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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의 전쟁과 평화

가시화되어 가는 ‘제2의 英日동맹’

美 중심으로 아시아·유럽 해양강국이 뭉쳐

글 : 이춘근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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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EU 탈퇴 후 미국과의 관계 강화 차원에서 글로벌 차원의 중국·러시아 견제에 적극 나서
⊙ 日,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우려해 準동맹국 필요성 느껴… 英 통해 간접적으로 美日동맹 강화
⊙ “영국 航母 퀸 엘리자베스호와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 합동훈련 하자”(日 오노데라 방위장관)

이춘근
1952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 텍사스대 정치학 박사 /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자유기업원 국제문제연구실장·부원장,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역임. 현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 《미·중 패권경쟁과 한국의 국가전략》 《격동하는 동북아시아》 《현실주의국제정치학》 등 저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17년 8월 31일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협력 등을 다짐했다. 사진=AP/뉴시스
  한국 정부는 지금 오매불망 북한에만 매달리는 것 같은 외교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는 동안 한반도 주변 동북아(東北亞) 정세는 물론 국제정치 구조에 격변을 일으킬 만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근래 나오고 있는 ‘영일(英日)동맹’ 논의이다. 일본과 영국의 동맹은 1902년 아시아의 국제질서를 대폭 변화시킨 후 한국을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시킨 계기가 되었다. ‘제2의 영일동맹’도 21세기 초반 국제정치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 같은 상황 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할 경우 한반도의 운명은 또다시 폭풍 속의 난파선 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100년 전의 영일동맹은 세계 패권국(覇權國)이었던 영국과 아시아의 신흥 제국주의 강국이었던 일본 간에 맺어진 것이었기 때문에 그 충격이 컸지만, 오늘날의 영국과 일본은 그러한 위치에 있지 못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과 영국의 동맹은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 일본과 영국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해양세력이 힘을 합친다는 의미가 있다. 즉 영일동맹 형성은 이미 막강한 미국 중심의 해양세력이 더욱 막강하게 되어 향후 100년 이상 세계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의지의 구체적 표명이다.
 
  누가 세계의 패권을 차지할 것이냐의 이슈를 두고 강대국들이 벌이는 패권 전쟁은 지난 500년 동안 세계 정치를 규정하는 특징이었다. 또한 근현대의 패권 전쟁들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야기되었다는 특징도 보인다. 지난 200년 동안의 국제정치사는 해양강국 영국의 패권에 대한 대륙의 강대국들인 프랑스・독일의 도전, 해양강국 미국의 패권에 대한 대륙강국인 소련과 중국의 도전의 기록들이었다.
 
  역사는 패권 전쟁의 결과는 언제라도 해양세력의 승리, 대륙세력의 패배로 귀결되었음을 보여준다. 작금 진행되는 영일동맹 형성을 위한 시도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아주 싱겁게 해양세력의 승리로 끝날 것임을 암시해 준다. 이 같은 국제구조의 변화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는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해양세력, 즉 승리의 확률이 높은 편, 게다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편에 줄 서야 한다는 것은 별로 어려운 전략도 아니다.
 
  그렇다면 작금 진행되고 있는 일본과 영국의 제2차 영일동맹 형성을 위한 두 나라의 노력과 의도, 그리고 진행 상황을 알아보자.
 
 
  글로벌 파워 지향하는 영국
 
러일전쟁 당시의 카툰. 동맹국인 영국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미국이 방조하는 가운데 일본이 러시아에 도전하는 모습을 풍자했다.
  세계 정치의 변화는 영국과 일본으로 하여금 ‘제2의 영일동맹’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유럽연합(EU) 탈퇴는 사실은 영국의 대외(對外)정책을 유럽적인 것으로부터 글로벌한 것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본시 영국은 그 외교정책이 유럽 대륙에 초점을 맞출 수 없는 체질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영국은 역사상 최대 면적의, 결코 해가 지지 않았던 제국을 건설했던 글로벌 파워(global power)다. 할 수 없이 유럽연합에 늦게 가입하기는 했지만 결국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후 다시 글로벌 파워의 길을 가려고 한다.
 
