이 가해진다. 최근에는 2천1백m 이상 고원지대에도 모기가 나타나 열대병을 일으켰다.
지구 온도가 천천히 상승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생태계가 이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불과 1백년 미만의 시간 동안에 섭씨 1.5~4.5도의 온도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구가 태어난 후 이런 적은 없었다.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의 견해가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으나 그것이 기후 변화와 직결되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이것은 대기와 토양과 바다를 넘나드는 이산화탄소의 총체적 흐름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또 기후 형성에 관해서 불확실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백년 동안 지구 온도가 상승했는데 이것이 자연 현상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현재 이 문제에 있어서 全 세계 3천명의 과학자들은 공동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금의 온도 상승 추세는 자연 현상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지구 온도가 상승할 경우 지역별로 어떤 패턴을 보일 것인지 현재로서는 전혀 파악되고 있지 않다. 지역별 기후는 수많은 요소에 의해서 결정되며 그것을 복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가 불확실하지만, 명확한 사항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앞으로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구는 21세기 말 전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5백50ppmv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은 산업혁명 前 농도의 2배에 해당한다. 지난 20만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 앞으로 1백년 안에 이렇게 된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알려져 온 사실이나 이것이 세상의 관심사로 등장한 것은 1988년 이후부터다. 그해는 20세기 들어 그때까지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한 해였으며, 1980년대 전체가 가장 더웠던 기간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 논의는 연구실에서만 있었다.
지구 온난화 대응과 IPCC 창립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온난화의 실체가 보다 분명해지면서 과학자들은 지구가 더워진다는 사실을 연구실 밖의 全세계에 알려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으며 온난화를 막기 위한 세계 공동 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1988년 과학자들은 국제적 차원의 공동 대응 대책에 관한 공식논의를 제안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논의가 온난화 현상에 대한 과학적 평가와 경제사회적 영향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바탕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UN 산하에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기구(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를 두기로 합의에 도달했다.
IPCC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기구로서 데이터 개발과 평가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기후 변화협약과 교토 프로토콜을 비롯한 지구 온난화 관련 多者間(다자간) 협상에 지식 인프라를 제공하게 된다.
과학자와 정책 결정자들의 노력은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의 「지구 정상회담」으로 결실을 맺게 되며 여기서 세계 1백55개국은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협약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역사상 최초의 국제적 합의문이다. 기후변화협약은 총 27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협약의 목표가 제2조에 명시되어 있다.
「기후변화협약의 궁극적 목표는 대기 온실가스 농도의 안정화다. 어느 수준에서 안정화하느냐 하는 것은 기후체계에 대한 인간의 위험한 개입을 방지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는 국내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그런데도 그들까지 지구환경 문제 해결에 합의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특히 온난화의 지구환경문제는 우리가 잘 아는 물 오염, 공기 오염, 땅 오염 같은 국지적 환경 문제와는 다르다. 후자는 대부분 한 국가 내에서 해결된다. 온난화 문제는 세계 각국이 같이 노력해야만 한다. 開途國(개도국)은 지구환경 문제까지 걱정할 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기후변화협약에 동참했는가.
