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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박원순 시장 업적 부풀리기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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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에 올린 ‘시민 提言 수렴해 만들었다’는 정책 36건 중 15건은 과거 정책
⊙ 7건은 정책화되지 않았는데 ‘시행 中’으로 표기
⊙ 再選 겨냥한 무리한 治績 홍보라는 지적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월 22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서울시민복지기준선에 관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 《월간조선》은 ‘트위터로 수렴하여 정책화된 시민의견 내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입수했다. A4 용지 6장으로 된 이 자료는 국정감사 과정에서 10월 17일 서울시(사회혁신담당관)가 국회에 제출한 것이었다. 자료에는 박원순(朴元淳) 서울시장이 2012년 1월부터 9월까지 트위터로 받은 시민의 의견을 ‘정책화’한 내용이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2012년 1월부터 9월까지 트위터에 올린 시민의 제언(提言)을 정책화한 건수가 총 36건이었다. 상당한 숫자였다. 그간 언론에 보도된 박 시장의 ‘업적’이 기억에 없던지라 기자는 이 말이 사실인지 궁금했다.
 
  과연 36건이 트위터에 올린 시민의 글을 읽고 만든 정책일까. 이 과정에서 15건의 정책이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 임기 시절부터 시행돼 온 것으로 파악됐다. SNS를 통한 시민과의 소통(疏通)을 강조해 온 박 시장의 공적(功績)이 서울시 공무원에 의해 부풀리기 된 셈이다.
 
  과거서부터 시행돼 온 정책은 다음과 같다. ▲지하철 고객안내센터 활용 ▲지하철 도착안내 전광판 외국어 서비스 ▲외국인 대상 전용 콜택시 운영 ▲외국인들을 위한 교통카드 ▲지하철역 무인책대여반납기 확산 ▲택시벌점제 ▲난지도 소나무 심기 ▲탑승차량 정보 전송 시스템 장착 ▲기부장터 ▲앰버경고제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내방송 전광판 표시 ▲반려견과 거닐 수 있는 공원 ▲예술계의 연습실 제공 ▲위험한 입간판 현수막 정리 ▲은행나무 줍기…
 
 
  36건 중 15건은 전임 시장 때 정책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2년 10월 24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합동 인터뷰에서 1년 동안 자신이 사용한 수첩의 메모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지하철 고객안내센터 활용방안’ 정책은 2010년 1월 초부터 시행됐다. 당시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1호선 종로3가역 등 총 62개 역에 기존 매표소를 업그레이드한 고객안내센터를 설치했다고 밝혔었다. 다음은 2010년 1월 12일자 《국민일보》 기사의 일부분이다.
 
  <지난해 5월 종이 승차권이 없어지면서 폐쇄됐던 지하철 매표소가 고객안내센터로 ‘부활’하고 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1호선 종로3가역 등 총 62개 역에 기존 매표소를 업그레이드한 고객안내센터를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 도시철도공사도 5호선 광화문역 등 총 40개 역에 고객안내센터 ‘5678ⓘ행복 미소’를 열고, 이날부터 근무에 들어갔다.>
 
  ‘지하철역 무인책대여반납기’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인 대상 전용 택시’는 2009년 상반기부터 운영됐으며 ‘난지도 소나무 심기’ 또한 2002년 서울시가 난지도를 첨단 M&E 산업 클러스터 지역으로 조성하는 정책을 실시하면서 병행됐던 사업이다.
 
  ‘외국인들을 위한 교통카드’도 2006년 11월 처음 도입됐다. 당시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는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특별히 선불식 교통카드인 ‘서울 시티 패스카드’를 도입했다. 그러나 원하는 금액만큼 충전할 수 없고, 잔액이 환불되지 않는 등 불편이 따르자 소리 없이 사라졌다. 이에 서울시는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2007년 8월 ‘플러스’라는 단어를 추가해 ‘서울 시티 패스 플러스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원하는 금액만큼 충전이 가능하고 잔액도 환불됐다. 또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고궁, 미술관 등 문화·관광시설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서울시가 올해 초 선보인 교통카드 1장만으로 수도권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엠패스’ 카드는 ‘서울 시티 패스 플러스 카드’의 후속작으로 볼 수 있다.
 
  상습적으로 승차를 거부하거나 부당요금을 징수하는 택시를 퇴출하기 위한 ‘택시벌점제’의 경우도 지난 2007년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2009년도에는 국토해양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량 택시업체의 퇴출을 위해 벌점제를 도입하고 과태료, 사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을 경우 벌점을 부과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면허취소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벌점 부과기준은 과태료 10만원당 1점, 운행정지 시 하루 1대당 2점이며 2년간 합산 점수가 3000점이 넘으면 택시사업자는 면허가 취소된다. 승차거부, 중도하차, 부당요금, 합승행위 등 4대 승객불편사항 관련 규정을 위반하면 벌점이 5배로 가중 부과된다. 4대 승객불편사항 관련 위반 건수가 2년간 대당 6회를 넘을 경우도 면허가 취소된다.
 
