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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연광천수 콸콸 넘치는 ‘물의 나라’ 꿈꾸는 최재왕 한국물문화연구소 이사장

“강토에 천연광천수가 철철 넘친다. 그런데 그 물을 마실 수가 없다”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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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에 좋은 물은 깨끗하고 약알칼리성이며 미네랄이 풍부한 물”
⊙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강산성수를 쏟아내는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 공화국”
⊙ “우물과 우물 문화를 복원할 때가 됐다. 그것은 공동체 문화의 복원”
⊙ “전국 6000여 곳 민방위 비상급수 시설의 원수는 모두 천연광천수”… 염소 소독 중단해야

崔在王
1962년생. 연세대 물리학과,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 《매일신문》 기자·부장·부국장, 《대구신문》 부사장·사장 역임 / 저서 《물의 나라》
  ‘물의 나라’를 꿈꾸는 중년이 있다. 그의 나라는 ‘어디를 가도 몸에 좋고 맛있는 천연광천수가 콸콸 넘치며, 그 물을 공짜로 마시는 나라’다.
 
  사실 우리나라는 건강에 좋은 천연광천수가 철철 넘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 물을 마실 수 없다. 천연광천수를 더러운 지하수라고 깎아내려 허드렛물로 쓰고, 오염된 강물로 만든 수돗물과 수돗물을 끓인 물, 수돗물을 거른 정수기 물을 주로 마신다. 값비싼 생수를 사서 먹는다.
 
  그렇게 조심 조심 마셔도 불안하다. 이 물이 정말 몸에 좋은 물일까, 의심한다.
 
  최재왕(崔在王·58) 한국물문화연구소 이사장은 산소와 수소로 이뤄진, 투명한 물에 ‘빠져’ 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태를 겪은 뒤 물에 관심을 갖고 취재해왔다. 현직 언론인(《매일신문》 부국장, 《대구신문》 사장)에서 물러난 뒤 본격적으로 물에 ‘뛰어’들었다.
 
  최근 심사숙고 끝에 《물의 나라》(여름언덕 刊)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의 결론은 한 문장이다. “온 국민이 천연광천수를 공짜로 마시는 나라를 만들자”이다. 여기다 한 문장을 덧붙이면 “국민에게 먹는 물 선택권을 넓혀주는 ‘물 혁명’은 생각보다 쉽다”다.
 

  ― 지하수, 샘물, 천연광천수, 내추럴미네랄워터(natural mineral water)는 다 같은 의미인가요? 용어 뉘앙스가 다 다르네요.
 
  “땅속에 있는 다 같은 물입니다. 먹는물관리법은 샘물, 지하수법은 지하수라고 부릅니다. 샘물을 영어로 번역하면 내추럴미네랄워터가 되고, 한자로 바꾸면 천연광천수가 되지요. 샘물은 생수의 다른 용어인 먹는샘물과 헷갈리고, 지하수에 대해서는 오염된 물이라는 나쁜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가피하게 천연광천수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하는데 정말 아름다운 용어는 샘물이지요.”
 
  생각해보니 물이라는 용어도 깊이 들어가면 이렇게나 복잡하다.
 
  최 이사장에게 ‘좋은 물’의 정의를 물었다.
 
  “건강에 좋은 물의 첫째 조건은 깨끗함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물이지요. 강물, 댐물, 호숫물을 비롯한 지표수는 오염되어 있거나 오염으로부터 취약합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부터 인천 깔따구 유충 발견 사고까지 물 오염 재난이 끊이지 않습니다.
 
  국민이 수돗물을 불신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실제 좋지 않은 물이기도 하고요. 국민이 공무원보다 훨씬 똑똑하다고나 할까요.”
 
  ― 그게 다입니까.
 
  “또 약알칼리성 물이어야 합니다. 건강한 사람의 피가 약알칼리성이기 때문이지요. 산성 음식을 마구 섭취하는 현대인들은 몸의 산성화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약알칼리성 물을 많이 마시면 피의 산성화, 몸의 산성화가 완화됩니다.”
 
