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그룹 리포, 영종도 카지노 허가 받은 후 내국인이용 가능한 오픈카지노 전환 계획?
⊙ 시저스, 샌즈 등 美 대형 리조트·카지노업체 “한국 오픈카지노 생기면 (거액) 투자 의향”
⊙ 강원랜드 연매출 1조3000억원… 영종도 오픈카지노 생기면 최소 2조~3조원 연매출 예상돼
⊙ 한국인 해외도박 연 3조원, 음성적 인터넷도박은 연 30조원 규모
⊙ “신용등급 미달로 이미 부적격 판정 받은 외국업체에 영종도 카지노 내 준다는 것은 어불성설…
내국인 역차별”
⊙ 시저스, 샌즈 등 美 대형 리조트·카지노업체 “한국 오픈카지노 생기면 (거액) 투자 의향”
⊙ 강원랜드 연매출 1조3000억원… 영종도 오픈카지노 생기면 최소 2조~3조원 연매출 예상돼
⊙ 한국인 해외도박 연 3조원, 음성적 인터넷도박은 연 30조원 규모
⊙ “신용등급 미달로 이미 부적격 판정 받은 외국업체에 영종도 카지노 내 준다는 것은 어불성설…
내국인 역차별”
2월 3일, 정부는 대통령 주재로 관광진흥확대회의를 열고 올 하반기부터 카지노설립 요건을 완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외국계 카지노가 한국을 공략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가장 유력한 후보가 영종도 카지노 허가를 신청한 외국자본 LOCZ(인도네시아+미국)라는 보도도 줄을 이었다. LOCZ는 2013년 카지노 허가를 신청했다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정부의 설립요건 완화방침에 따라 다시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며칠 후 LOCZ가 선택한 부지인 인천 영종도 운북동 미단지구를 찾았다. LOCZ는 미단지구 일부에 호텔과 카지노, 회의시설, 테마파크 등을 건설하는 복합리조트(미단시티)를 짓는다는 계획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상태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건너 영종도 초입에 위치한 미단지구에는 현재 논밭만이 눈에 띄었다. 미단지구에서는 건물 하나 찾기 힘들었다. 조금 떨어진 인근의 한 부동산을 찾아 “올해 여기에 외국자본 카지노가 허가받는다면서요”라며 말을 걸었다. 중개인은 “청와대 얘기요? 그거랑 상관없이 (LOCZ가) 2월 중에 허가 나고 땅 매입할 거라던데요. 신문들이 잘 모르고 쓴 것 같기도 하고…”라며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4일자 신문을 힐끗 쳐다보았다.
인천도시공사가 분양한 미단지구 단독주택용지는 이미 모두 팔려 나가고 매물이 없다고 했다. “미단시티에 붙어 있는 땅들은 중국인과 국내 개발회사가 다 매입했고 그 주변은 개인투자자가 많이 샀어요. 모두들 카지노 허가 여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카지노가 불발되면 정말 미단지구는 어떻게 될지 암담하죠.”
“복합리조트라면서 왜 다들 카지노에만 연연하느냐, 호텔이나 컨벤션 등이 들어오면 좋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중개인은 “투자자가 카지노 아니면 투자 안하겠다고 했다고 해요. 사실 그게 정상이기도 하고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미단지구 현장에는 거주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 미단지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를 찾아 문의했다. 도시공사 측은 “LOCZ가 이번달 중 허가만 받으면 영종도는 단숨에 외국인투자 중심지로 떠오를 것을 확신한다”며 “만약 이번에 꼭 허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허가를 받아 영종도가 복합리조트의 최적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사업에 보증을 선 상태이기 때문에 2월 중으로 카지노 허가와 부지매입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엄청난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인천시와 인천시의회는 영종도 카지노 허가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천 영종도 카지노 허가를 놓고 정부와 지자체, 업계 모두가 시끌시끌하다. 2월 중으로 외국자본인 LOCZ가 영종도 미단시티 내 카지노설립 허가를 사실상 받을 것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에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국내 업체가 이미 16곳을 운영 중에 있다. 그런데 왜 영종도 카지노가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일까.
