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한대사 인터뷰 ⑩ 간디 술리스티얀토 인도네시아 대사

인구 2억8000만, 중국보다 경제성장률 높아

글 : 류종수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서울의과학연구소(SCL Healthcare Group) 고문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지금 대한민국은 수출 채널 다원화, 첨단 산업 생산기지 확보 위해 인도네시아 필요”

⊙ 세계은행과 IMF가 모두 올해와 내년 인니(印尼) 경제성장 전망치 5.2% 이상으로 봐
⊙ 지난 5월 16일 자카르타에서 ‘한국-인도네시아 협력 50 주년’ 기념 콘퍼런스 열려
⊙ 간디 대사는 기업인 출신… 엔지니어에서 10년 만에 아스트라 그룹 BMW 판매 총괄 대표 돼
⊙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가 살고 있는 나라지만, 예수·부처의 탄생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
⊙ 인도네시아 10대 재벌 중 8 개 재벌회사가 화상(華商).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 정계에도 진출
⊙ “한국 유학 온 印尼 청년들은 인재들… 한국 기업 취업 도울 것”

柳鐘守
1962년생. 연세대 보건학 박사 / 美뉴욕플러싱 YMCA 이사장, 뉴욕가톨릭재단 부총장, 유엔재단 새천년개발사업 고문, 現 바레인왕국 국가보건의료최고위원회 고문, 남미개발은행(IDB) 남미국가 진단검사역량 강화사업 수석책임역, 서울의과학연구소(SCL) 국제사업 고문, 연세대 보건대학원 초빙교수
사진=조준우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지난 5월 16일 ‘한국-인도네시아 협력 50주년’ 기념 콘퍼런스가 열렸다. 1973년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수교를 체결한 지 50년을 기념하는 자리였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였다.
 
  이 콘퍼런스에서 간디 술리스티얀토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를 만났다. 기업인 출신인 간디 대사는 회의장 탁자 위에 태블릿 컴퓨터를 올려놓고,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 잠재력과 국제정치에서의 중요성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8000만 명으로 세계 4번째입니다. 국민 평균 연령이 30세 미만인 젊은 나라입니다. 아세안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영토를 가진, 아세안의 맹주입니다.
 
 
  IMF, 올해와 내년 경제전망치 5% 이상으로 봐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을 입은 소녀. 사진=인도네시아 관광청
  인구의 87%가 이슬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가 살고 있는 나라입니다. 기독교 인구가 전체의 10%쯤 됩니다. 하지만 예수와 부처의 탄생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하여 다양한 종교를 포용하고 있습니다.”
 
  ‘역동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제를 설명하면서 간디 대사의 목소리 톤이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세계은행과 IMF가 모두 올해와 내년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5.2% 이상으로 제시했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2% 이하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세계경제가 불황으로 치닫는 와중에 인도네시아는 완만한 경제성장을 지속해 왔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자동차 전지의 주원료인 니켈 생산량이 세계 최대입니다. 석탄, 알루미늄, 원유, 가스 등 천연자원 또한 풍부합니다. 우리는 세계적인 핵심 광물 생산지로서의 입지를 활용하여 제조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간디 대사는 “제조업 강국을 지향하는 인도네시아와 첨단 산업에서 앞서가는 대한민국이 전략적으로 제휴한다면, ‘윈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수출 채널 다원화, 첨단 산업 생산기지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가 필요합니다. 이미 인도네시아는 한국과의 전략적 경제협력을 통해 한국 기업의 전기차-배터리 생산기지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강국을 목표로 하는 인도네시아에 대한민국은 따라가야 할 성공 모델입니다.”
 
  간디 대사는 인도네시아의 최대 재벌 기업인 아스트라 그룹과 시나르마스 그룹에서 통합 40년 이상 일했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17세기 초부터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다가 1949년 독립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세계 최대의 군도(群島) 국가, 세계 최대의 무슬림 다수 국가다.
 
