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 운영해 얻은 수익금 전액 사회에 환원. 10여 년 동안 40여억 원 기부
裵正哲
⊙ 1962년 전남 장성 출생.
⊙ 서울 도봉초등학교(서울 노원구 소재) 졸업.
裵正哲
⊙ 1962년 전남 장성 출생.
⊙ 서울 도봉초등학교(서울 노원구 소재) 졸업.
서울 강남에 있는 일식집 ‘魚島’(어도)는 국내 연예인들 사이에서 소문난 맛집이다. 배우 설경구·송윤아 커플, 이병헌, 김혜수, 이영애, 송혜교와 임권택 감독, 봉준호 감독 등이 이 집의 단골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에는 가수 비도 이 집을 다녀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어도’를 자주 찾는 이유는 “생선회 맛도 일품이지만 주인아저씨가 좋은 일을 많이 해서”라고 한다. ‘어도’는 서울 신사동 안세병원 사거리에서 영동대교 방향으로 가는 대로변에서 100m쯤 들어간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붉은색 주방장 복장의 裵正哲(배정철) 사장이 문앞에서 저녁 손님을 맞고 있었다. 그의 등 뒤로 목판에 각인된 ‘연중무휴’라는 글자가 걸려 있었다.
올해로 17년째 이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배 사장은 기부 중독자다. 그는 매년 크고 작은 단체에 총 2억∼3억원의 기부금을 내고 있다. 이 돈은 ‘어도’의 연간 총 수익이다. 그는 1년 365일 쉬지 않고 일해서 번 돈을 몽땅 사회에 환원하고 있단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가족의 생계 걱정을 덜고자 강남에 자그마한 빌딩을 하나 사 놓았습니다. 노모와 처자식은 거기서 나오는 임대료로 생활이 가능해요. 집 식구 굶겨 가면서 남을 도울 수는 없어서 나름 생계 대책을 마련해 놓은 겁니다.”
그는 엄청난 빚을 안고 ‘어도’를 인수할 때부터 동네 노인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했다고 한다. 식구의 생계 걱정에서 자유로워진 후부터는 “꿈을 이뤘으니 더 이상의 욕심은 재앙을 불러온다”며 일식집에서 버는 수익금 전액을 사회복지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열여섯 살부터 일식집 근무
전남 장성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배 사장은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궁핍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다.
“고향에서 먹고살기 힘들어 초등학교 때 식구 모두 서울로 올라왔어요. 일곱 식구가 도봉동 피란민촌의 쪽방에서 살았죠. 초등학교는 겨우 졸업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는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夜學(야학)이나 다름없는 고등공민학교에 다녔는데, 그것도 몸이 약해 중도에 그만두었어요.”
열여섯 살, 친구들이 교복 입고 학교에 다니던 시절 그는 삼촌의 소개로 동네 일식집에 취직을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연탄 150장을 하루에 두 번씩 갈고, 밤늦게까지 온갖 허드렛일을 하는 자리였다.
“몸도 약한데 매일 연탄가스를 마시니까 비염이 생기고, 건망증이 심해져 선배들에게 많이 맞았어요. 뭘 가르쳐 줘도 잘 잊어먹었거든요. 남들 다 다니는 학교도 못 갔는데, 몸까지 아프니 그때는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 무렵 함께 고등공민학교에 다니던 절친한 친구가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명문 서울고에 진학했다. 그는 누구보다 기뻐하고 축하하면서도 자신의 처지가 서러워 눈물 콧물 범벅이 되도록 울었다. 이런 그를 주방장이 불러 격려 어린 충고를 해주었는데, 그것이 생애 처음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됐다.
“평소에 말이 없던 주방장이 그날은 제법 많은 이야기를 하데요. ‘그 친구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갈 것이다. 너는 열심히 일해서 나중에 큰 사업체를 운영하게 되면 그런 친구를 고용하라’는 내용이었어요. 그 말 한마디가 제게는 큰 위안이자 희망이 되었습니다.”
당시 서울고에 진학한 친구의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배 사장은 친구를 만나 “너는 네 소원대로 교사가 돼라, 나는 열심히 일해서 나이 40에 빌딩을 살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친구의 꿈은 실현 가능한 것이었지만 그의 꿈은 ‘말도 안되는 허황된 소리’였다. 그런데 요원하기만 하던 이 꿈을 그는 40이 되기 전에 이뤘다. 안 먹고, 안 쓰고 쉼 없이 일한 덕분이다.
