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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에게 심판받은 ‘개혁보수 호소인’ 이준석의 ‘사면초가’

국민의힘 안에서 ‘윤핵관’ 운운해야 ‘가치’ 인정받는 이가 신당 차릴까?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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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당대회로 입증된 ‘개혁보수 이준석’의 ‘허장성세’
⊙ 전대 기간, 천하람 관련 기사 1일당 286건 보도됐는데 ‘메시지 확산’ 안 됐다?
⊙ 온갖 책략 담은 ‘비단주머니’는 어디로 가고 ‘천아용인’ 전멸했나?
⊙ “대선·지선 승리 이끌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이준석의 ‘좌충우돌’
⊙ 국힘 지지자는 인정 안 하는데 야당 지지자 ‘역선택’ 조사 결과 들고 ‘정권 교체 기여’ 자화자찬
⊙ 겨우 들어온 ‘국민의힘’ 나와 개보신당 다시 만들까?… 지역 기반·돈·조직 없어
⊙ 두 차례 징계에도 ‘엄석대’ 등 해당 소지 발언 지속… 공천에 큰 ‘걸림돌’ 될 수도
⊙ “트로이 목마 같은 개혁 빙자 세력이 청년 정치 한다고 입으로만 나불거려”(홍준표 대구시장)
사진=뉴시스
  갖은 논란 속에 진행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끝났다. 그 결과, 신임 당대표에는 ‘친윤(親尹)’을 표방한 김기현 의원이 선출됐다. 김 의원은 득표율 52.93%(24만4163표)로 과반 득표를 달성해 대표직을 거머쥐었다. 김 의원과 당권 경쟁을 한 안철수 의원, 천하람 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득표율은 각각 23.37%(10만7803표), 14.98%(6만9122표), 8.72%(4만225표)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김재원 전 의원(17.55%), 김병민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16.1%), 조수진 의원(13.18%), 태영호 의원(13.11%)이 당선됐다. 청년최고위원 선거에서는 득표율 55.16%를 기록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선출됐다. 당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구성하는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도 소위 ‘친윤계’ 또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협조·지원’을 강조한 이들이 차지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투표 100%’로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 당원들은 집권 1년도 채 되지 않은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생각을 ‘투표’로 보여줬다. ‘윤심(尹心)’을 내세운 김기현 대표가 과반 득표를 한 점, ‘친윤’ 장예찬 최고위원이 득표율 55.16%를 기록하며 경쟁자들을 압도한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개혁보수’를 자처하는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씨와 그가 지원한 소위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멸’했다. 앞서 밝혔듯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천 위원장의 득표율은 14.98%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허은아 의원과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의 경우에는 각각 9.9%, 10.87%다.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했던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은 18.71%다. 이를 고려할 때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 이준석 등 ‘개혁보수’ 자처 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천아용인’ 패인으로 ‘낮은 인지도’ 운운
 
윤석열 대통령이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해 특유의 어퍼컷 자세를 취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은 ‘윤심’을 택했다. 사진=조선DB
  이준석씨는 3월 12일, KBS에 출연해 처음으로 전당대회 참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씨는 ‘천아용인’이 전멸한 것과 관련해서 “후보들이 조금 더 인지도가 있는 상황이었다면 (득표율) 수치가 좀 더 높았을 것” “개혁 성향 당원들이 천 후보의 메시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치른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씨 측의 도식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을 내세운 ‘윤핵관’과 ‘이준석’을 앞세운 ‘천아용인’의 대리전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결국 ‘천아용인’이 전멸한 원인은 그들의 낮은 인지도가 아닌 그들을 배후에서 ‘지원’ 또는 ‘조종’한 이씨가 당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데 있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인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천아용인’이 내놓은 메시지가 확산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동의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천하람 위원장을 예로 들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기간을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2월 3일부터 전당대회 전날인 3월 7일까지 설정해 ‘천하람’으로 뉴스를 검색할 경우 관련 기사 수는 4000건 이상이다. 해당 기사들을 ‘최신순’으로 정렬해 역순으로 살핀 결과 가장 오래전 기사가 2월 22일이다. 후보 등록 마감일로부터 19일이 지난 시점이다. 해당 기간 ‘천하람’ 관련 기사는 1일 평균 286건에 달한다. 이 추세를 기사가 검색되지 않은 기간에 반영한다면,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로부터 전당대회 전날까지 생산된 ‘천하람’ 관련 기사는 총 9438건에 달한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단체율동, ‘천찍자지’가 개혁보수 메시지?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이런 상황에서 “개혁 성향 당원들이 그들의 메시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상기했듯이 ‘당원 투표 100%’로 진행됐다. 당원은 “정당에 가입해 구성원이 된 사람”을 말한다. 정당에 가입하는 건 단순한 ‘정치적 관심’을 넘어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는 행동이다. 그런 당원들이 하루에 언론 보도가 286건에 달하는데도 ‘천아용인’ 또는 그 뒤에 있던 이씨의 메시지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논리적이라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 측근 그룹이 주도하는 국민의힘에 불만을 가진 소위 ‘개혁 성향’ 당원들의 경우에는 이씨가 ‘상명하달식 조직 투표’를 했다고 폄훼하는 당원들보다 ‘관심도’ ‘참여도’ ‘지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씨 주장에 따르면 그렇다. 그런데 전당대회 결과는 ‘천아용인’의 ‘전멸’이다.
 