  수도: 자카르타
  면적: 190만4569km²(15위)
  기후: 연중 고온다습. 고지대는 보통 정도
  인구: 2억7947만6346명(2023년 추정치)
  인종 그룹: 자바계(Javanese) 40.1%, 순다계(Sundanese) 15.5%, 말레이계(Malay) 3.7%, 바탁계(Batak) 3.6%, 마두라계(Madurese) 3% 등 다수(2010년 추정치)
  언어: 바하사 인도네시아, 영어, 네덜란드어, 지역 방언(이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자바어). 참고로 인도네시아에서는 700개 이상의 언어 사용
  종교: 무슬림 87.2%, 개신교 7%, 로마 가톨릭 2.9%, 힌두교 1.7%(2010년 추정치)
  실질 GDP(구매력 평가 기준): 3조2246억 달러(2021년)
  1인당 실질 GDP: 1만1900달러(2021년)
  산업: 석유 및 천연가스, 섬유, 자동차, 전기제품, 의류, 신발, 광업, 시멘트, 의료기기 및 가전제품, 수공예품, 화학비료, 합판, 고무, 가공식품, 보석류, 관광업
  수출: 246.87억 달러(2021년). 주요 수출국으로 중국 15%, 미국 10%, 일본 9%, 싱가포르 8%, 인도 7%, 말레이시아 5%(2019년). 주요 수출품으로는 석탄, 팜유, 천연가스, 철 합금, 스테인리스강(2021년)
  수입: 217.715억 달러(2021년). 주요 수입국으로 중국 27%, 싱가포르 12%, 일본 8%, 태국 5%, 미국 5%, 한국 5%, 말레이시아 5%(2019년). 주요 수입품으로 정제 석유, 원유, 차량 부품, 전화기, 천연가스(2019)
 
  (자료=美 CIA 팩트월드 참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직접 한국 대사직 제안
 
  ― 대사관 직원들에게 물어봤더니 하나같이 대사님을 ‘인도네시아 산업계에서 엄청난 역량을 발휘한 인물’이라고 평하더군요.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자동차 부품 제작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자동차 판매 업무가 저한테 맞다는 걸 알고, 월급을 낮춰서 자동차 판매 부서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용감한 결정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만에 영업 실력을 인정받아 아스트라 그룹의 BMW 판매 조직을 총괄하는 대표가 됐습니다.
 
  저는 자동차를 사는 분들에게 특화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모두 가족으로 친구로 만들었습니다. 선친은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자식들을 다 대학에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대단한 실력을 갖추려고 애쓰지 말고, 주위 사람에게 인정받는 좋은 인간이 되어라.’ 저는 자동차를 팔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사람에게서 좋은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신뢰를 심어드렸습니다. 나중에 기업의 임원이 되어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어서 사업을 맡길 수 있다’는 믿음을 오너들에게 주었습니다. 아버님의 가르침이 제 인생의 큰 기둥이 됐습니다.”
 

  ― 경제인이 대사로 발탁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한국 대사로 오게 된 연유는요?
 
  “조코 위도도(이하 조코위) 대통령께서 2021년 봄 ‘대통령궁에서 차를 한잔 하자’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알고 갔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산업, 첨단기술, K-Pop, 식품, 제약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셨어요. 한국이 이뤄낸 압축 도약 성장을 우리도 본받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 한국 경제를 상당히 많이 공부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면담이 끝날 무렵에 조코위 대통령이 제게 한국 대사로 나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전혀 예상을 못 했습니다. 제가 두 아들과 딸의 사업을 돌봐주고 있어서 선뜻 대답을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가족과 상의한 후에 결정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얻었습니다. 자녀들이 망설이는 제게 ‘대통령의 제안을 따르라’고 강력하게 권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건설 4.0’
 
힌두신을 모시며 신화 속 다양한 동상과 바다 전망으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발리의 가루다 공원 전경. 사진=한진관광
  ― 인도네시아가 2020년 이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조코위 대통령이 2018년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인도네시아 건설 4.0’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과감한 경제 정책을 단행했습니다. 2020년 차량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원광(原鑛)의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보크사이트 원광의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내년 5월부터는 구리와 납, 철광석 등의 원광 또한 수출이 금지됩니다.
 
  국내 제련산업을 발전시키고, 원광보다 가격이 비싼 중간재 상품으로 수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2021년 1월부터 차량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의 원광 수출을 금지한 결과 중국, 한국, 독일, 미국, 일본 등의 자동차 회사들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전기자동차 제조 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포드사는 니켈 광산 지분까지 매입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LX인터내셔널과 포스코를 중심으로 하여 여러 에너지 기업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니켈 광산에서 원광을 채굴해서, 제련과 정련을 거쳐 전기 배터리까지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생산공장을 건설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국내 산업 기술 발전과 고용을 증대하기 위해 원광 수출 금지 정책을 계속 시행할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들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원광 수출 금지 조치 끝까지 유지”

 
  ― EU에서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인도네시아가 패소했습니다. 원광 수출 금지 정책을 지속할 수 있나요?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니켈 광석 수출로 연 평균 11억 달러의 소득이 있었는데, 원광 수출 금지 이후 가공된 니켈 제품 수출로 연 평균 208억 달러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부가가치가 20배나 늘어났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대인도네시아 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도 2차 산업을 발전시키고, 더 많은 제조업 공장을 건설하고, 고용을 늘려서 중산층을 급속하게 증가시키는 것이 인도네시아와 글로벌 경제의 발전을 돕는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WTO의 결정에 항소하고, 국제사회에 인도네시아의 입장을 이해시키는 노력을 계속해나가는 것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방침입니다.”
 