  ― 그러고 보니 책 《물의 나라》에 ‘산성 피는 질병의 뿌리’라는 문장이 있더군요.
 
  “그게 전부가 아니에요. 미네랄이 풍부해야 건강에 좋은 물입니다. 인체 내 70여 종의 미네랄은 몸의 구성 성분이 되는 것은 물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합니다. 비타민 결핍증처럼 미네랄이 부족해도 각종 결핍증이 나타나는데 우린 그걸 간과하고 있어요. 이처럼 깨끗하고 약알칼리성을 띠며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건강에 좋은 물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물은 샘물 또는 내추럴미네랄워터라고도 불리는 땅 깊은 곳의 천연광천수뿐입니다.”
 
 
  “이제는 우물과 우물 문화를 복원할 때가 됐다”
 
물 취재를 간 프랑스 에비앙의 레만호 언덕에서 (왼쪽부터) 에비앙대외협력담당자, 김흥식 의사(대구 동산병원)와 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재왕 이사장.
  ― 지금 우리가 주로 마시는 물은 수돗물이고 수돗물을 끓여 먹거나 정수기로 걸러 마십니다. 생수를 사 먹기도 하고, 가끔 약수를 떠먹기도 하지요. 이런 물은 어떻습니까.
 
  “수돗물은 수인병(水因病)을 줄여 인류 수명을 연장시켰고 산업화와 도시화를 가능하게 한 훌륭한 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독제인 염소에 따른 발암성 부산물이 발견되고, 원수(原水)인 강물이 오염되면서 국민이 불신하게 됐지요.
 
  국민의 자발적 선택에 국가가 믿으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봅니다. 원수가 수돗물인 한 끓이거나 정수기로 걸러도 좋지 않은 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약수는 많이 오해받고 있습니다. 약수의 원수는 깨끗한데 사람들이 마구 사용해 일반 세균과 대장균을 넣어 놓고 약수 탓을 하거든요. 우리나라의 약수터가 페놀 사건 이후 일반 세균과 대장균 검출 초과로 대거 폐쇄됐습니다. 등산하다가 ‘이 물은 먹는 물로 부적합하다’는 팻말을 여기저기서 봅니다. 약수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죠.”
 
  ― 우물이 사라져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것 외에 천연광천수를 마시기가 힘들지 않습니까.
 
  “우물 메우기는 조선을 강탈한 일제강점기 시작됐습니다. 조선의 정기를 억누르겠다는 일본인들의 의도가 작용했습니다. 미네랄이 많은 조선의 우물은 경수(硬水)여서 나쁘다고 가르쳤습니다. 마시거나 씻는 것은 물론 독약과 같아 빨래에도 적당치 않다고요. 조선인은 경수를 마셔 미개하므로 연수(軟水)를 마셔 현명한 일본인의 지배를 받아야만 한다고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식민통치의 방편으로 삼은 거지요.”
 
경주 향교의 설총 우물을 최재왕 이사장이 둘러보고 있다.
  여기서 잠깐. 경수와 연수의 기준은 물속에 녹아 있는 미네랄 성분 여부다. 미네랄 성분이 많이 녹은 물을 경수, 거의 없는 물을 연수라고 한다. 계속된 그의 말이다.
 
  “광복 후 우리는 물을 공부하지 않아 귀중한 우물을 버렸습니다. 우물물이 콜레라·장티푸스·이질 등 수인성전염병의 원인이기도 했고, 수돗물 보급 확대와 산업화와 도시화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최 이사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는 우물 문화를 복원할 때가 됐습니다. 그것은 공동체 문화의 복원이기도 합니다. 복원하는 우물은 과거의 얕은 우물이 아닌 50m, 100m 아래의 샘물을 퍼 올려 음수대를 통해 공급하는 현대식 샘이어야 합니다.”
 
  ― 지하수가 오염돼 있다고 하던데요.
 
