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者군인」, 「戰史박사」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과 남북한의 군사력 현황, 안보정책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동북아 전략균형」을 최근 펴낸 洪晟太(홍성태·64·陸士14기)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이 갖고 있는 별명이다.
洪소장은 몇 가지 이유로 軍 안팎에서 남다른 「驚異(경이)」의 인물로 통한다. 우선 그는 예비역 장성이면 손쉽게 공사나 국영기업체 간부가 될 수 있었던 1987년 준장으로 예편한 뒤 「흥행성 없는」 안보문제를 연구하는 전략문제연구소를 차렸다. 만성적인 재정난과 씨름하며 14년째 연구소를 키워와 이 연구소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간 안보문제연구소로 자리잡도록 했다.
그가 10여 년 전부터 2개월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는 공개 세미나는 현역 및 예비역군인은 물론 대학교수, 언론인 등 안보문제에 관심이 있는 각계각층 인사가 함께 참석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場이 되고 있다. 회원이 600여 명에 달하는 그의 연구소는 전문가만이 참석하는 非공개 세미나와 국제 세미나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1989년 이후 전략문제연구소가 개최한 심포지엄은 48회, 세미나는 44회, 정책토론회는 63회에 달하며 「전략연구」 등 127권의 정기간행물 또는 단행본을 발간했다.
「동북아 전략균형」 발간에 대해 洪소장은 『연구소 설립 14년 만에 가장 하고 싶었던 일 중의 하나를 해내 보람을 느낀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국내에서 이런 종류의 책이 만들어지기는 처음이라는 것. 그는 이 책 발간을 위해 軍 및 학계 전문가 여덟 명으로 팀을 구성, 지난 1년 간 여덟 차례나 워크숍을 개최했다.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시절 세계 명작을 읽으며 戰史에 큰 흥미를 느껴 1954년 陸士 14기로 입학했다. 사관학교에 입학한 그는 고기가 물을 만난 듯 戰史 공부에 빠져들기 시작, 2학년 때 손자병법을 줄줄 외울 정도가 됐으며 戰史과목만은 1등을 차지, 戰史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소대장 근무를 마친 그는 1960년부터 서울大 사학과 학부 및 대학원에서 5년 간 위탁교육을 받은 뒤 모교(사관학교) 전사학 교관으로 활동했다. 1965년 맹호부대에 소속돼 베트남戰에 참전해서도 戰史기록 담당 장교로 활약했다. 기갑병과인 그는 1기갑여단 중대장을 거쳐 1년6개월 간 독일 지휘참모대학에 유학한 뒤 수도기계화사단 대대장을 지내기도 했다. 육군대학 교관, 1기갑여단장을 지낸 그는 더이상 진급하지 못하고 1987년 1월 준장으로 예편했다. 당시 軍內 주도권을 잡고 있던 하나회원들에게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밉보였기 때문이다.
예편한 뒤 안보관련 연구소를 만들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 답답해 하던 그에게 陸士 동기생으로 그와 같은 내무반 생활을 하며 절친하게 지냈던 朴正基 당시 한전 사장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사무실과 경비지원을 해줄 테니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 같은 연구소를 한번 만들어 보라고 권유했던 것.
그뒤 지금까지 公職 진출 등 「한눈」을 팔지 않고 연구소 활동에만 몰두했다. 점잖은 老장군 체면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퇴근하지 않고 연구소 구석 야전침대에서 잠을 자가며 일을 한 적도 많다.
洪소장이 수년 전부터 필생의 力作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한국전쟁사 再정리 작업. 연구소에서 틈틈이 자료정리를 하며 주로 심야작업을 통해 쓰고 있는 한국전쟁사가 완성되면 웬만한 대하소설을 능가하는 방대한 분량이 될 전망이다.
이제 洪소장의 남은 소망은 연구소를 훌륭한 후진에게 물려 주고 한국전쟁사 집필작업을 마저 끝내는 것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洪소장은 대쪽 같은 성품의 소유자로 현역 시절에도 軍內 신망이 두터웠으며 정부로부터 별다른 예산지원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연구소를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洪소장은 『「동북아 전략균형」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간하는 연감처럼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과 남북한의 군사력 현황, 안보정책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동북아 전략균형」을 최근 펴낸 洪晟太(홍성태·64·陸士14기)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이 갖고 있는 별명이다.