“목표가 생기니까 힘들어도 일이 즐거워지더군요. 그때부터 한눈팔지 않고 돈을 모았습니다. 당시 월급이 2만5000원이었는데, 매월 2만4000원씩 붓는 적금을 들었어요. 1년 후 만기가 되니 수중에 30만원의 돈이 생겼습니다. 그걸로 뭘 할까 고민하다 우선 비염부터 치료해야겠다 싶어 수술을 받았습니다.”
사는 것이 힘겨워 자살 충동도
1년 동안 힘들게 모은 돈이 몽땅 수술비로 나가 허망했다. 그런데 수술 후 상태가 더욱 악화된 데다 합병증까지 생겼다. ‘죽어라 살면 뭐하나’ 싶은 절망감에 또다시 자살 충동이 고개를 들었다. 그 무렵의 일기장은 온통 ‘죽음’이라는 낱말로 도배됐다. 두 번째 찾아온 위기는 어머니의 기도 덕분에 극복했다.
“이젠 정말 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의정부 단칸방에 홀로 계시던 어머니를 찾아갔습니다. 그날 밤 선잠이 들었는데, 꿈결인 듯 어머니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자식이 아픈데 어미가 돼서 약 사 줄 돈도 없습니다. 나를 데려가도 좋으니 아들만은 살려 주십시오.’ 새벽 3시나 됐을까요. 눈을 떠보니 어머니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날 밤 그는 어머니 몰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저런 분을 홀로 남겨두고 갈 수는 없다. 죽더라도 끼니 걱정 없이 사시도록 100만원 정도의 생활비는 마련해 드리고 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1년 만에 30만원을 모아 본 경험이 있던 터라 3년이면 충분히 100만원을 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날 이후 그는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을 했다. 전보다 일찍 일어나 거리에 나뒹구는 빈 박스들을 고물상에 팔아 한 푼 두 푼 모았고, 식당 창고를 정리할 때마다 사장이 용돈 하라며 준 돈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통장에 넣었다. 월급과 가욋돈을 모으니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100만원이 되었고, 1차 목표를 달성하니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죽을 생각 말고 살아서 어머니를 더 잘 모시자는 의욕도 솟아났다.
“주방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 저는 미래에 제 가게를 오픈할 계획으로 제 나름의 고객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식당에 오는 손님들의 신상명세를 작성해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 되면 정성껏 만든 음식을 직접 배달해 드렸죠. 본인도 잊고 있던 기념일을 챙겨 드리니 모두 당황하면서도 무척 감동스러워 하더군요.”
그렇게 관리한 고객이 5000명이나 됐다. 이 고객들은 훗날 그가 개업했을 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스물한 살이 됐을 때 배 사장의 통장에는 2000만원이 쌓였다. 서울 시내에 괜찮은 전셋집을 구할 수 있는 돈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시간만 되면 맞선을 봤다. 일찍 결혼해 어머니를 편히 모시고 싶어서였는데, 그 이유 때문에 매번 상대에게 거절 당하곤 했다.
서른한 살에 강남의 일식집 사장 돼
결국 서른한 살에 지금의 부인 金善美(김선미)씨를 만나 결혼했다. 김씨만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그의 요구 조건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제가 태어난 게 어머니 연세 마흔여덟 때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맞선을 보고 다닐 무렵 어머니는 이미 칠순이었죠. 게다가 젊은 시절부터 잔병이 많아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꺼내기 무섭게 많은 여자가 고개를 젓더군요. 그런데 아내는 달랐습니다. 오히려 어머니를 모시고 살겠다는 저를 존경 어린 표정으로 바라봤죠. 그래서 배필은 하늘이 정해 주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 건가 봅니다.”
배 사장은 결혼 2년 후인 1993년 지금의 ‘어도’를 인수했다. 당시 ‘어도’는 건물 주인이 월급 주방장을 데리고 경영하고 있었으나 손님이 없어서 고전하고 있는데다 주방장이 그만둬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었다. 스물다섯 살 때부터 업계에서 주방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던 배 사장은 스카우트 제의로 이곳에 왔다가 건물주의 권유로 아예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다. 보증금 1억원은 6개월 영업 후 낸다는 조건이었다.