  물론 영국이 과연 EU로부터 완벽하게 탈퇴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어떤 조건으로 EU를 탈퇴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직도 논란 중이다. 그러나 영국 국민들은 2016년 사상 가장 높은 참여율인 72%의 국민투표를 통해 52대 48로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했다. 영국이 EU를 탈퇴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 1700만명의 영국 국민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단일 이슈로는 영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 숫자의 국민 지지를 받은 사례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를 돌이키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유럽에서 한 발짝 발을 뺀 영국은 미국과의 특수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자 한다. 그 결과 영국은 글로벌 차원에서 러시아・중국의 도전을 제어하는 미국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게 되었다. 영국 해군은 이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공세적 해양 진출을 차단하기 위한 미국의 자유항해작전(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에 동참하고 있다. 영국은 또한 일본과의 관계 증진을 통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러시아 해양 진출에 대해서도 미국의 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제2의 영일동맹’ 구상은 같은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 마치 116년 전인 1902년 영국이 러시아의 극동 진출을 제어하기 위해 일본과 동맹을 맺었던 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형국이다. 다만 이번의 경우 미국이 주역이고 영국이 보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약간 다를 뿐이다. 동북아시아 국제정치의 본질적인 구조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다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영국은 최근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서도 아시아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선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영국은 글로벌 파워가 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해야 할 필요도 생겼다. 당연히 영국은 유럽 이외의 문제에도 더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미 유럽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에 대항하는 영국은 자국(自國)이 신조로 삼는 민주주의와 해양의 자유를 기초로 하는 자유무역체제를 옹호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해서도 적극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해양 자유의 원칙이 가장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지역이 서태평양 수역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脫歐入亞
 
  이 같은 국제 정세의 변화에 맞추어 영국은 이미 캐머런 내각(2015~2016) 당시인 2015년 책정된 〈국가안전보장전략〉에서 해양국가와의 유대, 특히 일본과의 관계 강화를 말하고 있었다. 이 보고서가 나온 직후 영국 국민들은 EU로부터의 탈퇴를 결정했다. 유럽에서 탈피한 영국은 유럽 이외의 지역과 관계를 강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사실 1967년 수에즈 운하 이동(以東) 지역으로부터 완전히 철수했던 영국은 약 50년 만에 다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깊은 관심을 갖는 외교정책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경제적으로 팽창하는 아시아에 개입하기 위해 영국은 방향타를 틀고 있는 중이다. 일본은 100여 년 전 아시아에서 탈퇴하여 유럽국가가 되겠다는 소위 탈아입구(脫亞入歐) 전략을 소리 높여 외친 적이 있었는데 일본인들은 작금 영국의 아시아 개입 전략을 입아(入亞) 전략이라고 말한다.
 
  2015년 11월 간행된 영국의 〈국가안전보장전략〉 보고서는 “영국은 (영국의) 가장 가까운 안보 파트너인 일본과의 방위·정치·외교적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의 세계적 역할 확대를 적극 지지한다고 천명한다. 이 보고서는 “영국은 확대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의 입아 전략에서 일본이 가장 적당한 파트너일 것이라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美 고립주의에 대한 안전판
 
  일본 역시 영국과의 ‘제2의 영일동맹’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많다. 우선 중국이라는 대륙세력의 팽창과 재기(再起)를 노리는 러시아의 공세적 대외정책이 일본에는 가장 큰 근심거리 중 하나다.
 
  아베 정권은 특히 중국의 대두를 견제하기 위해 ‘적극적 평화주의’ 외교를 도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위 원교근공(遠交近攻) 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정치·외교 활동 영역을 유럽으로 확대하는 소위 ‘대유럽 전략적 제휴외교’를 추구하고 있다. 이 전략의 핵심 국가는 영국이었다.
 
  이미 적시한 바처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자국(自國) 제일주의의 강화를 우려한 일본은 미일동맹 이외에 준(準)동맹국의 존재가 필요했다. 역시 영국이 그 대안(代案)이 아닐 수 없었다. 일본은 현재 영국과의 동맹은 전통적인 군사동맹보다 그 적용 범위를 더 포괄적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동맹으로 구축할 계획으로 접근하고 있다.
 
  역시 일본도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을 이겨내고 아시아의 맹주(盟主) 자리를 되찾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군사력도 가질 수 없는 나라에서 ‘보통 국가’로 탈바꿈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일본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2의 영일동맹’에 관한 논의와 그 구체적 추진방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2018년 9월에 간행된 평화정책연구소의 〈정책제언 14호〉는 영일 양국 간의 ‘제2의 영일동맹’ 체결을 지지하는 상당히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가 영국과의 동맹관계 형성이 필요하다고 보며 제시하는 근거들은 급속히 형성되고 있는 국제정치의 다이내믹스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라고 사료된다.
 
