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鏞頊
⊙ 51세.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석·박사. 동국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역임.
⊙ 現 AG클리닉 원장 겸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
⊙ 저서: 《나이가 두렵지 않은 웰빙건강법》 《20세의 몸으로 100세까지》
《99세까지 88하게 사는 법》 등.
⊙ 51세.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석·박사. 동국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역임.
⊙ 現 AG클리닉 원장 겸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
⊙ 저서: 《나이가 두렵지 않은 웰빙건강법》 《20세의 몸으로 100세까지》
《99세까지 88하게 사는 법》 등.
임상에서 활발히 처방되고 있는 노화방지 치료법은 호르몬균형요법, 항산화제요법, 생활습관교정요법 등이다. 세 가지와 함께 최근 줄기세포치료를 노화방지 치료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 노화방지의 표준적 치료법은 아니다. 필자를 포함한 몇몇 의사가 사용하고 있는 ‘성체줄기세포치료’는 몇 가지 퇴행성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됐고,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합법적 시술이다.
줄기세포의 뛰어난 분화능력과 치료가 필요한 곳을 스스로 찾아가는 능력(의학적으로 호밍효과라고 한다)을 고려하면, 줄기세포치료는 노화 관련 질병으로 세포와 조직이 손상된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실제 임상에서 효과가 그대로 나타날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 결국 현재로서는 노화방지 치료를 위해 효과가 검증된 호르몬, 항산화제, 생활습관교정 요법을 위주로 하면서 줄기세포치료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기존의 세 가지 치료법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노화방지 효과를 나타내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노화방지호르몬 치료의 핵심인 성장호르몬은 근육량을 늘려주고, 복부지방을 줄이는 등 그 자체로 노화방지 효과가 있지만, 수면을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 숙면을 취하고 다시 성장호르몬과 성(性)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수면을 도와주고 면역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은 그 자체로 항산화 기능이 있어서 항산화요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아연이나 셀레늄 같은 항산화제는 남성 호르몬과 정자 생성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 보조적인 호르몬요법이다.
인슐린 과다 분비, 노화 촉진시켜
생활습관교정요법 중에서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이전 호에서 설명했다.
가령 토마토가 노화방지 식품인 것은 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이라는 항산화 성분 때문이고, 블루베리가 눈의 노화방지에 좋다는 것은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 성분 때문이다. 노화를 막아주는 좋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식품과 식습관이 진정한 노화방지 식품인 것이다.
일단 모든 일이 그러하듯 좋은 것을 챙겨 먹기보다 나쁜 것을 하지 않는 것이 비용과 효과 면에서 더 효율적이다.
나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식습관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는 것이다. 사실 인슐린은 나쁜 호르몬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억울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된다. 우리가 밥이나 국수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이 탄수화물이 위를 거쳐 소장으로 가고, 소장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혈액 속으로 들어간 포도당은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으로 인해 간, 근육, 지방세포 등에 저장되어 에너지로 쓰인다. 혈액 속에 포도당의 양이 많아지면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고, 인슐린은 포도당을 간, 근육, 지방 등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이 적어지면 췌장은 글루카곤을 분비한다. 이 글루카곤은 간으로 이동해서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변환해 혈액 속으로 내보내어,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즉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 즉 혈당량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이 혈액 속의 포도당을 제때에 적절히 세포에 넣어주지 못하면 혈액 속의 당분(혈당)이 올라가서 여러 가지 증상과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에서 포도당을 배출하는데, 이것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되는데, 제1형 당뇨병은 ‘소아당뇨’라고 불린다.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인 질환이다.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원인이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서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경우다. 제2형 당뇨는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당분, 고지방의 식단,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인슐린은 과다한 포도당을 지방으로 전환시켜 저장한다. 혈액 속의 포도당을 간, 근육 세포에 저장하고 그래도 남으면 지방으로 전환시켜 저장하는 것이다. 지방이 많은 육류 섭취를 거의 하지 않고, 밥과 국수, 빵 등의 당분과 탄수화물만 섭취해도 비만이 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인슐린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비만, 혈관 질환은 물론 노화도 촉진시킨다. 이렇게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것이 ‘고인슐린혈증’이다.