  “우리나라에는 지하수 시설이 신고된 것만 160만 개가 있습니다. 미신고 시설까지 포함하면 30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환경부가 신고된 시설을 표본 추출해 조사하는데 95% 이상이 수질기준에 맞다고 꾸준하게 발표합니다. 5%의 불합격 시설은 시설 노후와 관리 부실이 원인일 겁니다. 지하수가 오염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은 편견입니다. 10m, 20m 안쪽의 지하수는 오염되기도 하지만 50m, 100m 아래의 샘물은 대부분 깨끗합니다.”
 
  ― 지하수를 남용하면 싱크홀이나 지반 침하에 따른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겠습니까.
 
  “지하수와 싱크홀은 무관하다고 조사 결과 결론이 났어요. 지하수 남용에 따른 지반 침하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국민이 먹는 물을 몽땅 지하수로 바꿔도 땅이 꺼지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습니다.”
 
 
  “생수 용기에 적힌 미네랄 함량을 살펴야”
 
대구 와룡공원 민방위 비상급수 시설. 연수기를 달아 미네랄을 거르고 염소로 소독한다.
  ― ‘화산암 지대에서 생산되는 삼다수나 백산수 같은 인기 생수보다 화강암과 퇴적암 지대에서 생산되는 중소기업 생수가 훨씬 좋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시는지요.
 
  “조금 전 건강에 좋은 물은 깨끗하고 약알칼리성이며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라고 했잖아요. 국산 생수는 모두 깨끗하고 약알칼리성을 띱니다. 따라서 미네랄 함량으로 제품의 질을 비교합니다.”
 
  ― 일단 산성물은 없다는 뜻이네요.
 
  “그렇죠. 하지만 미네랄 함량에서 질적 차이가 커요. 시판 국산 생수 중 삼다수가 가장 적고 백산수가 그다음입니다. 화산암이라는 수원지의 지질 특성 때문입니다. 반면 화강암·퇴적암 지대에서 생산되는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 미네랄 함량이 훨씬 높습니다. 생수 용기에 미네랄 함량이 조그맣게 표기돼 있어 잘 보이지 않겠지만 사진으로 찍어 확대해 비교해보세요.”
 
  ― 하지만 미네랄이 적은 물을 부드럽다며 좋아하고 미네랄이 많은 물을 거칠다며 싫어하는 분들도 있던데….
 
  “뭐, 그건 취향이니 뭐라 할 수 없습니다. 경수가 나쁘다는 일제의 식민교육이 지금껏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어 고(高)미네랄 물을 거북해합니다. 식민교육이 그렇게 무섭습니다. 정수기 물을 마셔 저(低)미네랄 물에 혀가 익숙해진 탓도 있겠고요. 고미네랄 물도 자주 마시면 달콤하게 느끼게 됩니다. 실제 달콤하고요.”
 
독일 슈트트가르트의 천연광천수 음수대. 24시간 물이 흐르고 입을 대고 마시지 못하게 지장물을 설치해 인상적이었다.
  국내 생수 제품에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 불소 등이 미네랄 성분으로 표기돼 있다. 유럽에서는 여기다 염소, 황산이온 함유량도 표기한다.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뭘까.
 
  최재왕 이사장은 “천연광천수를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 “미네랄이 풍부한 약알칼리성 천연광천수를 마시는 일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란다.
 
  “사람에게 미네랄을 공급하는 원천은 땅과 바다입니다. 땅은 물로, 물을 섭취한 동식물로 사람에게 미네랄을 제공합니다. 땅이 만든 천연광천수와 사람이 만든 피의 산-알칼리도가 pH7.4 안팎으로 같다는 점도 신비롭지요. 우수한 천연광천수를 일정 기간 마시면 질병이 상당히 개선됩니다. 심지어 부작용이 없는 자연치유제라고 천연광천수를 치켜세우는 학자도 많습니다.”
 
  ― 상수도보급률이 98%를 넘은 지금 천연광천수를 국민의 먹는 물로 공급하는 정책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110년 이어진 수돗물 역사를 바꾸는 게 쉽겠습니까마는 그 역사가 올바르지 않다면 누군가 돌을 던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던진 돌로 파문이 일고 거센 파도가 만들어진다면 물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겠지요. K-Water, 지방자치단체 수도 관계자, 정수기 업체, 생수 업체의 저항이 클 겁니다.”
 
