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안전 위해 과적차량 단속, 졸음쉼터 설치
⊙ 청계천 복원 당시 상인들과 타협 경험 살려 휴게소 노점상 문제 대화로 해결
⊙ “전기차들 생각하면 도로에 지속적 투자해야”
장석효
⊙ 65세. 서울대 농공학과 졸업,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기술고시 합격.
⊙ 서울시 도로국장·종합건설본부장·건설안전관리본부장·지하철건설본부장·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
행정2부시장, 대통령직인수위 한반도대운하TF팀장 역임.
⊙ 상훈: 녹조·황조근정훈장.
⊙ 청계천 복원 당시 상인들과 타협 경험 살려 휴게소 노점상 문제 대화로 해결
⊙ “전기차들 생각하면 도로에 지속적 투자해야”
장석효
⊙ 65세. 서울대 농공학과 졸업,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기술고시 합격.
⊙ 서울시 도로국장·종합건설본부장·건설안전관리본부장·지하철건설본부장·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
행정2부시장, 대통령직인수위 한반도대운하TF팀장 역임.
⊙ 상훈: 녹조·황조근정훈장.
2002년 그는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만나게 됐다. 이명박 시장은 복개한 청계천을 원 상태로 되돌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그는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맡아 이명박 시장의 공약을 현실로 만들었다. 2005년 10월 복원한 청계천은 서울의 명물(名物)이 됐다. 청계천은 삭막한 콘크리트 숲 속의 오아시스였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이면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청계천변을 걸었고,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물고기와 왜가리도 나타났다. 그는 서울시 기술직 공무원의 최고봉인 행정2부시장이 됐다.
‘청계천 신화(神話)’를 남긴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번에는 ‘한반도대운하(大運河)’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선거에 나섰다. 2007년 12월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정치적 쟁점이 된 한반도대운하는 온갖 이유로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4대강정비 사업’으로 축소됐다. 이명박 대통령을 도와 한반도대운하 사업도 맡게 될 것으로 주목되던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언론의 관심 밖으로 조용히 사라졌다. 그리고 2011년 6월 공기업 사장에 임명됐다. 장석효(張錫孝·65세) 한국도로공사 사장 얘기다.
“과적이 도로 파괴의 주범”
지난 6월 7일 취임 1년을 맞은 장석효 사장을 만났다. 작고 마른 체구의 장 사장은 활력이 넘쳐 보였다.
―서울시에서 평생 기술직으로 보냈으니, 도로공사 일이 그렇게 생소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렇죠. 과장 시절까지는 주로 도시계획 등 계획분야에서 일했지만, 도로국장 이후에는 현장업무를 많이 맡았는데, 주로 교통 쪽이었습니다. 외곽순환도로, 지하철 등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 경험이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는가요.
“사장에 취임한 후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안전입니다. 성수대교 붕괴 사건 이후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성수대교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은 과적(過積)차량이었습니다. 과적차량은 적재물 낙하사고의 주요 원인이며, 무게중심이 높아지면서 차량 전복사고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40t 중량의 화물차량 한 대는 자동차 5만3000대의 중량과 맞먹습니다. 과적차량으로 인해 파손되는 도로포장에 280억원, 교량유지에 44억원이 추가로 소요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과적차량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장 이하 관련 간부들이 감옥에 간다는 생각으로 과적차량 단속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는 과적차량을 근절하기 위해 모든 고속도로 요금소 입구에서 고정식 축중기(軸重機)를 설치해 단속하고 있다. 또 가변축(可變軸) 조작 등 부정한 방법으로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을 단속하기 위한 고속 무인축중기를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설치하여 시범운영 중이며, 이를 전 구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패스차로로 진입해 도주하는 과적차량의 근절을 위해 특별이동단속반도 운영하고 있다.
졸음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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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공은 벤치와 간단한 운동기구가 비치된 졸음쉼터를 만들어 졸음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
―졸음쉼터는 어떻게 만들게 된 것입니까.
