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졸업 3개월 만에 결혼… “결혼 되도록 일찍 해서 얻는 이점은…”
⊙ “비교 의식 버리면 경제 조건에서 자유로워”
⊙ “배려와 약속 지키기, 가정 바로 세우는 근간”
황선우
1995년생. 전국청년연합 바로서다 대변인 / 《국민일보》 《기독일보》 《월드뷰》 등 칼럼 기고 / 저서 《20대 아빠의 저출산 Talk》(2023), 《문화는 너다》(2022), 《선의 비범성》(2021)
⊙ “비교 의식 버리면 경제 조건에서 자유로워”
⊙ “배려와 약속 지키기, 가정 바로 세우는 근간”
황선우
1995년생. 전국청년연합 바로서다 대변인 / 《국민일보》 《기독일보》 《월드뷰》 등 칼럼 기고 / 저서 《20대 아빠의 저출산 Talk》(2023), 《문화는 너다》(2022), 《선의 비범성》(2021)
- 사진=황선우 작가
“국가의 저출산 정책은 부분적인 해결책일 뿐, 그 본질에 대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1995년생 만 28세 아빠 황선우 작가는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2년 대학 졸업 3개월 만에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황 작가는 올해로 결혼 3년 차를 맞았다. 평균 초혼 연령이 지속적으로 늦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른 나이에 결혼한 셈이다. 2월 말에는 딸아이의 아빠가 됐다. 황 작가는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 줄어드는 출산 디데이를 메신저 프로필에 표시해왔다.
지난해 12월 황 작가는 그간의 결혼 생활과 저출산 문제에 관한 나름의 해결책을 담은 에세이 《20대 아빠의 저출산 Talk》를 펴냈다.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2월 7일 황 작가와 줌(zoom)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학 4학년 때 결혼 준비”
― 이른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요즘 기준으로는 이를지 몰라도 그렇게까지 일찍 결혼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더 일찍 하고 싶었어요(웃음). 아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대학 4학년 때 결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교제한 지 1년쯤 됐을 때였지요.”
― 혼전 임신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독교인으로서 혼전 순결을 지켰지요.”
― 아무리 결혼을 하고 싶더라도 마음만으론 충분하지 않은 게 결혼일 텐데,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당시엔 가진 것이 많지 않았고, 미래 역시 확실치 않았어요. 하지만 그것이 결혼하지 못할 이유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집, 좋은 차가 결혼의 필수 요건은 아니잖아요? 교회를 다니면서 남과 비교하지 않는 가치관을 확립하게 됐습니다. 또 어머니를 통해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태도를 배웠지요. 비록 지금 가진 것이 없더라도 성실히, 부지런히 살면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크지 않은 집에서 월세를 내가며 살고 있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어요.”
― 결혼 허락을 구하러 갔을 때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흔쾌히 동의해주던가요.
“쉽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결혼 승낙을 받으러 갈 때까지 두 분은 딸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셨어요(웃음).”
― 그래도 결혼을 승낙받은 모양입니다.
“네. 제가 부산 출신인데, 대학을 다니기 위해 20세 때 서울로 올라와 혼자 살기 시작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세도 내고 공부도 했는데, 이런 생활력과 책임감을 높이 사주셨습니다.”
군대 가기 전 결혼부터
― 그간 신문과 잡지에 문화 관련 글을 기고해왔는데, 저출산을 주제로 책을 펴낸 계기가 있습니까.
“최근 ‘20대 부모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유튜브 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저 역시 문화 비평가로서, 또 20대 아빠로서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국가의 저출산 극복 정책은 부수적인 해결책은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느낍니다.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요.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메신저가 더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한다 하더라도 이를 전하는 사람의 삶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지요. 이런 점에서 볼 때 저라는 메신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가 입장에선 저출산이 문제일 수 있겠으나 개인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혼과 저출산을 문제라고 보나요.
“국가를 살리자는 마음으로 책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개인이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연구를 해보니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은 사회·경제 조건을 본질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돈 문제나 개인의 상처가 그 이유가 된다면 삶의 커다란 행복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책을 보면 ‘장범준씨, 고마워요’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눈길이 가는 소제목인데 어떤 내용입니까.
“사실 제가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습니다(웃음). 28세인데 말이지요. 결혼이 너무 하고 싶어 군 입대를 미뤘는데,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설득하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수 장범준씨 역시 저처럼 군대 가기 전에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결혼 직후 아이가 태어났고 그 덕에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하게 됐답니다. 제 사례와 비슷하지요. 저 역시 곧 태어날 아이 덕에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할 기회를 얻었으니 감사하다는 말입니다.”