“일식집으로서는 이미 생명을 다한 곳이어서 불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나름 믿는 구석이 있어서 한번 해보자고 욕심을 냈습니다. 제게는 평생의 자산인 5000명의 고객이 있었으니까요. 오픈 첫 달 이 고객 중 절반가량이 다녀갔죠. 덕분에 한 달 만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대기업 사원이 수년 동안 받을 월급보다 많았죠. 개업 6개월 만에 1억원의 보증금을 모두 갚았습니다.”
그는 고객들을 향한 報恩(보은)의 마음으로 논현동과 신사동 일대 노인정에 있는 어른들을 초청해 3~4일에 한 번꼴로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그 무렵 동네 건달들이 식당에 와서 소란을 피웠다. 식당이 연일 손님으로 문전성시인데 사장이 젊다 못해 어려 보이니까 겁을 주어 용돈을 좀 챙겨보겠다는 심사였다.
그런데 그날 마침 점심을 먹으러 온 노인정 어른들이 이를 목격하고 “젊은 놈들이 할 짓이 없어서 이런 데 와서 행패냐”며 건달들을 호되게 야단쳤다. 그날 이후 건달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이 사실이 구청과 경찰서 등 근처 관공서에 알려지면서 ‘어도’는 특별 관리 대상이 됐다. 돈 안 들이고 든든한 보호망을 구축한 셈이다.
나눔은 어렵고 힘들 때 해야 기쁨이 더 커져
배 사장은 올해로 20년째 근처의 9개 노인정 어른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고 있다. 또 15년째 경기도 하남과 서울 거여동에 있는 5개 요양원에 매주 쌀 한 포와 생선 한 박스를 보내고 있다. 그는 “식당 앞 노점에서 야채를 팔던 아저씨가 남은 채소를 매일 요양원에 갖다 준다는 사실을 알고 좋은 일은 나눠서 하자는 생각으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 사장의 말이다.
“나눔의 기쁨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보다 어렵고 힘들 때 해야 더 크다는 것을 그 아저씨를 통해 깨달았어요. 그 후 저희 집에 손님이 한 분 올 때마다 1000원씩 기부하겠다는 마음으로 돈을 모았더니 1년 만에 3000만원이 되더군요. 이 돈을 어디에 기부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희 식당 단골손님인 김석화 서울의대(소아성형외과) 교수께서 함춘후원회를 소개해 줘 지금껏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함춘후원회는 선천성 얼굴 기형아들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는 단체예요.”
2001년부터 지금까지 그는 서울대 함춘후원회에 7억4900만원을 기부했다. 2007년부터는 매년 2회에 걸쳐 서울 혜화동과 분당의 서울대병원에서 초밥 바자회를 열어 그 수익금을 전액 병원 측에 기부하고 있다. 초밥은 ‘어도’에 근무했거나 과거 배 사장과 동료로 일했던 요리사들이 자원해 바자회 당일 새벽에 일일이 손으로 만든 것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월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1차 바자회가 열렸는데, 한 개에 1만원 하는 1000개의 초밥 도시락이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지난해 말과 올해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2000만원으로, 전액 서울대병원에 기부됐다.
이런 식으로 배 사장이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곳이 10군데에 이르며, 지금까지 총 40여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매월 정기적으로 지원할 기금을 마련하기가 힘들어 가끔씩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나눔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건 기분 좋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배 사장의 기부 중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장성장학회와 전남 순천에 있는 효천고등학교에 20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장성장학회는 가난한 고향 후배들을 위해서, 효천고등학교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근무하는 학교여서 기부하게 됐다고 한다.
연중무휴 근무
현재 ‘어도’에는 총 1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사장이 총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직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배 사장의 말이다.
“어느 날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소변을 보러 온 직원들이 ‘우리한테나 좀 잘하지’라며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사장이 직원들 복지에는 무관심한 채 남만 돕는다면 불만이 없을 수 없겠죠. 그래서 올해부터는 전·현직 직원 자녀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올해 2000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2000만~3000만원의 기금을 투자해 장학기금을 조성할 계획이에요.”
전에도 그랬듯이 배 사장은 요즘도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8시 경에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공휴일은 물론 명절 때도 단 하루 쉬어본 적이 없을뿐더러, 고객을 응대하느라 하루도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의 얼굴은 맑고 투명했다. 그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일을 하니까 기분이 좋고 에너지가 샘솟습니다. 저는 작은 나눔이 남이 아니라 저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하죠.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숙취는 매일 아침 땀을 빼는 것으로 해소하고 있습니다. 주로 달리기 운동을 하죠. 40대까지만 해도 강남 집에서 미사리까지 왕복 마라톤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무릎이 안 좋아 집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해 운동하고 있습니다.”