“제 자신이 운전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 것이죠.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슬슬 졸음이 오고 ‘어디 눈 좀 붙이고 갈 곳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더군요.
외국의 경우는 보통 15km마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km나 30km, 심지어 50km에 하나씩 휴게소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갓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쉬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62%가 졸음운전으로 인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장 취임 후 ‘운전자들이 잠시 눈 좀 붙이고 쉴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는 과거 설치했다가 이용하지 않게 된 고속도로변 정류소 공간 등을 활용해 주차장, 벤치 등 간단한 휴식시설로 이루어진 졸음쉼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졸음쉼터는 정규 휴게소에 비해 시설투자비가 적게 들고 설치에 소요되는 기간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휴게소 간의 거리가 먼 구간에 우선적으로 51개를 설치했으며, 앞으로 202개로 확대·설치할 계획이다. 도공은 2010년 119명이었던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작년에 79명으로 줄어든 데는 졸음쉼터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휴게소 불법노점상 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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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공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30년간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을 무단 점유하고 영업을 해오던 노점상(왼쪽)들을 철거하고, 하이숍(오른쪽)으로 탈바꿈시켰다. |
―노점상들을 설득해 대타협을 이끌어 낸 것을 보면 청계천 복원 공사 당시, 청계천변 공구상들을 설득해 이전했던 것을 연상케 합니다.
“청계천 공사 당시 주변 상인 2만1000여 명이 완강하게 공사를 거부했었습니다. 기록상으로만 4000회 이상 그들을 만나 설득, 결국 그들의 동의를 얻어냈죠. 그때의 경험이 마지막 순간에 휴게소 노점상들과의 타협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장 사장은 “휴게소 노점상을 하다가 이제 하이숍 점주(店主)가 된 분이 ‘전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아버지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했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아버지는 사장이라고 얘기한다. 덕분에 자식들에게 떳떳한 부모가 됐다’며 고마워하는 편지를 보내왔을 때, 정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노점상이 사라진 것 말고도 고속도로 휴게소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 인근 덕평휴게소의 경우는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친환경적 시설로 명소가 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많이 달라지고 있더군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는데, 고속도로가 옛날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고속도로 휴게소가 언제까지 용변이나 해결하고 간단하게 요기나 때우거나 조악한 기념품을 파는 공간이어야 합니까? 이제 고속도로 휴게소는 생활, 문화, 업무, 쇼핑, 여가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복합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수도권 인근 휴게소의 경우, 잘만 개발하면 고급 브랜드 매장, 호텔이나 업무시설 등도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자연경관, 지역 특산품이나 명물, 역사와 문화 등을 활용한 테마휴게소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청계천과 대운하
얘기가 나온 김에 청계천으로 잠시 화제를 돌렸다. 청계천은 아직도 서울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비판론자들은 그 원형을 제대로 복원하지 못한 ‘거대한 콘크리트 수조(水槽)’에 불과하다고 혹평한다. 박원순(朴元淳) 서울시장도 지난 2월 28일, “청계천 복원 자체는 탁월한 결정이었다”면서도 생태계(生態系) 복원에 초점을 맞춰 청계천 일부 구간을 재공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청계천에 대해 인공적이다,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 사장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 물론 청계천을 원래의 모습 그대로 복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려면 청계천변의 도로와 상가들도 모두 없애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인프라사업은 인공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지금의 청계천은 현실적으로 제한된 범위 안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복원한 것입니다.
공사 부서의 장(長)으로 10여 년을 일하면서 저는 어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진행되는 내내 머릿속에 조감도(鳥瞰圖)를 그리며 살았습니다. 공사가 끝날 무렵 머릿속 조감도대로 되면 100%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청계천공사가 끝났을 때, 저는 200% 만족했습니다. 인공의 힘에 자연의 힘이 플러스되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청계천으로 이어지자 장석효 사장은 신이 나는 것 같았다. ‘이제 한반도대운하 얘기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장 사장이 먼저 그 얘기를 꺼냈다.
