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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모르는 사람은 당하는 외제차 보험사기의 세계

10년 간 BMW로 60여 차례 사고 내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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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수리 추정가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미수선 수리비’ 악용
⊙ 수퍼카 1일 렌트비는 300만원, 최대 9000만원까지 가능
⊙ 비오는 날 도랑에 일부러 박고, ‘카멜레온 도색’ 차량 긁고
지난 3월 14일 거제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스포츠카가 트럭에 의해 옮겨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보험금을 타내려고 상대편과 짜고 고의로 사고를 냈다면, 람보(람보르기니의 준말) 운전자가 바보예요. 람보로 보험금 타는 방법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게 티나게 하나요.”
 
  외제차 중고 매매업자인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두 명이 짜고서 뒤차로 앞차를 들이받아 보험금을 타는 것은 하수(下手)들의 수법이라는 뉘앙스다.
 
  속칭 ‘람보르기니 추돌 사고’로 외제차를 이용한 보험사기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14일, 경남 거제시의 한 도로에서 SM7 자동차가 람보르기니 차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는 목격자들이 현장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하면서 이슈가 됐다. 람보르기니 수리비만 1억4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자 누리꾼들은 거액의 수리비를 물어야 하는 SM7 차주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SM7 차주가 가입한 보험사가 자체 조사를 시작했고, 여러 정황상의 증거를 들어 람보르기니와 SM7 차주가 보험금을 노리고 허위 사고를 냈다고 의심하게 됐다. 보험사와 차주 간의 ‘사기냐 아니냐’는 공방이 벌어졌고, 거제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다. 거제경찰서 지능범죄팀 관계자는 지난 4월 6일, “주변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양 운전자를 소환해 사기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람보르기니 추돌 사고의 진실 여부는 곧 밝혀질 것이다.
 
  얼마 전에는 25억원 상당의 롤스로이스 리무진 차량을 이용해 보험사기로 수천만 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롤스로이스 차를 길거리에 주차하고, 공범이 이 차를 들이받아 보험사로부터 돈을 받는 수법을 썼다. ‘가족 보험 사기단’도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일가족은 BMW 2대 등 총 5대의 승용차를 이용해 일부러 사고를 내서 총 24차례에 걸쳐 1억5000만원을 보험사로부터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기’가 범죄의 새로운 한 축이 되는 추세다.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는 외제차 보험사기의 세계를 집중 취재했다.
 
 
  “보험금 3~4억원 타 내”
 
  B씨는 지난 3월 중순, 서울의 모 경찰서로부터 “뺑소니로 신고됐으니 출두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B씨는 10여 분 전쯤 BMW 차량과 살짝 스쳤고,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기 위해 차를 150여m 이동시킨 상태였다. 그의 얘기다.
 
  “××동2가 사거리 도로가 좀 애매합니다. 왼쪽 차선, 직진 겸 왼쪽 차선, 오른쪽 차선이 있는데 동시신호가 아닙니다. 이 도로에 들어설 때 직진을 하려는 차는 오른쪽으로 붙여서 운전을 해야 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차선 위반인데 거기서는 전부 그렇게 합니다. 저 역시 앞차를 따라 주행하는데 백 미러를 보니 차 한 대가 제 뒤에서 정차하더군요. 충돌 느낌은 없었는데 혹시 싶어 차를 세웠습니다. 젊은 친구가 BMW 차량에서 내렸습니다.”
 
  —차가 추돌하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까.
 
  “살짝 쿵 한 듯도 싶고, 아무튼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제 차는 멀쩡했고 젊은 친구가 한참 살피더니 ‘손상됐다’고 하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멀쩡한 듯싶어서 손상됐다는 부위를 만지려니 그 친구가 펄쩍 뛰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호들갑을 떨며 큰소리를 치기에 자식뻘도 안 되는 친구에게 볼썽 안 좋은 꼴을 당하는 것 같아 민망했습니다. ‘보험처리 해 줄 테니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약 150m쯤 이동해서 주차하고 보험회사에 사고 접수를 했습니다. 그 친구가 따라오지 않더군요. 그러더니 얼마 있다가 경찰서에서 뺑소니로 신고됐다는 전화를 받은 겁니다.”
 
  —사고 현장에서 150m 정도 이동했는데 뺑소니범이 됐군요.
 
  “황당했습니다. 곧장 경찰서에 가서 자초지종을 있는 대로 설명했습니다. 얼마 있다 그쪽 보험사 직원이 왔는데 ‘차량이 다른 곳도 파손된 것 같다’, ‘병원을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한술 더 떴습니다. 그런데 젊은 친구의 차림새며 말투며 뭐가 좀 이상합디다. 경찰에게 ‘뭔가 이상하다. 내가 당한 것 같은데 어떻게 신고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경찰이 저를 보고 ‘그냥 오늘 일진이 사나웠다고 생각하고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B씨의 자동차 보험회사가 사고 피해자인 BMW 차주(30대 중반)에 대해 알아봤다. 보험회사에 따르면 BMW 차주는 여태까지 60여 차례 보험금을 타낸 전력이 있었다고 한다. 차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경미한 접촉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보험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B씨와 사고나기 한 달 전에도 동일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B씨와는 ××동 2가에서 접촉 사고가 있었는데 한 달 전에는 같은 동 1가 도로에서였습니다. 도로 여건이 거의 일치하는 곳이었습니다.”
 