  일본은 우선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미국의 외교 전략을 보면 올바른 분석이다. 미국이 국력이 약화되었다는 얘기가 아니라 거꾸로 너무나도 강하게 되어 오히려 국제정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상태임을 지적하는 저서들이 최근 다수 간행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가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 문제에 간섭하지 않을 테니, 다른 나라들도 미국에 간섭하지 마라”며 “모든 나라가 애국주의에 충실하자”고 말했을 정도다. 에너지와 식량의 자급이 가능하게 된 미국은 급속히 국제주의로부터 고립주의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英日, 정보·防産협력 가능

 
  일본 사람들은 자유무역체제의 세계적 확대를 위해서도 영국과 일본의 동맹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본은 2017년도 기준 국민 총생산 4조8721억3500만 달러로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다. 영국은 2조6245억2900만 달러로서 세계 5위의 경제력을 보유한 나라이다. 두 나라의 협력은 양국의 경제발전과 세계 자유무역체제의 유지 확산을 위해서 대단히 중요하다. 일본은 정보대국 영국으로부터 전략 정보를 입수하는 것을 일본의 국가안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로 보고 있다. 007 이야기로도 증명되는 영국의 탁월한 정보수집 체계는 수백 년 동안 세계의 패권국 지위를 유지했었던 영국이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 강대국의 유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본은 영국과의 동맹관계 형성은 특히 미일관계가 유동화(流動化)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라고 생각한다. 즉 영국과의 동맹 체결은 미일 안보체제의 영속성(永續性)을 담보하는 안전장치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영국과의 동맹을 양국이 무기・군사기술을 공동 개발함으로써 비즈니스를 넓힐 수 있는 기회로 본다. 노쇠한 강대국이기는 하지만 영국은 자신만의 고유한 무기체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영국은 고유의 군함과 전투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수직이착륙기인 해리어(Harrier)기는 미국이 수입해서 쓸 정도로 영국만의 특징을 보유한 현대적 무기체계이다. 일본 역시 자국 고유의 무기체계를 가지고 미국과 태평양전쟁을 벌였던 국가로서 다시 한 번 군사 강국으로 나가는 꿈을 가지고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영국과 일본이 안보적 측면에서 공통의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동아시아와 유라시아 서편에서 야기되는 일련의 안보 위협 때문이다. 동아시아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증대되는 동시에 중국의 군비강화 및 주변 해역에 대한 패권적 행동의 증대로 인해 불안정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라시아 서부 지역에서는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령(領) 크리미아반도에 대한 일방적인 점령, 더 나아가 발트해 지역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적이고 도발적인 행동들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2017년 세계 국방비가 냉전이 끝난 1990년 이래 최고치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동서양 각처에서 위기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영국과 일본의 접근은 이 같은 지구적 차원의 불안정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英, “日은 亞 최고의 안보 파트너”
 
일본의 헬기 항공모함 이즈모. 메이 총리는 2017년 訪日 당시 이즈모에 승선했다. 사진=AP/뉴시스
  영국과 일본이 상대방을 동맹을 체결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접근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4월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영국의 캐머런 총리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세계의 번영과 안전보장을 선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는 제하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두 나라가 상호 적합한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동아시아의 불안정 문제에 서로 협력하고 대처하기 위해 양국은 안전보장 및 방위 분야에서 협력 및 관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조기에 방위장비를 공동 개발, 생산하는 데 대해서도 합의가 이루어졌고 같은 해 6월에는 방위협력을 위한 각서가 상호 교환되기도 했다. 그다음으로 2014년 5월의 영일 정상회담이 있었고 동 회담에서의 약속에 따라 2015년 1월 런던에서 최초의 영일 2+2 회담이 개최되었다.
 
  2016년 1월 도쿄에서 개최된 제2차 영일 2+2 회담에서는 강력하게 해양에 진출하는 중국에 대한 대응책이 협의되었고 남중국해에서 일방적으로 인공섬을 건설하고 있는 중국의 행동에 대해 반대하며 중국의 자제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더 나아가 센카쿠 제도 부근에 출현하는 중국의 함정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회담에 참여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동쪽으로부터 남중국해에 이르는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에 대해 영국과 일본 양국은 연대(連帶)하자고 호소했다. 영국의 해먼드 외무장관은 “일본은 영국에 있어 아시아 최고의 긴밀한 안전보장 파트너”라고 답했다.
 
  2017년 8월 31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메이 총리는 해상자위대를 방문, 해상자위대 최신형 헬리콥터 항모이자 기함(旗艦) 격인 이즈모(出雲)함에 승선할 기회를 가졌다.
 
