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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야당은 왜 ‘명태균 의혹’에 집중하나

“명태균과 민주당이 뭉쳐 대선 앞두고 국민의힘 짓밟기에 나선 것”(국민의힘 다선 의원)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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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 구속 전 주장과 구속 후 민주당 인사들 만난 뒤 주장이 180도 바뀌었다”(오세훈 서울시장)
⊙ “대통령 부부와 유력 대권 주자들 공격하는 명씨, 야당 입맛에 딱 맞는 제보자”(정치평론가 A씨)
⊙ 명씨 주장에 여권 유력 정치인 다수 포함, 당사자들은 “명씨의 망상… 전혀 근거 없어”
⊙ 명태균 의혹 불거진 지 반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증거는 김영선 한 명뿐
⊙ 野 발의한 명태균 특검법에 최상목 대행 거부권 행사 “수사 대상 및 범위가 너무나 불명확하고 방대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훼손 우려”
사진=조선DB
  ‘명태균 의혹’을 놓고 여야 대치가 극한에 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명태균 특검법’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3월 14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은 “내란을 촉발시킨 명태균게이트를 덮어 내란수괴 윤석열 부부를 옹위하고 내란 종식을 거부한 것”이라며 최 권한대행을 ‘부역자’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일개 정치 브로커인 명태균씨에 대해 민주당이 당내 진상조사단을 설치하고 연일 폭로에 나선 데다 특검법까지 발의, 통과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과 야권 인사들은 윤 대통령 내외와 국민의힘 대권 주자를 비롯한 정치인들, 주요 언론사까지 공격에 나선 상태다.
 
  국민의힘 한 다선(多選) 의원은 “명태균은 윤 대통령 부부와 주요 대권 주자들의 이름을 모두 언급하고 있고 탄핵과 대선 정국에서 민주당에 이처럼 좋은 ‘먹잇감’이 어디 있겠느냐”라며 “명태균과 민주당이 뭉쳐 윤 대통령 내외와 국민의힘 짓밟기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민주당과 박영수 특검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수많은 의혹을 만들어내 대통령을 끝까지 몰아붙였던 행태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명태균 관련 의혹
 
  야당이 제기하는 명태균씨 관련 의혹은 민주당이 지난 2월 11일 발의한 ‘명태균과 관련한 불법 선거 개입 및 국정농단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명태균 특검법)에 자세히 정리돼 있다. 이 법안은 서영교·정춘생·윤종오 의원 3인이 대표발의하고 188인이 찬성해 발의됐고 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검법이 제시한 수사 대상은 ▲2022년 지방선거·재보궐선거·총선 등에서 여론조사에 명태균이 관련돼 있고 이를 통해 공천거래 등 선거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 ▲명태균이 불법·허위 여론조사를 제공하거나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하고 공천 개입 등 이권 및 특혜를 거래했다는 의혹 ▲20대 대선과 경선 과정에서 불법·허위 여론조사 등에 명태균과 윤석열 후보, 김건희 여사 등이 관련돼 대가가 거래됐다는 의혹 ▲2022년 대우조선파업·창원국가산업단지 선정을 비롯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각종 기관의 인사 결정 및 주요 정책 결정, 사업 등에 명태균과 김건희 여사 등 민간인이 개입하여 국정농단 등이 있었다는 의혹 ▲이들 사건 증거인멸 및 범인도피, 조사·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해태·봐주기 하는 등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과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이다.
 

  즉 의혹은 크게 두 가지, 명씨가 정치인들에게 불법·허위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를 통해 선거 공천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전체를 특검하겠다는 법안이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이유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된 모든 경선과 선거, 중요 정책 결정 관련 사건 및 그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전부를 제한 없이 수사할 수 있다. 수사 대상 및 범위가 너무나 불명확하고 방대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훼손이 우려된다.”
 
 
  명태균이 언급한 정치인은 누구?
 
