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가나아트센터 제공
- 근원 김용준, 문방부귀도(文房富貴圖), 1943, 한지에 수묵 담채, 25×105cm /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소장.
“도상봉의 <항아리>를 바라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저 빈 항아리 속에 무엇이 있을까? 공허. 아무것도 없다면 무엇으로 채울까? 오며 가며 늘 <항아리>를 볼 때마다, 고른 숨결같이 고른 붓질로 은은한 기운을 맑고 투명하게 비추어 주는 것에 감사 드린다. 언제인가 목돈이 필요하여 내어 놓았다가, 서운하고 쓸쓸한 마음에 생각을 바꾸었다. 이 작품이 없다면 그저 삭막할 것 같아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소장하고 나의 곁에 두고 싶다.”
미술 애호가 배동만 전 제일기획 고문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도상봉의 <항아리> 작품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목돈이 필요해 내놓으려다가도 못내 마음이 아쉬워 다시 방으로 들이고, 두고두고 그 빛깔을 보며 감탄하는, 소장품을 향한 컬렉터의 애정이 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미술 애호가’임을 자처하는 국내 컬렉터들이 자신의 애장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렸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가 개관 30주년을 맞아 한국 미술계를 지지해 온 컬렉터 50여 명의 애장품을 선보이는 <나의 벗, 나의 애장품>전(展)을 열었다. 고미술에서 근현대 및 해외미술품까지 소장가의 개성과 안목을 엿볼 수 있는 70여 점의 작품을 4월 14일까지 전시한다.
전시에 참여한 이들은 주로 사업가와 교수, 화가, 미술 애호가들이다. 주요 소장품을 살펴보자면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헨리 무어와 김경의 작품을 내놓았고,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이 이쾌대의 <부인도>를,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이 근원 김용준의 <문방부귀도>를, 김희근 벽산 엔지니어링 회장이 토마스 스트루스의 사진을 내놓았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20여년간 고른 고미술 소장품들을, 이성락 가천대 명예총장은 손상기와 한묵의 작품을,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는 법정스님의 글씨를 내놓았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이들의 애장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시여서 컬렉터 간의 미묘한 ‘안목(眼目) 경쟁’이 볼 만하다.
가나아트 관계자는 “미술품 소장은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요원(遙遠)한 일”이라며 “미술품 소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품 소장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국내 미술시장의 새로운 발돋움에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술 애호가 배동만 전 제일기획 고문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도상봉의 <항아리> 작품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목돈이 필요해 내놓으려다가도 못내 마음이 아쉬워 다시 방으로 들이고, 두고두고 그 빛깔을 보며 감탄하는, 소장품을 향한 컬렉터의 애정이 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미술 애호가’임을 자처하는 국내 컬렉터들이 자신의 애장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렸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가 개관 30주년을 맞아 한국 미술계를 지지해 온 컬렉터 50여 명의 애장품을 선보이는 <나의 벗, 나의 애장품>전(展)을 열었다. 고미술에서 근현대 및 해외미술품까지 소장가의 개성과 안목을 엿볼 수 있는 70여 점의 작품을 4월 14일까지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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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섭, 싸우는 소 1955, 종이에 에나멜과 유채, 27.5X39.5cm /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 소장. |
가나아트 관계자는 “미술품 소장은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요원(遙遠)한 일”이라며 “미술품 소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품 소장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국내 미술시장의 새로운 발돋움에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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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쾌대, 부인도, 1943, 캔버스에 유채, 70x60cm /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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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 쌍계(雙鷄), 연대미상, 캔버스에 유채, 117×90cm /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소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