 
  한국, 세계에서 유일한 정수기 공화국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쌍샘의 복원사업이 추진 중이다.
  ― “모든 국민이 정수기 물을 마시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는 말이 사실입니까.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정수기 공화국, 그것도 강산성수를 쏟아내는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 공화국이지요. 정수기를 쓰는 가정이라면 돈이 많이 들어 쉽지 않겠지만 가족 건강을 위해 산-알칼리도에 주목해 수질 검사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정수기 물은 법상 물이 아니다”는 말에 놀랐습니다. 정수기 물을 먹는 가정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먹는 물 수질 기준에 정수기 물 조항이 없습니다. 정수기 물은 공산품인 정수기가 만드는 물로 그 물의 질은 상품을 선택한 소비자가 감당해야 합니다. 필터를 갈고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을 두지만 정작 정수기 물의 수질을 검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수기 업체의 선전을 그대로 믿고 건강에 나쁘지 않은 물이려니 하는 거지요.”
 
  최재왕 이사장은 ‘민방위 비상급수 시설’에 주목한다. 비상급수 시설의 활용도 제고가 ‘물 문화’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방치된 이 시설만 이용해도 최고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 비상급수 시설의 원수는 모두 천연광천수다.
 
  “전쟁, 테러, 천재지변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둔 비상급수 시설이 전국에 6000여 곳이 있습니다. 음용수용 2600곳, 생활용수용 3400곳이죠. 음용수용만 2600곳으로 연간 2억t의 물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5000만 국민이 마시는 물은 연간 5000만t이면 됩니다. 2억t이면 마시는 것은 물론 밥하고 국 끓이고 차 달여 마실 물로 충분합니다.”
 

  ― 흥미로운 말씀이네요.
 
  “그런데 우리 국민은 비상급수 시설 물의 가치는 물론 비상급수 시설의 존재 자체도 잘 모르고 있어요. 비상급수 시설을 관리하는 민방위 당국자들도 그 물의 가치를 모르기는 마찬가지인 듯하고요. 비상급수 시설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수질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개선해 활용하면 됩니다. 평시 비상급수 시설을 이용해야 비상시 혼란 없이 이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는 “천연광천수가 솟는 민방위 비상급수 시설을 천연광천수 샘으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지명이나 동네 유래에서 따 천연광천수 샘의 이름을 새로 지어도 되겠다. 전주 쌍샘, 공주 국거리샘, 부산 해운대샘, 광주 금남로샘, 경주 왕의 샘, 계룡산 계룡샘 등 예쁜 이름이 무수하게 생겨날 것이다.
 
  그렇게 전국 각지에 천연광천수 샘을 만든다고 해서 당장 물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비상급수 시설에 부착한 미네랄을 걸러 경수를 연수로 만드는 연수기와 염소 소독 장치 때문이다.
 
  “비상급수 시설을 집중적으로 만들 때 먹는 물 경도 기준이 300mg/L였어요. 경상도 등지의 미네랄이 많은 천연광천수가 경도 기준을 초과하자 연수기를 달았습니다. 그 뒤 경도 기준이 1000mg/L로 높아졌는데 연수기를 다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어요. 민방위 당국자들이 수질 기준이 바뀐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해요. 연수기 설치는 몸에 좋은 천연광천수를 걸러내는 최악의 선택입니다.”
 
  ― 연수기는 잘못된 선택이군요.
 
  “염소 소독은 수질 기준의 일반 세균과 대장균 기준 때문입니다. 약수에 일반 세균과 대장균이 없듯이 천연광천수에도 일반 세균과 대장균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비상급수 시설의 물꼭지에서 나온 물에서 일반 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되는 것은 사람에 의한 것입니다.
 
  물탱크와 물 공급관 등을 제때 소독하지 않거나 물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따위의 행위 때문이지요. 사실 일반 세균과 대장균은 건강에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병균입니다. 그래도 일반 세균과 대장균이 꺼림칙하다면 염소 소독 대신 자외선 살균을 선택하면 됩니다.
 