 
  지하철 전광판 외국어 서비스는 88년부터 시행
 
서울시 신청사 앞길로 시민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지하철 도착안내 전광판 외국어 서비스’도 3월 5일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고 정책화하여 시행 중인 것으로 자료에는 나와 있었지만, 서울메트로 측에 문의해 보니 외국어 서비스는 88올림픽 때부터 시행 중이었다.
 
  ‘인신매매 방지 등을 위해 택시 같은 영업차량에 탑승차량 정보 전송 시스템을 장착시켜야 한다’는 트위터 글을 보고 정책화했다고 한 ‘탑승차량정보전송 시스템 장착 의무화’도 이미 오세훈 서울시가 2011년 7월 31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서울시는 “8월 1일부터 서울 시내 카드택시에 GPS를 설치, 안심 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안심 귀가서비스는 그동안 브랜드 콜택시 이용 때에만 가능했지만 일반 카드택시 카드 단말기에 GPS를 추가함에 따라 카드 선(先)승인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었다.
 
  ‘기부장터’의 경우 역시 과거 ‘다양한 테마의 재활용품 나눔장터’라는 이름으로 실시돼 오던 정책이다. 서울시는 2009년 3월 ‘재활용품 나눔장터 전 자치구 확대, 다양한 테마장터 운영’을 골자로 한 나눔장터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었다.
 
  ‘앰버(amber) 경고제’는 5년 전인 2007년에 도입됐다. 2007년 4월 경찰청은 국토해양부(당시 건설교통부), 서울시와 함께 앰버 경고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었다. 앰버 경고는 유괴·실종아동 정보를 초반에 공개해 유괴범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이동경로를 제한해 이른 시간 내에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당시 경찰청 이금형 여성청소년과장은 4월 8일자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괴사건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가 살해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초반에 찾는 것이 중요하다. 범정부적 협조로 아동범죄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앰버 경고제 도입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내방송 전광판 표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에 문의해 본 결과 1, 3, 4호선은 2009년 1월부터, 2호선은 2010년 10월부터 시행됐다. 5, 6, 7, 8호선은 2011년 12월부터 시행 중이었다. ‘장애인 리프트 예약제’도 과거 장애인케어매니저’, ‘교통약자 도우미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시행돼 왔다.
 
  ‘반려견과 거닐 수 있는 공원’도 시민의 의견을 들어 정책화했다고 했지만 원래 서울시 공원 내에는 애완동물의 출입제한이 없었다. 서울시 공원조성과 관계자는 “반려견이든 어떤 애완동물이든 서울시 공원에는 출입제한이 없다”며 “다만 공원 이용객들의 민원 발생으로 서울시 도시공원 조례로 기준을 정했다”고 했다. 서울시 도시공원 조례에 따르면 애완견 목줄 미착용은 5만원, 배설물 무단 방치는 7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예술계의 연습실 제공’은 2009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 이후 매년 서울 문화재단에서 시행하고 있었음을 서울시 문화예술과 시민문화팀과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팀을 통해 확인했다. 공연장 제공과 관련해서는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에 관련사항이 게재(揭載)돼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대학로 연습실 대관은 기본 4시간으로 하며 가격은 3만원가량 됐다.
 
  ‘위험한 입간판 현수막 정리’도 서울시설공단이 예전부터 시행해 오던 사업이다. 서울시설공단 자료를 보면 2008년 서울시설공단은 올림픽대로 등 13개 노선에서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방해하고 미관을 해치는 불법광고물 1만5830건을 정비했다. 수거한 불법광고물 중 간판형 광고물은 공사장 가림막으로 재활용하거나 현수막은 마대로 만들어 전용도로 청소에 활용했다. ‘은행나무 줍기 행사’의 경우 또한 가장 처음 열린 것이 1999~2000년 사이였다. 당시 서울시가 직접 주관했다.
 