  ― 조코위 대통령은 재선되어 9년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80% 이상입니다. 인도네시아는 5년 중임제인데 조코위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 5년 중임제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제대로 대통령 활동을 못 했으니, 그 기간만큼 임기를 연장하자는 소수의 주장이 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합리적인 분입니다. 장기 집권이 독재와 부패로 흐를 수 있다는 국민의 두려움을 이해하는 정치인입니다. 대통령 본인도 임기 연장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인도네시아 정치 또한 성숙해 어떤 이유로든 개헌과 장기 집권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조코위 대통령은 리더십이 탁월해 임기를 마치더라도 인도네시아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조코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간여를 배제하고, 독자적인 경제발전 노선으로 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급속한 경제발전과 제3세계의 단합과 협력을 추구하는 조코위 대통령의 리더십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국가들에 많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대선과 총선을 같은 날 실시”
 
2018년 9월 11일 오전 국빈 방한 중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내년 2월 24일 인도네시아의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집니다. 어떤 결과를 예상하십니까.
 
  “지난 2019년 4월 실시된 총선으로 선출된 현 하원 의원 수는 575명입니다. 예산 절감과 선거 관리 효율성을 위해서, 대통령 선거와 의회 총선을 같은 날 동시에 하기로 의회와 정부가 합의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이 속해 있는 투쟁민주당(PDI-P)은 골카르당 등 6개 정당과 여당 연합을 구성하여 427석(전체 의석의 74%)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등 3개 정당으로 구성된 야당은 148개 의석(전체 의석의 26%)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3 명의 유력한 정치인이 대통령 후보군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전 자카르타 주지사 아니스 바스웨단, 자바 주지사 간자르 프라노워, 국방장관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등 3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변수가 많이 있어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정치평론가들도 섣불리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데, 누가 당선되든지 조코위 대통령의 성적을 능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여의도 대사관 부지… 시가로 5억 달러

 
  ― 인도네시아는 여의도 서쪽의 금싸라기 땅에 엄청난 크기의 대사관과 관저, 직원 아파트를 갖고 있습니다. 어떻게 마련하신 겁니까.
 
  “한국에 주재하는 많은 외교관이 우리를 부러워합니다. 국회의사당과 증권가, 주요 언론들이 인접해 있어서 우리 대사관 직원들의 근무 여건이 대단히 양호합니다. 다른 나라 외교관이 우리를 부러워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부동산 부자이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여의도 개발 당시 36만 달러에 분양받은 대사관 부지가 현재 시가로 5억 달러쯤 된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을 새로 옮기고, 이 땅에 부동산 개발을 하자는 큰손들의 제안이 전임 대사들은 물론 저에게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께 제가 분명히 밝히겠습니다. 그런 일은 인도네시아 대통령실과 의회가 결정할 일이지, 주재국 대사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1974년 한국에 초대 대사로 부임해 4년 동안 근무한 사르워 에디 위보워 장군이 부동산 투자에 혜안을 가진 분이셨나 봅니다.”
 
  외교가의 이야기에 따르면, 사르워 대사는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으로 가끔 청와대에서 만찬을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군사 쿠데타를 주도한 군인으로서, 동지적인 유대감이 있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가 여의도 개발 지역에 대사관 땅을 분양받은 데는 박정희 대통령의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사르워 장군이 인도네시아의 국군사관학교 교장을 지낼 당시 수석으로 졸업한 사관생도가 사르워 대사의 셋째 딸(크리스티아니)과 결혼했다. 그 생도가 인도네시아의 6대, 7대 대통령(2004년 10월~2014년 10월)을 지낸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다. 셋째 딸은 결혼 전 서울에서 대사로 일하는 사르워 장군과 함께 살았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인도네시아의 젊은 청년 장교 유도요노는 한국을 자주 방문했다.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할 때 한국과의 우호 증진과 방위산업 협력에 주력한 데는 이런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인도네시아 인구 2800만은 한국인처럼 윤택”
 
