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미니 인터뷰

13년간의 중국 경험을 블로그에 기록한 서원규 군

사춘기 소년의 눈으로 어른들이 모르는 중국을 보다!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중국, 애국심이 뜨거운 나라 … 가짜 인형·초콜릿, 자전거 도둑의 나라
⊙ 중국 친구 대부분이 외동 … 중국 1가구 1자녀 영향
⊙ 명문학교 입학 열기는 “두려움 느낄 만큼의 상상 이상”
  어른들이 모르는 중국은 어떤 나라일까. 서원규(徐源揆) 군은 6살 때부터 19살이 된 지금까지 중국에서 살았다. 그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를 중국에서 마쳤다. 중국으로 건너간 수많은 조기유학생 중 한 명이지만 수직이륙하듯 압축성장한 중국의 변화를 예민한 사춘기 성장통으로 지켜보았다. 서 군은 13년간의 경험을 ‘워 짜이 베이징(我在北京)’이란 문패의 블로그에 기록해 왔다.
 
  — 어떻게 중국에 가게 됐나요.
 
  “2004년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인 엄마가 중국 칭화대학에 홀로 유학 중이었어요. 엄마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을까 염려해 당신을 중국 남쪽지방에서 온 사람이라 둘러댔어요. 중국에선 워낙 지방마다 사투리가 심하거든요. 중국의 표준말인 푸퉁화(普通活)가 아니면 서로 통하지 않으니까요.”
 
  — 중국에 대한 첫인상은?
 
  “가짜 인형과 가짜 초콜릿 충격으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어요. 중국은 아주 큰 나라이고 인구도 우리나라의 26배라는데 왜 그토록 가짜가 많은지 궁금했어요. 톈안먼(天安門) 광장도 제가 보기엔 그냥 넓고 삭막한 시멘트 광장일 뿐이었죠. 그런데 왜 사람들이 중국에 가면 톈안먼 광장에 가고 싶어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게 솔직한 첫인상이었죠.”
 
  — 중국은 전체주의 국가인데 학교에서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나요.
 
  “새삼 느끼지만 중국인은 애국심이 아주 깊어요. 학교 조회시간에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도 ‘나라를 사랑하자! 우리는 나라의 인재’라는 내용이었어요. 전체조회 때마다 중국 국가를 불렀는데 우리 애국가를 마음속으로 불렀어요. 모국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두렵기도 했죠. 우리말을 잊을까봐 ….”
 
  그는 13년간 중국의 베이징, 베이징에서도 한인촌이 있는 왕징(望京)에서 살았다. 그래도 “버스카드를 찍으면 안내음성이 나오고, 노래방이 곳곳에 널려 있으며, 휴대폰 번호가 010으로 시작되는 평범한 한국이 그리웠다”고 한다.
 
  “(중국은) 외국 주요 SNS와 포털을 차단시키고 국가와 정부에 부정적인 요소는 바로 배제시켜요. 그럼 긍정적인 뉴스만 전해 듣는 중국 인민은 행복할까? 이 문제에 고민하면서 자연스레 방송, 언론 쪽에 관심을 가지며 언론인의 꿈을 갖게 됐어요.”
 
 
  중국에 ‘강아지 엘리베이터’가 있는 이유
 
베이징 생활을 13년간 기록한 서원규 군의 개인 블로그.
  그는 베이징 한국국제학교(초등과정), 중국 학교들 중 드물게 졸업장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팡차오디 국제학교, 80중(중국 교명엔 숫자가 많다.), 중국에서도 ‘공부의 신’이 모인다는 인대부중(중국런민대학 부속중학교), 베이징 한국국제학교(고등과정) 등을 다녔다.
 
  — 잊을 수 없는 경험 한 가지를 꼽자면?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엘리베이터 누나가 있었어요. 버튼을 누르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데 왜 있을까 생각했었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해 갑자기 자취를 감췄어요. ‘강아지 전용 엘리베이터’도 신기한 기억 중 하나입니다. 그 엘리베이터가 신기해 매일같이 주의 깊게 관찰했죠. 나중에 중국인 누구나 개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됐지만, 다른 게 있었어요.”
 
  — 그게 뭔가요.
 
  “중국이 1가구 1자녀 정책을 시행하는 나라잖아요. 한 집에 한 명밖에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정서적 문제 때문에 반려동물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중국 학교에 다니면서 만난 중국인 친구 모두가 외동이었어요.”
 
  이른바 샤오황디(小皇帝·외동아이)를 많이 만났다는 것이다. 비슷한 말로 헤이하이즈(黑孫子·1가구 1자녀 정책을 어겨 호적에 신고하지 않은 아이)도 중국에 많다. 그러나 지금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은 지난 2015년 10월 소수민족뿐 아니라 모든 부부에게 2자녀 출산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폐지됐다.
 
  — 자전거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다고 들었어요.
 
  “산 지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새 자전거였죠. 몇 달 전엔 엄마의 자전거도 사라졌어요. 제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는 경비원 격인 바오안(保安)이 24시간 지키고 관리하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엄마는 이렇게 말했어요. ‘베이징에선 자전거 두 대는 잃어버려야 진짜 중국인이 된다’고.”
 
  그날 자전거를 잃어 속상한 서 군을 아빠가 위로하며 영화 한 편을 소개했다. 〈17세의 단차(單車)〉라는 중국 영화인데 한국에선 〈북경 자전거〉라는 제목으로 개봉됐다. 이 영화는 자전거를 잃어버린 열일곱 살 ‘꾸이(貴)’가 자전거를 찾기 위해 베이징 뒷골목을 뒤지다 ‘지엔(堅)’이란 소년이 꾸이의 자전거를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데 지엔도 꾸이처럼 자전거가 자신의 유일한 행복이다. 자전거를 둘러싼 뺏고 뺏기는 두 사람의 숨가쁜 추격전 속에 묘한 우정이 싹튼다는 내용이다.
 