 
 
이즈모함과 퀸 엘리자베스호

 
  메이 총리를 영접한 오노데라 일본 방위장관은 “이즈모함은 과거 러일전쟁 때 일본제국 해군의 기함으로 러시아 함대를 격파했던 이즈모함과 이름이 같은 군함”이라면서 “러일전쟁 당시 영국이 제조해 준 이즈모함 덕분에 일본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메이 총리는 “일본과 영국은 오랫동안 협력관계에 있는 나라였으며 방위문제에 관해서도 영국과 일본 두 나라는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메이 총리는 아베 총리 관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특별회합에도 참석했다.
 
  메이 총리는 일본 방문 시 아베 총리와 함께 〈안전보장 협력에 관한 영일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 성명문에서 미국의 최고 동맹국들인 일본과 영국은 “아시아와 유럽에서 가장 긴밀한 안보협력의 파트너로서 ‘법칙에 기반을 둔 국제체제’(Rule based System)를 유지하기 위해 지도력을 발휘하자”고 합의했다. 함께 발표된 〈번영과 협력에 관한 영일 공동선언〉과 〈영일공동 비전성명〉에서는 무역, 투자의 확대 등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위한 장치를 구축하자고 합의했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난 2017년 12월 14일, 런던에서 일본과 영국은 양국 국방 및 외무장관이 참석하는 2+2 회담을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양국은 〈글로벌 차원의 전략 파트너십〉이란 이름을 붙인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일본이 미국과 공유하고 있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을 위한 전략〉이 영국과 일본 양국에도 완전한 공통적 이익이며 양국은 글로벌 차원의 파트너십을 다음 단계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본과 영국 두 나라는 미국과의 동맹과 더불어 스스로 실질적인 동맹국(준 동맹국)의 위치에 있으며 양국은 더욱 깊은 안보협력을 추구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다음 날인 12월 15일 일본 오노데라 방위장관은 영국의 초청으로 영국 남부 포츠머스 해군기지를 방문, 영국의 최신 항공모함인 퀸 엘리자베스를 승선했다. 이 항공모함은 바로 일주일 전에 취역식(就役式)을 거행한 군함이었다. 오노데라 방위장관은 퀸 엘리자베스호를 승선한 최초의 장관급 외국인이 되었다. 엘리자베스호를 시찰한 후, 오노데라 방위장관은 이 항공모함이 동아시아·태평양 해역에 전개될 경우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함과 연합훈련을 하자고 제안했다. 최근 일본과 영국의 고위급 외교 안보 담당 관리들의 긴밀한 교류는 양국 간의 급진전하고 있는 긴밀한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다. 가히 일본과 영국이 ‘제2의 영일동맹’을 맺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들인 것이다.
 
 
  너무나도 다른 한국과 일본의 외교
 
  현재 영국과 일본은 다음과 같은 6개 분야에서 협력을 이룩하고 있는 중이다.
 
  ① 영일 해군의 정보교환 부대 간 협력 교류로서 현재 영국군 해군 중령급 장교가 일본에 파견되어 근무하고 있다.
 
  ② 일본항공자위대와 영국 공군의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에서부터 일본까지 영국의 전투기들이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날아가 함께 훈련을 했다.
 
  ③ 영국과 일본은 물품역무 상호 제공협정(日英物品役務相互提供協定)을 체결 상대방의 군대에 대해 물자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④ 무기 기술의 공동개발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해 가고 있는 중이다.
 
  ⑤ 방위장비품-기술이전 협정을 체결, F-2 후속 전투기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⑥ 일영 정보 보호협정에 의거 국방・외교 관련 주요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있다.
 
  116년 전의 영일동맹은 간접적으로 일본이 한국을 식민 통치하는 데 기여했다. 오늘 우리는 이 같은 슬픈 역사를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 작금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범위는 이웃 나라 일본의 글로벌주의와는 현격하게 다르게 한반도 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세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첨예한 갈등으로 특징지어지며 다시 정글과 같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 정치가 펼쳐지는 듯하다. 이처럼 급변하는 국제구조 변화 속에서 우리의 갈 길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일본은 영국과의 동맹을 통해 미국과의 동맹을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 작정이다. 우리는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갈피도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륙세력과 연합했던 북한과 해양세력과 연합했던 한국의 과거 70년 역사는 우리의 미래가 어디에 있어야 할지를 너무나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해양동맹의 한 축이 되어 21세기의 격랑을 헤쳐나가야 한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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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준교    (2019-01-14) 찬성 : 0   반대 : 1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문재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과연 자유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한
고민을 하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현재 문재인이 하고 있는 언행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의도적으로 공산화 실현을 위해서 무자비한 독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나 만의 경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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