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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4·10 총선

주목 받는 총선 화제의 당선인들

이-조 연대, 국힘 몰락 속 90년대생들이 온다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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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민비조’ 원팀, 이재명·조국… ‘사법리스크’ 동병상련도
⊙ 이재명 친위대 대거 당선… 6선 추미애·조정식 국회의장 물망
⊙ 한동훈 빈자리, ‘비윤’ 안철수 ·나경원, ‘친윤’ 권영세 ·권성동 거론
⊙ ‘90년대생이 왔다’ 김용태·전용기, 중진 꺾은 신인 황정아·조지연
⊙ 청년 당선인 면면 살펴보니… 與는 ‘비윤’ 野는 ‘이재명 키즈’ 주류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은 통하지 않았다. ‘셰셰·2찍’이라는 망언(妄言), 현 정부를 ‘의붓아버지’에 빗댄 재혼 가정 비하, ‘강원서도로 전락’ 발언의 강원도 비하 논란 모두 ‘정권 심판론’에 묻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의 압도적 과반을 끌어냈다. 지역구 재개발 아파트명 하나 못 댔지만, 본인도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압승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때 낙관론보다 위기감이 더 컸다.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 등 비명계 의원들의 동반 탈당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까지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면서다. 여기에 ‘현역 하위 20% 평가’에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포함되며 계파 갈등은 폭발했다. ‘비명횡사·친명횡재’라는 말이 등장했다. 당 지지율도 줄곧 하락했다.
 
 
  강력한 親明체제 구축한 이재명 대표
 
  이 대표는 즉각 전열(戰列)을 정비했다. 김부겸·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하고 3각 편대를 구성했다. 또 ‘비명횡사’의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용진 의원까지 당의 컷오프 결정을 수용하고 선거운동에 동참했다. 당내 갈등 이슈는 빠르게 가라앉았다. 국민들의 시선은 다시 정권 심판론으로 옮겨갔다. 당의 승리를 거머쥔 이 대표는 당내 독보적인 대선 주자가 됐다.
 
  하지만 최대 약점(弱點)이 그대로 남아 있다.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혐의와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세 가지 사건으로 각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형이 확정되면 향후 대권 도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강력한 친명체제 구축으로 적어도 21대 국회 때와 같은 ‘체포동의안 가결’ 우려는 털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압승을 순전히 민주당의 역량으로 보긴 어렵다. 정권 심판론이 워낙 강했고, 여기 불을 댕긴 조국혁신당의 영향도 컸다. 조국혁신당이 띄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전략도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12석을 차지한 조국혁신당은 이례적 돌풍이었다. 제3정당이 두 자릿수 의석을 확보한 건 8년 만이다.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었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오로지 정권 심판 메시지에만 집중했다. 아예 ‘대통령 탄핵’을 기치로 내걸었다.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때는 ‘검찰독재 조기 종식’ ‘3년은 너무 길다’ 등의 플래카드를 내 걸었다. 총선 전국 유세 일정은 ‘응징투어’라 이름 붙였다.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입성할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 손잡고 ‘반윤(反尹)’ 전선을 형성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팀’으로 보이는 이재명, 조국 대표가 결국엔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 아직은 미지수(未知數)다.
 
 
  승전보 들은 날 상고심 재판부 결정된 조국
 
  조 대표의 총선 직후 첫 일정도 대여 투쟁이었다. 총선 다음 날인 4월 11일부터 대검찰청을 찾아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며 김건희 여사의 소환 조사를 촉구했다.
 
  이날은 조 대표 본인의 상고심 재판부가 결정된 날이기도 하다. 그는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상고심 심리는 연내(年內)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만일 상고 기각으로 실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잃고 구속 수감된다. 이 경우 형 집행 종료 후 5년까지 더해 7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물론 대법원이 파기 환송할 가능성도 있다. 이땐 형의 확정이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
 
  조 대표가 상고심 재판부 교체를 위한 기피 신청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조국혁신당이 애초 조 대표의 구속 수감을 상정(想定)하고 만들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신의 실형 선고에 ‘희생자’라는 프레임을 강화함과 동시에, 김건희 여사 수사 촉구의 수단으로 쓸 전략이라는 뜻이다.
 
  민주당은 단독 과반 의석을 얻어 상임위원회 운영 또한 주도할 수 있게 됐다. 국무총리 등 인준 표결도 민주당 동의 없이는 불가능해졌다. 국회의장 자리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 출신이 맡는다. 주로 최다선 의원이 입후보한다.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경기 하남갑), 조정식(경기 시흥을) 당선인이 하마평(下馬評)에 가장 많이 오른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 모두 의장 출마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의장 임기는 2년이다. 22대 국회 4년 동안 추 당선인과 조 당선인이 전·후반기를 나눠 국회의장 역할을 맡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추 당선인이 선출되면,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이 된다. 이미 굵직한 이력의 소유자다. 여성 최초의 지역구 5선 의원으로 2016년 당대표를 맡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지휘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법무부 장관을 맡아 검찰개혁을 밀어붙였다. 오랫동안 ‘추다르크’로 통한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세단장을 맡으며 얻은 별명이다. 그는 2021년 저서 《추미애의 깃발》에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판단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성격”이라고 썼다.
 
 
  국회의장 하마평, 추미애·조정식
 
민주당 추미애 당선인(경기 하남갑)과 민주당 조정식 당선인(경기 시흥을).
  국회의장이 되면 이런 선명성을 더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회의장에게 기계적 중립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말까지 했다. 지난 4월 1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는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면서 “중립이라면서 그냥 가만히 있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에는 이 발언이 낸시 펠로시 의장 사진과 함께 떠돈다. 지난 2020년 트럼프 연설문을 찢던 모습이다.
 