경제자유구역, 외국기업만 심사신청 가능
물론 이번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카지노는 외국인전용 카지노다. 그러나 외국자본이 영종도 카지노 시장을 선점한 후 오픈카지노(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카지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이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영종도 카지노는 강원랜드(연매출 1조3000억여원)의 수 배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외국기업 특혜 및 국부유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도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대형 카지노업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관광객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종도에 외국자본 카지노가 들어서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행법상 국내 카지노 설립에는 어렵고 복잡한 절차에 따라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데,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는 외국자본이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거쳐 카지노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 개정된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금액이 5억 달러 이상이며 3억 달러를 선투자하고 나면 카지노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법에 따라 카지노 허가를 신청한 외국기업은 없었다. 정부는 2012년 시행령을 바꿔 5000만 달러만 납입하면 심사청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영종도는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청라·영종지구)의 한 축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자리 잡고 있어 외국인의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영종도에는 해양수산부가 2조40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드림아일랜드와 파라다이스그룹이 1조9000억원을 투자하는 복합리조트 사업이 정부의 사업허가를 받고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LOCZ는 2조2000억원을 들여 영종도 북측의 미단지구에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짓겠다고 신청한 것이다. 논란의 핵은 물론 카지노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카지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고 있다. 2013년 국내 카지노 매출은 약 2조5000억원. 서울 워커힐호텔 등 국내에서 외국인전용 카지노 5곳을 운영중인 파라다이스의 2013년 카지노 매출은 569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 늘었고, ‘세븐럭’ 등 3곳을 운영 중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전년 대비 매출이 10% 늘어난 5600억원 선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카지노업체는 영업이익이 매출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업종이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크며, 현금흐름도 타 업종에 비해 독보적이다.
뿐만 아니라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이 약 1조3000억원으로 외국인카지노 16곳의 매출을 모두 더한 것과 맞먹는 만큼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카지노(오픈카지노)가 허용되면 카지노업계는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청정국가’ 싱가포르가 2010년 내국인카지노를 허용, 오픈하면서 카지노에 대해 ‘관광수익 증대를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우호적 여론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 2012년 영종도 카지노 허가계획 발표
현재 국내 카지노는 외국인전용 16곳과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는 곳(강원랜드) 1곳 등 17곳이 전부다. 이어 제주, 영종도 등 경제자유구역 및 크루즈(유람선) 내에 신규 허가를 받으려는 국내외 카지노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 영종도는 국제공항 및 수도권과의 접근성 등의 이유로 카지노가 들어서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현재 인천의 카지노는 하얏트인천호텔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인천 카지노가 유일하다.
카지노업계가 영종도 카지노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4월이다.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외국자본 투자부진과 이로 인한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부는 외국자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카지노에 주목했다. 카지노가 들어서면 외국인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정부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사전심사제’ 도입을 발표하고 “외국기업이 5000만 달러(약 550억원)만 선투자하면 서류심사만으로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허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관련업계는 치열한 눈치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국내기업의 카지노 허가 신청이 불가능한 가운데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인도네시아의 화교자본 부동산·금융 재벌그룹인 리포였다. 리포는 2000년대 후반부터 영종도에 복합문화공간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정부 발표에 따라 미국의 대형 리조트업체인 시저스와 손을 잡았다. 리포와 시저스는 LOCZ라는 업체를 설립해 2013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영종도 미단지구 내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심사청구서를 접수시킨다. 같은 달 일본의 파친코업체인 오카다홀딩스가 설립한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도 영종도에 카지노를 포함한 리조트를 짓겠다며 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LOCZ는 2조2000억원을 투자해 호텔, 카지노, 테마파크 등이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1차로 호텔 등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한 후 카지노를 열겠다는 계획이었다.
외국자본 2곳 이미 2013년 ‘투자부적합’ 판정
그러나 같은 해 6월 문광부는 두 곳 모두에 사전심사 부적합 판정을 내린다. 신용등급과 재무상태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LOCZ는 신용등급이 기준미달이었고, 유니버설은 국내사업 계약금 미납 등 도덕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리포는 신용등급이 미달인 시저스의 이름을 LOCZ컨소시엄에서 떼내고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투자여력을 모아 2013년 말 재심 신청에 나선다. 심사기간이 60일인 만큼 리포는 2월 중 심사가 완료돼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는 2014년 2월 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열었다. 이날 정부는 국내 카지노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동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IR:Intergrated Resort)에 투자하는 외국인에 대해 신용등급 ‘투자적격 이상’ 기준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이를 폐지하고 신용등급이 미달하더라도 종합적인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허용키로 했다.
