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부루족은 원로들이 끝장토론을 하는 가시나무 울타리를 국회의사당이라 부른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케냐 고원(高原) 한복판 해발 1800m에 자리 잡고 있어 언제나 쾌적한 봄 날씨다. 그러나 적도(赤道)에 걸린 케냐 산을 돌아 에티오피아 쪽으로 계속 북진(北進)을 하다 보면 내리막이 이어지고 기온은 점차 치솟는다.
누런 흙먼지를 날리며 계속 북쪽으로 가면 대지(大地)는 지글지글 끓어오르고 황량한 준(準) 사막지역이 끝없이 펼쳐진다.
당나귀라도 한두 마리 보일라치면 반갑기 그지없다. 사람 사는 곳이 가까워졌다는 증거다.
멀리 움막집이 모여 있는 마을이 나타났다. 삼부루(Samburu)족(族)이 사는 곳이란다. 땅을 비집고 나오는 버섯의 군락지처럼 보인다.
삼부루족은 케냐의 70여 종족(種族) 중의 하나로 마사이족의 사촌쯤 된다. 그 옛날 지금의 수단 쪽에서 내려오던 종족 가운데서 케냐 고원으로 올라간 무리는 마사이가 되었고, 고원 아래 주저앉은 무리는 삼부루가 됐다고 한다. 삼부루족도 마사이족처럼 소를 키워 우유를 짜고 피를 빨아먹고 풀밭을 따라 이곳저곳 옮겨다닌다.
삼부루족은 독특한 ‘정치 체제’를 보존하고 있다.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수시로 이웃 간의 불화, 타(他) 종족과의 분쟁, 마을 공동체의 문제가 생긴다. 삼부루 마을엔 추장(酋長)이 없다. 대신 마을에 현안이 생길 때마다 원로(元老)들이 가시나무 울타리 속에 모여 앉아 끝장토론으로 조정하고,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 낸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이 보고 배울 만한 곳이다.⊙
누런 흙먼지를 날리며 계속 북쪽으로 가면 대지(大地)는 지글지글 끓어오르고 황량한 준(準) 사막지역이 끝없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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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뚫린 벽 틈으로 저녁햇살이 레이저 빔처럼 비집고 들어온다. |
멀리 움막집이 모여 있는 마을이 나타났다. 삼부루(Samburu)족(族)이 사는 곳이란다. 땅을 비집고 나오는 버섯의 군락지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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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목민족인 삼부루족의 집은 언제든 손쉽게 해체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
삼부루족은 독특한 ‘정치 체제’를 보존하고 있다.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수시로 이웃 간의 불화, 타(他) 종족과의 분쟁, 마을 공동체의 문제가 생긴다. 삼부루 마을엔 추장(酋長)이 없다. 대신 마을에 현안이 생길 때마다 원로(元老)들이 가시나무 울타리 속에 모여 앉아 끝장토론으로 조정하고,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 낸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이 보고 배울 만한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