인도네시아 반텐 세랑 지역 파크랜드 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화 기계를 이용해 신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평균연령은 29세다. 전통적인 봉제, 신발 생산국가로 숙련된 노동자가 풍부하다. 사진=조선DB
  간디 대사는 한국에 부임한 이후 인도네시아에 대한 6개의 가짜 뉴스를 불식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고 했다. 여섯 가지 가짜 뉴스는 무엇이고, 가짜 뉴스를 걷어내면 보이는 인도네시아의 진실 여섯 가지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첫 번째 가짜 뉴스는 인도네시아는 빈곤 국가라는 잘못된 편견입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8000만 명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을 능가하는 경제성장을 2020년 이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상위 10%인 2800만 명은 한국인들처럼 유복합니다. 인도네시아의 중산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 거리에서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두 번째 가짜 뉴스는 뭔가요.
 
  “한국에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반중국 정서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인도네시아의 외자 투자 1위를 기록하는 국가가 중국입니다. 반중국 정서가 심각하다면, 이런 투자가 가능하겠습니까? 심각한 경제침체가 촉발시킨 1998년 5월의 사회혼란 때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한 공격이 있었습니다. 그 불행한 사건은 정치적 과도기에 발생했고, 이미 오래전의 사건입니다. 인도네시아 10대 재벌 중 8개 재벌회사 주인이 화상(華商)입니다. 전체 인구의 3%인 약 780만에 달하는 중국계가 상공업에 진출해 전체 경제의 약 75%의 생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시나르마스 그룹은 중국인 출신의 전설적인 사업가가 인도네시아에서 자수성가해서 현재 38만 명의 임직원을 고용하는 대재벌로 성장했습니다.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은 정계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유주의·자본주의 국가입니다. 저 역시 화교 출신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성숙한 민주국가”
 
2016년 9월 7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간디 대사는 세 번째 가짜 뉴스로 ‘독재권력이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있다’는 인식을 꼽았다.
 
  “1968년 3월부터 1998년 5월까지 30년간 수하르토 대통령이 장기 집권을 했습니다. 그러다 1999년 10월 의회의 간접 선거를 통하여 정권이 야당 연정의 리더인 와히드 대통령에게로 넘어갔습니다. 이후 와히드 대통령이 2001년 7월에 탄핵되면서 2001년 7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3년 이상의 잔여 임기를 독립의 영웅인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딸이자, 연정 파트너인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습니다.
 
  2004년 10월 직선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 메가와티 대통령을 꺾고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당선됐습니다. 2014년 10월 정권은 다시 야당 대통령 후보인 조코위에게 넘어갔습니다. 이렇게 인도네시아는 여야 간의 평화적 정권 교체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민주국가입니다. 지금은 21개 정당이 서로 화합하고 견제하는 다당제 민주정치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하면 ‘독재’를 떠올리지 마시고, 대한민국처럼 평화적 정권 교체가 이뤄지는 성숙한 민주국가로 인식해주셨으면 합니다.”
 
  네 번째 가짜 뉴스로는 인도네시아 하면 자동적으로 ‘아! 발리~’를 떠올리면서 더 이상은 볼 만한 곳이 없다고 여기는 현상을 꼽았다.
 
  “인도네시아는 1만7000개의 아름다운 섬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깨끗한 바다와 해변, 고요한 섬들과 자연 밀림으로 가득 찬 나라입니다. 발리는 한국인들과 세계인들에게 잘 알려진 관광지입니다. 세계인들이 죽기 전에 꼭 가고 싶어 하는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발리는 인도네시아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저는 발리 외에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휴식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소들이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싱가포르에서 한 시간 비행거리에 있는 빈탄섬은 천혜의 해변, 가성비 좋은 리조트와 맛집들, 골프장과 놀이터들이 널려 있습니다. 빈탄 역시 환상적인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수백 개의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코모도 국립공원은 전 세계 스쿠버 다이버들이 몰려드는 곳입니다. 일 년 내내 기이한 산호들과 열대어들을 보면서 다이빙과 수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자카르타와 대도시에서는 급속하게 발전하는 인도네시아의 오늘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의 복잡함과 분주함 속에서 인도네시아의 고유문화와 맛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방문객들에게 육체와 정신의 재충전을 선물하는 신비의 땅입니다. 해변에서 아침 바다를 즐기면서 인도네시아산 커피의 신선함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이 자카르타에
 
남태평양급의 천혜의 자연과 동남아시아의 다양성과 저렴한 물가가 장점인 나라가 인도네시아다. 사진=인도네시아 관광청
  그가 꼽은 다섯 번째 가짜 뉴스는 ‘인도네시아는 엄격한 이슬람국가’라는 인식이었다.
 
