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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백제 미소불’ 환수는 왜 실패했나

가격보다 가치를 봐야 하는데…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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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모르는 불상 가치 42억원 판정 기준
⊙ 환수 경매에서 500만원 융통성도 발휘 불가
⊙ 매입 가격 세 자리(100억원)는 국민감정상 어렵다?
⊙ 절실한 부여군과 느긋한 중앙정부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 앞·뒤 모습. 사진=문화유산회복재단
  모든 물건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물건을 살 때는 마지노선이 있다. 큰 거래를 할 때, 어느 정도 액수까지 감당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거래하러 나선다. 이 이상은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액수, 이것이 마지노선이다.
 
  2018년 10월 일본 측 소장자와 국보급 7세기 백제 걸작 ‘부여 규암면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이하 불상)’ 환수 협상을 앞두고 우리 측은 바로 이 문제를 고민해야 했다.
 
  해당 불상이 국보급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학자가 동의하는 상황이었다. 그 미소가 아름다워 ‘백제의 미소불’이라고 불린다. 환수 협상 전에 불상을 직접 확인한 정은우 동아대 교수의 의견서는 확신에 차 있다. 의견서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이 금동관음보살입상은 백제 7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보살상이다. 함께 출토된 규암면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은 현재 국보 293호로 지정되어 있다. 출토 지역과 연대가 정확하게 판단되고 일본으로 건너간 내력과 소장자가 정확하게 밝혀진 불상이다. 빠르게 환수하여 보존 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2018년 9월 7일 오후 2시. 정부 환수의 담당관청인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최종적으로 협상 마지노선을 결정한다. 그 결정에 따라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불상을 가져오지 못했다.
 
  협상 결렬 후, 우리 측 마지노선은 ‘40억+알파(α)’로 알려졌다.
 
  과연 알파(α)는 얼마인가. 우리 측은 불상 가격의 마지노선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을까. 협상에 실패한 작년 말 그 내용은 국회에 이렇게 보고됐다.
 
  〈2018년 9월 7일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이 진행한 일본 소재 ‘백제 금동보살입상’에 대한 심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일시 및 장소 : 2018년 9월 7일(금) 14:00~ / 국립중앙박물관
  2. 심의위원 : 관련 전문가(교수) 5명
  3. 심의결과
  ① 매입 여부 : 매입필요(위원 5명 모두 매입가치 ‘상’으로 결정)
  ② 매입 가격 : 40억원을 기준가로 하고 42억원을 상한가로 함
  ③ 긴급매입 제한사항 : 제한사항 없음〉
 
  결국 알파(α)는 2억원이었다. 당시 협상 상황에 깊숙이 관여했던 관계자 A씨는 이렇게 기억한다.
 
  “알파가 2억원이라는 사실을 후에 듣고 황당했습니다. 운송, 보험료도 안 되는 돈이었죠. 피카소 그림 한 점이 수천억에 거래되고 있는데, 백제 최고 걸작이라고 꼽히는 작품이 고작 42억원이 상한액이라는 것도 납득이 되지 않았죠.”
 
  A씨가 황당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간의 사정을 이해해야 알 수 있다.
 
 
  아무도 모르는 42억원 판정 기준
 
  언뜻 42억원도 큰 액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액수는 가치에 따라 생각해야 한다. 수천억원에 거래되는 미술작품도 많다. 42억원이라는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불상의 가치가 어느 정도 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측은 어떠한 근거로 불상을 42억원으로 평가했나. 올해 상반기 국회 최경환 의원(대안정치 연대)의 질의에 문화재청은 이렇게 답변했다.
 
  ― 지난해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 감정에 따른 평가액(40억+α)의 근거는 무엇인가.
 
  “유물 감정에 관한 사항은 국립중앙박물관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임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동문서답(東問西答)으로 들릴 수 있는 답변이다. 알아서 절차를 확인해보라는 의미로도 들린다. 당당하게 말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도 들린다.
 
  그러나 해당 답변은 정답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평가 근거를 말해줄 필요도, 말해줄 수도 없다.
 
 
  감정은 口頭가 원칙?
 
  국립중앙박물관 ‘외부유물반출입 및 감정에 관한 규정’ 제9조의 의미를 곱씹어보면 문화재청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
 
  〈제9조(감정서) 유물감정에 대한 감정서는 영리목적에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체 발급지 않으며 구두로 한다.〉
 
  그냥 “이것은 어느 정도 가치다”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지, 구체적인 근거와 내용까지 서면으로 작성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만 아무리 구두(口頭)로 한다고 해도, 어떤 기준과 이유가 있지 않을까. 기자는 작년 국감 기간에 문화재청이 참고자료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확보했다.
 
