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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불온한 시대의 자화상, 윤동주와 심연수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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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시인’ 윤동주―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기 있는 시인. 수난의 심벌, 순결의 심벌‘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장본인. 일본유학 중, 독립운동의 혐의로 체포되어, 1945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7세의 나이로 옥사(獄死)한 사람. 옥사의 진상도 의문이 많다. 일본의 젊은 간수는 윤동주가 사망 당시,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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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바라기 노리코
일본의 유명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茨木則子, 1926-2006)가 윤동주(1917-1945)에 대해서 쓴 글이다. 책의 제목는 <하나의 줄기 위에>이다.

“인간의 얼굴은 하나의 줄기위에 핀 일 순간의 꽃이다. 
 바람과 새가 날라다준 종자처럼
 여기저기 흩어지고, 피고 지는 존재
 인간도 식물과 별로 다를 게 없느니….”

시인은 1990년 윤동주의 조카인 윤인석 씨를 도쿄에서 만났다. 윤인석 씨가 윤동주 씨의 동생인 윤일주 씨의 아들이라는 사실과 함께 ‘아우의 인상화(印象畵)’라는 시를 소개했다.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작은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서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슬픈, 진정코 슬픈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윤인석 씨는 “큰 아버님은 돌아가셨지만.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며, 이바라기(茨木) 시인 자신도 공감한다고 했다. 

후쿠오카(福岡) 형무소에서 떨어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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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윤동주(사진: 네이버)
<미결감과 똑같은 규격의 방인데 내 것이라고는 내 얼굴 하나밖에는 없는 방― 어느 날 어느 밤이고 문이 열리지 않는 곳이었다…. 손가락이 아프고 마르도록 한숨으로 이어 떠가던 투망, 누가 갖다 시원한 강물에 치고 고기를 잡을까?> 

시인 김광섭 씨가 1942년, 서대문 형무소에서 징역살이를 했던 때의 심경을 연상하며 <윤동주 평전(세계사) 쓴 글이다.

윤동주는 실제로 후쿠오카 형무소의 독방에 갇혀 징역살이를 하던 중 1945년 2월 16일 새벽 3시 36분에 절명했다. 그의 나이 겨우 만 27세 2개월이었다.

‘난 심연수다.’

불현듯 서점가에 등장한 신간 ‘난 심연수다’를 들여다봤다.

<윤동주와 동시대를 살다 간 또 한 명의 불운한 남자가 있습니다. 윤동주보다 6개월 늦게 태어났고, 윤동주보다 6개월 뒤에 죽은 남자. 중국 용정의 부유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윤동주와 달리, 강원도 강릉의 가난한 소작농 집안에서 태어나 연해주와 북간도를 떠돌며 청소년기를 보낸 남자. 윤동주와 같은 시기에 용정에서 학교를 다니며, 나라 잃은 설움을 시 창작으로 달랬던 남자. 학창 시절 신문에 시를 발표하면서 ‘미남 시인’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남자. 일본으로 유학 떠나 윤동주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시를 쓰며 일제 만행에 울분을 토했던 남자. 해방되기 6개월 전 교도소에서 숨진 29살의 윤동주와 달리, 해방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중국 땅에서 일제의 총에 맞아 객사한 28살의 남자. 그 남자는 당시 결혼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신랑이었고, 신혼의 아내 배 속에는 이 남자의 아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 남자의 이름은 심연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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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희 작가
신간 <난 심연수다>의 서문에 있는 내용이다. 권현희(55) 작가의 말이다.

“28살에 요절한 심연수가 유품으로 남긴 글들은 20세부터 25세까지 썼던 글들입니다. 인생의 가장 푸르른 시절에 느끼고 생각했던 썼던 기록입니다. 또, 일제 강점기에 이역만리를 떠돌던 청년의 생각과 유랑자의 삶, 불온한 시대의 슬픔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료이기도 합니다.  저는 80년 전에 20대를 살았던 청년의 핏빛 삶과 피 끓는 생각을,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모두에게는 황금기가 있고, 그것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각자의 삶에 새겨지는 무늬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썼습니다. 책을 쓰면서 눈물도 많이 쏟았습니다.”

