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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지공예의 맥 이어 가는 김수지

글·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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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작가가 칼로 오려낸 태극문양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할머니의 고택 벽장 속에는 진귀한 물건이 많다. 색 바랜 반지 골과 오색 삼합상자, 손때 묻은 거울 등 보물찾기하듯 옛것에 빠져 오래된 물건이 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온 이가 있다. 한지공예가 김수지(33)씨는 전통 공예의 맥을 이어 가는 젊은 피다. 17살 때부터 인사동 공방을 드나들며 한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후 한지공예 작품으로 대회마다 상을 휩쓸며 ‘이 길이 숙명이 아닐까’ 생각을 했단다. 20살이 돼서는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지천년 예가의 선미라-선원영 선생 밑으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한지공예를 사사했다.
 
  3년 만에 사범증을 발급받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모교인 숙명여고와 인근 문화센터나 구청에서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지공예 실기를 가르치고 있다. 2007년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디자인대학원이 새로 개설한 전통공예문화정보디자인학과에서 학사를, 동 대학원에서 전문가 과정을 이수했다. 또 경희대 교육대학원에서 관화와 민간화 교육자 과정을 수료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김수지 작가의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일월오봉도〉는 임금이 거처하는 곳에 설치했던 병풍 그림으로, 임금을 상징하는 해와 달, 산신에 제를 올리는 다섯 봉우리, 왕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소나무, 조정(朝廷)을 의미하는 파도 등이 새겨져 있다.
  한지공예 작업은 풀칠해서 초배를 치고, 한지를 덧바르는 일의 연속이다. 김수지 작가의 작품은 오래돼도 흐트러짐이 없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한지공예의 기초가 되는 두꺼운 종이를 꼼꼼하게 재단하고 정성 들여 한지를 덧발랐기 때문이다. 그녀가 만든 삼합상자는 소박하면서도 색이 고운 동양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가오는 매력이 달라요. 쥐가 갉아먹었거나 색이 바래는 것 자체가 가구에 덧씌워진 이야기가 됩니다. 즉 한지공예 작품은 그 자체가 시간이 녹아 가는 작업인 셈이지요.”
 
한지공예에 사용하는 다양한 도구들.
  그녀의 꿈은 한지공예로 인간문화재가 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인간문화재로 등록된 이가 없다. 한지의 색이 오래될수록 농익어 가듯, 당장의 앞날보다 멀리 바라보며 오래도록 한지를 만지겠단 소리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한지공예 작업은 조급함마저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고의 과정입니다. 천천히 가도 나쁘지 않아요. 더 많이 담고 보지 못한 것들을 볼 수 있는 안목이 동행하기 때문이죠. 바쁜 현대인에게 노작이 주는 즐거움과 감성을 자극하고 싶어요.”⊙
 
공방에 쌓인 갖가지 색상의 한지들. 요즘은 한지에 대한 수요가 줄어 구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한지 위에 전통 안료로 그림을 그리는 민화.

곧 인간문화재가 될 사람이라 해서 ‘문화재 인간’으로 불리는 한지공예가 김수지씨. 팔을 얹고 있는 12각상은 2006년 만든 작품이다. 그녀는 한지로 만든 작품은 오래되고 낡을수록 세월의 때가 타서 더 빛난다고 말한다.

투박한 팔각함에 섬세한 손길로 손질한 전통 문양을 붙이고 있다.

신세대적인 발상으로 재탄생시킨 민화 작품. 꽃으로 아이스크림을 표현하고, 그 밑 콘 부분에는 전통 문양을 넣었다.

색 바랜 2층장(2003년 作)이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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