배 사장은 손님이 오면 직접 테이블에서 회를 떠주고, 갈 때는 주차장까지 나와 배웅을 한다. 한 번은 대리기사로 일하던 50대 직원이 주차를 하다 실수로 단골 고객을 칠 뻔한 적이 있었다. 그 고객은 30대 검사였는데, 대리기사가 사과를 하지 않자 기분 나빠 하면서 그냥 가려고 했다. 그러자 배 사장이 그 고객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은 뒤 백배 사죄를 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 그는 곧 그날 일을 잊어 버렸다. 그리고 대리기사로 일하던 그 직원은 얼마 후 퇴직했다. 15년이 흐른 어느 날 낯익은 한 중년신사가 기사 딸린 외제차를 타고 ‘어도’를 방문했다. 자세히 보니 그때 주차를 하다 고객에게 실수한 대리기사였다. 이 중년신사는 배 사장에게 깍듯이 인사를 한 후 당시에는 몰랐던 자신의 과거사를 들려줬다.
“원래 그분은 휴대폰 부품 제조사업을 했는데, IMF 때 부도가 나는 바람에 잠시 저희 식당에서 대리기사로 일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때 젊은 검사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는 저를 보고 깨달은 바가 많았대요. 자신은 빈털터리가 됐는데도 여전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데, 저는 번듯한 일식당 사장인데도 고객 앞에 한없이 낮은 자세를 취하더라는 거죠. 이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했고, 지금은 재기에 성공해 베트남에 공장까지 지었다며 제게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하더군요.”
아이들에게 물려줄 위대한 유산
‘어도’의 고객은 어느덧 1세대를 거쳐 2, 3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단골고객 중 많은 이가 자식 혹은 손자를 데리고 온 까닭이다. 이들은 2세들에게 “배 사장은 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분이지만 이 일식집을 운영해 많은 돈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너도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곤 한다”고 한다.
배 사장은 2남1녀를 두고 있다. 그는 아이들 학교 입학식이며 졸업식은 물론 가족 나들이에도 거의 동참한 적이 없다.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하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우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아빠가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래”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가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눔의 삶’에 대해 설명하며 배 사장의 미담을 다룬 모 신문의 기사를 프린트해 나눠주었다는 것이었다. 아이는 선생님께 “우리 아빠”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아이들에게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이 무엇인지 새삼 확인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땀 흘려 번 돈으로 더 많은 사람과 행복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어도’를 자주 찾는 이유는 “생선회 맛도 일품이지만 주인아저씨가 좋은 일을 많이 해서”라고 한다. ‘어도’는 서울 신사동 안세병원 사거리에서 영동대교 방향으로 가는 대로변에서 100m쯤 들어간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붉은색 주방장 복장의 裵正哲(배정철) 사장이 문앞에서 저녁 손님을 맞고 있었다. 그의 등 뒤로 목판에 각인된 ‘연중무휴’라는 글자가 걸려 있었다.
올해로 17년째 이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배 사장은 기부 중독자다. 그는 매년 크고 작은 단체에 총 2억∼3억원의 기부금을 내고 있다. 이 돈은 ‘어도’의 연간 총 수익이다. 그는 1년 365일 쉬지 않고 일해서 번 돈을 몽땅 사회에 환원하고 있단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가족의 생계 걱정을 덜고자 강남에 자그마한 빌딩을 하나 사 놓았습니다. 노모와 처자식은 거기서 나오는 임대료로 생활이 가능해요. 집 식구 굶겨 가면서 남을 도울 수는 없어서 나름 생계 대책을 마련해 놓은 겁니다.”
그는 엄청난 빚을 안고 ‘어도’를 인수할 때부터 동네 노인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했다고 한다. 식구의 생계 걱정에서 자유로워진 후부터는 “꿈을 이뤘으니 더 이상의 욕심은 재앙을 불러온다”며 일식집에서 버는 수익금 전액을 사회복지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열여섯 살부터 일식집 근무
전남 장성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배 사장은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궁핍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다. “고향에서 먹고살기 힘들어 초등학교 때 식구 모두 서울로 올라왔어요. 일곱 식구가 도봉동 피란민촌의 쪽방에서 살았죠. 초등학교는 겨우 졸업했지만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는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夜學(야학)이나 다름없는 고등공민학교에 다녔는데, 그것도 몸이 약해 중도에 그만두었어요.”
