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면 잊지 않고 연하장을 보내오는 최영섭 예비역 해군대령이라는 분이 있다. 그는 6·25 남침 직후 부산에 상륙하려던 북한군 특수부대원 600명을 태운 북한 선박을 격침시킨 백두산함의 갑판사관이었다.
2009년에는 당시 전사(戰死)한 백두산함 승조원 전병익 중사의 가족을 찾아냈다. 생전에 전 중사가 고향이 ‘충청도’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20년간 추적, 전 중사가 전사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던 가족에게 전 중사의 최후를 전한 것이다.
기자와의 인연은 노무현 정권 시절 한 신문기사로 인해 시작됐다.
미국 국립기록청 문서를 많이 발굴해 온 방선주 박사가 “6·25 발발 직후 한국 해군이 대한해협에서 괴선박을 격침시켰다는 문서를 발견했는데, 한국 해군이 보도연맹 관계자들을 수장(水葬)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는 주장을 했다는 기사였다. 백두산함이 북한 해군선박을 격침시킨 것을 오해한 것이 분명했다.
그의 잘못을 지적하는 글을 《월간조선》에 ‘기자수첩’ 형태로 실었더니, 그걸 읽고 최영섭 대령이 연락을 주었다.
이후 최 대령은 가끔 전화를 주고, 연말이면 연하장을 보내온다. 그의 연하장은 ‘지난 한 해 감사했다’는 식의 의례적인 게 아니다. 한자(漢字)가 가득 박힌, 한 자 한 자 애국심이 가득한 글이다. 대선(大選) 직후인 작년 연말에는 “하늘이 세우시고 지키시고 일으켜 세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과 헌법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이제 마음 편하게 눈감을 수 있겠다”는 내용의 연하장을 보내왔다. 전화를 걸어 “대선 앞두고 노심초사하다가 선거 결과에 안도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는 “그게 보였어요?”라면서 껄껄 웃었다.
그 최영섭 대령이 책을 하나 냈다. 백두산함의 대한해협해전, 여수철수작전, 인천상륙작전, 서해도서(島嶼)수복작전 등 6·25 당시 수행했던 전투들을 정리한 《6·25 바다의 전우들》이라는 책이다. 9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나라와 해군, 전사한 전우들을 생각하는 그 열정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2009년에는 당시 전사(戰死)한 백두산함 승조원 전병익 중사의 가족을 찾아냈다. 생전에 전 중사가 고향이 ‘충청도’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20년간 추적, 전 중사가 전사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던 가족에게 전 중사의 최후를 전한 것이다.
기자와의 인연은 노무현 정권 시절 한 신문기사로 인해 시작됐다.
미국 국립기록청 문서를 많이 발굴해 온 방선주 박사가 “6·25 발발 직후 한국 해군이 대한해협에서 괴선박을 격침시켰다는 문서를 발견했는데, 한국 해군이 보도연맹 관계자들을 수장(水葬)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는 주장을 했다는 기사였다. 백두산함이 북한 해군선박을 격침시킨 것을 오해한 것이 분명했다.
그의 잘못을 지적하는 글을 《월간조선》에 ‘기자수첩’ 형태로 실었더니, 그걸 읽고 최영섭 대령이 연락을 주었다.
이후 최 대령은 가끔 전화를 주고, 연말이면 연하장을 보내온다. 그의 연하장은 ‘지난 한 해 감사했다’는 식의 의례적인 게 아니다. 한자(漢字)가 가득 박힌, 한 자 한 자 애국심이 가득한 글이다. 대선(大選) 직후인 작년 연말에는 “하늘이 세우시고 지키시고 일으켜 세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과 헌법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이제 마음 편하게 눈감을 수 있겠다”는 내용의 연하장을 보내왔다. 전화를 걸어 “대선 앞두고 노심초사하다가 선거 결과에 안도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는 “그게 보였어요?”라면서 껄껄 웃었다.
그 최영섭 대령이 책을 하나 냈다. 백두산함의 대한해협해전, 여수철수작전, 인천상륙작전, 서해도서(島嶼)수복작전 등 6·25 당시 수행했던 전투들을 정리한 《6·25 바다의 전우들》이라는 책이다. 9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나라와 해군, 전사한 전우들을 생각하는 그 열정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