開途國은 선진국이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협약에 가입함으로써 선진국의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협약 자체도 선진국 그룹과 開途國 그룹을 구분해서 실행 사항을 명기하고 있다. 선진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을 표방했다. 구체적으로 1990년의 배출총량을 초과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2000년부터 달성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開途國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과 재정지원을 표방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기술이전이나 재정지원도 없다. 러시아, 독일에서 배출 감소가 있었으나 이것은 감소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경제가 후퇴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도 배출 감소가 있었다. 이것도 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北海유전의 천연가스가 석탄을 계속 대체해왔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언제부터 감소할 것인가
선진국이 1990년 배출량을 상한선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한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안정화가 이루어지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1997년에 합의된 교토 프로토콜은 한 술 더 떠 선진국으로 하여금 2008~2012년 기간에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을 명하고 있다. 만약 교토 프로토콜이 2012년 이후에도 유효하여 선진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계속 줄여나간다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정될 수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선진국 배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증가해 2100년에는 6백65ppmv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開途國의 배출 증가 때문이다. 2030년부터는 선진국 배출량을 상회하게되고 그 결과 세계전체의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교토 프로토콜로는 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기후변화협약에도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지구 온난화가 저지되려면 지구 전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일정 수준에서 균형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대기중 이산화탄소 총량이 일정수준에서 고정되어야 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체류 시간은 1백년을 넘는다. 지금 이 순간 全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중지해도 이제까지 누적되어온 이산화탄소의 존재 때문에 대기중 이산화탄소 총량이 영으로 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이 향후 이산화탄소 배출을 현재 수준으로 동결한다 해도 대기중 이산화탄소 총량은 이제까지 누적된 것 때문에 계속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총량을 일정 수준에서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배출량이 감소해야만 한다. 즉 세계 전체의 배출량이 계속 하락할 때에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고정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부터 하락하느냐에 따라 이산화탄소 농도는 결정된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어느 수준에서 고정시킬 것인가 하는 결정은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의 하락 시점을 언제로 잡을 것인가의 문제다.
빨리 줄여나갈수록 이산화탄소 농도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예를 들어 현재 수준(3백67ppmv) 정도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고정시키고자 한다면 지금부터 全 세계 배출량은 하강 추세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5백50ppmv(산업혁명 前 수준의 2배)가 안정화의 목표라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3년까지는 추세대로 증가, 그 이후부터 추세보다 낮게 증가를 계속하다가 2033년에 97억t을 정점으로 年率(연율) 0.8 %의 하강 추세로 들어가야 한다. 만약 현재 수준의 2배인 7백50ppmv가 목표라면 2023년까지는 현재 추세로 증가, 그 이후부터 추세를 벗어나 낮게 증가를 계속하다가 2062년에 1백25억t을 정점으로 年率 0.5%의 하강 추세로 들어가야 한다.
목표 농도에 대해서 합의된 바는 없다. 궁극적으로 全세계가 합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 합의는 지구 온난화의 비용과 위험에 대해 세계 각국이 공감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목표를 낮춰 잡을수록 대응 비용은 증가한다.
代替에너지가 개발되어야 한다
목표 농도의 설정은 선택의 문제다.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지구 온난화를 방치하는 데 따른 위험 사이의 선택인 것이다. 이 선택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非化石 에너지의 개발 보급의 비용이 얼마가 될지, 지구 온난화의 위험이 어떤 것인지, 또 그것을 화폐단위로 환산한다면 얼마가 될지, 가격화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해서는 얼마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지, 이런 의문점에 대해서 우리의 데이터와 지식은 아주 불완전하다. 분명한 사실은 목표 농도가 무엇이 됐건 세계 전체로 이산화탄소 배출은 반드시 감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석에너지 소비가 줄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해답은 미래 에너지에 달려 있다. 현대 문명은 석유·석탄·천연가스의 화석에너지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이변이 없는 한, 화석에너지의 지배는 아주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다.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 미국 에너지부, IPCC는 이 문제에 관해 가장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연구를 수행하는데 이들 기관은 공통적으로 化石에너지의 끈질긴 생명력을 전망하고 있다. 값이 싸고, 공급량이 풍부하고, 쓰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지금 원유 값이 올랐다고 하지만, 인플레를 감안해 볼 때 실질 원유 가격은 지난 50년을 통틀어 바닥 수준이다. 開途國에서의 인구증가, 도시화, 산업화 때문에 全세계적으로 화석에너지의 수요는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화석에너지는 앞으로도 수백년은 더 세계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공급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다. 화석에너지가 이런 식으로 향후 2백년 동안 소비될 경우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천1백ppmv로 상승한다고 IPCC는 보고했다. 이것은 현재 수준의 3배로서 감당할 수 없는 결과가 된다.