문광부 관광진흥팀 정현욱 사무관의 얘기다. “MGM, 윈, 라스베이거스샌즈 등 세계적인 복합리조트 기업 대부분이 현행 법적 기준인 투자적격등급(BBB)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지노산업 특성상 신용등급이 일반산업과는 다를 수 있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자유치를 위해 원칙적으로 투자적격 이상의 신용등급을 요하되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재원조달 능력을 추가적으로 고려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심사에 돌입한 리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강신원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관광진흥확대회의 결과 대통령도 카지노리조트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인천시의 숙원사업인 영종도 카지노에 대한 분위기도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업체는 허가가 떨어지는 대로 토지매입과 건설 등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외국자본, 오픈카지노에만 높은 관심
리포가 추진 중인 카지노는 외국인전용 카지노다. 정부 역시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유치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입장이다. 언뜻 보기엔 굳이 여론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속내는 좀 더 복잡하다. 경자법에서 언급하는 카지노는 현재 외국인전용 여부에 대한 조항이 없다. 외국인전용이 되느냐 오픈카지노가 되느냐는 정부의 결정에 달린 것이다. 정부는 현재 영종도 카지노에 대해 외국인전용 카지노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오픈카지노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아닌, 오픈카지노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자본의 외국인전용 카지노 영업허용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외국인이 쓴 돈이 외국인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더 위험한 것은 “국내에 카지노 영업을 허가받은 외국자본이 어떤 방법으로든 오픈카지노 허가를 받아 내 내국인의 주머니를 털어 갈 것”이라는 우려다.
장병권 호원대 교수는 “외국자본은 국내진출 선점효과를 거둔 뒤 분명 오픈카지노를 겨냥한 영업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설명이다. “현재 IR사업을 준비중인 외국자본들은 호텔과 외국인카지노 등으로 먼저 국내진출을 한 후 투자를 빌미로 오픈카지노를 끈질기게 요구할 겁니다. 미국 샌즈그룹 같은 경우 한국에서 오픈카지노를 허가하면 수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샌즈는 싱가포르 MBS(마리나베이샌즈)에서 돈을 벌었지만 싱가포르에는 더이상의 투자를 하지 않고 마카오와 스페인 등 제3국에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요.”
실제로 샌즈그룹의 셸던 아델슨 회장은 지난 2월 방한해 “한국에 오픈카지노 설립허가가 나면 60억 달러(약 6조5000억원)를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의 얘기다.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시장이 제한적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진다고 하지만 그들을 잡기 위해서는 마카오, 싱가포르,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데 한국의 카지노는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아직 경쟁력이 부족해요. 하지만 강원랜드 보세요. 영종도에 오픈카지노가 생기면 강원랜드 매출이나 방문객 수의 최소 3~4배는 기록할 겁니다. 외국자본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거죠.”
시저스의 국제개발담당 사장인 스티븐 타이트 역시 지난해 4월 방한해 “세계 대부분의 카지노기업은 내국인도 출입 가능한 오픈카지노여야 거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부에서 비난여론이 불거지자 LOCZ의 다른 축인 리포 측은 이를 수습하고자 “아직 영종도 오픈카지노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변명했지만, 시저스의 뜻은 한국 관계자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또 미국의 카지노재벌 윈과 MGM 역시 한국에 오픈카지노가 허가되면 즉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카지노업계 한 관계자의 얘기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가 필요하고 외화벌이 가능성이 있다면 카지노업계 세계 최대그룹인 MGM이나 윈이 왜 한국 카지노에 관심을 보이지 않겠습니까. 한국 카지노의 핵심은 내국인허용 여부입니다. 외국자본의 관심은 무조건 오픈카지노입니다.”
카지노, 관광객 유치 및 마이스 산업에 필수
국내에서 “하루빨리 카지노를 허가하는 것이 낫다”고 찬성하는 쪽은 관광객 및 비즈니스맨, 외국기업 등 외국자본 유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인이 카지노에서 쓰는 돈은 연간 1000억 달러(110조원)로 추산된다. 또 선진국에 집중된 마이스(MICE: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폭넓게 정의한 전시·박람회와 관련 산업)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카지노는 사실상 필수적이다.