열여섯 살, 친구들이 교복 입고 학교에 다니던 시절 그는 삼촌의 소개로 동네 일식집에 취직을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연탄 150장을 하루에 두 번씩 갈고, 밤늦게까지 온갖 허드렛일을 하는 자리였다.
“몸도 약한데 매일 연탄가스를 마시니까 비염이 생기고, 건망증이 심해져 선배들에게 많이 맞았어요. 뭘 가르쳐 줘도 잘 잊어먹었거든요. 남들 다 다니는 학교도 못 갔는데, 몸까지 아프니 그때는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 무렵 함께 고등공민학교에 다니던 절친한 친구가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명문 서울고에 진학했다. 그는 누구보다 기뻐하고 축하하면서도 자신의 처지가 서러워 눈물 콧물 범벅이 되도록 울었다. 이런 그를 주방장이 불러 격려 어린 충고를 해주었는데, 그것이 생애 처음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됐다.
“평소에 말이 없던 주방장이 그날은 제법 많은 이야기를 하데요. ‘그 친구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갈 것이다. 너는 열심히 일해서 나중에 큰 사업체를 운영하게 되면 그런 친구를 고용하라’는 내용이었어요. 그 말 한마디가 제게는 큰 위안이자 희망이 되었습니다.”
당시 서울고에 진학한 친구의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배 사장은 친구를 만나 “너는 네 소원대로 교사가 돼라, 나는 열심히 일해서 나이 40에 빌딩을 살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친구의 꿈은 실현 가능한 것이었지만 그의 꿈은 ‘말도 안되는 허황된 소리’였다. 그런데 요원하기만 하던 이 꿈을 그는 40이 되기 전에 이뤘다. 안 먹고, 안 쓰고 쉼 없이 일한 덕분이다.
“목표가 생기니까 힘들어도 일이 즐거워지더군요. 그때부터 한눈팔지 않고 돈을 모았습니다. 당시 월급이 2만5000원이었는데, 매월 2만4000원씩 붓는 적금을 들었어요. 1년 후 만기가 되니 수중에 30만원의 돈이 생겼습니다. 그걸로 뭘 할까 고민하다 우선 비염부터 치료해야겠다 싶어 수술을 받았습니다.”
사는 것이 힘겨워 자살 충동도
1년 동안 힘들게 모은 돈이 몽땅 수술비로 나가 허망했다. 그런데 수술 후 상태가 더욱 악화된 데다 합병증까지 생겼다. ‘죽어라 살면 뭐하나’ 싶은 절망감에 또다시 자살 충동이 고개를 들었다. 그 무렵의 일기장은 온통 ‘죽음’이라는 낱말로 도배됐다. 두 번째 찾아온 위기는 어머니의 기도 덕분에 극복했다.
“이젠 정말 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의정부 단칸방에 홀로 계시던 어머니를 찾아갔습니다. 그날 밤 선잠이 들었는데, 꿈결인 듯 어머니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자식이 아픈데 어미가 돼서 약 사 줄 돈도 없습니다. 나를 데려가도 좋으니 아들만은 살려 주십시오.’ 새벽 3시나 됐을까요. 눈을 떠보니 어머니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날 밤 그는 어머니 몰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저런 분을 홀로 남겨두고 갈 수는 없다. 죽더라도 끼니 걱정 없이 사시도록 100만원 정도의 생활비는 마련해 드리고 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1년 만에 30만원을 모아 본 경험이 있던 터라 3년이면 충분히 100만원을 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날 이후 그는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을 했다. 전보다 일찍 일어나 거리에 나뒹구는 빈 박스들을 고물상에 팔아 한 푼 두 푼 모았고, 식당 창고를 정리할 때마다 사장이 용돈 하라며 준 돈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통장에 넣었다. 월급과 가욋돈을 모으니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100만원이 되었고, 1차 목표를 달성하니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죽을 생각 말고 살아서 어머니를 더 잘 모시자는 의욕도 솟아났다.