  결국 그 ‘천아용인’이 내놓은 메시지가 확산되지 않았다는 식으로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은 공감을 얻기 쉽지 않다. 단체로 율동을 하는 시대착오적인 선거운동 방식, ‘천찍자지(천하람 찍어야 자유로운 정치 발언 지킵니다란 뜻의 이준석 표 줄임말)’란 볼썽사나운 구호, 특정인이 배후에서 각본·연출한 대로 움직이는 듯한 ‘천아용인’의 언행이 ‘당심(黨心)’의 호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천아용인’이 전멸하고, 이씨가 ‘위기’에 몰렸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또한 불과 1년 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당원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반윤(反尹)’을 표방하고, 국민의힘 문제의 원인으로 이른바 ‘윤핵관’을 운운하면서도 그와 관련한 근거 또는 유효한 자신들의 대안적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 이씨와 ‘천아용인’의 그 ‘정치적 미숙함’이 패인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게 합당하지 않을까.
 
 
  “절대적 지지 있다 착각하고 당 쥐고 흔들어”
 
2022년 1월 6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포옹하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씨의 두 번째 가출에 분개하며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윤석열 당시 후보가 이를 무마했다. 사진=조선DB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지금까지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당대표”란 식으로 자화자찬하며 ‘전략가’ ‘책략가’인양 행세한 이준석씨의 ‘실력’이 백일하에 드러난 계기가 됐다고 평가될 수도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서 3월 9일, “이준석 현상을 기대하고 30대, 0선을 당대표로 뽑아줬는데, 그게 마치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라고 착각을 하고 당을 쥐고 흔들었다”고 평가했다.
 
  조 최고위원의 지적처럼 새누리당,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 간판을 달고 4년 동안 서울시 노원구 병 지역에 세 차례 도전했으나 모두 낙선해 ‘0선 중진’ ‘마이너스 삼선 중진(소위 마삼중)’으로 불리는 이씨는 자신의 전적과 어울리지 않게 ‘정치 고수’와 같은 언행을 지속적으로 했다. 이씨의 이 같은 행세는 2021년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절정’에 다다랐다. 그는 2021년 5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만약 우리 당에 들어와 함께한다면 제가 윤 총장 쪽에 비단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 급할 때마다 하나씩 열면 된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과 장모에 대해 공격하면 충분히 받아치고, 역효과까지 상대 쪽에 넘길 해법이 있다”고 자신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이씨의 정치 경력을 아는 마당에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제갈량처럼 ‘비단주머니’를 언급했다.
 