  명태균씨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면서 여러 명의 여권 정치인 이름을 거론했다. 명씨가 지금까지 주장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조작된 여론조사 81건 제공
  2)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대통령 부부 통해 김영선 공천 개입
  3)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진태 강원지사·박완수 경남지사·홍준표 대구시장 공천 개입
  4)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후보에게 여론조사 제공, 조사비 대납받음
  5)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서초갑 조은희 후보에게 여론조사 제공
  6)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캠프에 여론조사 제공, 조사비 대납받음
  7) 김종인, 오세훈, 이준석 여러 차례 만남
  8) 안철수, 원희룡, 나경원 만남
  9) 국민의힘 정치인 30명 ‘죽일’ 카드 보유
 
  이 중 두 번째, 윤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국민의힘 인사들에게 요청한 사실은 통화녹음 내용이 민주당을 통해 공개되면서 사실로 밝혀졌다. 그러나 다른 주장들은 검찰 수사에서도 아직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평론가 A씨는 “명씨가 주장하는 내용들은 대통령 부부와 유력 대권 주자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명씨는 야당 입맛에 딱 맞는 제보자 아니겠느냐”라며 “자신과 큰 관계가 없거나 오히려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안철수·원희룡·나경원 등 인지도 높은 정치인들을 일부러 거론한 것만 봐도 명씨가 얼마나 권모술수에 능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폭로에 앞장서는 민주당과 親野 매체
 
2024년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명태균 녹취’는 민주당을 비롯해 친야 성향 매체에서 연일 폭로되고 있다. 첫 보도는 작년 9월 ‘뉴스토마토’에서 “명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는 폭로였다. 이후 일부 매체와 민주당 의원들을 통해 명씨의 통화와 카톡 내용이 잇달아 공개됐다. 민주당은 명씨와 함께 여론조사업체에서 일했던 강혜경씨를 ‘공익제보자’로 지정하고 강씨의 주장과 통화·메시지 내역 등을 확보해 명씨의 행적을 추적했다.
 
  민주당은 작년 10월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명씨의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음성 녹취에 따르면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김영선 공천을 해주라”고 했고, 김 여사도 이를 강하게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MBC와 JTBC 등이 윤 대통령, 명씨,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이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는 사실을 잇달아 공개했다. 이어 민주당은 명씨가 김 여사에게 “김 여사 사주 때문에 청와대로 가면 안 된다”고 말해 대통령실 이전에 관여했다는 취지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밖에도 명씨가 “건진법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더라” “대외비인 대통령 일정을 전달받았다” “시골 군수 공천은 살짝 건드리면 된다” 등의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잇달아 공개했다.
 
  올해 초 들어서는 ‘명태균 황금폰’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이 ‘황금폰’으로 불리는 명씨의 휴대전화와 USB 등을 확보했고, 여기에 윤 대통령 부부가 공천에 개입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통화와 메시지가 들어 있다고 알려지면서다.
 
  일반적으로 ‘황금폰’이란 평소 사용하는 폰과 별개로 남들에게 내보이지 않으면서 비밀스러운 내용을 담아 보안을 철저하게 한 별도의 비밀전화기를 뜻한다. 명태균 황금폰이 실제 존재하는지, 해당 폰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구속 중인 명씨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해 12월 창원교도소에서 명씨를 면회했고, 박범계 의원은 지난 2월 면회했다. 박범계 의원은 황금폰 실물이라며 페이스북에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시사인》 주진우 편집위원은 지난 2월 김건희 여사와 명씨가 김영선 공천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내용의 새로운 음성파일을 공개했는데 이 파일이 황금폰에 들어 있는 파일인지, 어떤 경로로 누가 입수해 공개하게 됐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한편 명씨 측이 지금까지 주장한 내용에 대해 전반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고 ‘변죽만 울리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공천 개입과 이권 거래 등의 실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명씨의 변호인인 여태형 변호사는 “내용은 황금폰 안에 다 들어 있고 검찰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밝혀질 것”이라며 “검찰에 황금폰을 돌려달라고 요청했고 (황금폰을 돌려받으면) 문제 있는 정치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얘기하겠다”고 했다.
 