  문화재 관계자 A씨는 “해당 자료를 보면, 왜 42억원으로 결정됐는지 추측이 된다”고 설명했다.
 
  〈주요 경매 출품 문화재 매매가 현황
  2012년 청화백자 운룡문호(조선 18세기) 약 35억4000만
  2008년 청화백자 송하선인문호(조선 19세기) 약 46억
  2011년 청화백자 운룡문호(조선 18세기 전반) 42억8000만
  2018년 분청사기 편병(조선 15~16세기) 34억5000만
  2016년 영산회상도(조선 1560년) 20억8000만〉
 
  근래 세계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우리 문화재는 40억원 언저리에서 낙찰되었다. 대부분은 백자였다. 그러니 불상도 40억원 언저리가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A씨는 “문화재 고유의 가치를 무시한 터무니없는 행정적 발상이다”고 비판한다.
 
 
  옷에 몸을 맞춘다?
 
1946년 《백제의 미술》 圖19. 부여 출토 금동보살입상 2점이 동시에 촬영되었다. 사진=정규홍
  42억원으로 액수가 결정된 과정을 이해하려면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옷에 몸을 맞춰야 되는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옷은 예산이고, 몸은 문화재다.
 
  정부의 예산은 국회에서 나온다. 2018년 국감에서 환수 가격과 향후 대책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2018년 10월 16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협상 결렬 이유는 가격 때문이라고 문화재청장은 인정한다.
 
  〈염동열 위원: 매입할 가치가 있다, 100% 진품이다, 이런 결론을 냈는데 협상이 결렬됐지요?
 
  문화재청장: 예, 결렬됐습니다.
 
  염동열 위원: 결렬된 이유가 뭐지요?
 
  문화재청장: 소유주가 가격을 너무 높이 올렸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다시 한 번, 이게 꼭 돌아와야 될 저희의 귀중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국내 전문가들을 다시 불러서 의견을 여쭈었습니다. 그랬더니 상한가 42억원, 그 이상을 주고 사는 것은 조금 무리다, 가치에 대해서 저희가 나중에 담보할 수가 없다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가격 차이로 결렬된 사실이 나오고 나서, 좀 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질의가 나온다. 2014년에 해외문화재를 찾는 데 배정된 예산이 36억원이었는데 2018년에 12.2억원으로 줄어든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염동열 위원: 지난 2014년도에 보니까 (해외문화재 매입) 예산이 36억 정도였었는데 (2018년은) 12억밖에 되지 않아요. 이랬을 때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문화재청장: 맞습니다. 말씀드리자면 정말 가치가 있어서 꼭 사고 싶은 것들은 저희가 갖고 있는 예산을 넘어서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해마다 별로 가치가 없는 것들을 액수에 맞춰서 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못 사다 보니까 자꾸 예산이 떨어졌고, 앞으로 조금 더 노력해서 액수를 올리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부 예산은 매년 마련되고, 집행된다. 만일 그해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면 다음 해 예산은 점점 줄어든다. 문화재청은 사고 싶은 것은 예산을 훌쩍 뛰어넘고, 싼 것을 살려니 마땅하지 않아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다 보니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의 가치보다, 마련된 예산에 맞추어서 국외 중요문화재를 환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42억원은 당시 융통할 수 있는 예산을 모두 모은 것이었다.
 
 
  500만원 융통성도 불가능
 
  이렇듯 다단한 논쟁을 거친 지금, 불상 환수 협상은 어떻게 진행 중일까. 과연 어느 정도 가격에서 불상을 가져올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자료가 있다. 최근 우리 정부가 경매를 통해 매입을 추진했던 문화재 낙찰 현황표이다. 성공한 문화재도 있지만, 실패한 경우도 있다.
 