洪소장은 몇 가지 이유로 軍 안팎에서 남다른 「驚異(경이)」의 인물로 통한다. 우선 그는 예비역 장성이면 손쉽게 공사나 국영기업체 간부가 될 수 있었던 1987년 준장으로 예편한 뒤 「흥행성 없는」 안보문제를 연구하는 전략문제연구소를 차렸다. 만성적인 재정난과 씨름하며 14년째 연구소를 키워와 이 연구소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간 안보문제연구소로 자리잡도록 했다.
그가 10여 년 전부터 2개월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는 공개 세미나는 현역 및 예비역군인은 물론 대학교수, 언론인 등 안보문제에 관심이 있는 각계각층 인사가 함께 참석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場이 되고 있다. 회원이 600여 명에 달하는 그의 연구소는 전문가만이 참석하는 非공개 세미나와 국제 세미나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1989년 이후 전략문제연구소가 개최한 심포지엄은 48회, 세미나는 44회, 정책토론회는 63회에 달하며 「전략연구」 등 127권의 정기간행물 또는 단행본을 발간했다.
「동북아 전략균형」 발간에 대해 洪소장은 『연구소 설립 14년 만에 가장 하고 싶었던 일 중의 하나를 해내 보람을 느낀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국내에서 이런 종류의 책이 만들어지기는 처음이라는 것. 그는 이 책 발간을 위해 軍 및 학계 전문가 여덟 명으로 팀을 구성, 지난 1년 간 여덟 차례나 워크숍을 개최했다.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시절 세계 명작을 읽으며 戰史에 큰 흥미를 느껴 1954년 陸士 14기로 입학했다. 사관학교에 입학한 그는 고기가 물을 만난 듯 戰史 공부에 빠져들기 시작, 2학년 때 손자병법을 줄줄 외울 정도가 됐으며 戰史과목만은 1등을 차지, 戰史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소대장 근무를 마친 그는 1960년부터 서울大 사학과 학부 및 대학원에서 5년 간 위탁교육을 받은 뒤 모교(사관학교) 전사학 교관으로 활동했다. 1965년 맹호부대에 소속돼 베트남戰에 참전해서도 戰史기록 담당 장교로 활약했다. 기갑병과인 그는 1기갑여단 중대장을 거쳐 1년6개월 간 독일 지휘참모대학에 유학한 뒤 수도기계화사단 대대장을 지내기도 했다. 육군대학 교관, 1기갑여단장을 지낸 그는 더이상 진급하지 못하고 1987년 1월 준장으로 예편했다. 당시 軍內 주도권을 잡고 있던 하나회원들에게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밉보였기 때문이다.
예편한 뒤 안보관련 연구소를 만들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 답답해 하던 그에게 陸士 동기생으로 그와 같은 내무반 생활을 하며 절친하게 지냈던 朴正基 당시 한전 사장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사무실과 경비지원을 해줄 테니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 같은 연구소를 한번 만들어 보라고 권유했던 것.
그뒤 지금까지 公職 진출 등 「한눈」을 팔지 않고 연구소 활동에만 몰두했다. 점잖은 老장군 체면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퇴근하지 않고 연구소 구석 야전침대에서 잠을 자가며 일을 한 적도 많다.
洪소장이 수년 전부터 필생의 力作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한국전쟁사 再정리 작업. 연구소에서 틈틈이 자료정리를 하며 주로 심야작업을 통해 쓰고 있는 한국전쟁사가 완성되면 웬만한 대하소설을 능가하는 방대한 분량이 될 전망이다.
이제 洪소장의 남은 소망은 연구소를 훌륭한 후진에게 물려 주고 한국전쟁사 집필작업을 마저 끝내는 것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洪소장은 대쪽 같은 성품의 소유자로 현역 시절에도 軍內 신망이 두터웠으며 정부로부터 별다른 예산지원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연구소를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洪소장은 『「동북아 전략균형」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간하는 연감처럼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