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확인 인터뷰

‘블랙리스트’로 지목된 손기웅 전 통일연구원장

“‘2차 가해’ 운운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책임져야!”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직원들로 꽉 찬 엘리베이터 내에서 성희롱한다는 게 말이 되나”
⊙ “2017년 11월, 이미 KDI원장 등 퇴임 결정… 블랙리스트로밖에 이해 안 돼”
⊙ 김연철 장관을 임명한 이유는 ‘김정은 서울 답방’
⊙ 문재인 정부 통일관의 문제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기초한 통일인지 의문”

孫基雄
영남대 경제학과 졸업,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과,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정치학 박사 /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소장, 기획조정실장, 부원장, 원장 역임. 現 한국DMZ학회 회장,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원장
사진=조현호
  손기웅(60) 전 통일연구원장은 통일연구원에서만 20여 년을 근무했다. 특히 독일 통일과 비무장지대(DMZ)에 관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 말, 손기웅 전 원장은 ‘통일’이 아닌 전혀 다른 이슈와 맞닥뜨렸다. 3월 25일 자유한국당이, 손 전 원장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취임한 지 1년도 안 돼 통일연구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손 전 원장도 관련 녹취록 등 관련 증거를 내놓았다. 이튿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김연철 장관(당시 후보자)은 손기웅 전 원장의 과거 성희롱 의혹에 대해 “2차 가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손 전 원장의 후임 통일연구원장을 지냈다. 이에 손기웅 전 원장은 김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4월 8일 손 전 원장을 서울 광화문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공교롭게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연철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손 전 원장에게서 통일연구원장직에서 물러난 배경, 독특한 그만의 통일관·대북관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초부터 드리운 暗雲… ‘2차 가해’의 진실은?
 
논란이 된 성희롱 장소인 엘리베이터. 손 전 원장은 “사람들로 꽉 찬 엘리베이터 안에서 성적 의도를 가진 성희롱이 가능했겠느냐”며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사진=손기웅 전 원장 측 제공
  ― 통일연구원장에서 퇴임할 때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1년 이상 침묵을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유는 뭡니까.
 
  “갑작스레 맞은 퇴임 이후 사실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마는, 부덕(不德)의 소치라 여기며 학자로서 통일의 길을 계속 가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과거 발언이 공론화되면서 ‘이것은 반드시 짚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전에 통일연구원장 사퇴 과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통일연구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게 아닌데 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보십니까.
 
  “정권을 잡은 후 나누어줄 자리가 필요했을 겁니다. 하려는 사람은 많고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있다고도 합니다. 제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자세히 분석했을 수 있고, 저의 대북정책이나 통일관과 무관하게 배제 대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통일연구원장으로 취임한 2017년 3월 28일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저를 ‘비토’하는 내부 문건을 만들어 돌렸다고 합니다. 말도 안 되는 걸 내세워 흠집을 가하려 했지만, 저는 당당히 제 의무를 다했습니다. 저는 정치권에 기웃거린 것도, ‘문재인 캠프’ 출신도 아니니까요.”
 
  ― 시작부터 삐걱거린 셈인데 업무가 제대로 됐습니까.
 
  “원내・외에서 제가 곧 사퇴하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이미 내정되었다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현 정부 출범 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업무 협조가 이뤄져야 할 국가안보실 실장・차장과 만나기가 어려웠을 정도니까요.”
 
  ― 그러다가 성희롱 논란이 터졌습니다. 그 경위를 설명해주십시오.
 
  “2017년 12월 20일 서울고속터미널 건물 10층 모 음식점에서 통일연구원 송년회가 열렸습니다. 80여 명이 참석한 송년회가 끝나고 일어나 나오면서 테이블 통로에 늘어선 남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거나 직원들의 등을 토닥이고 가볍게 포옹하며, ‘한 해 동안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식당을 나와서 기획부장(남)과 비서(여)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습니다. 20인용 엘리베이터 안에는 7~8명의 직원이 먼저 타고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 맨 앞에 서 있던 여직원과 그 뒤에 있던 연구부장(남)의 머리를 한 차례씩 쓰다듬으며 ‘올 한 해 수고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여직원의 머리를 쓰다듬은 게 뜻하지 않게 ‘성희롱’ 논란으로 비화된 것입니다. 직원들로 꽉 들어찬 엘리베이터 내에서, 원장을 모두가 쳐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성희롱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어떻게 그런 의도를 갖고 행동할 수 있겠습니까?”
 
  ―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직원은 당시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던 걸로 압니다.
 
  “통일연구원장으로서 경영목표 중 하나가 ‘비정규 직원 제로’였습니다. 그게 어떻게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부 방침이 되었습니다. 송년회 전날인 12월 19일부터 해당 여직원을 포함한 비정규직 연구원의 정규직 전환 관련 서류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엘리베이터에서 순간 여직원을 보고 내심 ‘너도 곧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고 싶었습니다.”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성희롱 관련 ‘2차 가해’를 말했잖아요. 2차 가해 얘기가 나와 알아보니까 저의 퇴임 이후 통일연구원 내에서 몇 가지 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건 저와는 관계없는 일이잖아요. 근데 (김 장관이) ‘2차 가해’ 운운한 겁니다. 그건 책임져야 합니다.”
 