결국 화석에너지 대신 다른 에너지원, 즉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없는 에너지가 세계 경제의 동력원이 되어야 한다. IPCC는 그러한 에너지원으로서 再生(재생)에너지, 원자력, 바이오매스, 태양열, 풍력, 수소에너지 등을 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전력생산의 24%를 점하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앞으로 1백년 사이에 75%까지 확대되어야 하며, 非化石 에너지의 사용이 현재 세계 에너지소비 총량의 2배 정도까지 확대되어야 한다고 IPCC는 보고하고 있다. 에너지 체계의 혁명을 예고하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효율의 대폭적 증가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수준 대비 3배 이상 효율 상승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일례로 현재 자동차 한 대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원유생산-수송-정유-유통-자동차 엔진 가동의 순서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88%의 에너지가 사라져 버린다. 12%에 불과한 효율을 적어도 36% 이상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획기적인 기술발전이 있어야 가능하다. 신기술 개발을 통해서 기존 화석에너지 체계의 경제력과 공급력을 뛰어넘는 非化石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非化石 에너지의 공급체계가 확립되고 경제사회적 인프라 역시 化石에너지 기반에서 非化石 에너지 기반으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기술발전이 선행되어야 한다.
선진국의 미온적인 태도
이러한 기술발전이 과연 있을 것인가? 누구도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여건에서 기술발전이 촉진될 것인지는 가늠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데에 全 세계적 공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발전의 책임과 능력은 선진국에 있다는 것을 선진국이 인정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기후변화협약, 교토 프로토콜에는 실천의지가 담겨 있지 않다. 무엇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정치적 의도의 타결이기 때문이다. 두 합의문 모두 약속 불이행에 대한 제재 조치가 없다.
교토 프로토콜은 구체적으로 감축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왜 그만큼 줄여야 하는지 전혀 설명할 수 없는 합의 사항이다. 일단 줄여보자는 의지 표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것으로 충분하다고는 선진국 스스로도 생각지 않는다.
특히 선진국이 이만큼 노력하고 있으니 開途國도 줄이라고 주장할 때에는 선진국 감축노력의 진의가 무엇인지 의심받게 된다. 開途國도 언젠가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줄일 수 있는 때가 아니다. 그리고 감축 이야기를 꺼낼 때도 아니다. 어느 開途國이 경제성장을 희생하면서 지구 온난화 저지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는가?
경제성장도 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화석에너지가 싼 값으로 널려 있을 때 이를 마다할 開途國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非化石 에너지가 화석에너지만큼이나 싼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될 때에야 開途國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대체 에너지는 선진국의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발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것이 선진국의 역할이다.
미국 정부는 교토 프로토콜 비준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주요 開途國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동참하지 않는 한 비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아주 부적절한 대응이다.
미국이 非化石 에너지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하면서 이런 조건을 단다면 그런대로 명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에너지 기술개발 투자는 지난 15년 동안 계속 감소해서 1985년에 비해 6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지구 온난화 문제 해소를 위한 연구개발은 전체 에너지 기술개발 투자의 3%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OECD 전체로 현재의 에너지 연구개발 투자는 10년 전에 비해 78%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여건에서는 開途國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가 없다. 開途國은 줄일 수 있는 도구가 없기 때문에 계속 化石에너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開途國의 참여 없이는 지구온난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開途國의 참여는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때에만 가능하다. 결국 화석에너지를 줄이고 非化石 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기술발전의 문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선진국만이 풀 수 있다.
