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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수학 〈5〉 피보나치와 황금비

글 : 이충국  CMS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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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전 250년 이전에 인도에서 아랍에 전래, 1200년경 유럽에 소개
⊙ 꽃잎의 잎차례, 주식시장의 파동, 피라미드, 유엔본부 등 다양한 곳에서 발견
⊙ 입술에서 코끝까지의 길이, 코끝에서 두 눈의 중점까지의 길이가 황금비인 1대 1.618에
    가까울수록 미인에 가까워

이충국
1963년생.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 생각하는 수학교실(CMS에듀의 전신) 설립,
세계수학올림피아드 WMO (World Mathematical Olympiad) 부위원장, CMS에듀 대표이사
(2003.7~) / 《초등학생이 반드시 알아야 할 똑똑한 수학 공부법》 《엄마도 꼭 알아야 할
똑똑한 수학 공부법》 《잠자는 수학 두뇌를 깨우는 창의사고 수학》 출간
꽃잎이 5개인 무궁화와 8개인 코스모스. 꽃잎의 수는 대개 피보나치 수열에 있는 수를 가지고 있다.
  길을 가다가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꽃에 아름다운 것 이외에 또 다른 특징이 있을까? 꽃잎을 자세히 보면 특징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대부분의 꽃잎은 3장, 5장, 8장, 13장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혹은 산에서 꽃을 본 기억을 다시 떠올려 보면 4장, 6장의 꽃잎을 가진 꽃이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11235
 
  1 1 2 3 5 8 13 21 43
 
  언뜻 보기에 어느 복권의 당첨번호처럼 나열된 수들. 이 수들은 무려 기원전 250년 이전에 인도에서 아랍으로, 더 널리 서양으로 퍼져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 왔다. 과연 이 수들에는 어떠한 매력이 담겨 있기에 이토록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이의 관심을 끌어 왔을까?
 
  이탈리아의 한 수학자인 피보나치는 아랍에서 수학을 배운 후에 서양에 아라비아 수학을 알리기 위해서 1200년경 《Liber Abaci》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재미있는 토끼이야기가 있는데 이 책으로 피보나치 수열이 서양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 책에 있는 토끼이야기는 토끼 수에 대한 문제로서 문제의 조건은 첫 달은 새로 태어난 한 쌍의 토끼만 존재하며, 두 달 이상이 된 토끼는 번식한다. 그리고 번식 가능한 토끼 한 쌍은 매달 새끼 한 쌍을 낳으며, 토끼는 죽지 않는다. 따라서 첫 달에는 토끼 한 쌍만이 존재한다. 두 번째 달에도 토끼는 한 쌍만이 있다. 세 번째 달부터는 이 토끼 한 쌍이 새끼를 낳기 때문에 토끼는 2쌍이 존재하게 된다. 네 번째 달에는 3쌍, 다섯 번째 달에는 5쌍이 된다. 그 다음에는 8쌍, 13쌍 21쌍으로 늘어나게 된다. 어떠한 규칙이 발견되는가? 바로 앞의 2개 숫자를 합하면, 그 다음의 숫자와 같아지게 된다.
 
  하지만 이 토끼 이야기는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토끼는 절대 죽지 않으며, 매달 한 쌍의 토끼가 나온다는 조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 규칙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식물에서 보는 피보나치의 수
 
  앞에서 본 꽃이 가지고 있는 잎의 수는 대부분 피보나치 수열에 있는 수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식물에서 또 찾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식물의 줄기에 붙어 있는 잎의 배열 방식인 ‘잎차례’에서도 피보나치 수를 찾을 수 있다. 식물의 잎은 아래쪽에서부터 줄기를 따라 위쪽으로 회전하면서 나선형으로 붙어 있다. 이때 처음의 잎과 같은 방향을 이루는 잎이 등장할 때까지 회전수(t)와 잎의 수(n)를 세어 t/n형태로 잎차례를 표현하는데, 예를 들어 3번의 회전을 하는 동안 5개의 잎이 만들어지면 3/5잎차례라 할 수 있다. 벚꽃과 사과는 2/5잎차례를 가진 식물이고, 갯버들은 5/13잎차례를 가진 식물이며, 전체 식물의 약 90%가 피보나치 수의 잎차례를 따르고 있다.
 
