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성주 참외’로 재확인한 ‘사드 괴담’ 유포자들의 ‘대국민 사기극’ : 월간조선

2월 24일, 국방부가 경북 성주군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종말 단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정상 작전 배치를 앞두고 환경영향 평가 초안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성주 사드 기지 환경영향 평가 초안에 대해 이날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성주군(초전면행정복지센터)과 김천시(농소면행정복지센터)에서 공람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환경영향 평가 초안에 따르면 2016년 사드 배치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퍼뜨렸고, 상당수 성주군민이 호응했던 ‘사드 전자파 괴담(怪談)’은 전부 ‘허구’였다. 사드 기지 인근 지역에서 측정한 전자파 세기는 언급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낮았다. 법정 인체 보호 기준인 ‘10W/㎡’와 비교하는 것도 무색할 정도다. 한마디로 사드 기지에서 방출되는 전자파가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해칠 염려는 객관적으로 없다는 얘기다.

‘사드 전자파 인체 유해설’과 함께 일부 성주 주민들이 현혹된 ‘가짜뉴스’는 또 있다. 바로 “성주 참외의 씨가 마를 것”이라는 괴담이다. 그러나 ‘사드 전자파’로 인해 성주 농민과 성주 참외가 말라죽는 일은 없었다. ‘성주 참외’ 생산량은 ‘사드 배치’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참외 매출도 최고액을 경신하고 있다. 《월간조선》은 최근 입수한 성주군 자료를 바탕으로 ‘사드 전자파 유해설’ 유포자들이 허무맹랑한 ‘괴담’으로 성주 주민들과 성주 참외 농가들을 어떻게 ‘기망’했는지 다시 살폈다.

애초에 쐬는 게 불가능한 사드 전자파

2016년 7월 13일, 김항군(왼쪽) 당시 성주군수는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항의하며 ‘혈서’를 썼다. 사진=뉴시스

2016년 7월 13일, 정부는 경북 성주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성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상당수 주민은 ‘사드 배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성주에 배치하는 데는 반대했다. 당일 김항곤 성주군수, 군의원 등 12명이 정부 결정에 항의하는 혈서를 썼고, 5000여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궐기대회’를 열었다. 성주군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했다. 주민 설득차 성주에 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폭행에 감금까지 됐다가 겨우 풀려났다. 당시 이들을 사로잡은 건 “사드에서 방출되는 전자파가 사람과 농작물 등에 유해하다”는 소위 ‘사드 괴담’이었다.

먼저 ‘사드 전자파 인체 유해설’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본다. 고주파의 전자파를 맞으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지만, 사드 기지의 입지와 사드 운영 원리 등을 고려했을 때 성주군민 또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사드 전자파를 우려할 이유는 없다.

사드 포대는 ▲포대 통제소 ▲사격 통제 레이더(TPY-2 TM) ▲발사대 6기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전자파를 방출하는 시설은 사드 레이더다. 사드 레이더는 고주파의 전자파 빔을 공중에 쏘고 나서 돌아오는 신호를 바탕으로 적 미사일의 위치, 이동경로 등을 탐지한다. 사드를 가동하면 전자파가 나올 수밖에 없지만, 그 전자파가 성주 주민들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위협하진 않는다.

사드가 성주군민 건강·생존권 위협?

사드 기지의 경우 지상 안전거리 100m를 설정해 민간인의 접근을 통제한다. 사드 레이더가 가동될 때 100m 밖에만 있으면 전자파로부터 안전하다. ‘안전 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사드는 당연하게도 고도의 보안성이 필요한 시설이므로 애초에 민간인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더구나 레이더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철조망으로부터 최소 500m 들어간 안쪽에 배치됐다. 불순한 목적을 갖고 고의로 침투하지 않는 한 민간인이 사드 레이더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에 노출돼 건강을 해칠 일은 없다.

사드 레이더 작동 원리를 봐도 이른바 ‘인체 유해설’은 애초부터 설득력 없는 강변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사드 기지는 성주군의 최북단인 초전면 소성리에 있다. 사드 레이더가 북한 지역을 향해 전자파를 조사하기 때문에 초전면 남쪽에 있는 성주군 관내 읍·면은 애초에 사드 전자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680m 고지에 있는 사드 레이더는 전방 상공 5도 이상으로 전자파를 발사하기 때문에 사드 레이더 전자파가 지상에 방사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너무나 쉽게 논파되는 ‘사드 괴담’

2016년 당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성주군민이 반발한 배경에는 ‘사드 반대’를 외치던 이른바 ‘외부 세력’이 “사드 전자파가 인체와 농작물에 유해하다”며 유포한 소위 ‘사드 괴담’이 있었다. 사진=조선DB

당시 성주군에서는 전자파가 수분을 빨아들여 사드 기지 인근 주민들이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전자파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급격하게 감소한다. 강력한 전자파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지속적으로 쐬지 않는 한 인체 조직이 화상을 입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드의 지상 안전거리는 100m이고, 전자파를 쏘는 레이더는 포대 경계선으로부터 최소 500m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포대 인근 주민들이 화상을 입을 일 역시 없다.