한국의 대응
한국은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다.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는 전형적 산업화 과정의 국가다. 한국은 OECD 회원국이지만 기후변화협약에 있어서는 開途國 범주에 속해 있다. OECD 가입 이전에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선진국 입장에서 기후변화 협상에 임할 것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감축노력에 동참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 1999년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제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開途國의 자발적 감축을 위한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의 득실을 논하는 것은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 앞으로 있을 긴 협상의 한 과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협상 전개 방향에 상관없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에너지 체계의 혁명은 지구 온난화가 없다 할지라도 한국에는 있어야 한다. 화석에너지를 떨쳐버림으로써 우리는 깨끗한 환경과 보다 안정된 에너지 수급 체계를 가질 수 있다. 협소한 한반도 땅에 계속해서 화석에너지 설비가 들어설 수는 없다.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때 그 효과는 경제구조 전반에 파급되어 경제 전체의 효율과 환경보호의 효과를 높이게 된다. 자동차 사용 때 버려지는 88%의 에너지를 되살리려면 엔진의 개선, 車體 형성 물질의 개선, 연료공급의 개선 등 모든 부문에서 개선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국력을 높이고 국익을 신장시킨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의 필요성 때문에 21세기에는 에너지 수급 체계를 바꿔야 한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 결과는 지구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온난화 방지 기후변화 대책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지금 선진국에서 온난화 방지의 에너지연구 개발이 활발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구환경 문제 때문에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이 계속될 수 없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非化石 에너지 기술개발은 앞으로 힘을 얻을 것이다. 에너지 신기술 개발과 활용에 자신을 느끼는 그 순간에 그들은 이산화탄소의 대폭적 감축을 全세계에 제안할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패턴이다.
선택의 길
10여 년 전,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 가스 등 냉매체의 사용을 억제하자는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미국은 태도를 돌변해서 구체적, 대폭적 감축계획의 채택을 제안했다. 뒤에 알려졌지만, 그 시점은 미국 굴지의 화학회사 듀폰이 냉매체 대체물질 개발에 성공한 시점과 일치한다.
어느 날 갑자기 선진국이 태도를 바꿀 때, 그 예봉은 開途國을 향하지 않는다. 開途國이야 어차피 부담 능력이 없다. 그 표적의 대부분은 부담 능력은 있되 기술은 없는 이른바 「부자 開途國」을 향하게 된다. 바로 한국 같은 나라다. 지구온난화 대책 기후변화협상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제 21세기에는 선진국의 첨단기술에 기반을 둔 新(신)에너지산업과 환경산업이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이 새로운 전쟁에서 그들이 내세우는 「종교」는 지구 환경보호와 지구 온난화 방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온실가스에 대한 선전포고가 있을 것이다. 그 전날 그들은 온실가스를 제어하는 非化石 에너지 기술의 확보를 확인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처럼 당할 것인가, 아니면 21세기의 에너지를 설계할 것인가, 선택하는 것뿐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각국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공동 대책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 1992년 기후변화협약, 1997년 교토 프로토콜이 만들어졌다. 이 두 개의 합의문을 통해 선진국은 지구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1990년 수준 이하로 낮추겠다는 것을 약속했다. 교토 프로토콜은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감축 목표와 시점까지 합의한 역사상 최초의 약속이다. 이산화탄소는 석탄·석유 등 화석에너지를 태울 때 배출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란 化石(화석) 에너지 소비 감소를 의미한다. 즉 지구가 더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화석 에너지 사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에너지 체계의 혁명을 뜻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 지구 온난화를 확신할 수 있는가? 지구 온난화 현상은 수십년 동안의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입증되었다. 이것은 1958년 미국의 한 과학자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시작됐다. 그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는 3백16 ppmv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이산화탄소 농도는 3백67ppmv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러한 증가 추세가 훨씬 오래 전부터 있어왔음을 발견케 되었다.
북극과 남극은 태고적부터 있어온 거대한 氷河(빙하)의 세계다. 과학자들은 빙하를 나이별로 구분한 후 각 그룹에서 적출한 미세한 얼음 응어리에 갇힌 공기방울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함으로써 먼 과거 시점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알아낸 것이다. 그 결과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수십만년 동안 2백60~2백80ppmv를 일관되게 유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3백년 전부터 농도가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나갈수록 증가속도는 빨라졌다. 농도가 증가한 3백년 전 그 시점은 농업개발과 주거지 확보를 위해 森林(삼림)개간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한 시점이며 곧이어 산업혁명과 더불어 초기 산업사회가 태동하던 시점이다.