― 지난 20여 년간 국가는 막대한 예산을 써가면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출산을 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정이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 세대가 청년·청소년 세대에게 올바른 선례를 만들어주지 못했어요. 예컨대, 통계를 보면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결혼 생활의 부정적인 면을 자주 보며 자라지요. 이 때문에 가정에 대한 소망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이혼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상처가 많았지요.”
― 지금은 그 상처를 어느 정도 회복했습니까.
“아직 100% 치유됐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며 치유를 받았고, 여전히 치유받고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나의 아버지’ ‘예수님은 나의 신랑’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런 구절을 읽으니 위안이 되더라고요. 또 교회 내 모범적인 가정을 여럿 보면서 ‘세상엔 아름다운 가정도 많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나도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됐지요.”
“혼전 동거? 저출산 극복에 도움 안 돼”
― 책에서 설명한 저출산 극복 방안은 무엇입니까.
“가정이 바로 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음 세대가 올바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요.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가정이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녀로 이루어진 형태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이런 가정 형태가 많이 깨졌지요. 또 요즘엔 책임감 없이 즐거움만 누리는데 방점을 찍은 커플이 많습니다. 혼전 동거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혼전 동거를 법적으로 인정하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요. 사실혼 관계를 법제화한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PACS) 제도처럼요.”
― 저출산 해결을 위해 그런 다양한 결혼 방식을 허용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민연대계약이 프랑스의 출산율 회복에 그리 효과가 없다는 게 밝혀지고 있어요. 더군다나 한국의 혼외 출산율은 전체의 3%가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얘기지요. 혼전 동거는 결과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교의식이 문제”
―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교회의 회복’을 언급했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이 역시 가정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요즘 교회를 보면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혼전 순결이라든지 혼전 동거 같은 주제를 꺼내기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교회는 이런 주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하지 마라’고 강조합니다. 혼전 순결을 어기거나 혼전 동거를 하는 건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저희 교회엔 다자녀 가정이 유독 많습니다. 교회가 바로 세워지니 가정이 바로 세워지고 나아가 출산율도 올라가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하지만 ‘결혼은 현실’이라고도 하지요. 그만큼 결혼은 경제 조건과 불가분 관계라는 뜻입니다. ‘가정과 교회의 회복’이라는 해결책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다고 보이는데요.
“동의하지 않습니다. 비교 의식만 버리면 경제 조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봅니다.”
― 비교 의식이요?
“네. 우리 사회에는 유독 남과 비교하는 문화가 퍼져 있습니다. 예컨대, 옆집 아이가 비싼 학원에 다니면 내 아이도 그곳에 보내야 하고, 옆집 부부가 좋은 차를 타면 우리도 한 대 사야 할 것 같잖아요. 얼마 전에 교육 전문가 한 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한국 학부모는 교육 전문가 말보다 옆집 아줌마 말을 더 신뢰한다’고 말입니다. 비교 의식을 조금 덜어낸다면 조금 작은 집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제가 딱 그랬고요.”
― 우리 사회가 저출산 극복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정작 미디어에선 결혼 생활의 어두운 면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자주 방영됩니다. 해당 프로그램 댓글을 보면 온통 “결혼하기 싫어진다” “이러니 출산율이 떨어지지” 하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무척 동감합니다. 너무 자극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주변 사람들에게 결혼을 추천하나요.
“그렇습니다. 될 수 있으면 일찍 하라고 추천합니다.”
― 어떤 이유에서요.
“완전한 내 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이 성숙하는 데도 커다란 전환점이 되고요.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는 과정에서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또 아내와 함께 미래를 그려 나가면서 삶에 대한 책임감도 더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산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행복 아니겠어요?”
“결혼·출산 통해 성장”
― 이른 출산 역시 추천합니까.