“서울 도심의 조그만 개천, 그것도 100% 완전한 복원도 아닌 청계천 복원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데, 4대강을 제대로 되살리면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운하는 4대강을 정비하면서 거기에 친환경적인 주운(舟運)기능을 덧붙이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24%가 수송(輸送)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수송수단의 94%가 자동차입니다. 대운하를 통해 자동차 수송수요를 2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운하를 통해 기후변화 시대에 저(低)탄소 녹색성장에도 일조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말하는 장 사장의 말투에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졌다.
“도로연장은 OECD 최하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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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효 도로공사 사장이 인제터널 공사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
“그렇죠. 아이러니죠. 하지만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공은 폐도(廢道), 휴게소 건물 및 주차장 등 태양광(太陽光) 발전에 적합한 공간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보자는 것이지요. 작년 10월 한국남동발전과 50만m²의 폐도에 25MW 규모의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도로공사법을 개정, 올 4월 사업법인도 설립했습니다. 고속도로변 방음벽(防音壁)에도 패널을 붙여 태양광발전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했습니다. 또 태양광발전 부지 등을 태양광발전 사업자에게 임대해 주는 사업도 시범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도로·자동차 위주의 인프라 투자에서 탈피, 철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요.
“그간 도로 부문에서 과잉·중복투자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최근 정부가 녹색교통정책을 추진하면서 고속도로 등 도로부문의 투자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도로연장은 2.1km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차량 1000대당 도로연장도 5.9km로 29위에 불과합니다.
현재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한 혼잡구간 증가로 2008년의 경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6조900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요구도 많습니다. 자동차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고 하지만, 앞으로 전기자동차가 보급되면 그런 문제는 없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도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레미콘 분리 입찰제 실시
―근래 상생발전, 동반성장이 사회적 화두(話頭)가 되고 있습니다. 각종 공사를 많이 시행하는 도공도 이 분야에서 기여할 바가 많을 것 같습니다.
“하도급률을 67% 이상 보장하고 기성금 지급 소요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한편, 하도급업체와 시공 참여자의 대금수령 여부를 상시 확인해서 부도, 임금 미불·체불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소요되는 레미콘을 건설공사와 분리 발주하여 중소 레미콘업체가 직접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12년 3월 발주한 상주~영덕 건설공사에서는 레미콘 분리입찰 덕분에 중소기업자인 공급업체들이 332억원을 더 지원받는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또 우리 공사가 제품이 개발되면 구입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중소기업들이 친환경 제설제, 톨게이트 통합 영상시스템, 적외선·주파수 통합 하이패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소기업의 판촉장으로 활용, 화성(목포)휴게소 등 6곳에서 100여개 중소기업의 1000여개 우수제품을 전시·판매하고 있습니다.”
―공기업의 부채(負債)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도공의 부채는 어느 정도입니까.
“약 24조6000억원으로, 공기업 중 LH공사, 한전에 이어 세 번째 규모입니다. 현 추세로 나가면 2020년 54조1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그렇게 빚을 많이 지게 된 겁니까.
“2005년부터 경기활성화 정책에 6조원을 지원했고, 장애인 할인 등 공익목적의 통행료 감면액이 급증(연간 2000억원)하면서 부채가 많이 늘었습니다. 인력감축과 자회사매각, 원가절감 등의 자구노력과 정책지원을 통한 통행요금 현실화, 고속도로 건설투자 규모의 조정 등 정책공조를 통해 부채를 줄여 나가면, 2020년 부채 전망치를 30조원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 사장은 “통행료 수입 등 기존의 수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발주청 대행사업관리(PMC) 및 공사관리(CM),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 및 운영 같은 도로운영 시스템의 해외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에게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달라”고 했다. 대답은 다시 ‘안전’이었다.
“성수대교 붕괴사건 이후 18년이 지나면서 안전에 대한 불감증(不感症)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와 국민 모두 다시 한번 안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