설탕 아예 먹지 말자
고인슐린혈증은 당분과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에 의해 일어난다. 인슐린 저항성은 운동부족, 식이섬유 섭취부족, 영양섭취 불균형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고, 고인슐린혈증이 지속되면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 당뇨병은 노화를 촉진시키고, 혈관, 신장, 신경, 눈 등에 여러 가지 합병증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슐린 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식습관이 필요하다.
우선 당분 섭취를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 특히 설탕은 당지수(Glycemic Index)가 매우 높아 인슐린을 빨리 과도하게 분비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킨다. 세포에서 연소돼 캐러멜 같은 물질을 만들어 혈관을 노화시키는 주범이 된다. 따라서 설탕은 아예 먹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먹어야 한다. 설탕이 많이 든 사탕, 아이스크림, 케이크, 과자 등을 줄이고 커피는 설탕 없이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 섭취도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은 대표적인 열량 영양소로 총 열량의 60~65%를 탄수화물로 섭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노화방지 의학에서는 이보다 더 줄여서 총 열량의 40% 정도만 탄수화물로 섭취하기를 권장한다.
탄수화물의 종류도 중요한데 설탕, 포도당 같은 단순 탄수화물이나 흰빵, 흰쌀밥, 과자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보다 현미나 통밀과 같은 정제하지 않는 곡류, 감자, 고구마 등의 복합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한다. 복합탄수화물 식품은 당지수와 당부하(Glycemic Load)가 낮고 각종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
당지수가 낮다는 것은 탄수화물이 천천히 흡수돼 포만감이 오래간다는 뜻이다. 간식을 줄이고 과도하게 분비된 인슐린이 지방을 축적하는 것을 최소화해 비만을 막을 수 있다. 우리가 국수나 빵을 먹으면 빨리 배가 꺼지고 금방 배가 고파지는 것은 열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밀가루 식품이 밥보다 당지수가 높아 빨리 혈당이 올라가는 바람에 인슐린이 빨리 분비되고 다시 인슐린이 빨리 혈당을 낮추기 때문이다.
사과·수박 달지만 당분 총량은 적어
당지수란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이 혈당 농도를 높이는 속도를 표시한 지수이다. 포도당을 100으로 해 포도당과 비교한 상대적 수치로 표시한다.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일수록 당지수가 높고, 당지수가 높을수록 몸에 나쁘다.
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인슐린을 필요 이상으로 빨리 많이 분비시킨다. 이것이 자주 반복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노화돼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과잉 분비된 인슐린은 쓰고 남은 혈당을 지방으로 만들기 때문에,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그만큼 체지방으로 축적돼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
보통 70이 넘으면 당지수가 높다고 하는데, 먹으면 바로 단맛이 느껴지는 사탕, 과자, 케이크 등이 당지수가 높은 식품이다. 밥, 빵, 국수 등 녹말 식품은 50~60으로 중간이고, 채소와 콩은 당지수가 55 이하로 낮은 편에 속한다. 사과나 수박 등 과일은 당지수가 70 이상이지만, 당분의 총량이 적어 우리 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당부하’다. ‘당부하’는 식품에 들어 있는 당분의 총량과 당지수를 함께 포함하는 개념이다. 10 이하면 당부하가 낮은 것이고, 사과, 포도, 오렌지, 수박 등 과일과 당근, 콩 같은 채소가 해당된다. 당부하가 11~19면 중간으로 바나나, 각종 주스, 밥, 통밀빵 등이 이에 속한다. 20 이상이면 당부하가 높은 것으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국수나 스파게티 같은 면류, 구운 감자, 콘플레이크, 케이크, 과자 등이 해당된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대신 좋은 단백질의 섭취는 늘리는 것이 좋다. 닭가슴살 같은 지방이 없는 살코기와 계란 흰자, 생선, 콩 등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총 열량의 30% 정도로 먹는 것이 좋다. 지방 섭취도 중요한데 혈관에 좋지 않은 동물성 포화지방과 트랜스 지방은 피하고, 견과류, 올리브유, 들기름 같은 식물성 지방과 연어, 고등어, 꽁치 등 생선의 지방(불포화지방산)을 총 열량의 30% 정도로 섭취하면 이상적이다.