  그렇다면 식물이 피보나치 수를 따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예를 들어, 잎차례가 120°간격으로 배열되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360° 회전할 때마다 잎이 같은 선상에 위치하게 되므로, 위에서 보았을 때 모양이 겹쳐서 보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위에 있는 잎만 햇빛을 많이 받게 되고, 아래에 있는 잎들은 햇빛을 잘 받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피보나치 수 잎차례를 따르는 식물들은 잎이 바로 위의 잎에 가리지 않고 햇빛을 최대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식물의 생장에 유리하다.
 
 
  주식시장에도 피보나치 수가 있다
 

  피보나치 수가 자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침에 시작하는 전쟁터인 주식시장에서도 발견된다. 엘리엇(Elliot)은 주식시장의 변동을 월간, 주간, 일간, 시간, 심지어 30분 단위까지 세밀하게 나누어 연구하였다. 그가 발견한 것은 크게 8개의 파동을 한 주기로 움직이며, 이 8개의 파동은 상승하는 5개의 파동과 하락하는 3개의 파동으로 이루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상승하는 5개의 파동은 상승만 하는 것이 아닌 올라가는 3개의 파동과 내려가는 2개의 파동으로 되어 있으며, 하락하는 3개의 파동도 올라가는 1개의 파동과 내려가는 2개의 파동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큰 흐름에서 보면 상승하는 21파와 하락하는 13파로 전체 34파의 파동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수 모두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딱 맞도록 피보나치 수로 되어 있다.
 
 
  피보나치 수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
 

  위의 사각형들 중에서 가장 보기 좋은 사각형을 고르라면 몇 번을 고를까?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아마 대부분은 ④번 사각형을 골랐을 것이다.
 
  독일의 심리학자 구스타프 페히너는 여러 모양의 사각형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사각형을 고르게 하였다. 이 실험에서는 약 10개의 사각형을 가지고 조사를 하였는데, 30% 넘는 사람이 ④번과 같은 사각형을 선택하였다. ④번 사각형은 가로와 세로의 비가 21 대 34인 피보나치 수로 이루어진 사각형이다. 아름다움이 피보나치 수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웃하는 두 수 사이의 비에 있다. 피보나치 수열에서 연속하는 두 수의 비는 피보나치 수가 커질수록 1.618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비율을 가진 것들은 안정감이 있고 미적으로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1 대 1.618의 비를 ‘황금비’라 부른다.
 
 
  의도하거나 본능이거나
 
피라미드에서 옆면을 이루는 삼각형의 높이와 밑면인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의 절반의 비율이 황금비를 이루고 있다.
  다음 건축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미 눈치챘겠지만 두 건축물 모두 ‘황금비’와 연관이 있다.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현대 건축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그의 작품인 유엔본부 건물을 보면 건물의 폭과 높이의 비가 약 1 대 1.618을 이루며, 다른 작품들에서도 의도적으로 황금비를 이용하여 안정감 있는 건축물을 디자인하였다. 이처럼 황금비를 미적 안정감으로 사용한 사례도 있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이집트에 있는 피라미드는 엄청난 규모뿐만 아니라 매우 정교한 정사각뿔 모양을 하고 있기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피라미드에서 옆면을 이루는 삼각형의 높이와 밑면인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의 절반의 비율이 황금비를 이루고 있다. 또한 B.C 400년경에 건축된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외부 모양을 사각형으로 그리면 가로와 세로의 비가 황금비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고, 의도치 않게 황금비가 사용된 것이다.
 
  황금비는 건축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 많은 사람이 아름다운 조각상으로 생각하는 밀로의 비너스상이 있다. 미술평론가들은 밀로의 조각상이 안정감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조각상이 황금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배꼽에서 목과 목에서 머리끝의 비, 무릎과 무릎에서 배꼽의 비가 모두 황금비를 이루고 있다. 또한 황금비를 음악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곡이 매끄럽게 전개되기 위해서 곡을 대표하는 클라이맥스를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에서는 첫 악장을 시작하는 5마디는 이 곡을 대표하는 멜로디로서 앞의 377소절과 뒤의 233소절 사이에 다시 한 번 등장한다. 이 377과 233은 피보나치 수열에서 14번째, 13번째 수로, 이 멜로디에 의해 전체 악장이 황금비로 나뉘고 있다.
 