  —BMW 차주와 직접 통화했습니까.
 
  “네. 저희 쪽 고객이 사고를 냈는데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지 묻는다며 통화를 했습니다. 그 친구는 말이 논리정연했습니다. 사고가 났는데도 차분하고, 무엇보다 그 길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지역은 불가피하게 사고가 많이 날 수밖에 없는 지역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그 지역을 잘 안다고 의심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정상적인 운전자라면 1년에 사고가 한 번 날까 말까인데 10년간 60번이라면 일단 의심을 해 볼 만합니다. ‘차량수리를 위해 어떤 센터를 이용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본인은 이 분야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 보험회사에서 현금으로 주면 알아서 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60여 차례 일부러 사고를 유발했다면 벌써 들통나지 않았겠습니까.
 
  “본인도 꼬리가 길었다고 느꼈는지 이번 사고는 계속 추궁이 이어지자 본인이 먼저 ‘보험금을 안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담당 수사관이 뭔가 석연치 않다고 생각해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보험사에 따르면 이 BMW 차주는 개인사업을 하는데 2000만원 정도인 BMW 차량으로 최소 3억~4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C씨는 지난해 4월, 서행하는 자신의 차에 부딪힌 오토바이에 1900만원을 물어줘야 했다. 물론 1900만원은 C씨의 보험사가 지급했고, C씨는 종전의 보험료에 할증이 30% 붙었다. 그는 천안시의 모 빌딩 주차장에 진입하기 위해 맨 끝차선에서 자동차를 서행 운전 중이었다. 갑자기 오토바이 한 대가 C씨의 차량 뒤쪽에 살짝 추돌하더니 사람이 밑으로 쓰러졌다. C씨의 얘기다.
 
  “나와 보니 오토바이 운전기사가 제 차 옆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제 차는 멀쩡하고, 오토바이에 제 차 타이어 자국 정도가 있었습니다. 일단 사람이 넘어졌으니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 처리했습니다.”
 
  —수리비가 1900만원이 나왔다는 것은 언제 알았습니까.
 
  “그때 바쁜 일이 있어서 잘 챙기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보험회사 말로는 오토바이 기사가 하루 입원하고, 오토바이 견적 등 총 1900만원이 나왔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거의 서 있다시피한 제 차에 와서 자기가 부딪치고, 그 수리비가 그렇게 나왔다니 말이 됩니까.”
 
  C씨의 보험회사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여러 번 비슷한 사고를 낸 점, 오토바이 소유자가 계속 바뀐 점, 사고 장소의 정황 등을 들어 경찰에 사기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30대 후반인 모씨는 지난해 7, 8, 9월 석 달 동안 H, S, A 보험회사로부터 총 25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그는 아우디 A6 차량을 이용해 진로 변경하는 상대 자동차를 고의로 접촉해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보험사기범은 실형 가능
 
  보험사기는 현행법상 명시적으로 정의된 것은 없다. 실무상 보험회사를 기망(欺罔)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 계약상 지급받을 수 없는 보험금을 취득하는 행위를 말한다. 형법상 사기죄로 처벌되는 범죄 행위다.
 
  일반 국민이나 보험회사가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것들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제보하면 금감원이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해서 이뤄진다. 경찰에 곧장 수사 의뢰를 해도 된다. 최종적으로 검찰이 보험사기 관련 수사, 증거를 수집해 보험사기 범죄 수사를 지휘한다. 법원에서 ‘보험사기’로 규정을 할 경우, 사기범은 실형을 살기도 한다. 또 보험회사는 보험사기 판정을 받은 이에 한해서는 보험 가입을 제한할 수 있다.
 
  금감원 보험사기방지센터에 소개된 사고 유형을 보면 ▲술집이 밀집한 유흥가 골목에서 음주운전 차량을 상대로 고의 사고를 일으킨 뒤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보험금을 편취 ▲불법 유턴 차량을 상대로 고의로 차량 접촉 사고를 일으킨 뒤 상대편 운전자를 가해자로 주장해 보험금 편취 ▲일방통행 도로에서 도로 사정을 모르고 역진입하는 차량을 상대로 고의 접촉 사고 ▲좁은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 사고 ▲횡단보도에서 차량에 고의로 부딪히거나 뒷바퀴에 살짝 발등을 밀어넣은 뒤 운전자 과실로 위장 ▲차량 손상이 거의 없는 경미한 교통사고에 대해 상호 양해하에 헤어진 후 상대차를 뺑소니로 신고 ▲정상적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에 고의로 차량 속도를 높여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차선 변경시 안전운전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 편취 ▲고가의 외제차를 이용해 무리하게 차로 변경하다 가벼운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안전거리 미확보를 이유로 고액의 보험금 편취 등 다양하다.
 
  중고외제차 매매업자 A씨는 평소에 “외제차 사고가 나면 최대 10배까지 뽑아 먹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A씨는 ‘공업사’와 ‘렌트비’의 두 가지를 활용해 보험금을 쉽게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A씨의 말이다.
 