  * 2014. 3. 금니사경(낙찰실패)
  - 낙찰액 약 1.85억 / 응찰 상한액 1.8억
  - 응찰 상한액 초과
 
  * 2014. 3. 곽분양행락도(낙찰성공)
  - 낙찰액 0.5억 / 응찰 상한액 0.96억
 
  * 2014. 5. 나전함(응찰중단)
  - 진품 여부 논란
 
  * 2016. 4. 영산회도(낙찰실패)
  - 낙찰액 20.8억 / 응찰 상한액 20억
  - 응찰 상한액 초과
 
  * 2017. 4. 숙선옹주방인장(낙찰실패)
  - 낙찰액 3.3억 / 응찰 상한액 3.1억
  - 응찰 상한액 초과
 
  * 2017. 10. 강노초상(낙찰성공)
  - 낙찰액 3.5억 / 응찰 상한액 3.9억
 
  * 2017. 11. 효명세자빈죽책(라이엇게임즈 기부)
  - 낙찰액 2.5억
 
  * 2018. 4. 덕온공주인장(낙찰성공)
  - 낙찰액 2억 / 상한액 5.5억
 
  자료를 보면 미리 정한 ‘상한액’을 불과 몇백만원을 초과해도 환수가 불가능한 현실을 알 수 있다. 그나마 경매는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된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백제 불상은 일본 측 소장자와 협상을 통해 가져와야 되어 훨씬 복잡하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측은 백제 불상의 상한액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을까. 문화재청은 국내외 문화재 긴급매입 및 관리지원 자금 60억원, 국립박물관은 부여 규암리 금동불상 구입 32억원이 2019년 예산에 편성되어 있다. 문화재청 예산을 모두 불상을 찾아오는 데 사용한다면 ‘32억+60억’이 최대치다.
 
 
  “세 자리는 부담스럽다”
 
1932년 《조선미술사》 圖13. ‘백제 미소불’의 앞면과 옆면이 촬영되어 있다. 사진=정규홍
  정부는 작년 협상 결렬 이후 일본 측 소장자와 직접 접촉을 삼가고 있다. 최근의 불편한 한일관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협상 결렬 이후, 문화재청은 민간단체를 통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 측과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B씨는 9월 초 기자를 만나 허심탄회(虛心坦懷)하게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 어느 정도에서 협상이 이뤄질까.
 
  “사실 문화재청 고위 관계자로부터 ○○억원이 마지노선이라고 들었습니다.”(해당 액수는 국익(國益)을 고려해달라는 B씨의 요청을 받아 밝히지 않는다.)
 
  ― 왜 ○○억원인가.
 
  “액수 문제가 너무 부각되다 보니, 불상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가 빠졌어요. 불상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가격만 서로 이야기하다 보니 일본 측 소장자와 감정만 상한 것이죠. 저희는 가급적 가격 이야기는 하지 않고 소장자에게 불상이 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어요.”
 
 
  절실한 부여군, 느긋한 중앙정부
 
‘백제 미소불’과 함께 출토된 국보 제293호 불상. 사진=뉴시스
  부여군청 공무원에게 전화를 걸면 이런 통화 대기음(컬러링)이 나온다.
 
  “부여미소를 돌려주세요. 부여군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된 국보급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의 반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백제 미소불 부여 귀환을 위해 함께해주세요.”
 
  9월 초 박정현 부여군수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도 “부여미소를 돌려주세요”라는 컬러링이 흘렀다. 부여군은 해당 불상 환수에 매우 적극적이다.
 
  ― 불상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나.
 
  “1907년 함께 발견된 불상이 이미 국보로 지정되어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불상의 완성도와 섬세함을 볼 때 국보로서의 가치는 차고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 무엇이 가장 큰 걸림돌인가.
 
  “지난 5월 국회에서 관계기관 원탁회의를 열었어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불상 소유자 희망매도가격 150억원에 대하여 감정가격 32억원 이상은 지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문화재청은 국외문화재환수예산 총 60억원 중 10억원은 지출 가능하다는 의견이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감정가격 이상은 문화재청 예산 10억원을 포함해 어떠한 예산을 추가로 지출할 수 없고, 불상에 대한 감정 가격 또한 재감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앙정부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행정 또한 불상 환수 과정에 또 다른 어려움이 되고 있습니다.”
 
  부여군은 동시에 발견돼 이미 국보(293호)로 지정된 금동관음보살입상과 새롭게 환수된 불상을 동시에 전시할 경우 백제 중심지라는 문화적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절실하게 반환을 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가져오면 좋은 유물 중의 하나일 뿐이다.
 
 
  문화재 환수도 ‘코드’?
 
  오히려 불상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정부의 우선순위는 정권의 코드와도 관련이 있다.
 
  정부가 우선 순으로 매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문화재청의 ‘국외소재 중요문화재 매입대상 목록’이라는 내부 문건을 보면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첫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화(駐華)대표단 건물’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화대표단이 사용한 건물로 임정 환국 이후 주중대사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다”며 건물을 소유한 중국 개인에게서 매입하려 한다. 소요예산은 10억~20억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두 번째로 ‘고려 나전경함’이다. “전 세계 10점 미만이 전해지고 있다며, 크기·문양·보존상태 등에서 탁월한 수준”이라고 문화재청은 평가한다. 예상가는 50억원이다.
 