“주방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 저는 미래에 제 가게를 오픈할 계획으로 제 나름의 고객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식당에 오는 손님들의 신상명세를 작성해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 되면 정성껏 만든 음식을 직접 배달해 드렸죠. 본인도 잊고 있던 기념일을 챙겨 드리니 모두 당황하면서도 무척 감동스러워 하더군요.”
그렇게 관리한 고객이 5000명이나 됐다. 이 고객들은 훗날 그가 개업했을 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스물한 살이 됐을 때 배 사장의 통장에는 2000만원이 쌓였다. 서울 시내에 괜찮은 전셋집을 구할 수 있는 돈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시간만 되면 맞선을 봤다. 일찍 결혼해 어머니를 편히 모시고 싶어서였는데, 그 이유 때문에 매번 상대에게 거절 당하곤 했다.
서른한 살에 강남의 일식집 사장 돼
 |
| 서울대병원 바자회에 내놓을 초밥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어도’ 전현직 요리사들. |
“제가 태어난 게 어머니 연세 마흔여덟 때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맞선을 보고 다닐 무렵 어머니는 이미 칠순이었죠. 게다가 젊은 시절부터 잔병이 많아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꺼내기 무섭게 많은 여자가 고개를 젓더군요. 그런데 아내는 달랐습니다. 오히려 어머니를 모시고 살겠다는 저를 존경 어린 표정으로 바라봤죠. 그래서 배필은 하늘이 정해 주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 건가 봅니다.”
배 사장은 결혼 2년 후인 1993년 지금의 ‘어도’를 인수했다. 당시 ‘어도’는 건물 주인이 월급 주방장을 데리고 경영하고 있었으나 손님이 없어서 고전하고 있는데다 주방장이 그만둬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었다. 스물다섯 살 때부터 업계에서 주방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던 배 사장은 스카우트 제의로 이곳에 왔다가 건물주의 권유로 아예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다. 보증금 1억원은 6개월 영업 후 낸다는 조건이었다.
“일식집으로서는 이미 생명을 다한 곳이어서 불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나름 믿는 구석이 있어서 한번 해보자고 욕심을 냈습니다. 제게는 평생의 자산인 5000명의 고객이 있었으니까요. 오픈 첫 달 이 고객 중 절반가량이 다녀갔죠. 덕분에 한 달 만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대기업 사원이 수년 동안 받을 월급보다 많았죠. 개업 6개월 만에 1억원의 보증금을 모두 갚았습니다.”
그는 고객들을 향한 報恩(보은)의 마음으로 논현동과 신사동 일대 노인정에 있는 어른들을 초청해 3~4일에 한 번꼴로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그 무렵 동네 건달들이 식당에 와서 소란을 피웠다. 식당이 연일 손님으로 문전성시인데 사장이 젊다 못해 어려 보이니까 겁을 주어 용돈을 좀 챙겨보겠다는 심사였다.
그런데 그날 마침 점심을 먹으러 온 노인정 어른들이 이를 목격하고 “젊은 놈들이 할 짓이 없어서 이런 데 와서 행패냐”며 건달들을 호되게 야단쳤다. 그날 이후 건달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이 사실이 구청과 경찰서 등 근처 관공서에 알려지면서 ‘어도’는 특별 관리 대상이 됐다. 돈 안 들이고 든든한 보호망을 구축한 셈이다.
나눔은 어렵고 힘들 때 해야 기쁨이 더 커져
 |
| 지난 6월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초밥 바자회. 수익금은 서울대병원에 기증됐다. |
“나눔의 기쁨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보다 어렵고 힘들 때 해야 더 크다는 것을 그 아저씨를 통해 깨달았어요. 그 후 저희 집에 손님이 한 분 올 때마다 1000원씩 기부하겠다는 마음으로 돈을 모았더니 1년 만에 3000만원이 되더군요. 이 돈을 어디에 기부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희 식당 단골손님인 김석화 서울의대(소아성형외과) 교수께서 함춘후원회를 소개해 줘 지금껏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함춘후원회는 선천성 얼굴 기형아들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는 단체예요.”
