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주역 鄭鍾煥 국토해양부장관

“4대강 정비가 운하사업이라는 주장은 정치적 선동”

  • : 김용삼  dragon0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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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은 유엔에서도 주목하는 프로젝트. 강을 방치하면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 “양쯔강은 강이 아니라 각종 화물선과 여객선이 무수히 다니는 고속도로”
⊙ “4대강 사업은 20년 전 한강정비사업을 몇십 배 업그레이드한 것”

鄭鍾煥
⊙ 1948년 충남 청양 출생.
⊙ 청양농고, 고려대 정외과 졸업. 美 워싱턴대 대학원(경제학 석사), 순천향대 명예경영학 박사.
⊙ 교통부 도시교통국장·항공국장·관광국장, 건설교통부 국토계획국장·기획관리실장·수송정책실장,
    철도청장, 충남발전연구원장,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이사장,
    한국철도시설공단 초대 이사장 역임.
⊙ 상훈: 홍조근정훈장(1992), 황조근정훈장(2003) 등.

취재지원 : 박희석 月刊朝鮮 인턴기자
지난해 말 예산국회에서부터 제기된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논리가 불교계로 번졌다. 3월 4일 불교환경연대와 에코붓다가 마련한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은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 중인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제기된 발언을 보면 “신중을 기해야 할 대규모 국책사업이 국민 다수의 여론과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졸속 추진”(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 “자연 하천을 거대한 콘크리트 어항으로 만들어버릴 것”(서재영 조계종 불학연구소 연구원)이라는 등 정부의 주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의견들이 난무했다.
 
  과연 4대강 사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사업의 핵심인물인 정종환(鄭鍾煥) 국토해양부 장관을 만났다. 정 장관은 “4대강 살리기가 대운하 후에 나온 사업이라서 그것과 연결짓는 의견들이 있는 것 같은데,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은 작년 10월 첫 삽을 뜬 이래 작년 말까지 43개 공사를 착수했다. 잔여 하천공사 50건도 속속 시작한다. 주요사업은 2011년 완공하고 나머지 댐 건설, 저수지 정비, 수질개선 사업은 2012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한다.
 
  4대강 사업의 기본철학에 대해 질문하자 정 장관은 “이명박(李明博) 정부가 녹색성장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내놓은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라면서 “그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논의를 출발시켜야 명확한 답이 나온다”고 했다.
 
  “우리나라 4대강의 현실을 볼 때 현재 상태로는 자연재해를 예방할 수 없습니다. 지난 정부 때를 돌이켜 봅시다. 태풍이나 호우 등 재해가 닥칠 때마다 온 나라가 강의 범람을 걱정하느라 밤잠을 설치고, 수십조 원짜리 대책을 내놓습니다. 노무현(盧武鉉) 정부 때 87조원을 들여 전국의 하천을 일제 정비하는 계획을 만들었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국가의 기본 중의 하나인 치수(治水), 수질개선, 수량확보 등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것의 집대성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표출된 겁니다.”
 
  정 장관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대한민국이 ‘물관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조 예산 중 순수 江 정비에 15조 투입
 
   ―사회 일각에서는 4대강보다 지방하천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그건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의 논리는 국지적으로 비가 오면 지방하천이 무너지기 때문에 먼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국지적으로 800~900mm 폭우가 쏟아지면 아무리 하천 정비를 잘해도 모든 대책이 무용지물입니다.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메인 트렁크 역할을 하는 주요 강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서 물이 쉽게 빠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4대강 사업의 핵심이에요.”
 
  정 정관의 설명에 의하면 4대강 사업에 투입될 총 예산은 22조4000억원. 이 중 강 정비사업에는 15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나머지는 환경부가 주관하는 수질개선사업에 약 3조5000억원,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하는 저수지 증보사업(저수지 둑을 높여 수량을 확보하는 사업)에 3조5000억원 정도가 투자될 예정.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재해와 관련해서는 후진국의 전형에 가까웠다. 늘 재해를 당해 쑥대밭이 된 처참한 현장에 카메라 들이대고, 울부짖는 피해자의 모습을 보도한다. 정부는 피해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긴급복구 예산을 편성해 복구작업을 벌이느라 난리법석을 피운다.
 
  납세자 입장에서 볼 때 재해를 당한 다음 복구예산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미리 예산을 투입해 재해가 닥쳐도 아예 피해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에 대한 정 장관의 답변.
 