최근 국방부가 밝힌 성주 사드 기지 환경영향 평가 초안에서도 이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초안에 따르면 사드 기지 인근 지역 5개 지점의 전자파 세기는 ▲월명리 0.003845~0.009952W/㎡ ▲노곡리 0.001306~0.006846W/㎡ ▲율곡동 0.002034~0.008304W/㎡ ▲미래과학관 0.002540~0.018870W/㎡ ▲월곡2리 0.001230W/㎡ 등이다. 이는 인체 보호 기준인 ‘10W/㎡’의 ‘1/8130~1/100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는 사드 배치 전부터 훤하게 예상된 결과였다. 그런데도 2016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 개최된 ‘사드 배치 반대 집회’ 현장에서 ‘사드 괴담’을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 이들은 다채로운 가발을 뒤집어쓰고, 탬버린을 흔들며 “외로운 밤이면 밤마다 사드의 전자파는 싫어”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아, 싫어”라고 하며 춤을 춰댔다.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성주군민을 ‘사드 배치 반대 전선’ 선봉대로 나서게 한 것은 이처럼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가짜뉴스’였다. 이와 함께 사드에서 나오는 전자파 탓에 성주 참외 농가가 ‘참외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할 것이란 ‘괴담’도 성주군민을 동요케 했다. 참외 생산이 대폭 감소할 뿐만 아니라 그나마 재배·수확한 참외마저도 ‘전자파 참외’ ‘전자레인지 참외’ ‘사드 참외’ 취급을 받아 팔리지 않게 될 것이란 주장들이 나돌았다.

당시 ‘사드 배치’에 반대했던 일부 성주군민은 “전자파에 노출된 참외는 잘 자라지 못한다”는 식의 주장도 했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사드 레이더 전자파가 지상에 방사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눈이나 비, 황사 등에 의한 산란을 운운하며 지상에 방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사드 레이더 전자파는 고출력이므로 산란되는 양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식으로 방사된 전자파가 지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무시해도 될 만큼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국방부 환경영향 평가 초안의 전자파 측정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전자파에 노출된 참외는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도 제기됐는데, 이는 전자레인지로 조리·가열한 음식물은 인체에 유해하다는 ‘궤변’과 다름없다.

“죽음 불사, 사드 배치 결사반대!”

2016년 7월 15일,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 배치 집회’에서 성주군민들이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6년 7월 30일, 성주 농민 일부가 사드 배치 결정에 항의하고자 참외 하우스를 철거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농업경영인 성주군연합회 회장 이모씨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내놨다.

“농민들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는 명품 브랜드 성주 참외가 사드 참외로 낙인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고 나면 우리 성주군민의 4000억 조수입을, 다른 시장이 어떻게 될지 우리도 염려하고 있다. 지금 성주 농민들은 사드 때문에 시들어 말라죽거나, 사드 배치에 항거하다 죽거나,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일반인 심정이다. 죽음도 불사한다. 사드 배치 결사반대! 결코 헛구호가 아니다. 한농경이 똘똘 뭉쳐 사드 배치 결사반대!”

이 같은 ‘사드 참외 괴담’은 2016년 당시 일부 성주군민을 사로잡았다. 비과학적인 주장을 접하고 나서 불안해진 일부 주민은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 탓에 2017년 4월에 가서야 겨우 사드를 ‘임시 배치’할 수 있었다. 이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은 한때 성주군민 일부를 현혹했던 ‘전자파 참외’ ‘전자레인지 참외’ ‘사드 참외’와 같은 괴담과 거리가 멀다. ‘사드 전자파’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참외 농사 망한다”고 했는데 ‘생산량’ 증가

성주 참외 생산량은 사드 배치 이전보다 증가했다. 성주군 자료에 따르면 사드 배치 직전 해인 2016년 당시 성주군 참외 생산량은 16만1758t이다. 이후 현황은 ▲2017년 19만442t ▲2018년 15만7481t ▲2019년 18만8384t ▲2020년 18만6501t ▲2021년 18만1462t ▲2022년 17만9352t 등이다. 오히려 사드가 배치된 해인 2017년에는 참외 생산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해 ‘가격 하락’을 걱정해야 했다. 2018년에는 사드 배치 이전인 2016년보다 생산량이 4277t 줄었다.