2001년부터 지금까지 그는 서울대 함춘후원회에 7억4900만원을 기부했다. 2007년부터는 매년 2회에 걸쳐 서울 혜화동과 분당의 서울대병원에서 초밥 바자회를 열어 그 수익금을 전액 병원 측에 기부하고 있다. 초밥은 ‘어도’에 근무했거나 과거 배 사장과 동료로 일했던 요리사들이 자원해 바자회 당일 새벽에 일일이 손으로 만든 것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월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1차 바자회가 열렸는데, 한 개에 1만원 하는 1000개의 초밥 도시락이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지난해 말과 올해 바자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2000만원으로, 전액 서울대병원에 기부됐다.
이런 식으로 배 사장이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곳이 10군데에 이르며, 지금까지 총 40여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매월 정기적으로 지원할 기금을 마련하기가 힘들어 가끔씩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나눔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건 기분 좋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배 사장의 기부 중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장성장학회와 전남 순천에 있는 효천고등학교에 20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다. 장성장학회는 가난한 고향 후배들을 위해서, 효천고등학교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근무하는 학교여서 기부하게 됐다고 한다.
연중무휴 근무
현재 ‘어도’에는 총 1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사장이 총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직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배 사장의 말이다.
“어느 날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소변을 보러 온 직원들이 ‘우리한테나 좀 잘하지’라며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사장이 직원들 복지에는 무관심한 채 남만 돕는다면 불만이 없을 수 없겠죠. 그래서 올해부터는 전·현직 직원 자녀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올해 2000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2000만~3000만원의 기금을 투자해 장학기금을 조성할 계획이에요.”
전에도 그랬듯이 배 사장은 요즘도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8시 경에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공휴일은 물론 명절 때도 단 하루 쉬어본 적이 없을뿐더러, 고객을 응대하느라 하루도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의 얼굴은 맑고 투명했다. 그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일을 하니까 기분이 좋고 에너지가 샘솟습니다. 저는 작은 나눔이 남이 아니라 저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하죠.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숙취는 매일 아침 땀을 빼는 것으로 해소하고 있습니다. 주로 달리기 운동을 하죠. 40대까지만 해도 강남 집에서 미사리까지 왕복 마라톤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무릎이 안 좋아 집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해 운동하고 있습니다.”
배 사장은 손님이 오면 직접 테이블에서 회를 떠주고, 갈 때는 주차장까지 나와 배웅을 한다. 한 번은 대리기사로 일하던 50대 직원이 주차를 하다 실수로 단골 고객을 칠 뻔한 적이 있었다. 그 고객은 30대 검사였는데, 대리기사가 사과를 하지 않자 기분 나빠 하면서 그냥 가려고 했다. 그러자 배 사장이 그 고객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은 뒤 백배 사죄를 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 그는 곧 그날 일을 잊어 버렸다. 그리고 대리기사로 일하던 그 직원은 얼마 후 퇴직했다. 15년이 흐른 어느 날 낯익은 한 중년신사가 기사 딸린 외제차를 타고 ‘어도’를 방문했다. 자세히 보니 그때 주차를 하다 고객에게 실수한 대리기사였다. 이 중년신사는 배 사장에게 깍듯이 인사를 한 후 당시에는 몰랐던 자신의 과거사를 들려줬다.
“원래 그분은 휴대폰 부품 제조사업을 했는데, IMF 때 부도가 나는 바람에 잠시 저희 식당에서 대리기사로 일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때 젊은 검사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는 저를 보고 깨달은 바가 많았대요. 자신은 빈털터리가 됐는데도 여전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데, 저는 번듯한 일식당 사장인데도 고객 앞에 한없이 낮은 자세를 취하더라는 거죠. 이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했고, 지금은 재기에 성공해 베트남에 공장까지 지었다며 제게 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하더군요.”
아이들에게 물려줄 위대한 유산
‘어도’의 고객은 어느덧 1세대를 거쳐 2, 3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단골고객 중 많은 이가 자식 혹은 손자를 데리고 온 까닭이다. 이들은 2세들에게 “배 사장은 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분이지만 이 일식집을 운영해 많은 돈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너도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곤 한다”고 한다.
배 사장은 2남1녀를 두고 있다. 그는 아이들 학교 입학식이며 졸업식은 물론 가족 나들이에도 거의 동참한 적이 없다.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하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우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아빠가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래”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가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눔의 삶’에 대해 설명하며 배 사장의 미담을 다룬 모 신문의 기사를 프린트해 나눠주었다는 것이었다. 아이는 선생님께 “우리 아빠”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아이들에게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이 무엇인지 새삼 확인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땀 흘려 번 돈으로 더 많은 사람과 행복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