복합리조트산업발전포럼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혜진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는 “카지노를 포함해 호텔과 회의시설, 공연장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리조트는 마이스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불가결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얘기다. “국내 마이스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를 뛰어넘는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 확보가 시급합니다. 복합리조트에서 카지노는 안정적인 시설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합니다. 컨벤션, 공연장 등 공공 성격을 지닌 문화시설은 건립과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수익창출 효과는 낮기 때문이죠. 보통 복합리조트 내에서 카지노 면적은 3~5%에 불과하지만 수익은 전체의 80%에 달합니다.”
황 교수는 “싱가포르의 경우 카지노를 허용하며 출입금지 대상자 지정, 감독위원회 설립 등 내국인 출입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 병적 도박자 비율이나 범죄율 등이 복합리조트 개발 이전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의 얘기다. “한국의 경우 엄격하고 실질적인 규제를 우리의 강점인 IT기술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관리 및 통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부작용을 우려해 머뭇거리기보다는 주어진 기회를 살리고 경제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송영길 인천시장 역시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카지노 난립을 우려해 영종도 카지노 허가를 미룬다면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며 “타 지역은 인천국제공항이 자리 잡은 인천에 비해 외국인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지노는 컨벤션과 마이스산업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향후 엄청난 양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카지노산업을 발로 차는 일은 어리석은 행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카지노 허용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는 일본에 선점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오픈카지노 생기면 폭발력 엄청날 것
오픈카지노에 반대하는 입장은 사행성조장 및 신용불량자 양산, 가정파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지노가 양성화되면 그 폐해는 과거 문제가 됐던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의 수만배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픈카지노가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통계적으로 예측한 기관은 없지만 영종도 한 곳만으로 강원랜드 매출의 2~3배는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강원랜드 1곳의 매출이 외국인전용 카지노 16곳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 최성욱 전무의 얘기다. “수도권에서 3시간 이상 걸리는 강원랜드가 그 정도인데 영종도에 오픈카지노가 생기면 수도권 직장인들조차 매일 빠져들 가능성이 많아요. 정부는 관광객 때문에 영종도에 만든다고 하지만 만약 오픈카지노가 된다면 출입자의 80% 이상은 내국인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외국자본들은 이걸 노리고 오픈카지노가 만들어진다면 거액의 투자를 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는 오픈카지노가 허가된다면 내국인 제한규정을 철저히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역시 출입제한과 음주제한, 가족의 출입금지 신청 등 규제가 있지만 접근이 쉬운 수도권이라면 더 철저한 규제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익명을 요청한 카지노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인이 외국에서 도박에 사용하는 금액이 연 3조원 규모이고, 음성적인 인터넷·온라인도박 금액이 약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요. 이 엄청난 자본이 오픈카지노가 생기면 상당부분 양성화될 것이고 경제에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사실 현재의 강원랜드 오픈카지노 독점체제는 특혜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지 않습니까. 수십조 원 규모의 시장을 어떻게 양성화하고 구조적으로 건전하게 만들 것인지 정부가 선택해야 할 문제입니다.”
국내기업과 역차별 논란
오픈카지노 여부에 이어 또다른 문제는 굳이 외국자본이 이를 선점하도록 놔둬야 하느냐는 것이다. LOCZ가 신용등급 기준 미달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허가를 받는다면 국내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도 예상된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AAA, 파라다이스 AA-, 강원랜드 AA+ 등이다. 그런데 외국인투자자는 신용등급이 BBB 이하라도 카지노 영업이 가능하다면 역차별일 수밖에 없다. 권영기 한국카지노협회 사무국장은 “외국자본을 대상으로 카지노 허가를 하겠다는 것은 국내자본에 대한 차별이며 단기적으로는 외자유치를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부유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성욱 파라다이스 전무는 “정부의 영종도 카지노 허가문제는 향후 국내 카지노산업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이미 저신용문제로 부적격판정을 받은 업체(리포)가 혼란 와중에 다시 허가를 받는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리포 측은 ‘시저스의 신용문제 때문에 부적합판정을 받은 만큼 시저스를 (컨소시엄에서) 뺐다고 주장하지만, 전환사채를 발행해 시저스가 사들인다는 방법을 썼어요. 여전히 리포와 시저스가 함께 카지노를 만들기로 하고 눈가림만 한 겁니다. 이런 업체가 국내에 들어와서 외화를 유출시키고 향후 오픈카지노 허가까지 받아낸다면 엄청난 시장을 눈뜨고 뺏기는 셈이지요. 또 2월 초에 정부가 새로운 방침을 내놓았는데 과거에 심사신청한 리포가 예전방식대로 심사를 받는다면 명백한 불공정거래입니다. 지금이라도 원점으로 돌아가서 국내외 업체들이 공정하게 심사를 받고 허가를 받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영종도 카지노 허가건에 대해 “정부가 카지노 허가제도를 사전심사제와 공모제, 사전허가제로 몇 달 만에 계속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은 권력형 비리의 가능성이 보일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며 “원점에서 투명하게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지노 허가문제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작용 및 여론과 업계현황, 국제정세까지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 영종도 카지노 허가 여부와 오픈카지노가 되느냐의 여부는 한국 관광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이 고려되는 시점이다.⊙