  염소 소독 부산물이 생기지 않는 순수 이산화염소도 소독제로 개발돼 세계 70여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고요. 천연광천수를 염소로 소독하는 어리석은 짓은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물과 불임, 기형아 출산의 상관관계는…
 
대구 대명어린이공원 천연광천수 음수대. 물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서 멀리서도 물을 길러 오는 사람이 많다.
  ― “수질 기준으로 수돗물에 경도 상한을 두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샘물에 들어 있는 미네랄까지 오염물질로 치부해 상한을 두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셨습니다. 수돗물이 더 깨끗할 것 같은데 왜 그렇습니까.
 
  “수돗물의 원수인 강물과 호숫물이 많이 오염됐습니다. 당연히 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 등 몸에 나쁜 물질이 많을 수밖에 없지요. 반면 깨끗한 샘물에는 환경호르몬 등 화학물질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도 수질 기준은 칼슘과 마그네슘으로 산출하는 경도의 상한치를 둡니다. 몸에 꼭 필요한 칼슘과 마그네슘의 양을 수질 기준으로 제한하는 게 말이 됩니까? 우리 청소년들은 칼슘과 마그네슘 부족으로 여러 부작용을 겪고 있어요.”
 
  최재왕 이사장은 “청소년이 마시는 물에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어 결혼 적령기 불임과 기형아 출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불임과 기형아 출산이 정말 물 때문일까. 그는 ‘학교 천연광천수 샘 만들기’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불임과 기형아 출산, 성(性)조숙증 등에 환경호르몬이 큰 영향을 끼칩니다.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이 우리 생활 주변에 널려 있습니다만 물을 통한 섭취량도 만만치 않습니다. 물 때문에 청소년이 그런 고통을 겪게 된다면 우리가 물 문화를 바꿔 청소년에게만이라도 건강에 좋은 물을 공급해야지요.
 
  천연광천수를 새로 개발한다면 가장 효율적인 장소가 학교입니다. 우리나라에는 2만여 개의 초중고가 있습니다. 학교에 천연광천수 샘을 개발해 청소년과 교직원은 물론 주민들이 이용하게 하면 물 문화가 크게 바뀔 것입니다. 그렇게 개발한 천연광천수 음수대를 민방위 비상급수 시설로 지정하면 또 일석이조이겠지요.”
 
  ― 우리나라 먹는 물 수질 기준의 다른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잘못된 기준으로 인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요.
 
  “‘심미적(審美的) 영향 물질’ 기준이 문제입니다. 심미적 영향 물질이란 몸에 나쁘지는 않지만 꺼림칙한 물질이라는 뜻이에요. 건강에 나쁘지도 않은데 온갖 잣대를 들이대 우리의 천연광천수를 못 먹는 물로 만들어버립니다. 일제 잔재인 경도는 물론 산-알칼리도, 황산이온 기준 등이 모두 ‘심미적 영향 물질’ 조항에 들어 있어요.
 
  다른 것은 규제해 탈이지만 산-알칼리도는 너무 너그러워 문제입니다. 우리 법은 산성비(pH5.6 미만)보다 더 강한 산성의 물도 먹을 수 있는 물로 규정해놨습니다. WHO 세계보건기구는 강산성수를 못 먹는 물이라는데 우리나라는 먹어도 된다네요. 납득이 됩니까?
 
  황산이온과 방사성 물질 규제에도 이의가 있어요. 유럽에서는 황산이온이 많이 함유된 생수가 다이어트에 좋다며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물은 못 먹는 물이라며 제조하지 못하게 합니다.”
 
 
  “100% 지표수로 수돗물을 만드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으니까요”
 
최재왕 이사장이 펴낸 저서 《물의 나라》.
  ― 이사장님은 무슨 물을 마십니까.
 
  “샘물과 생수와 수돗물을 마십니다. 집에서는 샘에서 길어온 천연광천수를 마시고 외출 시에는 가게서 생수를 사 먹습니다. 수돗물은 식당과 카페에서 마십니다. 집 밖에서는 수돗물을 피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리 국민은 100% 수돗물을 마시지만 마시지 않는다는 허위의식에 빠져 있어요.”
 