  “선진국은 8할을 예방에 2할을 복구에 씁니다. 그런데 우리는 2대8로 거꾸로 된 정책에 매달리고 있어요. 예방하는 데 돈을 쓰지 않고, 부서진 걸 복구하는 데 8을 쓰는 것입니다. 재해가 닥칠 때마다 언론에서는 ‘선진국형 재난 예방 시스템으로 가자’고 지적해 왔는데, 우리 정부가 그동안 후진적 관행을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는 재정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재해대책을 우선순위에 따라 전략적으로 실행해 보자는 차원에서 4대강 정비사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즉 몇 년 치 하천보수 관련 비용과 재해대책비를 선투입하여 재난 자체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전략이죠.”
 
  정 장관은 “그동안 우리의 인식 속에는 ‘강은 홍수 나면 넘치는 것’이라는 식으로 공포의 대상이었는데, 이제는 강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도시개발을 할 때 ‘물’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심지어 두바이의 경우 사막에 인공운하를 파서 도시를 개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처럼 강을 방치하면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어요.”
 
지난 2008년 12월 29일 경상북도 안동시 운흥동 영호대교 근처 낙동강 둔치에서 ‘낙동강 물길 살리기’안동지구 착공식이 열렸다.
 
  영산강물은 농업용수로도 못 써
 
  ―4대강을 끼고 있는 도지사들은 “우리나라 4대강은 농업용수로도 못 쓸 지경이다. 제발 강을 살려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우리나라 4대강의 현실이 정말 그 정도입니까.
 
  “낙동강을 예로 들면 하천에 토사가 자꾸 쌓여 하천 바닥이 이웃한 농경지보다 더 높은 곳이 많습니다.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열심히 둑을 쌓았는데, 둑의 아랫부분이 썩어 언제 둑이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낙동강 하류의 경우 하천 바닥에 토사가 30m까지 쌓여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강에 토사가 쌓여 홍수를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고, 산업화 과정에서 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강이 썩었습니다. 영산강의 물은 농사용으로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4대강을 살리지 못하면 나라가 죽을 판입니다.”
 
  ―4대강 살리기의 표본이 한강종합개발사업인데요.
 
  “30년 전의 한강은 수량이 모자라 바지 걷고 건너갈 수 있을 정도였고, 온갖 오수들이 다 유입돼 악취가 진동하는 죽은 강이었습니다. 우리가 올림픽을 유치해 놓고 한강을 이 상태로 놔두어서는 안되겠다고 해서 한강정비사업을 했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였어요. 수질개선을 위해 한강으로 흘러드는 오·폐수들을 전부 분리해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정수를 하여 본류로 흘러들게 했습니다. 다음으로 모래를 긁어내 물길의 흐름을 바로잡았고, 세 번째로 잠실대교와 행주대교 아래에 보를 만들어 수량을 확보했어요.”
 
  ―한강개발 전과 후를 비교하신다면.
 
  “물고기는 1987년에 42종이었던 것이 2007년에는 71종으로 늘었고, 조류도 1990년 21종에서 2007년 98종으로 크게 증가했어요.”
 
  정 장관은 “한강 주변에 사시는 분들 한강 때문에 행복지수가 크게 높아졌다”면서 “4대강 사업은 20년 전 시행한 한강정비사업을 몇십 배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험담을 하시는 분들은 이 사업이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잘못된 주장을 하고 계신데, 이 사업은 거대한 4대강을 자정능력을 갖는 하천으로 복원하고, 주변에 생태친화형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등 국토를 푸르게 만들고 저수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하여 물 부족 현상을 타개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이번에는 4대강과 대운하 사업의 차이점을 물어보았다.
 
  “4대강을 운하로 이용하려면 수심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갑문이 있어야 하고, 강폭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합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은 강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강폭은 있는 그대로 놔두고 쌓인 토사를 퍼내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경인운하 완성되면 한강 주변 천지개벽될 것”
 
지난 2008년 12월 29일 전라남도 나주시 삼영동 영산대교 인근 하천부지에서 영산강 생태하천 조성공사 착공식이 열렸다.

  ―지난 3월 초 불교계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박병상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은 “정부는 4대강 사업이 운하가 아니라고 하지만, 낙동강 보에 갑문만 설치하면 운하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건 말도 안되는 엉터리 주장입니다. 보를 열면 물이 빠지는데 어떻게 배가 다닙니까. 4대강 살리기에는 화물선 운행을 위한 갑문, 터미널 등의 시설이 전혀 없고, 선박 통행을 위한 교량 정비계획도 없어요. 이렇게 명확한 현실을 운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선동입니다.”
 