산업사회는 석탄, 석유 같은 화석 에너지에 의존한다. 또 산업화, 도시화, 인구증가는 땅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므로 삼림 개간의 수요가 증가한다. 이렇게 농업과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필연적이었다.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前(전) 수준 대비 35% 증가했다. 이산화탄소가 공기 속에 머무는 시간은 1백~2백년이나 된다. 지금의 선진국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아직도 상당부분 공기 중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증가의 결과는 무엇인가? 이산화탄소는 이른바 온실가스로서 지구온도 조절장치의 역할을 한다.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섭씨 15도를 유지하는 것은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지구 온도는 상승하고 이에 따라 기후변화가 발생한다. 가뭄, 홍수, 태풍 등의 기상이변이 극심해지고, 온도상승에 따라 지표의 사막화가 가속된다. 이에 따라 인구 이동이 촉발된다.
1백년간 1.5~4.5도 상승
바닷물의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바다수면이 올라가 全(전)세계 해안지역이 침수된다. 태평양의 섬나라들은 벌써부터 국토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피지의 해안선은 지난 90년 동안 한 해 평균 15cm씩 내륙으로 이동했다. 따뜻한 기온은 병균의 활동을 돕기 때문에 질병 발생 빈도수도 증가한다. 열대지역 한계가 北上(북상)함에 따라 생태계 전체 균형에 충격이 가해진다. 최근에는 2천1백m 이상 고원지대에도 모기가 나타나 열대병을 일으켰다.
지구 온도가 천천히 상승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생태계가 이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불과 1백년 미만의 시간 동안에 섭씨 1.5~4.5도의 온도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구가 태어난 후 이런 적은 없었다.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해 과학자들의 견해가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으나 그것이 기후 변화와 직결되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이것은 대기와 토양과 바다를 넘나드는 이산화탄소의 총체적 흐름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또 기후 형성에 관해서 불확실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1백년 동안 지구 온도가 상승했는데 이것이 자연 현상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현재 이 문제에 있어서 全 세계 3천명의 과학자들은 공동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금의 온도 상승 추세는 자연 현상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지구 온도가 상승할 경우 지역별로 어떤 패턴을 보일 것인지 현재로서는 전혀 파악되고 있지 않다. 지역별 기후는 수많은 요소에 의해서 결정되며 그것을 복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가 불확실하지만, 명확한 사항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앞으로 계속 증가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구는 21세기 말 전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5백50ppmv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은 산업혁명 前 농도의 2배에 해당한다. 지난 20만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그런데 앞으로 1백년 안에 이렇게 된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알려져 온 사실이나 이것이 세상의 관심사로 등장한 것은 1988년 이후부터다. 그해는 20세기 들어 그때까지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한 해였으며, 1980년대 전체가 가장 더웠던 기간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 논의는 연구실에서만 있었다.
지구 온난화 대응과 IPCC 창립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온난화의 실체가 보다 분명해지면서 과학자들은 지구가 더워진다는 사실을 연구실 밖의 全세계에 알려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으며 온난화를 막기 위한 세계 공동 대책 수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1988년 과학자들은 국제적 차원의 공동 대응 대책에 관한 공식논의를 제안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논의가 온난화 현상에 대한 과학적 평가와 경제사회적 영향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바탕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UN 산하에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기구(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를 두기로 합의에 도달했다.
IPCC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기구로서 데이터 개발과 평가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기후 변화협약과 교토 프로토콜을 비롯한 지구 온난화 관련 多者間(다자간) 협상에 지식 인프라를 제공하게 된다.
과학자와 정책 결정자들의 노력은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의 「지구 정상회담」으로 결실을 맺게 되며 여기서 세계 1백55개국은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협약은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역사상 최초의 국제적 합의문이다. 기후변화협약은 총 27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협약의 목표가 제2조에 명시되어 있다.