작가와의 통화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했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 아픔을 모를 것이다.

이 책은 무엇을 담고 있나?

“사후 55년 만에 발굴된 민족 항일 시인 심연수의 치열했지만 불운했던 핏빛 삶을 살았고, 고향 강릉을 떠나 연해주, 중국 만주 일본…이역만리를 떠돌던 유랑자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조선어 신문에 창작시가 실려 윤동주와 함께 ‘용정 시인’으로 소문난 남자였습니다. 일본 유학 시절 몽양 여운형이 도쿄로 직접 찾아와 시국토론을 청했던 대학생이었습니다. 평생을 통일 운동에 몸 바친 민족 시인이자 통일 운동가 이기형의 절친 이었던 문학청 년이었습니다. 일제에 저항하다 두 번의 옥살이 끝에 결국 주검이 되고 만 저항 시인이었고, 신혼 4개월의 아내와 유복자를 남겨두고 일제의 총에 맞아 길바닥에서 죽어간 28살의 남자였습니다. 이 책은 그 남자의 차갑고도 뜨거웠던 28년의 삶 그려낸 자화상 같은 기록입니다.”

▲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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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심연수다'의 표지
 
“일제 강점기, 젊은 청년들을 중심으로 혁명의 기운이 불타올랐던 1930년∼1940년대. 그리고 1945년에 찾아온 해방. 그 시기를 치열하게 살았지만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일찍 삶을 마감한 ‘젊은 죽음’은 무수히 많다.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나 소설을 심심치 않게 만나는데, 거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메시지를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이 책을 통해 치열했지만 억세게 불운했던 한 남자의 인생과 마주한 독자들은, 그의 인생을 관통했던 시대의 불행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심연수가 살았던 시대를 함께 시간여행을 하면서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유명 인물과의 만남도 이 책을 읽는 재미입니다.

이 책은 ‘불온의 시대’에 총칼이 아닌 말과 글로 혼신을 다해 싸운 심연수란 청년이,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들려주는 격정의 함성이다.

 "오늘을 죽음처럼 살라! 헛되이 보낸 시간은 죽어버린 삶이다."

▲ 강릉 솔밭에서 뛰어놀던 개구쟁이

심연수의 생가 터는 강릉시 난곡동 399번지이다. 삼척 심씨의 집성촌이었으며 근처에는 수백 년 이상 된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푸른 바다와 백사장이 아름다운 경포 해변은 예나지금이나 변함없이 매력적이고 근처에 유적지가 많다. 그가 시로 쓴 <고향>과 <경포대>의 모습이다.

<나의 고향 앞 호수에 외쪽 널다리/ 혼자서 건너기는 너무 외로워/ 님하고 달밤이면 건너려 하오/ 나의 고향 뒷산에 묵은 솔밭 길/ 혼자서 오르기는 너무 힘들어/ 님 앞선 발자국 따라/ 함께 오르리오...>

<경호에 비친 대(臺) 안개인 듯 어리우고/ 단청한 대들보에 제일강산 누구필적/ 낡아진 액면에다 남긴 것은 누구의 맘/ 그 전날 큰 노래가 또 다시 열립소서/ 풍류를 즐기던 님 다 어디로 가고/ 기둥에 새겨진 이름만 외롭게 남았구나...>

심연수는 이렇게 청순한 영혼이 되어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입력 : 2020.09.04

조회 :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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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팬택전무(기획홍보실장) 동국대 행정학과/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석사)/인하대 언론정보학과대학원 박사(수료). 육군 중위(ROTC 11기)/한국전력/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팬택 기획홍보실장(전무)/경희대 겸임교수 역임. 현재 JSI파트너스 대표/ 부동산신문 발행인(www.renews.co.kr) 저서:홍보, 머리로 뛰어라/현해탄 波高 저편에/홍보는 위기관리다/커피, 검은 악마의 유혹/우리가 만날 때마다 무심코 던지는 말들/오타줄리아(공저) 기타:월간조선 내가 본 일본 일본인 칼럼 215회연재/수필가, 소설가(문학저널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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