 
  우리 몸에서의 황금비
 
  중국의 양귀비, 미국의 마릴린 먼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두 여인 모두 그 시대에서 미녀로 손꼽히는 이들로 얼굴에서 더욱 특별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얼굴에 황금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입술에서 코끝까지의 길이, 코끝에서 두 눈의 중점까지의 길이가 황금비인 1 대 1.618에 가까울수록 미인에 가깝다고 한다. 사람의 외적인 모습뿐 아니라 우리 몸 안에서도 황금비는 나타난다. 우리 몸은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로 구성되어 있다. 이 DNA의 구조는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 DNA사슬의 폭은 21(angstrom, 1억분의 1cm)이며, 나선이 완전히 한 번 회전하였을 때의 길이가 34이다. 21과 34는 피보나치에 나오는 수로서 비율은 1.619로 황금비와 비슷하게 나타난다. 또한 건강한 사람의 최대 혈압과 최소 혈압의 비율이 1 대 1.618로 일정하게 나타나며 심근경색 위험이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름다운 나선
 
각 단계에서 생긴 정사각형에 내접하는 사분원을 그려 생긴 나선을 황금나선이라고 한다.
  직사각형에서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정사각형을 잘라내고 남은 직사각형이 처음 직사각형과 닮은 도형인 사각형을 황금직사각형이라고 한다. 이 황금직사각형은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황금비를 이루고 있다.
 
  가로를 χ 세로를 1이라고 하였을 때(χ〉1), 가장 큰 정사각형은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이다. 이를 자르고 남은 직사각형의 긴 변은 1이 되고, 짧은 변은 χ-1이 된다. 이때 처음 직사각형과 닮은 모양이기 때문에 「χ : 1=1:χ -1」인 식이 나오게 되며 χ 2-χ -1=0이란 방정식에서 χ 값을 구하면 =1.618033…이 나오게 된다. 황금직사각형에서 정사각형을 잘라내어 생긴 것을 1단계 황금직사각형, 1단계 황금직사각형을 잘라내면 2단계 황금직사각형이 생기며 무한히 반복할 수 있다. 이렇게 각 단계에서 생긴 정사각형에 내접하는 사분원을 그려 생긴 나선을 황금나선이라고 한다. 이 황금나선은 자연환경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앵무조개의 껍질, 솔방울의 나선모양, 초식동물의 뿔, 허리케인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크게는 나선은하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비
 
첨성대는 밑단의 지름과 곡면의 기둥 상단까지의 높이가 1 대 1.414의 금강비를 이루고 있다.
  건축물과 예술에서의 황금비는 대부분 서양에서 사용되어 왔다. 동양에서 많이 사용한 비는 1 대 √2로 황금비와는 다른 1 대 1.414인 금강비를 주로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건축물에서는 이 금강비를 사용하였다. 대표적으로 석굴암이 있다. 석굴암 불상의 높이와 불상이 있는 불주의 반지름의 비는 1 대 1.414로 금강비를 이루고 있다. 또한 별을 관측하는 데 사용된 첨성대는 밑단의 지름과 곡면의 기둥 상단까지의 높이가 1 대 1.414의 금강비를 이루고 있다. 이외에도 부석사 무량수전, 포석정이 있다.
 
  건축물 이외에도 금강비가 사용되는 예로는 A4용지가 있다. A4용지의 규격은 길이 297mm, 폭 210mm이다. 이는 금강비와 같이 1 대 1.414의 비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규격을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 A4용지는 반을 잘라도 계속 1 대 1.414의 비를 이룬다. 잘랐을 때 같은 비를 이루기 때문에 낭비 없이 종이를 사용할 수 있다.
 
  서양의 황금비든, 동양의 금강비든 인간이 안정감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는 것들에 ‘수학’이 담겨 있다는 사실. 이제 낯익은 수들(1, 1, 2, 3, 5, 8, 13, 21, 34 …)을 일상에서 발견한다면 한번 뽐내 보자.
 
  이게 그 유명한 ‘피보나치 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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