「기후변화협약의 궁극적 목표는 대기 온실가스 농도의 안정화다. 어느 수준에서 안정화하느냐 하는 것은 기후체계에 대한 인간의 위험한 개입을 방지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는 국내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그런데도 그들까지 지구환경 문제 해결에 합의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특히 온난화의 지구환경문제는 우리가 잘 아는 물 오염, 공기 오염, 땅 오염 같은 국지적 환경 문제와는 다르다. 후자는 대부분 한 국가 내에서 해결된다. 온난화 문제는 세계 각국이 같이 노력해야만 한다. 開途國(개도국)은 지구환경 문제까지 걱정할 여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기후변화협약에 동참했는가.
開途國은 선진국이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협약에 가입함으로써 선진국의 책임을 명확히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협약 자체도 선진국 그룹과 開途國 그룹을 구분해서 실행 사항을 명기하고 있다. 선진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을 표방했다. 구체적으로 1990년의 배출총량을 초과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2000년부터 달성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開途國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과 재정지원을 표방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기술이전이나 재정지원도 없다. 러시아, 독일에서 배출 감소가 있었으나 이것은 감소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경제가 후퇴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도 배출 감소가 있었다. 이것도 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北海유전의 천연가스가 석탄을 계속 대체해왔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언제부터 감소할 것인가
선진국이 1990년 배출량을 상한선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한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안정화가 이루어지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1997년에 합의된 교토 프로토콜은 한 술 더 떠 선진국으로 하여금 2008~2012년 기간에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을 명하고 있다. 만약 교토 프로토콜이 2012년 이후에도 유효하여 선진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계속 줄여나간다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정될 수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선진국 배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증가해 2100년에는 6백65ppmv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開途國의 배출 증가 때문이다. 2030년부터는 선진국 배출량을 상회하게되고 그 결과 세계전체의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교토 프로토콜로는 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기후변화협약에도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지구 온난화가 저지되려면 지구 전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일정 수준에서 균형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대기중 이산화탄소 총량이 일정수준에서 고정되어야 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체류 시간은 1백년을 넘는다. 지금 이 순간 全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중지해도 이제까지 누적되어온 이산화탄소의 존재 때문에 대기중 이산화탄소 총량이 영으로 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이 향후 이산화탄소 배출을 현재 수준으로 동결한다 해도 대기중 이산화탄소 총량은 이제까지 누적된 것 때문에 계속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총량을 일정 수준에서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배출량이 감소해야만 한다. 즉 세계 전체의 배출량이 계속 하락할 때에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고정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부터 하락하느냐에 따라 이산화탄소 농도는 결정된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어느 수준에서 고정시킬 것인가 하는 결정은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의 하락 시점을 언제로 잡을 것인가의 문제다.
빨리 줄여나갈수록 이산화탄소 농도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예를 들어 현재 수준(3백67ppmv) 정도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고정시키고자 한다면 지금부터 全 세계 배출량은 하강 추세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5백50ppmv(산업혁명 前 수준의 2배)가 안정화의 목표라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3년까지는 추세대로 증가, 그 이후부터 추세보다 낮게 증가를 계속하다가 2033년에 97억t을 정점으로 年率(연율) 0.8 %의 하강 추세로 들어가야 한다. 만약 현재 수준의 2배인 7백50ppmv가 목표라면 2023년까지는 현재 추세로 증가, 그 이후부터 추세를 벗어나 낮게 증가를 계속하다가 2062년에 1백25억t을 정점으로 年率 0.5%의 하강 추세로 들어가야 한다.
목표 농도에 대해서 합의된 바는 없다. 궁극적으로 全세계가 합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 합의는 지구 온난화의 비용과 위험에 대해 세계 각국이 공감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목표를 낮춰 잡을수록 대응 비용은 증가한다.