단백질과 지방은 탄수화물과 달리 당지수가 매우 낮아 인슐린의 분비를 자극하지 않는다.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야채, 과일, 해조류 등에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포도당의 흡수를 느리게 해서 혈당의 상승을 저하, 인슐린의 과도한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식습관에 더해 적당한 운동을 한다면 인슐린의 과다한 분비를 막아서 비만이 예방되고 혈관의 노화가 억제될 것이다.⊙
줄기세포의 뛰어난 분화능력과 치료가 필요한 곳을 스스로 찾아가는 능력(의학적으로 호밍효과라고 한다)을 고려하면, 줄기세포치료는 노화 관련 질병으로 세포와 조직이 손상된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실제 임상에서 효과가 그대로 나타날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 결국 현재로서는 노화방지 치료를 위해 효과가 검증된 호르몬, 항산화제, 생활습관교정 요법을 위주로 하면서 줄기세포치료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기존의 세 가지 치료법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노화방지 효과를 나타내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노화방지호르몬 치료의 핵심인 성장호르몬은 근육량을 늘려주고, 복부지방을 줄이는 등 그 자체로 노화방지 효과가 있지만, 수면을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 숙면을 취하고 다시 성장호르몬과 성(性)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수면을 도와주고 면역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은 그 자체로 항산화 기능이 있어서 항산화요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아연이나 셀레늄 같은 항산화제는 남성 호르몬과 정자 생성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 보조적인 호르몬요법이다.
인슐린 과다 분비, 노화 촉진시켜
생활습관교정요법 중에서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이전 호에서 설명했다.
가령 토마토가 노화방지 식품인 것은 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이라는 항산화 성분 때문이고, 블루베리가 눈의 노화방지에 좋다는 것은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 성분 때문이다. 노화를 막아주는 좋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식품과 식습관이 진정한 노화방지 식품인 것이다.
일단 모든 일이 그러하듯 좋은 것을 챙겨 먹기보다 나쁜 것을 하지 않는 것이 비용과 효과 면에서 더 효율적이다.
나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식습관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는 것이다. 사실 인슐린은 나쁜 호르몬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억울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된다. 우리가 밥이나 국수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이 탄수화물이 위를 거쳐 소장으로 가고, 소장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액 속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혈액 속으로 들어간 포도당은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으로 인해 간, 근육, 지방세포 등에 저장되어 에너지로 쓰인다. 혈액 속에 포도당의 양이 많아지면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고, 인슐린은 포도당을 간, 근육, 지방 등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이 적어지면 췌장은 글루카곤을 분비한다. 이 글루카곤은 간으로 이동해서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변환해 혈액 속으로 내보내어,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즉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 즉 혈당량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이 혈액 속의 포도당을 제때에 적절히 세포에 넣어주지 못하면 혈액 속의 당분(혈당)이 올라가서 여러 가지 증상과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에서 포도당을 배출하는데, 이것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되는데, 제1형 당뇨병은 ‘소아당뇨’라고 불린다.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인 질환이다.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원인이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서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경우다. 제2형 당뇨는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고열량, 고당분, 고지방의 식단,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인슐린은 과다한 포도당을 지방으로 전환시켜 저장한다. 혈액 속의 포도당을 간, 근육 세포에 저장하고 그래도 남으면 지방으로 전환시켜 저장하는 것이다. 지방이 많은 육류 섭취를 거의 하지 않고, 밥과 국수, 빵 등의 당분과 탄수화물만 섭취해도 비만이 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인슐린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비만, 혈관 질환은 물론 노화도 촉진시킨다. 이렇게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것이 ‘고인슐린혈증’이다.
설탕 아예 먹지 말자
고인슐린혈증은 당분과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에 의해 일어난다. 인슐린 저항성은 운동부족, 식이섬유 섭취부족, 영양섭취 불균형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고, 고인슐린혈증이 지속되면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 당뇨병은 노화를 촉진시키고, 혈관, 신장, 신경, 눈 등에 여러 가지 합병증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슐린 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식습관이 필요하다.