  그런 ‘자신감’ 또는 ‘착각’은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논란이 됐다. 2021년 11월 29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고 했던 이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란 문구를 적고서는 이른바 ‘1차 가출’을 했다. ‘1차 가출’ 당시 이준석씨는 이른바 ‘윤핵관’이 당대표인 자신을 배제하고, 의견 전달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한창 ‘컨벤션 효과’를 누려야 할 시기의 ‘당대표 가출 사건’은 큰 악재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를 수습하기 위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2월 3일 울산광역시에서 이씨를 만나고 사태를 수습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12월 21일, 전날 조수진 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과의 ‘설전’ 이후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맡은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실무형 소규모 선대위’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른바 ‘2차 가출’을 강행했다. 이씨의 가출 탓에 윤 후보 지지율은 하락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들고일어섰다. ‘이준석 탄핵’이 언급되기도 했다. 1월 6일, ‘이준석 사퇴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는 의원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씨는 “만약 오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서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저는 지정해주신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 하지만 그 방식으론 대선 승리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젊은 층 지지는 절대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했다.
 
  위기를 자초한 이씨를 끌어안은 이는 윤 후보였다. 당시 윤 후보는 “모든 게 다 후보인 제 탓이다. 저와 대표와 여러분 모두 힘 합쳐서 3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말했다. ‘이준석 사퇴’를 촉구하려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후보의 발언에 박수로 화답했다.
 
 
  이준석 덕분에 윤석열이 대통령 됐다?
 
  앞서 살핀 것처럼 이준석씨는 대선 기간 두 차례 가출했고, 그때마다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자신이 마치 ‘대선 승리’ 또는 ‘윤석열 집권’ 공신인 것처럼 주장했다. 2022년 8월 13일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직격’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오늘’을 있게 한 ‘공신’ 또는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듯한 주장을 했다.
 
  상식적으로 대선은 그 당의 전통적인 지지층과 ‘후보’를 보고 유입된 신규 지지층의 투표로 판가름 나는 대결이다. 이는 대선 이전, 또는 진행 과정에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상 양자대결을 할 경우 국민의힘 주자 중 확실하게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있는 인물이 과연 누가 있었나. 이 점만 감안해도 지난 대선은 ‘국민의힘’이 ‘윤석열’에게 의존한 선거이지,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기대어 집권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20대 대통령 선거일인 3월 9일 다음 날인 10일, 전국 성인남녀 중 20대 대선 투표자 1002명을 대상으로 ‘이재명·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 ‘이재명·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준석 주장의 허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자유응답’ 형식으로 진행되고, 각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2개까지 응답하도록 허용된 여론조사 결과 중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423명이 내세운 이유를 보면 그렇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투표 이유’로 ▲정권 교체 39% ▲상대 후보가 싫어서 또는 그보다 나아서 17% ▲신뢰감 15% ▲공정·정의 13% ▲국민의힘 지지 7% ▲잘할 것으로 기대/정책·공약/새로운 인물 각 6% ▲민주당이 싫어서/인간성/주관·소신 각 5% ▲도덕성/부정부패 척결/부동산 정책 각 4% ▲경제 기대/호감 간다/단일화 각 3% ▲법치 확립/강직함/여가부 폐지/국가안보 각 2% 등이다.
 
  이를 분석하면, ‘윤석열 집권’ ‘문재명(문재인+이재명) 정권 연장 실패’의 제일 요인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다. 그다음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개인기(신뢰, 공정, 정의)가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투표 이유’에서 ‘이준석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이씨는 지난해 9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기사와 함께 “안녕하세요 대선승리 일등공신 내부총질러 이준석입니다”란 글을 올렸다. 이씨가 게재한 기사의 내용은 한 업체가 그해 9월 13~14일 전국 성인남녀 총 1071명을 대상으로 “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가장 기여했다고 평가하는가”를 묻고 답을 얻은 결과였다. 이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 기여도’는 ▲이준석 34.8% ▲윤석열 24.1% ▲안철수 11.9% ▲문재인 9.8% ▲이재명 5.3% ▲잘 모름 5.2% ▲윤핵관 4.7% 등이다.
 