  ― 퇴임 과정에서 상급기관 관계자의 전화를 받았죠.
 
  “2018년 1월 10일, 통일연구원의 상급기관 관계자 A씨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해 성희롱 관련 징계처분을 요구할 것’이란 게 요지였어요. 저는 ‘성희롱은 받아들일 수 없다, 끝까지 버틸 것’이라고 했죠. 그런데 A씨가 ‘이번 일과 무관하게 손기웅 원장의 경질이 이미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자진 사퇴할 경우 이사회 개최 없이 의원면직 처리되고 징계는 없을 것’이라면서요. 제가 시간을 달라고 했죠. 결국 이튿날(2018년 1월 11일) 퇴임했습니다.”
 
  ― A씨와의 두 번째 통화에서 ‘청와대’ 얘기가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1월 12일 A씨한테 전화해 ‘성희롱으로 나가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고 했더니 A씨는 ‘원장님께 충분한 시간을 드리지 못한 것도 있다. 정부 측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정리하면 되는데, 그 사람들이 그걸 늦게…’라고 하기에, 제가 ‘거기 비에이치(BH)라는 게 청와대예요, 국가안보실이에요? 어디입니까’라고 물었죠. 그는 ‘저희는 인사수석실에서만 통보 받아요’라고 답했어요. A씨는 제 이름이 담긴 명단(블랙리스트-기자 註)이 2017년 12월에 나왔다는 취지의 말도 했습니다. 그게 뭘 의미하겠습니까. 이미 2017년 11월에 KDI원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보건사회연구원장의 퇴임이 결정돼 그분들이 12월에 사퇴한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블랙리스트를 청와대가 만들어 차례로 정리한 것으로밖에 달리 이해가 되지 않아요.”
 
  이와 관련해 국무총리실은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손기웅 전 통일연구원장의 자진사퇴를 종용하기 위해 접촉한 사실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겐 남북연합이 통일?
 
  ― 문재인 정부의 통일정책은 어떻게 보십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통일도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차이를 인정하며 마음을 통합하고, 호혜적 관계를 만들면 그것이 바로 통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영삼 정부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공식적인 통일방안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고, 그것은 ‘남북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의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과 ‘협력’하는 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이지 통일이 아니에요.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고 합의해, 우리가 ‘북한의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을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그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하기로 했을 뿐이죠. 이번에 문 대통령이 양(兩) 체제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협력관계를 통일이라고 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에 ‘낮은단계연방제가 우리의 국가연합과 거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국가연합을 통일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기념사에서는 한발 더 나아간 셈입니다. 남북 국가연합은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의 통일로 가는 과정이지 통일이 아닙니다. 3·1절 기념사에서의 ‘통일’ 언급은, 문 대통령이 헌법 제4조에 규정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기초한 평화통일을 존중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만듭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향하는 통일관은 구체적으로 뭐라고 보십니까.
 
  “제 기억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추구하는 통일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헌법에 규정된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의 가치는 인류 보편적 가치이기도 한데 이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반도에서 실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해야 합니다. 원칙에 입각해 당당하게 말하고 이끌어야 합니다. 과거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던 문 대통령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겠습니까?”
 
  ― 너무 당위론적이고 이상적인 얘기가 아닙니까. 독재자 김정은에게 그런 이야기가 통할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은 헌법적 절차에 따라 당선됐고, 헌법을 존중한다고 했으면 대한민국 대통령답게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김정은이 싫어할까 봐, 남북관계가 꼬일까 봐 자유와 민주화 문제, 북한 인권 문제,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로 좁은 시각입니다. 원칙에 입각해 당당해질 때 상대는 약해집니다.”
 
  ― 통일을 강조하시는데, 원장님에게 통일은 어떠한 의미를 가집니까.
 
  “통일 자체가 중요하기보다도, 통일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가치가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헌법에 규정된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를 남한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통일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가치는 인류 보편적 가치이기도 합니다.”
 
  ― 원장님은 평소 “통일보다 통합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통일연구원장까지 지낸 분이 말입니다.
 