 
  베이징에서 진짜 중국인이 되는 법
 
베이징은 자전거 도시다. 자전거를 잃어버린 소년의 우정을 담은 영화 〈17세의 단차〉. 한국에서는 〈북경 자전거〉로 개봉됐다.
  “두 소년은 자전거를 놓고 서로 자기 것이라고 싸우다가 나중에는 자전거를 나눠 타는 방식을 택해요. 요즘 베이징에는 한국처럼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개시해서 20개 도시에서 80만명 이상이 자전거를 공유하고 있어요. 어쨌든 이제 베이징에선 자전거를 잃어버릴 일이 없어요.”
 
  서 군은 지옥 같은 입시도 경험했다. 태자당(太子黨)의 산실이자 베이징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북4중 입시에 낙방하면서 입시 좌절을 처음 맛봤다. 그는 ‘중점학교’인 80중을 거쳐 북4중에 버금가는 명문인 인대부중에 편입했다. ‘공부의 신’이라는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또다른 중국을 경험했다. 그는 “인대부중 출신이 중국의 대학수학 능력시험인 까오카오(高考) 최고성적을 휩쓴다”고 했다.
 
  “중국 학생들은 인대부중에 진학하려 유치원 때부터 과외를 시작한다고 해요. 실제로 학교에 들어가서 느껴 보니 ‘공신’이 모인 학교라는 말이 농담이 아니었어요. 아니, 두려움을 느낄 만큼의 상상 이상이었어요.”
 
  원규 군에 따르면 인대부중 학생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한 부류는 ‘공신’이라 불리는 최고의 영재, 다른 부류는 돈 많은 부잣집 자제였다고 한다. 이 학교는 입학시험을 칠 때 부모님의 직업을 물어본다. 그만큼 중국에서는 ‘부모가 자식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기부입학 형식으로 들어온 학생도 더러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역시 중국 학생들과 경쟁하기 위해 밤새워 공부했고 하루 5시간 이상 자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 친구들은 최고 영재답게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공부에 몰두했다고 한다.
 
  — 중국에도 ‘일진’이 있나요.
 
  “‘일진’이라 불리는 학생이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부잣집 아이들의 모임’에 더 가깝다고 할까요? 우리 반에도 ‘일진’에 속하는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친구는 항상 교복 윗도리를 벗고 다니며 운동화는 나이키의 조던 시리즈를 바꿔 가며 신었어요. 휴대폰은 항상 아이폰을 들고 다녔는데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바꿨죠.”
 
  — 중국에서는 시험을 어떻게 쳐요.
 
  “중국 학교에서 중간고사는 오전에 한두 과목을 보고 점심 때는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공부하다가 오후에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4일 정도 쳐요.”
 
 
  중국 조기유학의 명암
 
작년 10월 베이징한국국제학교 가을운동회 모습.
  최근 중국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수는 40만명이 넘는다. 그중 한국인 유학생이 6만2923명으로 가장 많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초·중등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조기유학도 꽤 많다. 그는 “유학 실패의 기로에 서서 한국으로 되돌아가기도 마땅찮고, 그대로 남기에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절망에 빠지는 학생을 수없이 봤다”고 한다.
 
  “나 홀로 조기유학은 저 같은 조기 유학생 입장에서 보기에도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사는 왕징의 아파트 단지에는 고가의 홈스테이부터 저가의 홈스테이까지 다양한 홈스테이가 존재해요. 홈스테이는 한국의 가정집과 비슷한 환경으로 숙식을 제공하고 학생 생활을 지도하기도 하죠.
 
  부모님처럼 학생을 일일이 통제하고 관리하지 못하기에 적응에 실패해 일탈하는 일도 비일비재하여 안타까운 일을 많이 겪기도 했어요.”
 
  중국에서 외국인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학교는 크게 4가지다. 첫 번째는 중국의 ‘현지학교’다. 학교 문턱을 낮춰 외국인 학생을 받는 학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란다.
 
  두 번째는 영어권의 ‘국제학교’다. 중국에는 미국, 유럽, 캐나다, 싱가포르 등 나라의 이름을 내건 국제학교가 많다. 영어권 국가의 대학으로 유학을 생각한다면 국제학교가 당연히 도움이 된다.
 
후진타오 전 주석이 중국의 명문 중학교 인대부중(중국인민대학 부속중학교)을 방문,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 번째는 ‘쌍어학교’다. 현지학교와 국제학교의 중간쯤 되는 학교다.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반, 중국어로 수업하는 중국어반이 있어 학생이 원하는 반을 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네 번째는 한국과 학제, 교과과정이 똑같은 한국국제학교가 있다.
 
  원규 군의 말이다.
 
  “학교를 택할 때 ‘나는 중국에서 얼마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나는 대학을 어디에서 진학할 것인가’를 확실히 정해야 해요. 중학생의 경우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국제학교에 다니는 것이 영어실력에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러나 고등학생은 영어권 유학을 계획한다면 영어권 국제학교로 진학하는 게 좋아요. 그러나 국내 대학으로 돌아가려면 한국국제학교가 좋고요. 한국의 대입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되니까요.”
 
  원규 군은 13년 간의 중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국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다.
 
  “중국에서 보낸 13년의 시간 동안 무엇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돌이켜 보면 제가 겪었던 사춘기 아픔과 그리움이 향수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황, 좌절, 그리고 포기하지 않으려고 혼자 고민했던 시간들 …. 그 시간들이 저를 성장시킨 값진 시간이었어요.”⊙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201710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정기구독

MAGAZINE 인기기사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