  “외제차는 정상적으로 A/S센터에서 수리를 하면 범퍼 하나만 갈아도 100만원이 넘고, 수리비만 1000만~2000만원은 훌쩍 나와요. 공업사에 얘기해서 100만원 수리비 나오는 걸 올려 달라고 해서 되돌려 받는 거죠. 요즘은 렌트비로 빼먹는 게 훨씬 쉬워요.”
 
  —렌트비로요?
 
  “자동차가 공업사에 들어가면 그동안 렌터카를 빌려주게 되어 있거든요. 공업사에 ‘풀로 수리해 주세요’라고 하고(최대한 기간을 길게 끌어 달라는 말이다) 그동안 렌터카를 타는 겁니다. BMW 5시리즈는 1일 렌트비가 40만원 정도 돼요. 렌트 보름 하면 그 비용만 600만원이에요.”
 
  —그 기간 동안 실제로 렌터카를 이용하는 건 아니고요?
 
  “렌트 회사에 얘기해서 탄 것처럼 하는 거죠. 실제로 차 빌렸는지 아닌지 일일이 따라다닐 수도 없고 알 방법이 없어요.”
 
 
  사고 나면 렌트비로 9000만원 수령 가능
 
‘맞춤형(custom) 페인팅’을 하게 되면 보상금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공업사에서 한 번, 렌트비로 또 한 번 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사고가 나면 보험회사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자. 일반인들은 자동차 사고가 나면 해당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현장으로 출동 요청을 하거나, 전화로 사고 접수를 한다. 보험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험 가입자가 들어 놓은 보험 내용, 계약 약관, 최초 사고 내용을 봅니다. 우리 직원이 현장에 나간 경우에는 현장 출동 보고서를 검토합니다. 이후 우리 차에 보험 과실이 얼마나 있는지를 살핍니다. 이후 차주와 통화해서 차 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요구 사항을 듣습니다. 차주가 센터에 차를 맡기는 경우에는 보험사가 센터에 수리비를 직접 지급하고, 고객이 자체적으로 수리를 하겠다고 하면 미수선 수리비로 지급합니다.”
 
  —미수선 수리비요?
 
  “차량을 수리하지 않고 수리비, 부품교체 비용 등을 추정해서 그 추정가액을 수리비 명목으로 현금 지급하는 보험금을 말합니다. 가령 고객이 ‘내가 알아서 수리를 할 때니까 현금을 달라’고 하면 보험회사에서 금액을 산정해 서 고객에게 제시합니다.”
 
  —고객이 수리센터에 입고하고 난 뒤 수리센터랑 거래하는 것이 아니고요?
 
  “외제차는 부품교체를 원칙으로 합니다. 가령 범퍼 부분에 살짝 기스(흠집)가 가도 교체가 원칙입니다. 교체를 하면 당연히 돈이 많이 들죠. 또 교체하는 기간 동안 고객에게 차량을 렌트해 줘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외국에서 부품을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면 렌트비가 수리비보다 더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이 ‘범퍼 교체를 안 하고 살짝 티 안 나게 수리를 해서 타고 다니겠다’고 합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범퍼 교체비보다 덜 들고, ‘미수선 수리’의 경우에는 차량 렌트를 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절감됩니다. 오늘날 미수선 수리비가 악용되고 있지만 원래 좋은 취지로 생긴 제도입니다.”
 
  자동차 보험회사의 ‘미수선 수리비’ 지급은 1990년대 중반 경에 생겼다. 경미한 외제차 사고의 경우 부품을 통째로 갈지 않아도 되고, 보험사 입장에서 고객에 지원되는 렌트 비용을 절감하자는 것이 시작이었다. 또 다른 보험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수선은 권장할 만한 제도입니다. 사고가 났을 때 차를 즉시 입고해서 정비하는 것보다, 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된다면 고객이 편리한 시간에 공업사에서 수리받으면 되니까요. 사고 난 외제차가 새 차가 아니었다면 중고 부품을 써도 되고요. 어떻게 수리를 하는지는 전적으로 고객 마음입니다. 잔 기스가 났다고 범퍼를 통째로 가는 것은 낭비 아닙니까. 보험회사에서 미수선 수리비를 도입한 취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렌터카 대여 제도는 원래부터 있었나요.
 
  “자동차손해배상법상 영업용 차가 정비를 받으면 그 기간 동안 휴차료를 주게 되어 있고, 일반 자가용 운전자는 정비 기간에 대차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보험 약관이 만들어질 때부터 돼 있었는데 이 역시 악용되고 있습니다.”
 
 
  보험회사의 미수선 수리비
 
  보험회사 직원의 말처럼, ‘미수선 수리비 지급’이라는 것이 모두 악용되는 것은 아니다. BMW 5시리즈를 모는 D씨는 얼마 전 사고를 당했다. 정지한 상태였는데 뒤차가 들이받은 것이다. D씨는 BMW코리아 A/S센터를 방문했고, 뒷범퍼와 트렁크 교체(트렁크 앰블럼 부위가 살짝 손상됐다)로 총 660만원의 견적을 받았다. D씨는 보험사기를 치는 사람도 아니고, 사고가 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D씨의 얘기다.
 
  “아무리 외제차라지만 범퍼랑 트렁크 교체로 600만원이 넘는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의 보험회사에서 지불하는 것이니까 라고 생각하고 정식으로 센터에 입고했습니다. 수리를 막 시작하려는데 중고차 딜러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실은 두 달쯤 후에 BMW 차를 팔려고 딜러와 얘기 중이었거든요.”
 