  ―4대강 사업 관련 자료에 친환경적이고 자정능력이 있는 사업이라는 얘기는 알겠는데, IT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다는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먼저, 하천 수량과 물 이용량을 파악하여 실시간으로 하천유량을 관리하는 물확보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 기후변화에 대비한 홍수예보 시스템을 16개 보와 96개 농업용 저수지 등과 연계해 시민들에게 즉시 재해정보를 알려 대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한강개발사업을 하면서 보를 만들어 보니까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처음에 보를 만들 때는 고정보였는데, 일부 가동보로 만들어 부분적으로 개폐할 수 있게 했어요. 이번에 4대강에 설치되는 것은 완전 가동보로서 언제든지 컴퓨터 작업에 의해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보의 아래에 침전물이 쌓이면 단계별로 보의 문을 열어 찌꺼기를 빼내는 살아 있는 보를 건설하게 됩니다.”
 
  ―경인운하 이름이 ‘경인아라뱃길’로 정해졌습니다. 이 뱃길이 완성되면 한강에서 강화도, 영종도, 중국으로 배를 타고 갈 수 있게 됩니다. 해상운송, 관광 등에서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제가 과거에 중국 충칭(重慶)으로 출장을 갔을 때 양쯔강을 본 적이 있는데, 양쯔강은 강이 아니라 각종 화물선과 여객선이 무수히 다니는 고속도로더군요. 충칭에서 페리를 타고 오면서 ‘우리가 강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 있구나. 중국이 강을 이렇게 활용을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경인아라뱃길은 김포나 부천 쪽의 빗물을 서해로 빼내기 위한 방수로사업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이 방수로를 여름철 홍수기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깝고, 또 4km만 연결하면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역할도 할 수 있었어요. 이왕 방수로 만들어 놓은 걸 물길을 터서 수도권과 서해를 연결하면 완전히 개념이 바뀌는 것 아닙니까. 제가 장관으로 와서 보니까 돈도 많이 들지 않고, 의미가 있는 사업이어서 대통령께 ‘하자’고 보고했더니 ‘좋다’고 하셔서 추진한 겁니다. 내년 10월이면 한강 주변에 천지개벽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동안 수질개선 실적 미흡
 
경인운하로 사용하게 될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

  ―지난 3월 초 불교계 심포지엄에서 보선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이 “4대강 개발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역 주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이 수질개선과 수량 확보입니다. 이걸 성공시키지 못하면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합니다. 그동안 환경부가 중심이 돼서 지자체와 협조하에 생활하수, 오·폐수 등을 정화해서 강으로 내보내는 등 수질개선을 위한 작업을 꽤 많이 했습니다만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4대강 사업에서는 3조5000억원을 투입해서 오수관로를 별도로 만들어 오수를 처리, 방류하는 등 정화시설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정 장관은 “수량 확보를 위해 저수지 96개의 보를 높여 저수량을 확대하고 낙동강에 댐 추가 건설, 안동댐과 임암댐을 연결시켜 용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물이 깨끗해지려면 물을 많이 확보해서 물이 더러워질 때 흘려보내야 수질이 정화됩니다. 이런 물을 ‘하천유지용수’라고 하는데, 그동안에는 이런 개념조차 없었어요. 유엔에서 우리나라의 4대강 사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물 자원의 확보’입니다. 물 자원 확보를 국가 차원에서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골치 아픈 세종시 문제도 국토해양부 소관업무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철도청장으로 대전에서 근무하면서 행정부처를 이전해서는 균형발전이 안된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특허청과 특허법원이 서울에 있다가 대전으로 이전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특허청과 특허법원이 대전에 있으니 특허법률사무소의 80%는 대전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3%만 이전을 했더군요. 정부대전청사도 대전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됐습니까? 세종시의 가장 큰 명제가 지역균형발전인데, 행정부처를 이전한다 해서 절대 지역균형발전이 되지 않습니다. 원안대로 하면 세종시는 토요일, 일요일 이틀은 공무원들이 모두 서울로 돌아가 유령도시가 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를 떠나서 정말 어리석은 일입니다.”
 
  정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적 계산을 했다면 세종시에 손을 안 댔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나보고 나라를 위한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뽑아 줬다. 문제가 있고, 통일될 때를 생각해도 두고두고 골칫거리일 것인데, 이걸 내버려 두는 것이 지도자냐?’고 하시더군요. 행정부처가 세종시로 내려가서 균형발전이 된다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철도와 연안해운 발전시켜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4대강 생태하천 조성 조감도. 한강의 강천보, 금강의 부여보, 낙동강의 달성보, 영산강의 죽산보.