代替에너지가 개발되어야 한다
목표 농도의 설정은 선택의 문제다.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드는 비용과 지구 온난화를 방치하는 데 따른 위험 사이의 선택인 것이다. 이 선택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非化石 에너지의 개발 보급의 비용이 얼마가 될지, 지구 온난화의 위험이 어떤 것인지, 또 그것을 화폐단위로 환산한다면 얼마가 될지, 가격화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해서는 얼마의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지, 이런 의문점에 대해서 우리의 데이터와 지식은 아주 불완전하다. 분명한 사실은 목표 농도가 무엇이 됐건 세계 전체로 이산화탄소 배출은 반드시 감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석에너지 소비가 줄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해답은 미래 에너지에 달려 있다. 현대 문명은 석유·석탄·천연가스의 화석에너지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이변이 없는 한, 화석에너지의 지배는 아주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다.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 미국 에너지부, IPCC는 이 문제에 관해 가장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연구를 수행하는데 이들 기관은 공통적으로 化石에너지의 끈질긴 생명력을 전망하고 있다. 값이 싸고, 공급량이 풍부하고, 쓰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지금 원유 값이 올랐다고 하지만, 인플레를 감안해 볼 때 실질 원유 가격은 지난 50년을 통틀어 바닥 수준이다. 開途國에서의 인구증가, 도시화, 산업화 때문에 全세계적으로 화석에너지의 수요는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화석에너지는 앞으로도 수백년은 더 세계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공급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다. 화석에너지가 이런 식으로 향후 2백년 동안 소비될 경우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천1백ppmv로 상승한다고 IPCC는 보고했다. 이것은 현재 수준의 3배로서 감당할 수 없는 결과가 된다.
결국 화석에너지 대신 다른 에너지원, 즉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없는 에너지가 세계 경제의 동력원이 되어야 한다. IPCC는 그러한 에너지원으로서 再生(재생)에너지, 원자력, 바이오매스, 태양열, 풍력, 수소에너지 등을 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전력생산의 24%를 점하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이 앞으로 1백년 사이에 75%까지 확대되어야 하며, 非化石 에너지의 사용이 현재 세계 에너지소비 총량의 2배 정도까지 확대되어야 한다고 IPCC는 보고하고 있다. 에너지 체계의 혁명을 예고하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효율의 대폭적 증가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수준 대비 3배 이상 효율 상승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일례로 현재 자동차 한 대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원유생산-수송-정유-유통-자동차 엔진 가동의 순서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88%의 에너지가 사라져 버린다. 12%에 불과한 효율을 적어도 36% 이상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획기적인 기술발전이 있어야 가능하다. 신기술 개발을 통해서 기존 화석에너지 체계의 경제력과 공급력을 뛰어넘는 非化石 대체에너지의 개발과 확산을 기대할 수 있다. 非化石 에너지의 공급체계가 확립되고 경제사회적 인프라 역시 化石에너지 기반에서 非化石 에너지 기반으로 변환되기 위해서는 기술발전이 선행되어야 한다.
선진국의 미온적인 태도
이러한 기술발전이 과연 있을 것인가? 누구도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여건에서 기술발전이 촉진될 것인지는 가늠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데에 全 세계적 공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술발전의 책임과 능력은 선진국에 있다는 것을 선진국이 인정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기후변화협약, 교토 프로토콜에는 실천의지가 담겨 있지 않다. 무엇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정치적 의도의 타결이기 때문이다. 두 합의문 모두 약속 불이행에 대한 제재 조치가 없다.
교토 프로토콜은 구체적으로 감축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왜 그만큼 줄여야 하는지 전혀 설명할 수 없는 합의 사항이다. 일단 줄여보자는 의지 표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그것으로 충분하다고는 선진국 스스로도 생각지 않는다.
특히 선진국이 이만큼 노력하고 있으니 開途國도 줄이라고 주장할 때에는 선진국 감축노력의 진의가 무엇인지 의심받게 된다. 開途國도 언젠가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줄일 수 있는 때가 아니다. 그리고 감축 이야기를 꺼낼 때도 아니다. 어느 開途國이 경제성장을 희생하면서 지구 온난화 저지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겠는가?