  —딜러가 뭐라고 하던가요.
 
  “트렁크를 통째로 갈면 사고 차량이 돼서 중고차 값이 150만원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또 만약 범퍼 안쪽의 패널(자동차 부품) 손상이 있으면 최대 400만원까지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자동차 수리가 문제가 아니라 몇 달 뒤에 팔려고 했던 차값이 한순간 150만~400만원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찔했습니다. 보험회사에서 향후의 차량 감가상각분도 지급해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보험회사에 물어봤습니까.
 
  “굉장히 복잡하다고 하더군요. 중고차 딜러가 차 상태를 보더니 ‘공업사에서 깔끔하게 고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보험회사에서 미수선 수리비라는 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결국 D씨는 보험사에 ‘미수선 수리’ 요청을 했고, 반나절쯤 뒤에 보험회사는 350만원을 제안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센터에서 차량을 고치면 수리비 660만원에 D씨에게 렌트비를 지급해야 하니, 이런 저런 내부 검토를 통해 중간선을 제안한 듯했다. D씨의 입장에서는 차량이 말끔하게 수리될 경우 중고차 값이 떨어지지 않으니 좋은 조건이었다. 결국 D씨는 선의로 보험사의 미수선 수리비 제도를 활용했고, 차량수리비(60여만원)를 제외한 290여만원은 ‘공돈’이 됐다.
 
 
  공업사 부풀리기 실제 수법을 보니
 
경기도 고양시 일산 자유로폐차장보관소에 보관 중인 자동차들. 전손 처리 차는 폐차되거나, 경매물로 넘어간다.
  그럼 이 제도를 악용하거나, 공업사와 짜고 자동차 수리비를 과다 청구를 하는 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자동차 레이싱을 하는 E씨는 렌트회사도 같이 한다. E씨와의 문답이다.
 
  “교묘하게 사고를 유발한 다음에 보험 접수를 하라고 합니다. 그 뒤에 보험회사에 ‘대인(對人) 접수는 안 할 테니 대물(對物) 처리는 100% 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대충 알아들어요.”
 
  —대인 안 한다고 하면요.
 
  “대인이 끼면 복잡해져요. 누워서 한 달 동안 퇴원 안 하고 하면요. 보험회사로서는 합의하기가 복잡하니까 ‘그냥 대물로만 한다’고 하면 ‘수리비만 잘 달라’는 얘기로 알아듣습니다. 잘 아는 공업사에 차를 들고 갑니다. ‘사고가 났는데 얼마까지 해 줄 수 있냐’고 하면 견적이 나옵니다. 진짜 수리비 빼고 남은 차액은 나중에 공업사한테 돌려받으면 됩니다.”
 
  —수리비 과다 청구를 어떻게 합니까.
 
  “사실은 범퍼가 살짝 긁혔는데 그 안에 있는 패널까지 망가졌다고 하는 겁니다. 패널 수리비는 과다 청구가 되는 거죠.”
 
  —경미한 사고인데 그 안에 부품까지 망가졌다고 하면 믿지 않을 텐데요.
 
  “걔네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봐도 잘 모릅니다. ‘공장에 가서 너네가 직접 확인하라’고 합니다. 직접 온다 싶으면 먼저 차 뜯어서 망치로 때려 놓죠. ‘봐라, 맞지 않냐’고 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사고 당시 사진이랑 상태가 많이 다르다고 하면요.
 
  “보험회사는 보이는 부분만 알아요. 사고 났을 때 차 겉은 찍을 수 있지만 차 안쪽은 찍을 수 없잖아요. 저는 차에 대해 많이 알아요. 앞범퍼 안쪽이 살짝 들어가면 그 주위에 돈 들어가는 부품은 싹 다 집어넣는 거죠. 그 사람들은 저만큼 자동차를 모르기 때문에 저한테 이길 수가 없습니다.”
 
  —미수선 수리비 타내기는 더 쉽겠네요.
 
  “렌트는 최장 30일까지 가능해요.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수퍼카는 1일 렌트비가 300만원이에요. 30일 끝까지 채우면 렌트비만 9000만원이라는 겁니다. BMW, 벤츠 E클래스도 하루에 40만원 정도 됩니다. 보험회사에 ‘수리 맡기고 정상적으로 렌트를 다 쓰겠다’고 하면 기겁합니다. 수리비보다 렌트비가 더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아니까요.”
 
  —보험사에서 외제차 부품을 아예 구해 주고, 공업사에 빨리 수리해 달라고 하면 어떨까요.
 
  “공업사에서 ‘수리할 차가 줄 서 있다’고 하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다. 자기들이 부품을 갖다준다고 해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데 어쩔 겁니까. 보험회사에서 자꾸 독촉하면 ‘너희들이 와서 고쳐서 내보내라’고 하면 됩니다.”
 
  —어지간한 사고는 공업사에서 제대로 고치나요. 전문 센터가 아닌데요.
 