우선 당분 섭취를 절대적으로 줄여야 한다. 특히 설탕은 당지수(Glycemic Index)가 매우 높아 인슐린을 빨리 과도하게 분비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킨다. 세포에서 연소돼 캐러멜 같은 물질을 만들어 혈관을 노화시키는 주범이 된다. 따라서 설탕은 아예 먹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먹어야 한다. 설탕이 많이 든 사탕, 아이스크림, 케이크, 과자 등을 줄이고 커피는 설탕 없이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 섭취도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은 대표적인 열량 영양소로 총 열량의 60~65%를 탄수화물로 섭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노화방지 의학에서는 이보다 더 줄여서 총 열량의 40% 정도만 탄수화물로 섭취하기를 권장한다.
탄수화물의 종류도 중요한데 설탕, 포도당 같은 단순 탄수화물이나 흰빵, 흰쌀밥, 과자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보다 현미나 통밀과 같은 정제하지 않는 곡류, 감자, 고구마 등의 복합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한다. 복합탄수화물 식품은 당지수와 당부하(Glycemic Load)가 낮고 각종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
당지수가 낮다는 것은 탄수화물이 천천히 흡수돼 포만감이 오래간다는 뜻이다. 간식을 줄이고 과도하게 분비된 인슐린이 지방을 축적하는 것을 최소화해 비만을 막을 수 있다. 우리가 국수나 빵을 먹으면 빨리 배가 꺼지고 금방 배가 고파지는 것은 열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밀가루 식품이 밥보다 당지수가 높아 빨리 혈당이 올라가는 바람에 인슐린이 빨리 분비되고 다시 인슐린이 빨리 혈당을 낮추기 때문이다.
사과·수박 달지만 당분 총량은 적어
당지수란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이 혈당 농도를 높이는 속도를 표시한 지수이다. 포도당을 100으로 해 포도당과 비교한 상대적 수치로 표시한다.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일수록 당지수가 높고, 당지수가 높을수록 몸에 나쁘다.
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인슐린을 필요 이상으로 빨리 많이 분비시킨다. 이것이 자주 반복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노화돼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과잉 분비된 인슐린은 쓰고 남은 혈당을 지방으로 만들기 때문에,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그만큼 체지방으로 축적돼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
보통 70이 넘으면 당지수가 높다고 하는데, 먹으면 바로 단맛이 느껴지는 사탕, 과자, 케이크 등이 당지수가 높은 식품이다. 밥, 빵, 국수 등 녹말 식품은 50~60으로 중간이고, 채소와 콩은 당지수가 55 이하로 낮은 편에 속한다. 사과나 수박 등 과일은 당지수가 70 이상이지만, 당분의 총량이 적어 우리 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당부하’다. ‘당부하’는 식품에 들어 있는 당분의 총량과 당지수를 함께 포함하는 개념이다. 10 이하면 당부하가 낮은 것이고, 사과, 포도, 오렌지, 수박 등 과일과 당근, 콩 같은 채소가 해당된다. 당부하가 11~19면 중간으로 바나나, 각종 주스, 밥, 통밀빵 등이 이에 속한다. 20 이상이면 당부하가 높은 것으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국수나 스파게티 같은 면류, 구운 감자, 콘플레이크, 케이크, 과자 등이 해당된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대신 좋은 단백질의 섭취는 늘리는 것이 좋다. 닭가슴살 같은 지방이 없는 살코기와 계란 흰자, 생선, 콩 등의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총 열량의 30% 정도로 먹는 것이 좋다. 지방 섭취도 중요한데 혈관에 좋지 않은 동물성 포화지방과 트랜스 지방은 피하고, 견과류, 올리브유, 들기름 같은 식물성 지방과 연어, 고등어, 꽁치 등 생선의 지방(불포화지방산)을 총 열량의 30% 정도로 섭취하면 이상적이다.
단백질과 지방은 탄수화물과 달리 당지수가 매우 낮아 인슐린의 분비를 자극하지 않는다.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야채, 과일, 해조류 등에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포도당의 흡수를 느리게 해서 혈당의 상승을 저하, 인슐린의 과도한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식습관에 더해 적당한 운동을 한다면 인슐린의 과다한 분비를 막아서 비만이 예방되고 혈관의 노화가 억제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