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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소식

해외에서 잘나가는 롯데그룹의 효자 회사들

“쇼츠? 아니 숏핑 시대”

글 :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yamko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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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사업군 누적 영업이익 3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상승
⊙ 베트남, 롯데百·롯데마트의 해외 성장 이끄는 효자 국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
  2024년 11월 중순, 느닷없이 롯데그룹 부도설이 증권가에 나돌았다. 내용은 구체적이었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으며 12월 중에 직원의 50%를 감원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재계(財界) 서열 6위 그룹의 위기설에 증시는 출렁였다. 2024년 11월 18일 롯데지주의 주가는 전날보다 6.59% 빠진 2만550원, 롯데케미칼은 10.22% 빠진 6만5900원, 롯데쇼핑은 6.6% 빠진 5만8000원에 마감했다.
 
  롯데그룹은 서둘러 공시를 내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다. 설명 자료를 내고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선 덕에 부도설은 곧 사그라졌다. 며칠 뒤인 11월 28일에 롯데지주는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신용을 강화하기 위해 담보로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제공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물산이 소유 중인 국내 대표적인 랜드마크 건물로, 업계에서는 시장 가치가 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롯데는 이날 계열사 58곳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18곳의 대표이사를 한꺼번에 교체했다. 롯데케미칼, 롯데면세점,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도 포함됐다. 그룹 관계자는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한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며 “각 계열사는 기존 사업에서의 본원적 경쟁력 향상에 집중하는 한편, 글로벌 및 신사업 진출을 통해 지속할 수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24년 하반기에 실적이 좋았던 유통사업군 등의 사례를 들어 그룹을 둘러싼 위기설을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단독 판매한 네덜란드 옷, 두 달 만에 70억원어치 팔려
 
  롯데의 유통사업군은 2024년에 경기가 썩 좋지 않았음에도 영업이익이 좋았다. 유통사업군의 2024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개선됐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의 해외사업에서 성장세를 나타냈다. 롯데그룹 측은 “연결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 노력이 실적으로 나타나면서 연결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그룹의 캐시카우였으나 그룹 내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롯데홈쇼핑은 2024년에 대대적인 변신을 꾀했다.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저(低)마진 상품 비중을 줄이고, 고비용 구조의 효율성을 확대해 3분기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했다.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18억원이었던 영업적자가 1년 만에 359억원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고이익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한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광클릭’ 마케팅,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 등을 전방위적으로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가 말한 바로는 회사는 캐시미어, 실크 등 프리미엄 소재를 활용한 고급 아이템뿐만 아니라 합리적 가격의 실용적인 패션 상품을 선보이는 ‘투트랙’ 전략으로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총 10개의 단독 패션 브랜드에 70여 종의 신상품을 한 해 동안 선보였다. 특히 롯데홈쇼핑이 약 6개월간 공을 들여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네덜란드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릴리오(LiLiO)’는 홈쇼핑 이익에 있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릴리오는 2003년에 론칭한 네덜란드 브랜드로 편안한 스타일, 화려한 패턴과 색채감이 특징이다. 롯데홈쇼핑이 ‘릴리오’ 제품을 공개하자 방송 2회 만에 누적 2만 세트가 판매됐다. 두 달 동안 주문 금액은 70억원.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차별화 상품에 대한 패션 수요를 입증하며 경이로운 주문 금액을 기록했고, 가을·겨울 시즌 패션 상품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광클절’
 
  롯데홈쇼핑은 TV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모바일, 유튜브, 소셜미디어(SNS) 등 각 채널에 맞는 차별화 상품을 발굴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쇼츠(shorts·짧은 형태의 섹션)가 유행하듯이, 홈쇼핑에서도 고객들의 콘텐츠 체류 시간이 급격히 짧아지고 있는 데 착안해 2024년 3월에 TV홈쇼핑 업계 최단시간 타임세일 방송인 ‘300초 숏핑’을 기획했다. 이 행사는 같은 해 10월에 ‘광클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2020년 10월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초대형 쇼핑 행사 ‘광클절’의 2024년 7회째 행사에서는 최정상급 트로트 가수 3인이 참여하는 초대형 콘서트를 주최하는 등 중장년층 고객에 특화된 마케팅을 기획해 화제가 됐다. 2024년 ‘광클 콘서트’는 3000명(1인 2매) 추첨에 40만 건의 응모 건수를 기록했다. 롯데홈쇼핑 측이 말한 바로는 40~60대 고객의 응모 비중이 90% 이상에 달했다고 한다. 특히 이들의 모바일 앱 주문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증가한 것에 기반을 둬, 앞으로 회사는 4060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이 밖에도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 진출, B2B 사업모델 확장 등 신사업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작정하고 만든 ‘베트남 랜드마크’
 