  이와 관련해 이씨는 “국민들의 생각에 대선 승리에 34.8% 기여한 당대표를 24.1% 기여한 대통령께서 4.7%를 기여한 윤핵관에게 내부총질하는 당대표라고 하면서 뒤에서 험담하면서 정치적으로 권력을 독식하려고 무리수를 뒀다”며 “그러지 않았으면 아마 국민의힘은 또 다른 평행세계에서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야당 지지자 ‘역선택’ 조사 결과 들고 자화자찬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등 이준석씨가 지원한 ‘천아용인’은 전멸했다.
  대선에서 ‘윤석열’을 보고 ‘윤석열’을 찍은 사람보다 자신을 보고 찍은 사람이 더 많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제기한 셈이다. 실제 이준석씨가 대선 후보보다 더 영향력 있고, 국민의 지지를 더 많이 받는 당대표였고, 실제 그런 민심(民心)이 작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라면, 대선 이후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이씨는 유의미한 지지율을 기록했어야 한다. 현재 줄곧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윤 대통령이 받은 표가 사실 ‘이준석’을 보고 찍은 표였다면, 이씨는 이재명 대표를 앞서거나 최소한 그에 버금가는 지지율을 기록했어야 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압도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대선 이후 실시된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이씨가 그 같은 지지율을 보인 일은 없다.
 
  또한 이씨가 자랑한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오히려 ‘역선택’으로 인한 민심 왜곡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71명 중 ‘윤석열 당선 기여도 1위’로 ‘이준석’을 꼽은 이는 372명이다. 이 중 64%에 달하는 238명이 해당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 윤 대통령의 ‘윤석열 당선 기여도’를 인정한 이는 16명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해당 조사에서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했을 가능성이 큰 국민의힘 지지자 418명 중 ‘윤석열 당선 기여도 1위’로 윤 대통령을 꼽은 이는 222명(53.1%), ‘이준석’을 꼽은 이는 73명(17.5%)이다.
 
  또한 이씨는 해당 조사 결과 중 자신이 불리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를 보면 오늘날 이씨와 ‘천아용인’의 ‘운명’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이씨 문제 때문에 논란을 겪던 국민의힘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분 수습 방안’을 질문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 중 61.1%는 “이준석과 결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준석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고 답한 이는 10.1%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응답 결과를 보면 “이준석과 결별”이 9.8%, “이준석 체제 인정”이 37.5%를 기록했다. 이씨의 정치 기반의 실체를 가감 없이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방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이씨는 3월 1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긴 당대표”라고 자처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는 같은 해 대선으로부터 81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20일 만에 치른 선거였다. 전술한 것처럼 이준석씨의 기여도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대선에서 바로 지방선거로 직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윤석열’을 보고 국민의힘을 지지했을까, ‘이준석’을 보고 그 당에 표를 줬을까. 이 역시 답은 간단하다.
 
 
  당원들이 진압한 ‘이준석의 난’
 
이준석씨는 3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반장으로서 급우들 위에 군림하며 온갖 횡포를 부린 ‘엄석대’에 비유했다. 사진=뉴시스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자신감’ 때문이었는지 이준석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 대해 공공연하게 ‘적대감’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엄석대 발언’이다. 물론 당사자는 부인하겠지만, 이씨는 윤 대통령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반장으로서 급우들 위에 군림하며 온갖 횡포를 부린 ‘엄석대’에 비유했다. 천하람 위원장 역시 대통령 측근들을 향해 ‘윤핵관’ 운운하면서 “적절한 절차와 명분을 갖춰 날려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전당대회 결과 드러난 ‘당심’은 ‘이준석과 천아용인’의 행태를 용납하지 않았다. 당원들은 소위 ‘이준석의 난(亂)’을 표로 진압했다.
 
  이와 관련해서 당연하게도 국민의힘의 이씨와 ‘천아용인’에 대한 조처, 이씨의 정치적 미래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들이 앞으로 국민의힘이란 간판을 계속 달고, 정치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씨의 실체와 실력을 확인한 전당대회 종료 후 다수 인사가 ‘이준석계’의 행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어떤 조처를 할 것인지, ‘이준석과 천아용인’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3월 9일, 국회를 예방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당이 정비가 안 돼 있다 보니 대통령께서 일하시는 데 곤란한 점이 오히려 많이 발생했다”며 “그런 것은 다 제거하고, 국회와 정당 문제는 안정적으로 조치하며 리더십을 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체제 당시 당정 불화를 언급하며 그에 대한 ‘정비’를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외곽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런 개혁을 하는 것도 없이 입으로만 나불거리는 트로이 목마 같은 개혁 빙자 세력이나 청년 정책 하나 없이 청년 정치 한다고 입으로만 나불거리던 사람들, 이번 전당대회 때 당원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으면 그만 반성하고 자중하라” “우리 당은 그동안 틀딱정당이라는 오해를 벗어나기 위해서 위장 청년 정치라도 눈감아주었지만 이젠 그게 안 통할 것(3월 10일)”이라고 꼬집었다.
 