경제성장도 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화석에너지가 싼 값으로 널려 있을 때 이를 마다할 開途國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非化石 에너지가 화석에너지만큼이나 싼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될 때에야 開途國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대체 에너지는 선진국의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발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것이 선진국의 역할이다.
미국 정부는 교토 프로토콜 비준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주요 開途國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동참하지 않는 한 비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아주 부적절한 대응이다.
미국이 非化石 에너지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하면서 이런 조건을 단다면 그런대로 명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에너지 기술개발 투자는 지난 15년 동안 계속 감소해서 1985년에 비해 6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지구 온난화 문제 해소를 위한 연구개발은 전체 에너지 기술개발 투자의 3%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OECD 전체로 현재의 에너지 연구개발 투자는 10년 전에 비해 78%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여건에서는 開途國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가 없다. 開途國은 줄일 수 있는 도구가 없기 때문에 계속 化石에너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開途國의 참여 없이는 지구온난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開途國의 참여는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때에만 가능하다. 결국 화석에너지를 줄이고 非化石 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기술발전의 문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선진국만이 풀 수 있다.
한국의 대응
한국은 세계에서 열한 번째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나라다.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는 전형적 산업화 과정의 국가다. 한국은 OECD 회원국이지만 기후변화협약에 있어서는 開途國 범주에 속해 있다. OECD 가입 이전에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선진국 입장에서 기후변화 협상에 임할 것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감축노력에 동참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 1999년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제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開途國의 자발적 감축을 위한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의 득실을 논하는 것은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 앞으로 있을 긴 협상의 한 과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협상 전개 방향에 상관없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에너지 체계의 혁명은 지구 온난화가 없다 할지라도 한국에는 있어야 한다. 화석에너지를 떨쳐버림으로써 우리는 깨끗한 환경과 보다 안정된 에너지 수급 체계를 가질 수 있다. 협소한 한반도 땅에 계속해서 화석에너지 설비가 들어설 수는 없다.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때 그 효과는 경제구조 전반에 파급되어 경제 전체의 효율과 환경보호의 효과를 높이게 된다. 자동차 사용 때 버려지는 88%의 에너지를 되살리려면 엔진의 개선, 車體 형성 물질의 개선, 연료공급의 개선 등 모든 부문에서 개선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국력을 높이고 국익을 신장시킨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의 필요성 때문에 21세기에는 에너지 수급 체계를 바꿔야 한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 결과는 지구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온난화 방지 기후변화 대책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지금 선진국에서 온난화 방지의 에너지연구 개발이 활발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구환경 문제 때문에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이 계속될 수 없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非化石 에너지 기술개발은 앞으로 힘을 얻을 것이다. 에너지 신기술 개발과 활용에 자신을 느끼는 그 순간에 그들은 이산화탄소의 대폭적 감축을 全세계에 제안할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패턴이다.
선택의 길
10여 년 전,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 가스 등 냉매체의 사용을 억제하자는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미국은 태도를 돌변해서 구체적, 대폭적 감축계획의 채택을 제안했다. 뒤에 알려졌지만, 그 시점은 미국 굴지의 화학회사 듀폰이 냉매체 대체물질 개발에 성공한 시점과 일치한다.
어느 날 갑자기 선진국이 태도를 바꿀 때, 그 예봉은 開途國을 향하지 않는다. 開途國이야 어차피 부담 능력이 없다. 그 표적의 대부분은 부담 능력은 있되 기술은 없는 이른바 「부자 開途國」을 향하게 된다. 바로 한국 같은 나라다. 지구온난화 대책 기후변화협상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제 21세기에는 선진국의 첨단기술에 기반을 둔 新(신)에너지산업과 환경산업이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이 새로운 전쟁에서 그들이 내세우는 「종교」는 지구 환경보호와 지구 온난화 방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온실가스에 대한 선전포고가 있을 것이다. 그 전날 그들은 온실가스를 제어하는 非化石 에너지 기술의 확보를 확인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처럼 당할 것인가, 아니면 21세기의 에너지를 설계할 것인가, 선택하는 것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