  “센터나 공업사나 똑같아요. 센터에 들어가면 600만원인데, 공업사에서는 60만원인 이유가 기술력 차이가 아니에요. 어차피 부품가격은 똑같고요. 센터의 공임료가 훨씬 비쌉니다. 시간당 공임으로 치거든요. 게다가 센터 직원들은 하루에 근무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차를 정상적으로 센터에 입고하면 렌트 기간이 늘어납니다. 요즘은 튜닝카로 빼먹는 게 쉽습니다.”
 
  —튜닝카요?
 
  “내가 만든 수제(手製) 자동차 아닙니까. 세계에서 딱 한 대뿐이라고요. 그런 차는 사고 나면 세게 부를 수 있죠. 튜닝하는 데 1000만원 들었으니까 그만큼 요구하는 겁니다.”
 
  —보험회사에서 자동차 휠, 도색 등을 감안했을 때 그 금액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하면요.
 
  “인정 못하면 너네가 차 가져가서 사고 나기 이전으로 되돌려 놓으라고 합니다. 똑같이 못 만들어 와요. 결국 튜닝한 만큼 수리비를 인정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튜닝차 사장하고는 미리 짜는 겁니다. 저는 튜닝할 때 벌써 1000만원을 형(튜닝차 사장)한테 쏴 놨어요. 실제 비용은 200만원 정도였어요.”
 
  —만약에 그 차가 사고 나면 어떻게 되나요.
 
  “튜닝비가 1000만원이라는 증빙 자료까지 들이미는 겁니다. 그 돈을 주고 튜닝하고, 통장으로 입금한 내역도 있다는데 보험회사에서 어쩔 겁니까. 특히 카멜레온 도색해 놓은 차는 골치 아프죠. 이쪽에서 보면 파란색, 저쪽에서 보면 보라색으로 보이는 차량 도색을 카멜레온이라고 해요. 그런 차는 손톱만큼 기스 나면 무조건 1000만원이에요. 도색 전체를 새로 해야 하니까요. 돈벌기 가장 좋죠.”
 
  —보험회사에서 모를까요.
 
  “아는데 자기들 귀찮으니까 고객이 원하는 대로 처리해 주는 거죠.”
 
  E씨와 동석한 F씨는 얼마 전 BMW 차량 사고가 났다고 한다. 그의 차량 뒷부분을 트럭이 추돌한 사고였는데, 마침 자동차 앞부분 범퍼에 작은 흠집이 난 상태였단다. F씨는 E씨의 도움(?)으로 차량 뒷범퍼(실제 사고 부위)와 앞범퍼를 다 갈았다. 보험회사는 F씨에게 전화를 걸어 ‘앞뒤를 다 해 줄 테니 대신 렌터카는 반납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F씨는 “보험회사가 앞범퍼까지 갈아야 하는 상황이 아닌 것을 알고 있지만 큰 금액이 아니다 보니, 내가 렌터카를 반납해서 렌트비를 줄이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 사고= 돈 버는 일”
 
  모든 렌터카 업체가 차량을 공장에 입고한 고객들에게 ‘가짜로’ 렌트를 해 주는 것은 아니다. E씨는 “몇 년 전에 대대적인 단속이 있고 나서 요즘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외제 중고차 딜러 A씨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누가 뒤에서 받아 주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중고차 가격은 3000만원대이지만, 배기량이 4000cc가 넘는 외제차를 몰고 있다. A씨의 얘기다.
 
  “렌터카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빌려줍니다. 누가 제 차를 받으면 저는 페라리를 렌트할 수 있어요. 하루 렌트비가 300만원이니 렌트비로만 9000만원 가까이 나오는 거죠. 게다가 제 차는 해당 회사에서 아주 잠깐 판매했던 모델이라서 국내에 부품이 없어요. 자동차 수리하려면 부품 요청하고, 다시 국내에 들여오고, 세관 통과하고 무조건 한 달 넘게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제 차를 받아만 준다면 저는 돈을 제대로 버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식이 10년 이상 되어 부품을 구하기 어렵거나 자동차 배기량이 높은 중고 외제차를 활용한 보험사기가 많이 발생한다. 금감원이 지난해 말 적발한 한 사례는 이렇다. 혐의자 모씨는 10년 이상된 혼다 ‘시빅’ 등 4종의 희귀 외제 차량을 저가에 구입해 16회 고의 사고를 내서 7000만원의 미수선 수리비를 편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 보험사기를 분석한 결과, 59대의 외제 차량 중 19대는 10년 이상된 중고 차량이었다”고 말했다.
 
  그럼 이런 오래된, 고배기량의 중고차가 현장에서는 어떻게 범죄에 활용될까. 렌트업체를 하는 E씨의 말이다.
 
  “벤츠 구형 S는 5000cc 인데 차값은 1000만원도 안 돼요. 사고가 나면 하루 렌트비만 100만원씩 나가는 거죠.”
 
  —보험회사에서 차값 대비 렌트비가 너무 과하다고 지급하지 않으면요.
 
  “구형 S클래스든 신형 S클래스든 어차피 S클래스 맞잖아요. 우리 고객(S클래스 차주)은 똑같은 차종을 렌트하고자 하니 나는 방법이 없다고 우기는 겁니다. 아니면 보험회사에서 구형 S클래스 구해 오면 우리가 그걸 대여해 주겠다고 하는 거죠. 외제차 렌트를 하다 보면 진짜 애매한 차종이 있거든요. 렌트 공임표에 들어 있지도 않은 차들인데, 그런 차 들어오면 그냥 큰 걸로 청구하고 보는 거죠.”
 