 
  전대 기간 발언들이 발목 잡을 수도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당심’, 공천권을 쥔 새 지도부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준석씨는 차기 총선 공천을 받기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이씨는 3월 1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총선이라는 큰 장을 앞두고 많은 예측들이 나오지만 총선 3~4개월 전까지는 예측이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며 “저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에 있었고, 그때도 공천을 못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나중에 21대 국회에 공천을 받아 출마했고 제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를 했다”고 밝혔다. 이미 자신은 당대표를 하면서 ‘체급’이 올랐기 때문에 자신을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식으로 자신만만해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먼저, 이준석씨가 두 차례에 걸쳐 ‘당원권 정지’란 징계를 받았는데도 전당대회 기간에 해당성 발언이란 비판을 받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다닌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에 비유하고, 당내 인사들을 비하하는 등의 언행에 대해 전당대회 기간 이씨와 ‘천아용인’이 ‘선(線)’을 넘었다는 평가들이 많았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1조 6항에 따르면 징계 후 추가 징계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전 징계보다 중한 징계를 한다. 이미 이씨는 ‘당원권 정지’란 징계를 받았으므로, 추가 징계 시 탈당 권고 또는 제명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 당규 중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규정’ 제14조 6호 ‘윤리위원회의 의결로 탈당 권유 이상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자’는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심사’에서 배제된다. 그게 아니라고 해도 탈당 권고 또는 제명 처분을 받을 경우에는 어차피 그 당적을 갖고 선거에 나설 수 없다. 탈당 권고 미만, 즉 기존처럼 ‘당원권 정지’를 받을 경우에도 ‘피선거권’이 없기 때문에 공직후보자 추천 심사 신청을 할 수 없게 된다.
 
 
  ‘당원권 정지’ 2회인데 ‘공천’을?
 
  이준석씨가 기존에 받은 징계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씨는 “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 징계를 받았다. 차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미 두 차례 ‘당원권 정지’란 징계를 받은 이를 공직후보자로 추천한다면, ‘불공정 논란’이 생길 수 있다. 결국 이씨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이란, 유승민계 또는 이준석계의 낙천 가능성이 커질 경우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여론전을 펼치는 것뿐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3월 9일 “이 전 대표는 총선 공천에 칼질을 당할 때 반드시 저항한다”며 “이준석계는 보따리를 쌀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박씨의 정치 전망이 번번이 틀린 점 ▲유승민·이준석씨가 이미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하며 자신들의 ‘한계’를 절감한 점 ▲지역 기반·자금·조직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들이 다시 뛰쳐나가 ‘개혁보수신당(개보신당)’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구심점이 될 인사도 없다.
 
  바른정당 시절에는 ‘반기문’이란 카드를 믿고 나갔다가, 외곽을 떠도는 신세가 됐다는 점을 그 누구보다 절감한 이가 유승민·이준석씨다. 따라서 이들이 국민의힘이란 ‘보호막’을 스스로 걷어차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들은 국민의힘 안에서 계속 ‘반윤’을 외치고, ‘윤핵관’ 운운하고, ‘개혁보수’를 호소해야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들이 국민의힘 당적을 갖고 윤 대통령을 공격하기에 그 주장에 호응하는 세력이 일부 있을 뿐, 당을 따로 차려 나갈 경우에는 민심의 ‘사각지대’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을 벗어나면, 국민의힘 지지율과 무관해지면, 이들의 ‘존재 가치’는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결국 어느 모로 보나 이씨 입장에서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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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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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ong0918    (2023-03-26) 찬성 : 2   반대 : 0
이준석의 현재의 얼굴을 보니 과거 북한의 김일성이 평양에서 대중에게 처음으로 나타낼때의 모습이네. 입맛 밥맛 다 떨어지네.
  상사화    (2023-03-26) 찬성 : 8   반대 : 0
완벽한 분석 기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2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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