  ―근래 들어 세계적인 석학(碩學)들이 국가경쟁력보다 도시경쟁력을 강조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는 국토균형발전 논리와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데요.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두 번째는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발전전략으로 가야 합니다. 세 번째는 특성 있는 발전전략을 이행하려면 거점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거점도시를 제대로 키워서 대한민국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국가발전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수도권 대 비수도권, 영남 대 호남의 구도로 계속 싸우고 있어요.”
 
  ―그렇다면 정 장관 재임 시절에 수도권 규제를 일부라도 철폐할 생각이 있습니까.
 
  “이미 재작년부터 문제가 되는 것은 많이 풀었습니다. 그런데 불합리하고 숨도 못 쉬게 하는 규제를 푸는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은 수도권만 위하는 정권’이라는 역풍을 심하게 맞았어요. 정치권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립이 심하기 때문에 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기 쉽지 않습니다.”
 
  정 장관은 국토와 해양을 관할하는 부서의 책임자이므로 우리나라 공무원 중 가장 관할범위가 넓다. 최근 화제가 된 남극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운영과 남극기지 건설도 정 장관 소관업무 중의 하나다. 정 장관은 “우리도 남극해양자원 확보를 위해 새로운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라온호가 제1후보지 케이프 벅스와 제2후보지 테라 노바만에 대해 정밀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올 3월 전문가 검토를 거쳐 후보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또 원전(原電) 수주, 해외 신도시 개발 참여 등 눈코 뜰 새가 없다. 인터뷰 다음날에도 해외출장 일정이 잡혀 있었다. 불가리아에서 대한지적공사의 지적(地籍)전산화 시스템 수출을 독려하고, 터키에 가서 원전 수주를 위한 한·터키 포럼 참석, 아제르바이잔으로 이동해 카스피해 연안의 신도시 개발계획에 한국 기업의 참여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 장관은 공무원 입문 초기 농수산부에 3년 근무한 것을 제외하면 건설교통 분야 국토개발과 수송정책에서 청춘을 보낸 전문가다. 그에게 임기 내에 꼭 하고 싶은 사업이 무엇인지를 묻자 “제대로 된 교통정책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통정책은 도로 위주였습니다. 앞으로는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에 적합하도록 철도와 연안해운을 발전시켜서 제대로 된 교통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저의 오랜 꿈입니다.”
 
 
  “李明博 정부 5년은 다른 정부의 10년과 맞먹어”
 
  마지막으로 정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이명박 정부를 이렇게 평했다.
 
  “제가 공무원에 입문한 후 박정희(朴正熙) 대통령부터 여러 대통령을 모셔 왔습니다만 이명박 정부는 여러 가지가 다르다는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첫째는 의사결정이 대단히 신속하다는 점입니다. 중요 현안에 대해 청와대 보고가 필요할 경우 3일 이내로 VIP 보고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청와대 보고도 장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담당 실·국장이 직접 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요. 이견이 없으면 당일 최종 방침이 결정되고, 쟁점이 있을 경우 두세 번 더 보고한 후 결정되는 것이 관례입니다.”
 
  두 번째 특징으로 정 장관은 관계부처간 협조체제가 그 어느 정권보다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보금자리주택을 사례로 들었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다른 정권 같으면 부처 간 이견조정에 1년 반 이상이 걸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는 단 4개월 만에 부처 간 협의가 끝나 사전예약이 가능할 정도가 됐어요. 4대강 사업도 아마 다른 정권 같았으면 5년 내내 부처 간 이견조정을 하며 허송세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1년 만에 착공에 들어가 2년 만에 사업을 끝낼 정도로 행정의 효율과 스피드를 강조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 장관은 “이명박 정부는 임기 5년 동안 다른 정부 10년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4대강 사업은 본질과는 상관없는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4대강 사업이 끝나는 해가 하필이면 총선·대선이 있는 2012년이기 때문이다. 실패한다면 야당에는 더 없는 호재(好材)일 것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어떻게 될까. 청계천 물길 이후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는 것을 목격한 야당 입장에서 볼 때는 악몽과도 같은 시나리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야당으로선 이런 ‘위험한 물건’을 없애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러니 ‘4대강’이 편할 날이 있겠는가.⊙
 
  사진 : 서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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