  —그럼 보험회사에서 다 지급하나요.
 
  “연락 오죠. 그럼 중간선에서 합의를 해 주기도 하고요.”
 
  이번에 인터뷰에 응한 중고차 매매 업자, 렌터카 업자 등은 모두 20대다. 이들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자동차 사고는 귀찮은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돈 버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의 사고 유발은 어떻게 하나
 
  하지만 자동차 사고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때문에 보험사기 업자들은 고의로 사고를 유발한다. 이들 사이에서는 일단 상대방 대(對) 본인의 과실이 10 대 0이 되도록 유발한다. 도로교통법을 위반하는 운전자들이 이들의 주요 ‘타깃’이다. 보험사 관계자의 말이다.
 
  “수원의 ×유원지에서 밤늦게 나오는 차량은 음주 운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거기가 또 사고 다발 지역이에요. 음주 운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의 사고를 유발하는 거죠. 또 역주행하기 쉬운 일방통행 길들이 있어요. 일방통행 위반은 100% 법규 위반이기 때문에, 상대방 차가 살짝 스치기만 해도 무조건 물어줘야 합니다. 신호교차로에서 황색등이 들어왔을 때 급정거를 해서 뒤차의 추돌을 유발하는 경우, 차선 변경하는 차에 시비를 걸어서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때로는 ‘목숨 걸고’ 사고를 유발하는 사기범도 있다. 모 보험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1일에 일당 30만원 준다고 20대 애들을 모아서 고의로 사고를 유발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자동차 두 대의 공범이었습니다. 1번 자동차가 정상으로 주행을 하는데, 옆 차선에서 갑자기 2번 자동차가 끼어드는 겁니다. 1번 차가 순간 속도를 늦추면 1번 차를 뒤따라오던 차량이 뒤를 부딪치게 하는 거죠. 끼어든 2번 차는 벌써 갔고요, 이럴 경우 안전거리 미확보로 뒤차가 100% 과실입니다. 1인당 합의금으로 150만원씩 600만원 챙기고, 자동차는 미수선 처리비로 받고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려다가 대형사고가 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기들끼리 범행을 하려고 연습을 정말 많이 합니다. 어느 시점에서 어느 속도로 급제동해야 뒤 트렁크만 밀리는 정도로 받치는지를 잘 알아요. 적당하게 들이받히는 것도 기술입니다. ‘너희들 죽을 수도 있다’고 하면 사전에 워밍업하면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합니다. 이런 사고는 동부간선도로나 강변도로, 88대로 같은 곳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저속으로 운행하는 곳에서는 이런 사고가 날 수가 없잖습니까. 보통 100km 정도로 주행하다가 범행 시점에 80km 정도로 줄이면 사고를 작게 낼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말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보험회사의 보험사기 특별조사팀 업무
 
자동차 보험 업무를 하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보험회사가 모든 외제차에 대해 의심하지는 않는다. 사고 현장, 차량 파손 등을 살피는 최일선 업무 직원들에게 자료를 건네받아, 혐의점이 있는 경우에는 자체 조사에 들어간다. 국내의 모든 보험회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보험사기를 전담하는 보험사기 특별조사팀(SIU·Special Investigation Unit)을 두고 있다. 수사 경력이 있는 전직 경찰 출신들이 팀을 맡는다. 이번에 거제의 ‘람보르기니 사건’이 수상쩍다고 생각한 것도 동부화재의 SIU팀이다. 또 다른 보험회사의 SIU 팀장의 말이다.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건들은 후선인 SIU팀으로 넘어옵니다. 사건 현장에 나가서 급제동할 때 나오는 타이어 마크 자국을 살피고, 목격자들의 진술, 관계자들 면담, 사고 초기 접수 내용 등을 바탕으로 사기가 아닐지 의심을 합니다. 사고 현장 CCTV를 살펴보기도 합니다.”
 
  —수사권이 없는데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CCTV는 열람하기가 쉽지 않고요, 간혹 개인이 관리하는 CCTV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개인에게 협조를 받아서 CCTV를 살펴봅니다. SIU팀의 업무가 경찰처럼 의심 사건을 파악하는 것은 맞지만, 보험회사는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자체 수사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CCTV상에서 고의 사고로 추정되지만, 본인이 절대 아니라고 우기면요.
 
  “그게 참 어렵습니다. 사실 보험사기는 본인의 증언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끝까지 우기면 별 도리가 없습니다. 결국 입증의 문제거든요.”
 
  또 다른 보험회사의 SIU팀장도 비슷한 애로사항을 말했다. 이 관계자의 얘기다.
 
  “사고가 자주 났다는 이유만으로 의심하기는 어렵습니다. 누구는 자주 아프고, 누구는 자주 아프지는 않지만 한 번 아프면 오래간다고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게다가 고의 사고는 100% 진술에 의존하게 돼 있습니다. 저희가 정밀 분석을 하기는 하지만, 일단 법정으로 가면 공방거리가 수없이 많습니다.”
 
  보험회사의 SIU팀이 일단 의심건으로 결론을 내면, 금감원에 인지 보고를 한다. 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정식 수사가 시작된다.
 
