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1. 칼럼

위풍당당, 도쿄역의 10만원짜리 도시락(驛弁)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일본은 '철도의 나라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철도망이 잘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 1872년 도쿄의 신바시(新橋)-요코하마(橫浜) 노선이 첫 개통된 이후로 일본의 철도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본문이미지
신바시역 앞에 전시된 기차

철도의 발달과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인기 품목이 하나 있다. 우리에게도 귀에 익은 에키벤(驛弁)이다. '역에서 파는 도시락(驛売り弁当)'의 줄임말이다. 이는 기차역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지칭한다. 기차 내부에서 판매하는 것도 있으나, 대체로 역(驛)에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 에키벤(역 도시락)'은 1885년 76월 16일 도치기현(栃木県) 우쓰노미야(宇都宮驛)에서 판매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키벤'의 역사가 130년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에키벤 홀로 여행'
 
본문이미지
일본의 인기 만화 에키벤 홀로 여행 의 표지
"도쿄 역!"

"저기 초(超)특선 도시락 아직 남아 있나요?"
 
"네! 마지막 한 개가 남아 있습니다."
 
"우와! 드디어 구했다."
 
"고기 맛이 잘 살아있어서 씹으면 씹을수록 농후한 맛이 입안에 퍼지는데..."
 
<이 에키벤은 도쿄 역에서 제일 비싼 도시락으로 여행 기념으로 사왔다. 이름 하여 '에키벤 홀로 여행'을 기념하는 첫 번째 도시락.>
 
하야세 준(Hayase 淳)의 만화 <에키벤 홀로 여행> 도쿄역(東京驛) 편의 한 부분이다. '에키벤'의 인기와 맛을 실감나게 각인시키는 대목이다. 이 만화는 주인공이 일본 전국을 철도로 여행하면서 지역별 '에키벤'의 맛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비싸기에 '도쿄 역에서 제일 비싼 것으로 샀다'고 주인공이 자랑하고 있을까.
만화는 초(超)특선 도시락의 값을 3800엔(약 38,000원)으로 표기했다. 역에서 파는 도시락치고는 제법 비싼 편이다.
 
도쿄역의 에키벤
 
필자가 모처럼 찾은 도쿄 역. 역은 언제나처럼 사람들로 붐볐다. 필자는 일본친구 도미타 가즈나리(富田一成·62)씨와 만나서 역 지하의 초밥 집으로 갔다. 스키지(築地)시장에서 직영하는 집이라서 해산물이 신선하다고 했다.

"요즈음 일본은 생선보다는 육류 소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육류 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육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오카다 데쓰(岡田哲)는 저서 <돈가스의 탄생>에서 그 부분을 다음과 같이 썼다.
 
<메이지 유신과 함께 서양요리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그것은 위(정부 지식인)에서 아래(서민)로 전해졌다. 1872년(메이지 5년)에 메이지 천황이 앞장서서 육고기를 먹으면서 바야흐로 육식이 문명개화의 상징적인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아무튼, 필자는 도미타(富田)씨의 말을 들으면서 '하야세 준(Hayase 淳)'이 쓴 만화의 테마인 에키벤(驛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백문이 불여일견. 초특가 '에키벤'의 가격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9980엔(99,800원)짜리 도시락
 
본문이미지
9980엔에 판매하는 극미 도시락

식사를 마치자마자 바로 '에키벤'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에키벤'을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9980엔(99,800원)짜리 도시락이 진열대에서 위풍당당 자리하고 있어서다.

이름 하여 '극미도시락(極味弁当)-'
 
'아무리 맛이 뛰어나다고 해도 과연 이토록 비싼 도시락이 몇 개나 팔릴까?'
 
이 가게의 종업원은 "많이는 팔리지 않으나, 하루에 3개에서 5개 정도 팔린다"고 했다. "기차 여행객 중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도시락이다"는 것이다.
 
본문이미지
사치도시락(7980엔) / 극미도시락(9980엔)에 대해서 설명하는 종업원

프랑스의 '장 카스타레드(Jean Castarede)'는 저서 <사치와 문명>에서 "사치가 없는 인류는 생각할 수 없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의 문명에는 늘 사치가 함께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래도 필자는 '도시락 한 개에 우리 돈으로 약 10만 원 한다'는 사실이 지나친 사치로 보였다.
 
하지만, 도미타 씨는 "도쿄(東京)보다는 교토(京都)에 이런 고급 도시락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많다"면서 "그들이 기차 여행을 하면서 고급도시락을 멋스럽게 즐긴다"고 했다.
 
특히, 이 도시락의 소고기는 흑모와규(黑毛和牛)로서 1900년(明治33년)부터 재래종과 유럽계의 교배로 탄생한 종으로 고기의 맛이 좋은 것으로 소문나 있다. 이 흑모(黑毛) 소고기는 대부분 일본의 효고(兵庫)현에서 생산되고 있단다.
 
친절한 여자 종업원은 "흑모와규(黑毛和牛)의 특징은 육질의 결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색깔은 선명하고 홍적색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만화의 주인공이 "고기 맛이 잘 살아있어서 씹으면 씹을수록 농후한 맛이 입안에 퍼진다..."고 했을 것이다.
 
본문이미지
일반적인 역 도시락의 가격표

그렇다고 해서 이 가게의 제품이 다 비싼 것만은 아니었다. 1780엔, 2180엔, 2680엔, 3200엔짜리 등도 많이 팔리고 있었다.
 
전국의 도시락 한 자리에 모여
 
본문이미지
도쿄역의 도시락 코너

필자와 도미타(富田) 씨는 지하 일층에서 나와 일층 역구내로 올라갔다. 때마침 역 구내 중앙로에서 '에키벤' 축제를 하고 있었다. 해산물 도시락, 새우 도시락, 명란젓  도시락, 복어 도시락 등 일본 전국의 도시락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값은 대체로 1000엔(10,000원)대. 일반인들이 선호하는 가격이었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계산대 앞에 늘어선 사람들은 각종 도시락을 한 보따리씩 들고 있었다. 꼭 기차 여행을 하는 사람들만은 아닌듯했다.
 
본문이미지
계산대 앞에 늘어선 도시락 구매자들-

"이 '에키벤'이 인기가 있어서 꼭 기차를 타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주문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인기가 높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도미타(富田) 씨의 귀띔이다.
 
에키벤(驛弁)-
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이 고급화를 지향하면서 당당하게 다른 상품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면서도 의미가 있어 보였다.

입력 : 2016.02.04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국제상인 장상인의 세계, 세계인

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