며칠 후 LOCZ가 선택한 부지인 인천 영종도 운북동 미단지구를 찾았다. LOCZ는 미단지구 일부에 호텔과 카지노, 회의시설, 테마파크 등을 건설하는 복합리조트(미단시티)를 짓는다는 계획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상태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건너 영종도 초입에 위치한 미단지구에는 현재 논밭만이 눈에 띄었다. 미단지구에서는 건물 하나 찾기 힘들었다. 조금 떨어진 인근의 한 부동산을 찾아 “올해 여기에 외국자본 카지노가 허가받는다면서요”라며 말을 걸었다. 중개인은 “청와대 얘기요? 그거랑 상관없이 (LOCZ가) 2월 중에 허가 나고 땅 매입할 거라던데요. 신문들이 잘 모르고 쓴 것 같기도 하고…”라며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4일자 신문을 힐끗 쳐다보았다.
인천도시공사가 분양한 미단지구 단독주택용지는 이미 모두 팔려 나가고 매물이 없다고 했다. “미단시티에 붙어 있는 땅들은 중국인과 국내 개발회사가 다 매입했고 그 주변은 개인투자자가 많이 샀어요. 모두들 카지노 허가 여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카지노가 불발되면 정말 미단지구는 어떻게 될지 암담하죠.”
“복합리조트라면서 왜 다들 카지노에만 연연하느냐, 호텔이나 컨벤션 등이 들어오면 좋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중개인은 “투자자가 카지노 아니면 투자 안하겠다고 했다고 해요. 사실 그게 정상이기도 하고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미단지구 현장에는 거주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 미단지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를 찾아 문의했다. 도시공사 측은 “LOCZ가 이번달 중 허가만 받으면 영종도는 단숨에 외국인투자 중심지로 떠오를 것을 확신한다”며 “만약 이번에 꼭 허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허가를 받아 영종도가 복합리조트의 최적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사업에 보증을 선 상태이기 때문에 2월 중으로 카지노 허가와 부지매입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엄청난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인천시와 인천시의회는 영종도 카지노 허가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천 영종도 카지노 허가를 놓고 정부와 지자체, 업계 모두가 시끌시끌하다. 2월 중으로 외국자본인 LOCZ가 영종도 미단시티 내 카지노설립 허가를 사실상 받을 것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에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국내 업체가 이미 16곳을 운영 중에 있다. 그런데 왜 영종도 카지노가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일까.
경제자유구역, 외국기업만 심사신청 가능
물론 이번에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카지노는 외국인전용 카지노다. 그러나 외국자본이 영종도 카지노 시장을 선점한 후 오픈카지노(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카지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이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영종도 카지노는 강원랜드(연매출 1조3000억여원)의 수 배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외국기업 특혜 및 국부유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도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대형 카지노업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관광객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종도에 외국자본 카지노가 들어서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행법상 국내 카지노 설립에는 어렵고 복잡한 절차에 따라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데,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는 외국자본이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거쳐 카지노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 개정된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금액이 5억 달러 이상이며 3억 달러를 선투자하고 나면 카지노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법에 따라 카지노 허가를 신청한 외국기업은 없었다. 정부는 2012년 시행령을 바꿔 5000만 달러만 납입하면 심사청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영종도는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청라·영종지구)의 한 축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자리 잡고 있어 외국인의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영종도에는 해양수산부가 2조400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드림아일랜드와 파라다이스그룹이 1조9000억원을 투자하는 복합리조트 사업이 정부의 사업허가를 받고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LOCZ는 2조2000억원을 들여 영종도 북측의 미단지구에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짓겠다고 신청한 것이다. 논란의 핵은 물론 카지노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카지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고 있다. 2013년 국내 카지노 매출은 약 2조5000억원. 서울 워커힐호텔 등 국내에서 외국인전용 카지노 5곳을 운영중인 파라다이스의 2013년 카지노 매출은 569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 늘었고, ‘세븐럭’ 등 3곳을 운영 중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전년 대비 매출이 10% 늘어난 5600억원 선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카지노업체는 영업이익이 매출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업종이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크며, 현금흐름도 타 업종에 비해 독보적이다.