  세 번째는 ‘국내외 소재 북한문화재’이다. “북한 출처 묘지석 매입 및 북한 이관(기증)을 통한 남북교류협력 요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이유다. 소요 예산은 10억원으로 보고 있다.
 
  네 번째는 ‘발해 농장’이다.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이 20세기 초 설립·운영한 만주 지역 농장이다. 중국인 소유자에게 약 5억원에 매입하려 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관음도’다. “고려불화 중 최상급이며 보존상태가 매우 우수하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한다. 예상가는 100억원이다.
 
  그다음 마지막이 ‘부여 규암 금동관음보살입상’이다. “현존하는 불상 가운데 우수한 양식의 불상으로 국보급 가치가 있다”며 “얼굴의 미소가 뚜렷하게 살아 있고, 도금의 금색도 화려하게 잘 남아 있는 수작”이라고 평가한다. 예산은 42억원이라고 적혀 있다.
 
  해당 문건을 분석하면, 문화재청의 가장 큰 관심사는 독립운동, 남북교류에 의미가 있는 작품(건물)을 매입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 ○○관음도를 100억원에 가져오려고 하는 것도 논란이다. 백제 불상보다 고려 ○○관음도가 두 배 넘는 가치를 가진다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는 학자들이 많다.
 
 
  “불상을 본 것은 행운”
 
국보 제84호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미소가 아름다워 ‘백제의 미소’라 불린다. 사진=뉴시스
  현재 협상은 민간 시민단체를 통해 관계를 이어가면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 측 소유자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B씨의 생각은 이렇다.
 
  “정부 ○○억원에 민간 모금을 통해 보태는 방안을 생각 중입니다. 돈보다는 해당 문화재가 왜 한국에 다시 돌아와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실제 불상을 보고, 그 가치를 확인한 이들은 불상이 단순한 금전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런 방식이 상황을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는 인식이다.
 
  9월 초 불상 분야의 권위자로 통하는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기자에게 불상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7세기 백제 미술 불교 조각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었어요. 미소와 외형이 단연 돋보이는, 동아시아 불교 조각의 백미(白眉)입니다. 7세기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최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불교 불상 전문가로 작년 최초로 해당 작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감정한 학자 중 하나다.
 
  ― 불상을 보았을 때 느낌은.
 
  “본 것이 행운이었죠. 과거 불교 조각을 연구하던 선생님들은 사진으로만 불상을 볼 수 있었어요. 일본에 있지만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잃어버린 찾을 수 없는 문화재로 여겨졌습니다.”
 
 
  4억? 400억? 가격보다 가치를 봐야
 
  ― 기억에 남는 것은.
 
  “처음에는 의심을 했어요. 상태가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100년 만에 나왔는데, 보관을 굉장히 잘 했어요. 소장자도 가치와 중요성을 잘 알았던 것이죠. 이렇게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에 놀랐어요.”
 
  ―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면.
 
  “7세기 백제 미술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통일신라로 가기 직전으로 보여요. 이것은 국보 이상입니다. 국보가 (일본에) 건너가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4억이면 어떻고 400억이면 어떻습니까.(가격이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
 
  ― 백제 불상의 특징은.
 
  “주조(鑄繰)가 월등해 삼국에서 가장 앞서요. 옷 주름이 사실적으로 정교합니다. 웃는 모습이나 세부 디테일이 살아 있어요. 여성적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고 부드럽고 온화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 ○○관음도와 불상의 가치를 비교하면.
 
  “○○관음도는 수십 점이 남아 있어요. 일본에 남아 있는 고려불화가 160점입니다. ○○관음도는 20~30점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것(불상)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이죠. 이것은 단 한 점 남아 있는 것이에요. 그것은(불화) 그림이고 이것은(불상) 금동 불상입니다. 그것도 백제시대 작품입니다. ○○관음도보다 10배 정도 가치라고 보입니다.”
 
  ― 환수가 되면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출토지, 자기 자리(부여군)로 가는 것이 맞아요. 이미 출토된 불상과 나란히 있으면 보기가 좋아요. 함께 있는 것이 좋아요.”
 
  ― 일본 소장자가 우리 측에 불상을 보여준 이유는.
 
  “한국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해당 불상을 구매할 때 ‘한국에 가는 것이 맞다’고 원소유자에게 들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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