  “우리에게 통일은 ‘깨어진 평화’가 회복되는 것입니다. 통일이 평화입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주변국 입장에서는 과연 한반도의 통일이 평화일까요? 5000만의 인구를 가진 남한이 정치적·경제적으로 성장했는데 통일이 되면 과연 얼마나 더 성장할 것인가란 우려 때문에, 한반도에 전쟁만 하지 않는 2개 체제가 존재하는 상황의 현상유지가 그들에게는 오히려 평화가 아닐까요? 그들에게는 통일이 평화의 파괴를 의미하지 않을까요? 주변국과 제도적 차원에서 활발히 교류협력해 통합의 수준을 높이는 게 통일을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겁니다. 만약 남북관계가 정말로 좋아져 서로 합의통일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주변국 간에 갈등이 심화되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미국과 중국 간에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통일이 과연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분단 관리 교류협력’과 ‘통일 지향 교류협력’은 다르다
 
  ― 현 정부는 ‘통일’에서 ‘평화’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려고 합니다. 즉 ‘평화가 경제, 경제가 평화’라는 식의 주장을 하던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중요한 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과 협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반도 전역에서 한민족이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의 가치를 누리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분단을 고착(固着)하는 평화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북한 체제가 어떠하든, 북한 주민이 어떠한 고통을 겪든 간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협력한다는 것은 평화가 아닙니다. 전쟁이나 군사적 긴장이 없는 소극적 평화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실현을 위해 장애가 되는 모든 심리적·물리적·구조적 요소를 제거해나가는 적극적 평화가 우리의 평화 개념이어야 합니다. 소극적 의미에서의 평화를 염두에 둔 ‘평화가 경제’라는 구호는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와 분단 고착화에 기여할 뿐입니다. 분단 관리를 위한 남북 교류협력은 통일을 지향하는 교류협력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 원장님은 남북 교류협력의 필요성을 초지일관 주장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헌법에 기초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기초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무력통일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고, 북한 체제를 의도적으로 붕괴시키려는 노력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 체제를 더욱 선진 민주국가로 만들어가면서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들에게 우리 사회를 전달하고, 그들이 스스로 눈과 귀를 열어 자신의 체제를 평가하고 바깥 세계를 느끼면서 변화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통일을 준비할 수는 있지만 통일 자체는 북한 주민들이 움직여야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 교류협력이 필수적입니다. 통일을 준비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교류협력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개되어야 합니다.”
 
  ― 북핵 문제도 심각하고, 무엇보다 대남(對南) 무력도발에 따른 북측의 사과가 없는 상태의 교류협력은 ‘퍼주기’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교류협력이 필요합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부적 필요조건이 대북 국제제재입니다. 핵(核) 초강대국이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중심국인 미국·중국·러시아가 한목소리로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고 국제제재를 지속하는 상황을 우리는 지지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 김씨 일가에 있어 핵무기는 생존 기반이기 때문에 외부적 압력만으로 핵무기를 폐기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의 내부적 충분조건이 북한 주민에게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 주민이 진실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천안함·연평도, 박왕자씨 피살사건 모두 북측에 책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미 정리된 상태입니다.”
 
  ― 북한 노동당 정권이 존속하는 한, 우리가 직접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교류협력은 사실상 불가능한 거 아닙니까.
 
  “노동당 간부들과 평양 시민 일부를 합친 400만명이 김정은에게 있어 전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들의 기득권만 유지해주면 체제 유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금 그게 안 되죠. 그 400만명과 일반 북한 주민은 분리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김정은 입장에선 인민 전체를 먹여 살릴 방법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하자는 대로 끌려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우리가 활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통일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 통일을 할 수 없다고 하면서 통일을 내세우는 건 일견 모순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 남한의 발전상에 대해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줄 수는 있습니다. 그걸 보고도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원하지 않으면 통일은 사실상 어려운 셈이죠.”
 
 
  김연철 장관의 과거 발언, 족쇄가 될 수 있어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진=조선DB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교류협력에 대한 국내외 지지가 가능하다고 봅니까.
 
  “당연히 과거와 같은 교류협력의 방식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대규모의 현금 이전은 반드시 배제되어야 합니다. 현금 지불을 할 수 없는 이유가 북한의 핵무기 때문임을, 북한에 귀책사유가 있음을 주지시키고 현물 지원이나 국제제재가 허용하는 내용과 방법으로 교류협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 현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노력하고 있습니다. 천안함 폭침과 박왕자씨 피살에 대한 사과와 재발(再發)방지 약속이 없는 가운데 말입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좀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최근 남북합의에 의해 DMZ 일부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만, 그것은 남북 간 정치적 상황에 따라 하루아침에 변동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실체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우발적’이라고 표현한 김연철 장관을 어떻게 보십니까.
 
  “그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주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천안함・연평도 도발, 박왕자씨 피살사건과 관련한 김 장관의 각종 발언으로 인해 오히려 북한에 역공(逆攻)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인사청문회에서 김 장관이 과거의 발언을 번복했지만, 북한이 ‘천안함에 대해 당신의 진의가 무엇이냐’고 묻거나, ‘개성공단 폐쇄가 자해라고 했는데 왜 재개하지 않느냐’고 따진다면 뭐라고 답하겠습니까?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뜻에서 김 장관을 기용했다고 보지만, 오히려 김 장관의 과거 발언이 그의 족쇄가 될 수 있습니다.”
 
  ― 문 대통령이 김연철 장관을 임명한 궁극적인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죠. 조만간 김 장관을 대북 특사로 보내고, 김정은 답방 성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입니다.”⊙
조회 : 1896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201906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