뿐만 아니라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이 약 1조3000억원으로 외국인카지노 16곳의 매출을 모두 더한 것과 맞먹는 만큼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카지노(오픈카지노)가 허용되면 카지노업계는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청정국가’ 싱가포르가 2010년 내국인카지노를 허용, 오픈하면서 카지노에 대해 ‘관광수익 증대를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우호적 여론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 2012년 영종도 카지노 허가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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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종도 미단지구에 들어설 복합시설 ‘미단시티’의 조감도. 카지노와 호텔 등 위락시설이 포함될 예정이다. |
카지노업계가 영종도 카지노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4월이다.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외국자본 투자부진과 이로 인한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부는 외국자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카지노에 주목했다. 카지노가 들어서면 외국인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정부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사전심사제’ 도입을 발표하고 “외국기업이 5000만 달러(약 550억원)만 선투자하면 서류심사만으로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허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관련업계는 치열한 눈치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국내기업의 카지노 허가 신청이 불가능한 가운데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인도네시아의 화교자본 부동산·금융 재벌그룹인 리포였다. 리포는 2000년대 후반부터 영종도에 복합문화공간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정부 발표에 따라 미국의 대형 리조트업체인 시저스와 손을 잡았다. 리포와 시저스는 LOCZ라는 업체를 설립해 2013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영종도 미단지구 내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심사청구서를 접수시킨다. 같은 달 일본의 파친코업체인 오카다홀딩스가 설립한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도 영종도에 카지노를 포함한 리조트를 짓겠다며 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LOCZ는 2조2000억원을 투자해 호텔, 카지노, 테마파크 등이 포함된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1차로 호텔 등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한 후 카지노를 열겠다는 계획이었다.
외국자본 2곳 이미 2013년 ‘투자부적합’ 판정
그러나 같은 해 6월 문광부는 두 곳 모두에 사전심사 부적합 판정을 내린다. 신용등급과 재무상태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LOCZ는 신용등급이 기준미달이었고, 유니버설은 국내사업 계약금 미납 등 도덕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리포는 신용등급이 미달인 시저스의 이름을 LOCZ컨소시엄에서 떼내고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투자여력을 모아 2013년 말 재심 신청에 나선다. 심사기간이 60일인 만큼 리포는 2월 중 심사가 완료돼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는 2014년 2월 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를 열었다. 이날 정부는 국내 카지노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동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IR:Intergrated Resort)에 투자하는 외국인에 대해 신용등급 ‘투자적격 이상’ 기준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이를 폐지하고 신용등급이 미달하더라도 종합적인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허용키로 했다.
문광부 관광진흥팀 정현욱 사무관의 얘기다. “MGM, 윈, 라스베이거스샌즈 등 세계적인 복합리조트 기업 대부분이 현행 법적 기준인 투자적격등급(BBB)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지노산업 특성상 신용등급이 일반산업과는 다를 수 있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자유치를 위해 원칙적으로 투자적격 이상의 신용등급을 요하되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재원조달 능력을 추가적으로 고려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미 심사에 돌입한 리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강신원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관광진흥확대회의 결과 대통령도 카지노리조트 관광산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인천시의 숙원사업인 영종도 카지노에 대한 분위기도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업체는 허가가 떨어지는 대로 토지매입과 건설 등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외국자본, 오픈카지노에만 높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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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한 오픈카지노인 강원랜드. 강원랜드 한 곳의 매출이 외국인전용 카지노 16곳 총매출을 넘어선다. |
그러나 속내는 좀 더 복잡하다. 경자법에서 언급하는 카지노는 현재 외국인전용 여부에 대한 조항이 없다. 외국인전용이 되느냐 오픈카지노가 되느냐는 정부의 결정에 달린 것이다. 정부는 현재 영종도 카지노에 대해 외국인전용 카지노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오픈카지노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아닌, 오픈카지노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자본의 외국인전용 카지노 영업허용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외국인이 쓴 돈이 외국인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더 위험한 것은 “국내에 카지노 영업을 허가받은 외국자본이 어떤 방법으로든 오픈카지노 허가를 받아 내 내국인의 주머니를 털어 갈 것”이라는 우려다.
