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지켜본 로비스트의 세계

워싱턴에만 10만명 종사, 年 20억 달러 매출

  • : 송의달  ed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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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이 로비스트에게 로비할 정도. 전문성으로 立法 돕기도. 「규제」에서 「투명성 보장」으로 로비 양성화해야 시위·뇌물 줄인다
8만~10만명의 로비스트
 
  세계 최대의 정치도시인 미국 워싱턴 D.C.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분야는 로비(Lobbying)산업이다. 워싱턴 D.C.에서 발행되는 의회 전문 유력 정기간행물 「더 힐(The Hill)」誌 1998년 12월9일자에 따르면, 1997년 한 해 동안 로비스트들이 벌어들인 수입금액은 최소 12억 달러(1조3200억원)에 달했으며, 로비업은 워싱턴 일대에서 관공서와 관광산업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산업으로 浮上(부상)했다. 또 리걸 타임스(Legal Times) 1999년 5월31일자는 1998년 한 해 동안 로비스트들이 벌어들인 총액은 20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래서 수백 개의 법률회사와 이익단체 사무소가 운집해 흔히 미국 로비의 총본산으로 불리는 워싱턴의 K街(가)는 겉보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사무실들의 집합체 정도로 보이지만, 이들이 뿜어내는 영향력은 뉴욕 월街의 경제 금융 파워를 단연 압도한다는 評이다. 때문에 워싱턴 主流 사회에서는 로비를 3부와 언론에 이어 「제5부」로 명명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혹자는 상원과 하원에 이어 로비를 「제3의 院(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 마디로 워싱턴은 「로비의 天國(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로비라는 용어는 원래 영국 하원의 복도(Lobby)에서 기자들이 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렸다는 데서 유래했지만, 미국에서는 각종 청원업자들이 의사당 內 로비 룸에서 서성거렸다는 데서 비롯했다는 게 정설이다. 혹자는 백악관 가까이 있는 윌러드 호텔의 로비에 앉아서 정치 현안과 입법안 같은 것들을 의논한 데서 연원을 찾기도 한다.
 
 
  裸體 단체도 로비
 
  미국 최초의 로비는 1800년대 초 앤드루 잭슨 대통령 시절 알렉산더 해밀튼이 주도한 「필라델피아 전국산업진흥회」가 당시 언론인들을 고용해 美 합중국 은행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활동한 것을 꼽는다. 그 이후 로비활동은 계속 확대되었으며 대상 선정과 접근방법, 전략수립과 대중동원 같은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작년 9월 말 현재 미국 의회 상원과 하원 사무국에 정식 등록해놓고 있는 로비스트는 상원 2만1279명, 하원 8700명으로 총 3만명 정도라고 상하원 관계자들은 밝혔다. 미국 언론은 그러나 워싱턴 시내 중심부인 벨트웨이(Beltway) 안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인원은 줄잡아 최소한 8만~10만명은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코리아게이트」의 주인공이자 지금도 미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을 상대로 하는 국제 로비스트로 활동중인 朴東宣(박동선)씨는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워싱턴 로비가 번창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에는 그룹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직업, 민족, 출신지에 따라 모두 이해관계와 관심사항이 다릅니다. 특히 1990년대 들어 미국이 유일한 슈퍼파워로 위상을 굳히자, 외국 정부와 기업들도 미국 의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해 당사자들로서는 로비스트가 없으면 당연히 찾아 먹을 수 있는 것도 못 찾아 먹는다고 생각하니 더욱 열심이지요』
 
  외국 정부나 기업은 물론 裸體(나체)휴양협회 같은 단체들도 해변에서의 裸體 규제법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1997년 한 해 동안에만 정부의 의료보장제도 개혁과 관련해 1710만 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썼으며, 필립모리스社는 흡연으로 인한 집단소송을 일괄타결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158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 회사를 포함해 미국의 주요 담배회사들은 한 갑당 1달러 10센트의 세금을 추가하려는 클린턴 행정부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1997년에 모두 3165만 달러를 지출했다.
 
 
  美, 地自體들 의회 內에 상주 사무소도 운영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연방정부의 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常駐(상주) 사무소를 워싱턴에 앞다퉈 설치하고 분야별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미국은 더 이상 국가가 아니라 로비업체가 의회와 행정부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같은 언론매체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시민의 70% 정도는 의원들이 특정 이익단체나 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이런 反感(반감)에도 불구하고 의회나 행정부가 로비활동을 원천적으로 막지 못하는 이유는, 로비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규정된 청원권(the right to petition)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정헌법 제1조는 「미국연방의회는 언론 출판의 자유나 국민이 평화로이 집회할 수 있는 권리 및 불만사항의 是正(시정)을 위해 정부에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미국에서 로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흔히 로비라고 하면 뇌물을 주고받는 不道德(부도덕)하고 음습한 거래와 동일시하는 한국적 풍토와 달리, 미국에서는 로비가 떳떳한 권리주장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된 「린다 김」이나 「고속철도 비리」 사건 같은 로비 스캔들은 발생할 소지가 없는 셈이다. 미국 로비 문화의 특징과 精髓(정수)는 과연 무엇인가. 미국 로비는 우리에게 어떠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는 것일까.
 
  미국 로비의 가장 큰 특징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로비활동의 자유를 100% 보장하지만 그 과정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함으로써 로비에 따른 부패 발생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의회가 1946년 로비관련법으로 처음 마련한 법의 명칭이 연방로비규제법(Federal Regulation of Lobbying Act)이었지만, 1996년 1월1일부터 발효된 현재의 법은 「로비활동공개법(Lobbying Disclosure Act of 1995)」이라는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다시 말해 로비 관리의 무게중심을 「규제」에서 「공개」로 옮긴 것이다.
 
 
  규제에서 투명성 보장으로
 
  연방로비 규제법에 따라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하는 로비스트나 로비회사는 上下院 사무국에 원래 3개월에 한 번씩 로비활동 수입현황과 활동내역 지출보고서 등을 제출해야 했다. 그러나 現行 로비활동 공개법은 로비스트나 로비회사가 6개월마다 한 번씩 활동과 소득 내역을 공개해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그 대신 「자신의 업무시간에서 20% 이상을 有給(유급) 로비활동에 할애하는 사람」을 모두 로비스트로 규정했다. 의원은 물론 행정부 관리들과 1만여 명에 달하는 상하 의원과 위원회 보좌관, 의회 지도부 보좌관과 심지어 의원들의 친목단체 성격이 강한 코커스(Caucus) 직원들까지도 로비대상으로 규정했다.
 
  이 법에 따르면 로비활동이란 「정책 입안자나 결정자와의 직접 접촉뿐 아니라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한 각종 준비와 기획, 자료수집, 연구활동」을 모두 일컫는 것으로 定義(정의)된다. 또 로비스트를 한 명이라도 고용하고 있는 회사는 모두 로비회사(Lobbying Firm)로 분류된다. 로비스트나 로비회사가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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