베트남의 랜드마크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롯데월드타워가 서울을 대표하는 건물이라면, 베트남에는 하노이의 랜드마크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가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해외 사업이 견고하게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데, 특히 베트남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3년 9월에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몰은 1년 만에 방문객 숫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롯데그룹이 말한 바로는 이 몰은 신동빈(辛東彬) 회장이 “베트남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작정하고 만든 곳이라고 한다. 이에 힘입어 롯데백화점 해외 사업의 2024년 3분기 매출액은 24.6% 증가했고, 특히 베트남에서의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이 전년비 180.8% 증가해 2023년 연간 매출액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에서도 MD(상품기획) 개선 효과가 실적으로 나타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 해외 사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0.4%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 증가했다. 특히 베트남 사업에서 2022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으며, 2024년 3분기에 영업이익률 8.6%를 기록해 수익성 확대를 견인했다. 롯데쇼핑은 해외 현지 사업 환경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 헤드쿼터 조직을 구성해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고 더욱 전략적으로 해외 사업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빼빼로·롯데리아의 글로벌化
 
  롯데는 지속할 수 있는 성장 및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르는 아프리카 진출을 타진 중이다. 2024년 10월 아프리카 가나에서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의 지속한 조달을 위해 농장의 재배 환경을 개선해 주는 사업이다. 세계 2위의 카카오 생산국인 가나는 최근 불볕더위와 병해로 작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는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가나 내의 카카오 생산 및 가공,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는 정부기관인 가나 카카오 보드에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전달했다.
 
  롯데 식품군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롯데는 일본 (주)롯데와 ‘빼빼로’를 전략 상품으로 정하고 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브랜드로 육성하려는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2024년 1월에는 ‘빼빼로’의 첫 번째 해외 기지로 인도를 낙점하고 인도 현지법인 ‘롯데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한화 약 330억원(21억 루피)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약 17조원 규모의 제과 시장을 보유한 인도에서 ‘빼빼로’ 제품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GRS는 글로벌 시장에서 무대를 넓히고 있다. 2024년 10월 미국 델라웨어주에 ‘LOTTEGRS USA’ 법인을 설립했다. 베트남 법인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거점으로, 2025년 미국에 롯데리아 1호점을 여는 것이 목표다. 기존 베트남 시장에서는 1998년 1호점으로 시작해 2024년 8월 말 기준 22호점을 운영 중으로, 현재 베트남 지역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新성장동력 테마 육성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7월 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송도에 3개의 메가플랜트를 조성해 1개 플랜트당 12만 리터, 총 36만 리터의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추는 한편, 임상물질 생산을 향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할 계획이다. 약 4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롯데이노베이트와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는 2024년 5월에 미(美) 현지법인 ‘이브이시스 아메리카(EVSIS America)’를 설립하며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앞서 같은 해 2월에는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준공했다. 신공장 준공으로 생산 능력이 약 2배 이상 증대돼, 연간 약 2만 기의 전기차 충전기 생산이 가능해졌다. 롯데그룹의 유통, 호텔, 서비스 등의 사업 분야에서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해 2024년 말까지 도심 인접 지역 충전 거점을 7500기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외에도 롯데는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칼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24년 1월 ‘CES 2024’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공개했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에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超)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2024년 8월 29일 전 세계 유저를 대상으로 오픈해 이목을 끌었다. 칼리버스에서는 코리아세븐,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등 유통 채널에서 다양한 쇼핑을 할 수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는 차세대 가상공연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유저들은 칼리버스에 접속해 UGC(User Generated Content) 도구로 쉽게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유저들과 공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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