이준호 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 국장의 조언
 
“교통법규 어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

 
  —최근 보험사기의 유형이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요.
 
  “과거에는 생계 목적의 보험사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유흥비, 여행경비 마련 목적 등 다양합니다. 보험사기자도 가정이 있는 기성 세대에서 젊은 청소년층으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고가의 외제차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다수의 사고를 일으켜 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현금으로 수취하거나, 렌트 비용을 편취하는 등 조직적·지능적 범죄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이 보험사기 피해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보험사기범이 노리는 표적은 주로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입니다. 법규 위반차는 보험사기자가 어떤 주장을 해도 대항하기 어려운 점을 역으로 이용하는 겁니다. 따라서 불법 유턴,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선 침해 등 교통법규를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음주운전차, 좁은 골목길 운행차, 사고후 사후처리 미흡 차량은 보험사기자의 주요 표적이 되기 때문에 준법 운전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일반 국민이 보험사기라고 생각되는 자동차 사고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합니까.
 
  “첫째도 둘째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보험사기자는 당황한 상황을 적극 악용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사고 발생 시 보험회사나 경찰서에 사고 접수를 반드시 하고, 현장의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두고, 목격자가 있다면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해야 합니다. 또 사고 차량에 몇 명이 탑승해 있는지를 육안으로 반드시 확인해 추가 확대를 막아야 합니다. 사고 현장에서 부득이하게 합의하는 경우에는 뺑소니로 몰리지 않도록 합의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합의서에는 합의 금액, 장소, 일시, 합의금 보상 범위 등을 기재하고 자필 서명해야 합니다. 또 교통사고 순간을 동영상으로 확보하는 것이 현장의 객관적인 증거 확보 수단이므로 블랙박스를 반드시 설치할 것을 권고합니다.”
 
  외제차 고의 사고 낸 뒤 전손 처리해 보험회사로 넘겨
 
BMW 5, 벤츠 E클래스는 1일 렌트료만 40만원선.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상대방 차량 운전자에게 사고를 유도하는 것이 전형적인 보험 범죄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고차 매매업자 A씨의 얘기다.
 
  “외제 중고차를 하나 들여왔는데 계속 안 팔렸습니다. 과표에 정해진 것보다 시세도 낮은 차였는데 결국 업계 한 분이 그 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정리해야겠다’는 시점이 돼서, 그 양반이 비오는 날 도랑에 차를 박았습니다. 도랑은 움푹 파여 있으니까 옆 측면과 하체가 죽 긁혀서 차 가격보다 수리비가 더 나오게 만든 거죠.”
 
  —너무 위험한 방법 아닙니까.
 
  “수퍼카나 포르셰 같은 스포츠카를 모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운전을 잘한다고 보면 돼요. 자동차 사고를 냈을 때 자기는 다치지 않으면서 수리비는 최대한 나올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안다고 보면 됩니다. 보험 회사에 전화하고, 레카 불러서 끌고가는 겁니다. 수리 견적이 차 가격보다 많이 나오니까 ‘전손 처리하겠다’고 해서 돈을 받는 겁니다.”
 
  —전손 처리요?
 
  “예를 들어 차값이 5000만원인데 수리비가 6000만원 나오면, 차 주인이 차 값만 받고 그 사고 차량을 보험회사에 넘기는 겁니다. 보험회사에서 수리해서 다시 되팔든지, 아니면 전체 파손처리 하든지 알아서 하도록 하는 겁니다. 차주로서는 일시불로 5000만원을 받는 겁니다.”
 
  —보험사에서 고의성 여부를 의심하지 않을까요.
 
  “비오는 날 잠시 한눈 팔았다, 잠깐 휴대폰 보는 사이에 긁었다고 하면 뭐라고 할 겁니까. 보험회사가 운전자의 심리 상태까지 아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자차 처리(자기 보험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보험료 할증이 붙지만, 일시적으로 큰 돈 당기기는 아주 좋죠. 비오는 날 자연재해를 빙자해 사기를 치는 거죠.”
 
  위의 사례는 실제 일어난 사건이다. 렌터카 업체 E씨에게 ‘자연재해를 빙자한 사기’를 얘기하자, 그는 한 술 더 떴다. 그의 얘기다.
 
  “운전하다 보면 웅덩이가 움푹 파인 곳이 있어요. 비오는 날 그런 웅덩이에 차 박는 겁니다. 그리고 도로교통공단에 전화를 합니다. ‘나라에서 도로 파여 있는 것을 공사 안 한 것이 잘못이지, 운전자가 어떻게 피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보통 자동차는 휠이 비싼데, 웅덩이는 딱 휠 부분이 손상되게 되어 있거든요. 나라에 청구를 하는 거죠. 뭐 굳이 자차로 보험금을 받아야 하면 그냥 전봇대 받고 접수하면 돼요. 졸음운전 했다는데 보험회사에서 무슨 할 말이 있나요.”
 
  —자기 차 아까워서라도 그렇게 못할 것 같은데요.
 
  “수퍼카나 스포츠카 타는 애들이 다 돈 많은 게 아니거든요. 유지가 안 되는데 타는 애들이 있어요. 그러면 유지비가 떨어질 때쯤이면 사고 내서 한몫 당기고 하는 거죠. 수퍼카 모는 애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저는 대물보험 5억원이거든요. 저희처럼 아는 사람들은 대물비를 굉장히 높여 놔요.”
 