“그렇습니다. 생물학적으로도 출산 적령기라는 말이 있잖아요. 너무 늦은 출산은 산모에게 좋지 않습니다. 또 다른 추천 이유로는 출산 과정을 거치며 가정과 저 자신이 모두 성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출산을 준비하면서 부부가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자연스레 부부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지요. 많은 사람이 물질적인 조건을 갖춰놓고 출산을 계획하려고 하는데, 청년들이 이른 결혼과 출산을 한 번쯤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가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당연한 말이겠지만, 서로 배려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가정을 바로 세우는 근간입니다. 이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집필 작업 후반부가 되면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어려울 정도로 바빠집니다. 그런데도 아내가 제 생활을 배려해주니 늘 고맙습니다. 또 결혼을 했다 보니 저와 아내 모두 친구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었지요. 그래도 한 번씩 친구들과 약속이 잡히면 서로 최대한 배려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결혼 생활과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담은 책, 그 다음번에는 육아 과정에서 느낀 점을 기록해 사람들이 육아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글을 써볼 계획입니다.”⊙
1995년생 만 28세 아빠 황선우 작가는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22년 대학 졸업 3개월 만에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황 작가는 올해로 결혼 3년 차를 맞았다. 평균 초혼 연령이 지속적으로 늦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른 나이에 결혼한 셈이다. 2월 말에는 딸아이의 아빠가 됐다. 황 작가는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하루하루 줄어드는 출산 디데이를 메신저 프로필에 표시해왔다.
지난해 12월 황 작가는 그간의 결혼 생활과 저출산 문제에 관한 나름의 해결책을 담은 에세이 《20대 아빠의 저출산 Talk》를 펴냈다.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2월 7일 황 작가와 줌(zoom)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학 4학년 때 결혼 준비”
― 이른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요즘 기준으로는 이를지 몰라도 그렇게까지 일찍 결혼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더 일찍 하고 싶었어요(웃음). 아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대학 4학년 때 결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교제한 지 1년쯤 됐을 때였지요.”
― 혼전 임신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을 것 같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독교인으로서 혼전 순결을 지켰지요.”
― 아무리 결혼을 하고 싶더라도 마음만으론 충분하지 않은 게 결혼일 텐데,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당시엔 가진 것이 많지 않았고, 미래 역시 확실치 않았어요. 하지만 그것이 결혼하지 못할 이유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집, 좋은 차가 결혼의 필수 요건은 아니잖아요? 교회를 다니면서 남과 비교하지 않는 가치관을 확립하게 됐습니다. 또 어머니를 통해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태도를 배웠지요. 비록 지금 가진 것이 없더라도 성실히, 부지런히 살면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크지 않은 집에서 월세를 내가며 살고 있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어요.”
― 결혼 허락을 구하러 갔을 때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흔쾌히 동의해주던가요.
“쉽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결혼 승낙을 받으러 갈 때까지 두 분은 딸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셨어요(웃음).”
― 그래도 결혼을 승낙받은 모양입니다.
“네. 제가 부산 출신인데, 대학을 다니기 위해 20세 때 서울로 올라와 혼자 살기 시작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세도 내고 공부도 했는데, 이런 생활력과 책임감을 높이 사주셨습니다.”
군대 가기 전 결혼부터
![]() |
지난해 12월 발간된 《20대 아빠의 저출산 Talk》 |
“최근 ‘20대 부모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유튜브 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요. 저 역시 문화 비평가로서, 또 20대 아빠로서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국가의 저출산 극복 정책은 부수적인 해결책은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느낍니다.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요.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메신저가 더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한다 하더라도 이를 전하는 사람의 삶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지요. 이런 점에서 볼 때 저라는 메신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가 입장에선 저출산이 문제일 수 있겠으나 개인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혼과 저출산을 문제라고 보나요.
“국가를 살리자는 마음으로 책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개인이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연구를 해보니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은 사회·경제 조건을 본질보다 우선시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돈 문제나 개인의 상처가 그 이유가 된다면 삶의 커다란 행복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책을 보면 ‘장범준씨, 고마워요’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눈길이 가는 소제목인데 어떤 내용입니까.
“사실 제가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습니다(웃음). 28세인데 말이지요. 결혼이 너무 하고 싶어 군 입대를 미뤘는데,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설득하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수 장범준씨 역시 저처럼 군대 가기 전에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결혼 직후 아이가 태어났고 그 덕에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하게 됐답니다. 제 사례와 비슷하지요. 저 역시 곧 태어날 아이 덕에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할 기회를 얻었으니 감사하다는 말입니다.”
― 지난 20여 년간 국가는 막대한 예산을 써가면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출산을 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정이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 세대가 청년·청소년 세대에게 올바른 선례를 만들어주지 못했어요. 예컨대, 통계를 보면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결혼 생활의 부정적인 면을 자주 보며 자라지요. 이 때문에 가정에 대한 소망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이혼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상처가 많았지요.”