그해 성주군 참외의 전국 시장 점유율이 전년(90%)과 비슷한 89%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성주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참외 생산량이 감소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 참외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에 ‘사드 전자파’ 탓에 성주 참외 생산에 차질이 있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2022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결과적으로 성주 참외 생산량은 사드 배치 직전 해인 2016년보다 11% 증가했다.

성주 참외의 전국 시장 점유율도 확대됐다. 사드 배치 이전, 성주 참외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2011년 67.8% ▲2012년 67.7% ▲2013년 70.3% ▲2014년 67.1% ▲2015년 67.2% ▲2016년 71% 등이다. 사드 배치 직전 해인 2016년 당시 성주 참외의 시장 점유율은 2011년 대비 3.2%P 증가한 데 그쳤다. 이와 달리 ‘사드 배치’ 이후 성주 참외 시장 점유율은 ▲2017년 90% ▲2018년 89% ▲2019년 89% ▲2020년 87% ▲2021년 87% ▲2022년 84%를 기록했다. 전술한 기간 중 점유율이 가장 낮은 2022년을 기준으로 해도 사드 배치 이전보다 점유율이 13%P 증가한 셈이다.

참외 매출도 늘고 농가 소득도 폭증

성주군민을 불안케 했던 ‘사드 괴담’과 달리 성주 참외 생산량은 사드 배치 이후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확대됐다. 매출액, 순수입도 급증했으며 성주군 지역내총생산도 크게 늘었다. 사진=뉴시스

성주 참외 매출 역시 크게 늘었다. 성주군이 밝힌 사드 배치 이전 ‘연도별 성주 참외 매출’은 ▲2011년 3570억원 ▲2012년 3989억원 ▲2013년 3820억원 ▲2014년 3447억원 ▲2015년 4020억원 ▲2016년 3710억원이다. 2015년에만 4000억원을 초과했을 뿐, 다른 해에는 모두 3700억원 안팎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성주 참외 연매출 평균은 3760억원이다. 이와 달리 사드가 배치된 2017년에는 성주 참외 매출이 사상 최초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역시 성주군 자료에 따르면 사드 배치 이후 성주 참외 연매출은 ▲2017년 5003억원 ▲2018년 4286억원 ▲2019년 5050억원 ▲2020년 5019억원 ▲2021년 5534억원 ▲2022년 576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에만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했을 뿐 이후에는 다시 5000억원을 돌파해,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사드 배치 직전 해인 2016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성주 참외 매출은 55% 증가했다.

매출이 대폭 성장하면서 성주 참외 농가의 소득도 함께 늘었다. 2016년 당시 성주 참외 농가 수는 4224호다. 그해 성주 참외 농가의 평균 매출은 8783만원이다. 현재 성주군 농업기술센터가 제시하는 참외 농가 소득률(매출-비용) 57.8%를 적용하면 2016년 당시 성주 참외 농가의 순수입은 5076만원이다.

2021년 성주 참외 농가 수는 3838호다. 앞서 언급한 조건대로 계산하면, 이들의 가구당 매출은 1억4420만원, 순수입은 8335만원이다. 즉 성주군 자료에 따르면 2021년도 성주 참외 농가의 가구당 소득은 사드 배치 직전 해인 2016년보다 64%(3259만원) 증가한 셈이다.

성주군 GRDP 성장은 ‘사드 참외’ 덕분?

‘성주 참외’의 ‘선전’ 덕분인지 성주군의 지역내총생산(GRDP)도 대폭 성장했다. 경상북도 통계에 따르면 사드 배치 직전 해인 2016년 당시 성주군의 지역내총생산은 1조8461억원이다. 사드 배치 이후 현황은 ▲2017년 2조523억원 ▲2018년 1조8315억원 ▲2019년 1조7780억원 ▲2020년 2조710억원 등이다. 결과적으로 2020년 성주군 지역내총생산은 2016년 대비 12.2% 성장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도 마찬가지다. 사드 배치 직전 해인 2016년 당시 경상북도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4006만원이다. 경북 성주군은 4285만원이다. 성주군이 경상북도 평균보다 7%가량 많았다.

2020년의 경우 경상북도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3999만원으로 감소했다. 성주군은 4982만원으로 급증했다. 경상북도 평균보다 25% 높은 수준이다. 사드 배치 이후 성주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절대적으로도 증가했고, 상대적으로도 그렇다.

해당 기간 성주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 증가율은 16.3%다. 같은 기간, 경북 관내에서 성주군보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 증가율이 높은 곳은 안동시(45%), 단 한 곳이다.

상술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사드가 배치되면 성주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를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이들의 주장과 달리 성주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국민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방어용 무기체계 도입을 방해하려고 했던 자들이 유포한 각종 괴담이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