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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보

배터리 업계의 불황 속에 짚어보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

“K-배터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기”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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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태동기에 불과
⊙ 안정적 생산·R&D 역량·사업 포트폴리오의 ‘3박자’로 위기 넘는다
2023년 3월 15일일부터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의 LG에너지솔루션 부스의 모습이다. 사진=조선DB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배터리 업계에 겨울이 찾아왔다. 300달러를 바라보던 미국 테슬라의 주가는 200달러 초반까지 후퇴했다. 11월 9일(현지시각)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5.46% 떨어진 209.98달러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매도’로 낮추고, 목표가를 146달러대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인지, 지속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는 오히려 내실을 다질 기회를 줬다는 시각도 있다. 이례적으로 급속히 성장한 전기차 시장에서 무리해 생산량을 확대해야 했던 과제를 잠시 내려놓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산업 선두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여전히 수백조원에 달하는 수주액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LG엔솔은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다고 해도 속도만 줄어들 뿐 성장 우상향 그래프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판단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지금 이 시기가 경쟁 업체들과 격차를 벌리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배터리 생산업체인 LG엔솔은 일시적 변동 상황에 동요하기보다 부문별로 경쟁력 다지기에 돌입했다. 그동안 쌓아온 압도적인 특허 수, 다양한 포트폴리오 등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면서 다시 한 번 기초 체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확보, 원가경쟁력 강화, 스마트팩토리 추진 등을 핵심 과제로 정해 혁신에 나설 예정이다.
 
 
  “숨 고를 수 있는 기회 왔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2022년 1월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금 배터리 사업은 마라톤(42.195km) 중 4~5km를 뛰었다.”
 
  지난 11월 1일 LG엔솔의 권영수 부회장(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이 ‘제3회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권 부회장은 최근의 전기차 업황 둔화가 장기 레이스에서 숨 고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돈이 문제가 아니라 공장 짓는 인력이 도리어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었는데 오히려 잘됐다. 급히 성장하다 보니 간과한 것들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다지다 보면 K-배터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LG엔솔은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맞춰 북미 지역에만 8개의 생산공장을 짓고 있거나 운영 중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 북미 지역에 이처럼 다수의 공장을 동시에 신설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LG엔솔은 북미 이외에도 글로벌 생산기지의 허브 역할을 하는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 중국, 유럽, 인도네시아 등의 공장까지 넓혀보면 그동안 이례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배터리 산업 ‘퍼스트무버’로서 급격히 늘어나는 수요에 따라 외형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해왔던 것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에 맞춰 비용, 인력, 원재료 수급 등 여러 면에서 속도를 올려야 했지만, 잠시 각자의 기술력 및 원가경쟁력 확보 등 근본적인 경쟁력을 돌아볼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했던 시장 경쟁 한 텀 쉬어가는 계기”
 
  배터리 업계 내부에선 원재료 수급 등 여러 면에서 호재라며 ‘지금의 시기를 기다렸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 둔화로 천정부지로 뛰었던 광산 등 투자 검토 대상들의 가치가 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소 과도했던 시장 경쟁이 잦아들면 빼앗겼던 협상력의 우위 또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엔솔은 주춤하는 현 시장 상황을 기회 삼아 최고의 품질, 재료비 절감, 스마트팩토리 추진 등 제품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건설 부문의 경우 지금까지 빠듯한 생산 가동 일정으로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빠르게 공장을 짓는 데 초점을 뒀지만 이제 장비 반입이나 시설 관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인력 운영도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신규 공장 내 인력 교육 및 채용과 관련해 보다 역량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연구개발, 사무직 등 기존 채용 인원들의 재정비 및 교육 등 역량 강화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은 태동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재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기차는 내구소비재 중 가장 고가(高價)이다 보니 고금리 영향권에 놓인 것일 뿐 시장의 성장동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G엔솔과 같이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는 오히려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년간에 걸친 글로벌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생산 능력, 전 세계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할 만큼 높은 R&D 역량, 자동차 전지에서 ESS, 소형 전동공구에 이르는 압도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들어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월 기준 500조원가량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만큼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오창 에너지플랜트, 중국 난징 공장, 미국 미시간 공장 및 오하이오 GM합작 1공장 등을 운영하며 연간 300GWh에 달하는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오랜 글로벌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공장의 가동률과 수율을 단시간 내 확보한 점은 LG엔솔이 보유한 큰 역량이다. 실제 지난해 말 가동을 시작한 GM 합작 1공장의 경우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75% 이상의 가동률과 90%의 수율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만 2만9000여 개
 
  전 세계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LG엔솔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다. LG엔솔의 특허는 2만9000여 개(현재 등록 기준), 출원 기준으로는 5만여 개에 이른다. 셀뿐만 아니라 배터리 팩,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해 업계에서는 LG엔솔의 특허에서 벗어나 신규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LG엔솔의 제품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회사는 최근엔 NCM, NCMA 배터리뿐만 아니라 LFP, 고전압 미드니켈 등 고객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엔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 36GWh에 이르는 46시리즈 원통형 생산 계획을 발표하며 전 세계 최고의 제품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LG엔솔은 전기차용 배터리뿐 아니라 IT기기 LEV, 전동공구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소형 배터리 및 2030년 350조원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는 ESS 사업까지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전기차 산업의 수요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IT기기 등의 수요 증가에 맞춰 사업 역량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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