― 지금은 그 상처를 어느 정도 회복했습니까.
“아직 100% 치유됐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며 치유를 받았고, 여전히 치유받고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나의 아버지’ ‘예수님은 나의 신랑’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런 구절을 읽으니 위안이 되더라고요. 또 교회 내 모범적인 가정을 여럿 보면서 ‘세상엔 아름다운 가정도 많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나도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됐지요.”
“혼전 동거? 저출산 극복에 도움 안 돼”
― 책에서 설명한 저출산 극복 방안은 무엇입니까.
“가정이 바로 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음 세대가 올바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요.
“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가정이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녀로 이루어진 형태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이런 가정 형태가 많이 깨졌지요. 또 요즘엔 책임감 없이 즐거움만 누리는데 방점을 찍은 커플이 많습니다. 혼전 동거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혼전 동거를 법적으로 인정하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요. 사실혼 관계를 법제화한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PACS) 제도처럼요.”
― 저출산 해결을 위해 그런 다양한 결혼 방식을 허용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민연대계약이 프랑스의 출산율 회복에 그리 효과가 없다는 게 밝혀지고 있어요. 더군다나 한국의 혼외 출산율은 전체의 3%가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출산율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얘기지요. 혼전 동거는 결과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교의식이 문제”
―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교회의 회복’을 언급했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이 역시 가정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요즘 교회를 보면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혼전 순결이라든지 혼전 동거 같은 주제를 꺼내기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교회는 이런 주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하지 마라’고 강조합니다. 혼전 순결을 어기거나 혼전 동거를 하는 건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저희 교회엔 다자녀 가정이 유독 많습니다. 교회가 바로 세워지니 가정이 바로 세워지고 나아가 출산율도 올라가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하지만 ‘결혼은 현실’이라고도 하지요. 그만큼 결혼은 경제 조건과 불가분 관계라는 뜻입니다. ‘가정과 교회의 회복’이라는 해결책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다고 보이는데요.
“동의하지 않습니다. 비교 의식만 버리면 경제 조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봅니다.”
― 비교 의식이요?
“네. 우리 사회에는 유독 남과 비교하는 문화가 퍼져 있습니다. 예컨대, 옆집 아이가 비싼 학원에 다니면 내 아이도 그곳에 보내야 하고, 옆집 부부가 좋은 차를 타면 우리도 한 대 사야 할 것 같잖아요. 얼마 전에 교육 전문가 한 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한국 학부모는 교육 전문가 말보다 옆집 아줌마 말을 더 신뢰한다’고 말입니다. 비교 의식을 조금 덜어낸다면 조금 작은 집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제가 딱 그랬고요.”
― 우리 사회가 저출산 극복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정작 미디어에선 결혼 생활의 어두운 면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자주 방영됩니다. 해당 프로그램 댓글을 보면 온통 “결혼하기 싫어진다” “이러니 출산율이 떨어지지” 하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무척 동감합니다. 너무 자극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주변 사람들에게 결혼을 추천하나요.
“그렇습니다. 될 수 있으면 일찍 하라고 추천합니다.”
― 어떤 이유에서요.
“완전한 내 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이 성숙하는 데도 커다란 전환점이 되고요.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는 과정에서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또 아내와 함께 미래를 그려 나가면서 삶에 대한 책임감도 더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산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행복 아니겠어요?”
“결혼·출산 통해 성장”
― 이른 출산 역시 추천합니까.
“그렇습니다. 생물학적으로도 출산 적령기라는 말이 있잖아요. 너무 늦은 출산은 산모에게 좋지 않습니다. 또 다른 추천 이유로는 출산 과정을 거치며 가정과 저 자신이 모두 성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출산을 준비하면서 부부가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자연스레 부부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지요. 많은 사람이 물질적인 조건을 갖춰놓고 출산을 계획하려고 하는데, 청년들이 이른 결혼과 출산을 한 번쯤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가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당연한 말이겠지만, 서로 배려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가정을 바로 세우는 근간입니다. 이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집필 작업 후반부가 되면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어려울 정도로 바빠집니다. 그런데도 아내가 제 생활을 배려해주니 늘 고맙습니다. 또 결혼을 했다 보니 저와 아내 모두 친구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었지요. 그래도 한 번씩 친구들과 약속이 잡히면 서로 최대한 배려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결혼 생활과 출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담은 책, 그 다음번에는 육아 과정에서 느낀 점을 기록해 사람들이 육아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글을 써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