  “인도네시아는 국교(國敎)가 없습니다. 87%의 국민이 회교도이지만, 개신교도(7%)도 있고 천주교도(3%)와 불교도(1%)도 있습니다. 다른 종교의 신성(神性)을 존중하며, 포용하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국가 이념입니다. 한국의 첫 천주교 신부인 성 김대건 신부를 수호성인으로 모시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이 자카르타에 있습니다. 서울 명동 성당의 두 배 규모로 2400석의 좌석을 가진 큰 성당입니다.
 
  해가 떠 있는 동안 이슬람교도들이 금식하는 라마단 기간에도 외국인들과 관광객들이 일상적인 식생활과 활동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를 가진 나라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과격한 신앙 철학을 가진 회교 종파가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간디 대사가 가장 아쉬워하는 마지막 가짜 뉴스는 ‘인도네시아가 계약을 가볍게 여긴다’는 한국 쪽의 시각이었다.
 
  “인도네시아가 계약 관계를 가볍게 여긴다는 한국 내의 인식은 한국 정부와 함께 진행하는 훈련기 및 전투기 공동 개발, 기술교류 사업과 연결돼 있습니다. 지불 지체가 있지만, 우리 쪽 사정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인도네시아 측의 부담금 지불이 지난 4년간 연체됐었습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약 500억원을 납부했고, 다시 추가 지불을 준비 중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신뢰와 신용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장기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몇 배의 이익을 만들어낸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업들은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번영의 파트너입니다.”
 
 
  ‘자주-반제국주의-실용주의’ 외교 노선
 
  인도네시아는 인도와 함께 비동맹 세력을 이끌어왔다. 간디 대사는 인도네시아 외교의 근간을 ‘자주-반제국주의-실용주의’로 요약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는 신냉전 체제의 등장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한 축으로, 미국과 유럽을 다른 한 축으로 양 세력이 첨예하고 충돌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유엔, 주요 20개국(G20), 아세안 10개국, 이슬람협력기구(OIC-57개국) 등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면서, 균형 잡힌 ‘중견국’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경제인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간디 대사에게 ‘앞으로 어떤 목표들을 달성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의 목표는 뚜렷했다.
 

  “세 가지는 올해 안에 꼭 성사시키고 싶습니다. 첫째,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한국인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때는 공항에서 비자를 받기도 하고, 미리 전자비자를 받기도 합니다. 여의도에 있는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오셔서 비자를 신청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는 자카르타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하고 7일에서 10일을 기다려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한국을 찾아오는 인도네시아 관광객들과 비즈니스로 방문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인도네시아인들의 비자 심사 과정을 폐지하고, 간편한 절차로 일본을 입국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불법 체류를 우려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인도네시아 방문객들은 극소수입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사이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상응하게, 한국 정부가 인도네시아 입국자들에게 호의적인 비자 발급 절차를 마련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에게 한국 기업 취업 기회 제공할 것”
 

  ― 올해 안에 성사시키고 싶은 다른 두 가지 사업은 무엇입니까.
 
  “두 번째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에 취업할 우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기업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합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의 대기업, 금융회사와 보험회사들이 많은 인도네시아 대학 졸업자들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예비 선발한 학생들을 한국에 데려와서 한국어 교육과 경영 관련 교육을 받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 세 번째 사업은요.
 
  “한국에서 공부하는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기업 취업을 위한 채용 설명회를 대사관저에서 개최하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초대해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우리 유학생들에게 면접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소규모 채용 박람회를 대사관저에서 개최하려는 겁니다. 한국에 유학 온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은 대부분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성격이 온순하고, 신의를 지키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유학생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선두를 달리는 인재들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위해서 자카르타와 서울에서 간디 대사를 여러 번 접촉했다.
 
  자동차 판매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인도네시아 재계의 탁월한 전문 경영자로 성공한 간디 대사는 이제 국가를 위한 업무들을 자동차 판매 영업의 달인처럼 열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로서 조국을 위하여, 인도네시아 청년들을 위하여 혁신적으로 구체적으로 무얼 더 할 수 있는지 골몰하고 있다.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그의 일 욕심과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마력에 빨려드는 듯했다. 내 마음속에서 이런 신뢰가 새록새록 자라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좋은 사람이 대사로 일하고 있으니, 한국과 인도네시아 사이에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겠구나.’⊙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