 
  명태균 주장에 당사자들의 반응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관련 진실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명씨가 거론한 정치인들은 모두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이다. 김진태 강원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조은희 의원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황당한 주장”이라고 명씨의 주장을 강하게 부정했다.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는 유력 대권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검찰은 3월 10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박찬구 정무특보를, 13일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14일 이창근 전 서울시 대변인을 소환해 조사했다. 일부 매체는 홍 시장의 아들 친구가 검찰 진술에서 “명씨에게 홍 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조사비를 대납했다”고 한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오 시장과 홍 시장 측은 “명씨 측에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없고 결과를 받은 적도 없다”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오 시장 측은 관련 입장문을 통해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오 후보 측이 명태균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받아본 적도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명태균의 조작 시도는 초기 단계에서 차단됐고 캠프 내부에 유입되지 않았다”며 정면 반박했다. 오 시장은 《월간조선》 4월호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명씨의 구속 전 주장과 구속 후 민주당 인사들을 만난 후 주장이 180도 바뀌었다”며 “민주당과 명태균이 한 몸이 되어 오세훈 죽이기를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도 “경남지사 시절부터 (명씨의) 이름은 들었지만 여론 조작 사기꾼이라는 걸 알고, 우리와 접촉을 하지 못하게 했다”며 “만난 사실도 없고 전화 통화한 적도 없는데 나를 네 번 만났다고 주장하기에 바로 고소했다”고 단언했다.
 
  수도권 한 전직 의원은 “특히 오 시장과 홍 시장은 억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명씨가 많은 정치인에게 접근했고 오 시장과 홍 시장에게도 접촉하긴 했지만 두 사람은 명씨를 일개 브로커로 생각하고 가까이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명태균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지에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한편 명씨 의혹이 확산되면 여권에서 오 시장과 홍 시장을 제외한 다른 대권 후보가 이익을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명씨의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동훈을 한 방에 날릴 내용도 쥐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태균의 정체는
 
  명씨는 민주당 주장대로 ‘공천 개입 등 이권과 특혜를 거래하며 국정농단에 개입한 민간인’일까. 《월간조선》은 2024년 11월호에서 명씨의 정체를 파헤쳤다. 명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경남 창원에서 광고홍보·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며 인맥을 넓혀 2018년 정치컨설팅·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했다.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맞춤형 여론조사’로 부산·경남 지역에서 유명해진 명씨는 경남도지사 선거 또는 경남 지역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희망하던 김영선 전 의원과 가까워졌다. 명씨는 2021년 김영선 전 의원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당시 검찰총장) 부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을 소개받았다. 22대 대선 정국에서 명씨는 맞춤형 여론조사와 정치적 조언 등을 통해 윤석열 후보 부부의 호감을 샀고, 이후 윤 후보 부부와 대면 또는 전화로 많은 의견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명씨는 자신과 사실상 공생 관계인 김영선 전 의원의 거취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고, 김 전 의원이 실제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으면서 명씨는 자신이 공천에 영향력이 있다며 영향력을 주변에 과시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와 만난 적이 있는 한 여권 정치인은 “지역의 정치 브로커에 불과했던 명씨가 김 여사와 가까이 지내면서 거물 행세를 하고 중앙 정치인들에게 접근했지만 제대로 먹혀든 케이스가 없다”며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은 대부분 자기 주장이고, 공천 개입이라면 보궐선거 때 김영선에게 공천 주는 데 기여한 것 외엔 특별히 나올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허언증’일까, 공익 제보일까
 
  현재 명씨 관련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검찰은 작년 9월 말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사건 수사를 본격화했고, 11월 창원지검에 수사팀을 꾸렸다. 올해 2월에는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다. 명씨는 최근 변호인 접견에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의 정치생명을 끝낼 수 있는 국회 증언을 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명태균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반년이 지났지만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관련 내용이 제대로 밝혀진 것은 김영선 전 의원 한 명뿐이다. 명씨가 ‘허언증 사기꾼’으로 밝혀질지, 민주당 주장대로 공익에 기여한 제보자로 밝혀질지는 검찰 수사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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