  —왜 그러죠.
 
  “수퍼카 타는 사람이라고 전부 부자가 아니라는 걸 아니까, 혹여 그런 차 받으면 수리비 2억~3억원 나올 수 있거든요. 대물이 2억원이나 5억원이나 보험료는 크게 차이 안 나요. 주변 사람들한테 대물보험은 최대한으로 높여 들라고 말하죠.”
 
  그는 보험회사로부터 이렇게 전손 처리된 차량을 인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차가 지겨울 즈음에 사고가 나면 전손 처리를 많이 합니다. 보험회사에는 ‘사고차 기분 나빠서 타기 싫다’고 하면 끝입니다. 보험회사한테 돈 받아서 다른 차 사면 되죠. 그러다 보니 보험회사에 전손 처리한 차 중에서 살짝만 손 보면 운행에 문제없는 차들이 꽤 됩니다.”
 
  —그런 차를 사 와서 수리해 되판다는 겁니까.
 
  “보험회사는 견적만 보고 판단해서 전손 처리를 하기 때문에 잔존 가치를 잘 몰라요. 보험회사로서는 그 차를 어떻게든 처분해야 하니까 경매로 넘기거나, 저희같이 알음알음으로 아는 사람들한테 얘기를 합니다. 보험회사에서 1000만원 주고 사 와서 한 300만~400만원 들여서 싹 고쳐서 다시 2500만원 정도에 파는 겁니다.”
 
  금감원은 지난 3월, 전손된 외제 차량을 저가에 구입해 다수의 고의 사고를 야기하고 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자 20명을 적발해 경찰에 넘겼다. 이처럼 전손 처리된 차가 보험회사에서 다시 공업사로, 다시 수리 후에 보험사기용 차로 둔갑하는 것이다.
 
 
  “보험회사도 다 안다”
 
금감원은 보험사고 예방을 위해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사기는 형법상의 명백한 사기다. 오늘날 금감원, 경찰이 열심히 수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쉽지는 않다. 범죄를 저지르는 쪽의 입장은 이렇다.
 
  “보험사기는 증거가 없습니다. 심증이 가니까 사람을 압박해서 진술시키는 것 외에는요. 하다못해 입원 사기는 실제로 입원했는지, 외출은 얼마나 하는지 24시간 붙어 있으면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차량 수리만 한 사람은 증거가 없습니다.”
 
  또 ‘심증 가는 이’들을 주로 솎아 내는 일을 하는 보험회사 SIU 팀 쪽의 입장은 이렇다.
 
  “목격자 증언, 사고 지점 상황, CCTV 등 모든 정황상 증거가 확실한데 끝까지 우기면 난감합니다. 정말 보험회사 측에서 확실하다 싶으면 법정 소송으로 갑니다. 그런데 회사가 일반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이라서, 이 개인들이 금감원에 민원을 하기도 합니다. 보험회사의 관리 감독 역할을 하는 금감원에서 ‘민원율을 낮추라’고 하면 보험회사 입장에서 별 도리가 없는 겁니다. 쉽게 말해 보험 업계에는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보험금 지급은 첫째, 약관에 명시된 금액, 둘째 소송하는 경우 법원이 주라고 하는 금액을 넘어서는 것이 있다고요. 고객의 ‘우기기식 기준’이 우선이라고 말입니다.”
 
  실제로 취재차 만난 ‘보험사고 유발자’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그다지 죄의식을 갖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상대방의 보험 수가가 오르는 것은 유감이지만, 어차피 나에게 직접 돈을 주는 것은 보험회사가 아니냐. 보험회사가 나에게 해 주는 서비스는 ‘긴급출동 서비스’밖에 없는데 매달 소멸성 자동차 보험에 돈을 낸다고 생각하면 아깝다”며 “보험회사가 그런 틀을 만들었으니,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뽑아먹을 만큼 충분히 뽑아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고 유발자’의 얘기다.
 
  “저희는 보험회사 담당자들하고 친합니다. 솔직히 자기들도 알 만큼 알아요. 아는 사람들끼리 속 시원하게 얘기를 합니다. ‘차주가 얼마를 원하는데 얼마까지 해 주겠느냐’고 물어요. 대물 담당자가 ‘제 힘으론 이 정도까지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서로 사전에 교감을 한다는 얘기군요.
 
  “A사는 공업사에서도 싫어하는 보험회사예요. 복잡한 조항을 들면서 어떻게든 돈을 안 주려고 하거든요. 그럴 때는 담당자한테 피해자로서 갑이 아니라 공손하게 말을 시작합니다. 렌트비를 너무 과하게 청구하면 먼저 전화가 옵니다. ‘자기도 힘들다. 팀장한테 말하기 좀 그렇다’고 하면 저희가 서로서로 무리가 안 가는 선에서 조정해 줍니다.”
 
  —자기 개인 돈으로 지급해야 한다면 그렇게 못할 텐데요.
 
  “그 사람들 입장에서도 회사 돈이잖아요. 자기들도 월급 받는 사람들인데 완전히 티나지만 않으면 좋게 넘어가고 싶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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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2015-05-09) 찬성 : 143   반대 : 93
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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