장병권 호원대 교수는 “외국자본은 국내진출 선점효과를 거둔 뒤 분명 오픈카지노를 겨냥한 영업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설명이다. “현재 IR사업을 준비중인 외국자본들은 호텔과 외국인카지노 등으로 먼저 국내진출을 한 후 투자를 빌미로 오픈카지노를 끈질기게 요구할 겁니다. 미국 샌즈그룹 같은 경우 한국에서 오픈카지노를 허가하면 수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샌즈는 싱가포르 MBS(마리나베이샌즈)에서 돈을 벌었지만 싱가포르에는 더이상의 투자를 하지 않고 마카오와 스페인 등 제3국에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요.”
실제로 샌즈그룹의 셸던 아델슨 회장은 지난 2월 방한해 “한국에 오픈카지노 설립허가가 나면 60억 달러(약 6조5000억원)를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의 얘기다. “외국인전용 카지노는 시장이 제한적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진다고 하지만 그들을 잡기 위해서는 마카오, 싱가포르,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데 한국의 카지노는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아직 경쟁력이 부족해요. 하지만 강원랜드 보세요. 영종도에 오픈카지노가 생기면 강원랜드 매출이나 방문객 수의 최소 3~4배는 기록할 겁니다. 외국자본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거죠.”
시저스의 국제개발담당 사장인 스티븐 타이트 역시 지난해 4월 방한해 “세계 대부분의 카지노기업은 내국인도 출입 가능한 오픈카지노여야 거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부에서 비난여론이 불거지자 LOCZ의 다른 축인 리포 측은 이를 수습하고자 “아직 영종도 오픈카지노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변명했지만, 시저스의 뜻은 한국 관계자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또 미국의 카지노재벌 윈과 MGM 역시 한국에 오픈카지노가 허가되면 즉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카지노업계 한 관계자의 얘기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가 필요하고 외화벌이 가능성이 있다면 카지노업계 세계 최대그룹인 MGM이나 윈이 왜 한국 카지노에 관심을 보이지 않겠습니까. 한국 카지노의 핵심은 내국인허용 여부입니다. 외국자본의 관심은 무조건 오픈카지노입니다.”
카지노, 관광객 유치 및 마이스 산업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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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에 2010년 문을 연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 카지노를 허용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예로 꼽힌다. |
복합리조트산업발전포럼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혜진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는 “카지노를 포함해 호텔과 회의시설, 공연장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리조트는 마이스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불가결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얘기다. “국내 마이스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를 뛰어넘는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 확보가 시급합니다. 복합리조트에서 카지노는 안정적인 시설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합니다. 컨벤션, 공연장 등 공공 성격을 지닌 문화시설은 건립과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수익창출 효과는 낮기 때문이죠. 보통 복합리조트 내에서 카지노 면적은 3~5%에 불과하지만 수익은 전체의 80%에 달합니다.”
황 교수는 “싱가포르의 경우 카지노를 허용하며 출입금지 대상자 지정, 감독위원회 설립 등 내국인 출입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 병적 도박자 비율이나 범죄율 등이 복합리조트 개발 이전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의 얘기다. “한국의 경우 엄격하고 실질적인 규제를 우리의 강점인 IT기술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관리 및 통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부작용을 우려해 머뭇거리기보다는 주어진 기회를 살리고 경제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송영길 인천시장 역시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카지노 난립을 우려해 영종도 카지노 허가를 미룬다면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며 “타 지역은 인천국제공항이 자리 잡은 인천에 비해 외국인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지노는 컨벤션과 마이스산업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향후 엄청난 양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카지노산업을 발로 차는 일은 어리석은 행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카지노 허용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가는 일본에 선점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오픈카지노 생기면 폭발력 엄청날 것
오픈카지노에 반대하는 입장은 사행성조장 및 신용불량자 양산, 가정파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지노가 양성화되면 그 폐해는 과거 문제가 됐던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의 수만배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픈카지노가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통계적으로 예측한 기관은 없지만 영종도 한 곳만으로 강원랜드 매출의 2~3배는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강원랜드 1곳의 매출이 외국인전용 카지노 16곳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 최성욱 전무의 얘기다. “수도권에서 3시간 이상 걸리는 강원랜드가 그 정도인데 영종도에 오픈카지노가 생기면 수도권 직장인들조차 매일 빠져들 가능성이 많아요. 정부는 관광객 때문에 영종도에 만든다고 하지만 만약 오픈카지노가 된다면 출입자의 80% 이상은 내국인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외국자본들은 이걸 노리고 오픈카지노가 만들어진다면 거액의 투자를 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는 오픈카지노가 허가된다면 내국인 제한규정을 철저히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역시 출입제한과 음주제한, 가족의 출입금지 신청 등 규제가 있지만 접근이 쉬운 수도권이라면 더 철저한 규제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익명을 요청한 카지노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인이 외국에서 도박에 사용하는 금액이 연 3조원 규모이고, 음성적인 인터넷·온라인도박 금액이 약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요. 이 엄청난 자본이 오픈카지노가 생기면 상당부분 양성화될 것이고 경제에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사실 현재의 강원랜드 오픈카지노 독점체제는 특혜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지 않습니까. 수십조 원 규모의 시장을 어떻게 양성화하고 구조적으로 건전하게 만들 것인지 정부가 선택해야 할 문제입니다.”
