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廢校에 피어난 문화의 꽃 : 월간조선

한적한 산골 마을, 굳게 문을 닫았던 폐교(廢校)에서 문화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땡땡땡’ 종소리가 울리면 금방이라도 아이들이 달려나올 것 같은 복도, 낙서로 가득한 책상과 손때 묻은 풍금이 있는 교실….

유년(幼年)시절의 추억이 담긴 학교 건물에 미술관과 박물관, 체험학습장이 들어섰다. 학생 수 부족으로 작은 마을 학교가 통폐합(統廢合)되면서 텅 빈 학교에 문화예술인들이 자리를 잡고 문화공간을 만든 것이다. 자그마한 학교 건물에 마을의 소박한 정취가 버무려져 운치를 더한다. 적막했던 마을에도 하나 둘 관람객이 모이며 생기를 되찾고 있다.

자연사랑 미술관은 30여 년 동안 사진기자로 일해 온 서재철 관장이 찍은 한라산을 비롯해 화산섬 제주의 신비스러운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현장인 제주 옛 포구, 해녀 등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서재철(徐在哲) 제주박물관협의회 회장은 “문화 소외지역이었던 시골에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이 들어서면서 지역주민들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폐교 건물이 마을의 애물단지에서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의 딱딱한 갤러리에서 맛볼 수 없는, 생기 넘치고 정겨운 폐교 박물관의 소박한 풍경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