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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교황청 장관 유흥식

탄생 200주년 聖 김대건 신부의 고향인 대전교구 출신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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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DB
  성(聖) 김대건(金大建·1821~1846) 신부 탄생 200주년이 되는 올해, 한국인 성직자가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급 고위직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11일(현지 시각)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한국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兪興植·69·세례명 라자로) 주교를 임명했다. 성직자성은 교구 사제(司祭)와 부제(副祭)들의 사목 활동을 심의하고 이를 위해 주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부처다.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 주교는 동시에 대주교로 소임을 맡게 됐다.
 
  유 대주교는 충남 논산이 고향이다. 가톨릭재단인 논산대건고(1969)와 가톨릭대 신학과(1971)를 나왔다. 교황청립 로마 라테라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1983)를 받았으며 앞서 신부서품은 유학 시절(1979)에 받았다.
 

  유 대주교는 한국을 사랑한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와 특별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유학 중이던 1981년 교황을 알현하자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 생명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교황은 그의 눈을 한참 동안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덥석 그를 품에 안았다고 전한다. 그날의 다짐은 이후 나약해지는 유 대주교의 정신을 일깨우는 채찍이 되었다.
 
  귀국 후 대전 대흥동주교좌본당 수석 보좌를 거쳐 대전가톨릭교육회관 관장, 대전교구 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 교수·총장 등을 역임했다. 2003년 주교품을 받은 유 대주교는 대전교구 부교구장을 거쳐 2005년부터 대전교구장으로 사목해왔다.
 
  대전교구는 갈매못, 공세리, 남방제, 도앙골, 배나드리, 삽티, 서짓골, 성거산, 해미, 황새바위 성지 등 가톨릭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성지가 많은 곳이다. 특히 성 김대건 신부의 흔적이 짙게 배인 공간이다. 대전교구는 루르드(Lourdes) 성모님과 성 김대건 신부, 성 장하상 바오로를 교구의 ‘수호성인’(보호자로 받드는 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또 대전교구 관할 성지인 솔뫼 성지(충남 당진)는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다. 또 강경 성지(충남 논산)는 김대건 신부의 고국에서의 첫 사목 활동지로 알려져 있다.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뒤 유흥식 대주교는 6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과 교황청, 보편교회의 기대에 부응해 가난한 나라와 교회를 위해 한국교회가 더 큰 역할과 책임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한국교회는 평신도로부터 시작됐고,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독특한 역사를 지닌 교회”라며 “그 저력을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와 세계에 펼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장관을 임명하게 됐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 대주교는 7월 말 로마에 도착해 8월 초부터 성직자성 장관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에 유 대주교님 개인뿐 아니라 우리 한국교회 전체가 뜻깊은 큰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앞서 유 대주교는 지난 4월 17일 로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유 대주교에게 장관 입각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신문》에 따르면 이날 알현에서 교황은 “준비되면 북한에 가겠다”며 “한국은 같은 민족끼리 갈라져서 이산가족처럼 70년을 넘게 살아왔다. 이 얼마나 큰 고통인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 등도 교황 방북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유 대주교의 성직자성 장관 임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위해 그가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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