국내기업과 역차별 논란
오픈카지노 여부에 이어 또다른 문제는 굳이 외국자본이 이를 선점하도록 놔둬야 하느냐는 것이다. LOCZ가 신용등급 기준 미달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허가를 받는다면 국내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도 예상된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AAA, 파라다이스 AA-, 강원랜드 AA+ 등이다. 그런데 외국인투자자는 신용등급이 BBB 이하라도 카지노 영업이 가능하다면 역차별일 수밖에 없다. 권영기 한국카지노협회 사무국장은 “외국자본을 대상으로 카지노 허가를 하겠다는 것은 국내자본에 대한 차별이며 단기적으로는 외자유치를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부유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성욱 파라다이스 전무는 “정부의 영종도 카지노 허가문제는 향후 국내 카지노산업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이미 저신용문제로 부적격판정을 받은 업체(리포)가 혼란 와중에 다시 허가를 받는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리포 측은 ‘시저스의 신용문제 때문에 부적합판정을 받은 만큼 시저스를 (컨소시엄에서) 뺐다고 주장하지만, 전환사채를 발행해 시저스가 사들인다는 방법을 썼어요. 여전히 리포와 시저스가 함께 카지노를 만들기로 하고 눈가림만 한 겁니다. 이런 업체가 국내에 들어와서 외화를 유출시키고 향후 오픈카지노 허가까지 받아낸다면 엄청난 시장을 눈뜨고 뺏기는 셈이지요. 또 2월 초에 정부가 새로운 방침을 내놓았는데 과거에 심사신청한 리포가 예전방식대로 심사를 받는다면 명백한 불공정거래입니다. 지금이라도 원점으로 돌아가서 국내외 업체들이 공정하게 심사를 받고 허가를 받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영종도 카지노 허가건에 대해 “정부가 카지노 허가제도를 사전심사제와 공모제, 사전허가제로 몇 달 만에 계속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은 권력형 비리의 가능성이 보일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며 “원점에서 투명하게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지노 허가문제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부작용 및 여론과 업계현황, 국제정세까지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 영종도 카지노 허가 여부와 오픈카지노가 되느냐의 여부는 한국 관광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이 고려되는 시점이다.⊙
마카오 카지노는 2006년 도박의 본고장과도 같은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매출을 넘어섰다. 2013년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380억 달러로 라스베이거스(95억달러)의 4배가 넘었다. 또 2000년대 들어서 중국인 카지노 수요를 본격적으로 흡수해 2013년에는 총 카지노 방문객 중 중국인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마카오는 인구 50만명이지만 연간 관광객은 2800만명에 달한다. 싱가포르는 2006년 경제활성화를 위해 상당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본(미국 샌즈와 말레이시아 겐팅인터내셔널)을 받아들여 2010년 오픈카지노가 포함된 리조트인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센토사를 열었다. 이후 싱가포르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09년 900만명에서 2013년에는 1500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리조트에서는 전체 부지의 3%에 불과한 카지노가 리조트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0년 싱가포르의 경제성장률이 14.7%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복합리조트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2%를 차지하고 있으며 6만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일본 역시 경기활성화를 위해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전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