  이번에는 그가 주창하는 ‘물 문화’ 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민방위 비상급수 시설의 개선과 활용도 제고는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입니다. 학교 천연광천수 샘 만들기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할 일이고요. 이 두 가지 정책만 실행해도 우리나라에 2만6000여 곳의 천연광천수 샘이 만들어집니다. ‘물 문화’의 천지개벽이라고나 할까요.”
 
  ― 지방자치단체는 뭘 하면 좋을까요.
 
  “지자체가 할 일도 있습니다. 공원, 유원지, 관광지, 도서관, 미술관, 공연장, 운동장 등지의 주민이 많이 찾는 곳에 천연광천수 샘을 만드는 것이지요. 문화재청과 협의해 유서 깊은 우물을 현대적으로 복원하는 것도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할 일입니다. 민간단체들도 기념비 따위를 만드는 대신 천연광천수 샘을 만들면 유익하겠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가 힘을 합치면 ‘물 문화’ 혁명은 금세 이뤄질 것입니다. ‘물의 나라’가 되는 거지요.”
 
  ― 돈이 문제겠네요.
 
  “돈도 얼마 안 듭니다. 가령 5만 개의 천연광천수 샘을 만든다고 칩시다. 개당 2억원 들이면 10조원, 3억원 들이면 15조원입니다. 이를 5년으로 나눠 만들면 연간 2조~3조원씩 듭니다. 매년 큰 토목공사 하나를 하지 않으면 가능한 일입니다. 적은 돈으로 온 국민이 만족하는 이른바 가성비가 이보다 큰 정책이 있을까요?”
 
  ― ‘물 문화’ 혁명, ‘물의 나라’가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습니다.
 
  “지금껏 건강에 좋은 물에 대한 공론이 없습니다. 외국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우리의 물 관련법과 제도,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젠 우리나라 스스로 공론을 만들어야지요. 그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물연구소입니다. 국립물연구소가 경도 기준이 합리적인지, 산-알칼리도 기준은 어떤지, 황산이온과 방사성 물질 규제는 타당한지, 청소년의 아픔과 물의 관련은 어떤지 등에 대해 하나하나 검증할 필요가 있어요.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바꿔 새로운 물 문화를 만들어야지요. 꿈은 한 사람이 꾸면 그저 꿈일 뿐이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꾸면 현실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모든 국민이 천연광천수를 마시는 ‘물의 나라’는 그렇게 멀리 있지 않습니다. 국민이 물에 대해 제대로 알아 뜻을 모으기만 하면 금세 이뤄질 나라가 물의 나라입니다.”
 
  ― 혹시 물 정책과 물 문화가 앞서 벤치마킹할 만한 나라가 있습니까.
 
  “세계 모든 나라가 벤치마킹 대상입니다. 100% 지표수로 수돗물을 만드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으니까요. 일본 구마모토가 지하수를 만드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염된 시라카와강의 물을 끌어와 밭을 무논으로 만들어 지하수를 만듭니다.
 
  대신 농민에게는 우리의 쌀농사 직불금과 비슷하게 보상해주고요. 그들은 그렇게 하여 100% 지하수로 수돗물을 만듭니다. 독일의 철저한 수자원 보호 정책과 물 연구, 프랑스의 지하수 공공재 정책도 본받을 만합니다. 이런 나라의 장점을 배워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물 문화를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물의 나라’ ‘물 문화 혁명’ 주장이 흥미롭습니다. 결론적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먹는 물은 연간 2억t이면 됩니다. 현재 수돗물은 60억t, 지하수는 40억t가량을 씁니다. 그 가운데 2%만 천연광천수로 국가가 국민에게 공급하라는 겁니다. 국민 모두 천연광천수를 마시면 국민 건강이 국가가 놀랄 만큼 개선될 겁니다. 건강보험 수지도 개선될 거예요. 함께 ‘물의 나라’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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