 
  7건은 시행되지 않는 정책
 
임기 첫 국정감사를 받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는 부풀려진 국정감사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
  왜 과거 정책을 박 시장이 2012년 트위터 글을 보고 정책화시킨 듯이 자료를 만들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변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시행 중’이라는 애매한 표현 때문이다. 양심상 문제가 되겠지만, 과거 현재 관계없이 시행 중인 정책이라고 얼버무리면 된다. 자료 설명을 위해 국회를 찾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왜 과거부터 있었던 정책들을 트위터 글을 보고 박 시장이 새롭게 정책화시킨 것처럼 표현했느냐는 질문에 애매한 답변만 반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정책화되지도 않은 것을 시행 중이라고 표기한 것은 문제가 된다. 당장 국정감사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취재 결과 정책화되지 않았는데 시행 중이라 적은 건수는 ▲지하철 내 내부정보 안내(환승 편한 위치, 엘리베이터 유무 및 위치, 지하철 운행시간표 등) ▲공원녹지정보 그린 서울지도 제작 ▲대중교통 1일권 ▲아리수 병 디자인 제작 ▲불법광고물 재활용 정책 ▲관공서 적정 온도 예외 기준 적용 ▲남산터널 요금 (모든) 카드 징수 등 7건이었다.
 
  ‘지하철 내 내부정보 안내’의 경우 11월 8일 도시철도팀 관계자에게 확인해 보니 엘리베이터 유무 및 위치와 지하철 운행시간표는 과거부터 실시하는 사안이고 환승 편한 위치 서비스는 운영준비 단계였다.
 
  ‘시행 중’이라고 밝힌 ‘공원녹지정보 그린 지도 제작’도 공원녹지정책과에 문의하니 “개별 공원별 안내책자는 제작하고 있으나 서울시 전반을 대상으로 추진한 적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공원녹지정책과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지도를 제작하는 부서에서 만들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공원녹지 지도를 만들려면 상식적으로 녹지정책과와의 협의가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부서 관계자들이 추진상황을 모르고 있을 수는 없다.
 
  교통정책과 ITS팀 관계자에게 확인하니 ‘대중교통 1일권’ 상품도 개발되고 있지 않았다. 그는 “환승이 가능한 내국인 대상의 1일권은 없다. 1일권을 개발할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아리수 병의 디자인을 아티스트(artist)와 협동 개발’도 마찬가지.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2009년 디자인이 새롭게 도입됐다. 디자인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불법광고물 재활용 정책’도 서울시 차원에서 시행한 적이 없다고 했다. 재활용관리팀 관계자는 “구별 시행 내역도 취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119대원들이 폭염에 고통스러워합니다.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24시간 뛰어다니는 사람들 사무실에서 쉴 때만이라도 서늘하게 쉬게 해주면 안 될까요?”라는 8월 29일 올라온 시민의 글을 보고 서울시는 관공서 적정 온도 예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시행한다고 했지만 녹색에너지과에 알아보니 지식경제부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지경부의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 제14조에 따르면 ▲공공건물은 난방설비 가동 시 평균 18도 이하, 냉방설비 가동 시 평균 28도 이상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하여야 한다. 다만 학교(학생들이 수업하는 장소에 한한다) 도서관, 민원실, 병원, 공항, 판매시설 등과 미술품 전시실, 전산실 등 특정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장소 등은 자체 위원회 결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공공기관 종사자는 근무시간(09:00~18:00) 중에는 개인난방기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임산부, 장애인 등 특별한 사유가 있어 해당 공공기관장이 승인한 경우에는 제외한다.
 
 
  부풀려진 서울시 자료
 
  ‘남산터널 요금 카드 징수’가 ‘시행되고 있다’고 한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남산터널은 왜 카드가 안 되느냐’는 트위터 글을 보고 ‘시행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민의 요구처럼 모든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후불제 교통카드 기능이 내장된 카드와 교통카드만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교통카드 기능이 내장된 카드는 2006년부터 사용이 가능했다.
 
  검증 결과 36건의 정책 중 15건은 과거의 정책이었고 7건은 시행되지 않는 정책이었다. 결국 박 시장이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고 정책화시킨 건수는 14건에 불과했다.
 
  14건은 ▲서울시청투어 코스 프로그램 ▲지하철 비상훈련시 스크린도어 개폐훈련 TV 등을 활용한 훈련 상황안내 ▲서울시 연하장, 초대장 한지 제작 ▲학교클럽체육의 시체육회의 연계 ▲유기견 신고, 보호 시스템 ▲정화조 차량 계량기 설치 ▲무궁화 거리 조성 ▲어린이 대표단 운영 ▲실종아동 사진 온라인 등록 ▲지하철 미끄럼 방지띠 추진 ▲유기견을 위한 벼룩시장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골목길 형성 ▲시 차원 우산수선센터 운영 ▲야구장 좌석 개선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는 정책이 몇 건이 된다.
 
  박 시장은 SNS로 시민과 통(通)한 것을 취임 1주년이 막 지난 지금 최대 치적(治績)으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박 시장이 SNS를 통해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달랐던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어서다. 최근 재선(再選) 의사를 밝힌 일명 소통(疏通)시장의 이면(裏面)에는 음지(陰地)도 분명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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