  조정식 당선인도 만만찮은 상대다. 앞서 21대 국회 때 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했지만, 당내 의총 투표에서 김진표, 우상호 의원에 밀렸다. 이해찬계에 뿌리를 뒀으며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선거대책본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 때는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이재명 지도부에서는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이번 총선 전반을 이끌며 공천 및 본선 실무를 관장했고 압승에 힘을 보탰다.
 
  국민의힘은 108석으로 4년 전 104석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데 인적 구성이 다르다. 비윤 색채가 강해졌다. 당선인 절반 이상이 친명계인 민주당과는 대조적이다. 안철수(성남 분당갑), 나경원(서울 동작을) 등 지난 전당대회 때 대통령실의 견제를 받았던 인물 다수가 배지를 달았다.
 
  현재 국민의힘의 당 지도부는 공백 상태다. 총선 참패(慘敗)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사퇴하면서다. 당 안팎에선 기존 친윤계 주류(主流)와 다른 인물이 위기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심판론에 휩싸이면서 친윤계와 각을 세웠던 중진(重鎭) 역할론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국힘 당권 후보 거론, 안철수·나경원
 
  분당갑 현역이었던 안 당선인은 ‘노무현의 남자’로 불리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꺾고 지역구를 지켜냈다. 이번 승리로 4선 고지에 올랐다. 당선 소감에서 그는 “정부에 쓴소리 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했다. 이 다짐은 총선 다음 날부터 지켰다. 지난 4월 11일 그는 소셜미디어에 의대 증원 정책을 재차 지적했다. 4월 12일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선 참패와 관련 국무총리뿐 아니라 내각이 일괄 사의를 표명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그는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안 당선인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대선과 서울시장에도 출마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친윤계 압박에 밀려 당대표로 선출되지 못했다. 대통령실로부터 공개 경고를 받기도 했다. 당대표 경선에서 안 당선인이 ‘윤-안 연대(連帶)’를 내걸자 대통령실은 “대통령과의 연대를 말하는 것 자체가 무례하고 어폐가 있다”고 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이번이 5선이다. 서울 동작을에서 승리하며 여당 내 최다선 여성 의원이 됐다. 동작을은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다. 이재명 대표가 유세 기간 중 6번이나 찾았을 정도다. 이런 지역을 탈환한 만큼 22대 국회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구 잘 챙기기로는 워낙 유명했다. 그가 2014년 7·30 재보궐 선거 직후부터 시작한 ‘토요데이트(현 금요데이트)’는 1000번을 훌쩍 넘었다. 동작구민들과 직접 만나 민원을 듣는 자리다. 구민들은 “민주당 류삼영 후보를 한 번도 못 볼 동안 나경원 당선인은 열 번 이상 마주쳤다”면서 “지역구에 진심”이라고 했다.
 
  최초의 여성 국회 외통위원장, 보수 정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를 지낸 그는 이제 당권도 노려볼 만하게 됐다. 지난해에도 당대표 출마를 고민하긴 했다. 그러나 ‘연판장 사태’ 등 친윤 힘겨루기에 밀려 결국 고사했다.
 
 
  험지 극적 생환, 김태호도 가능성 있어
 
험지에 출마해 생환한 국민의힘 김태호 당선인(경남 양산을)과 강원권 최다선 현역이 된 권성동 당선인(강원 강릉).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중진 일부를 차출해 험지로 재배치했다. 전체적인 성적은 저조했다. 김태호 당선인은 예외였다.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수용한 뒤 4선으로 극적 생환(生還)했다. 경남 양산을은 ‘낙동강 벨트’ 최대 격전지였다. 대항마(對抗馬)는 이 지역 현역 김두관 후보였다. 김두관 후보는 경남 지역 마을 이장으로 시작, 남해군수·행정자치부 장관·경남도지사를 거쳐 국회까지 입성한 ‘이장 신화’ 주인공이다. 대선에도 두 차례 도전했던 중량급 정치인이기도 하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릴 만큼 야당이 자랑하는 필승 카드였다. 부울경 야권 대표 주자로도 꼽혔다. 김 당선인은 이런 상황에서도 승리했다.
 
  ‘선거 달인’이란 명성(名聲)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나 홀로 선거’로 유명하다. 진심을 전하는 데는 혼자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침 출근길 거리 인사부터 시장을 돌며 유권자들을 직접 만났다. 186cm의 큰 키로 90도 인사가 더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번 승리로 김 당선인은 ‘9전 8승’이라는 대기록(大記錄)을 썼다. 지방선거까지 포함해서다. 41세부터 32·33대 경남도지사를 지낸 그는 ‘역대 최연소 경남도지사’ 타이틀도 얻었다.
 
  당내 잠룡(潛龍)으로 불렸던 김 당선인은 이번 낙동강 벨트 탈환으로 정치적 입지 또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과 대권 주자 물망에 거론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재선 도지사를 지낸 4선 의원이지만 계파 색이 없는 인사로도 꼽힌다. 당에선 김 의원을 범(汎)야권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PK(부산·경남) 출신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견제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밖에도 주호영(대구 수성갑),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당선인도 당권 주자로 언급된다. 주 당선인은 당내 최다선인 6선에 오르며 대구·경북(TK) 맹주(盟主)로 자리 잡았다. ‘수도권 위기론’을 역설하며 수직적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윤 당선인 역시 5선의 무게감을 쌓았다. 둘 모두 주요 당직을 맡아 당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다. 이들 역시 친윤 색채는 옅은 편이다.
 
 
  親尹 권성동·권영세도 물망
 
6선의 고지에 오른 국민의힘 주호영 당선인(대구 수성갑)과 현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인 권영세 당선인(서울 용산).
  당 안팎에선 ‘비윤계’를 중심으로 여권 내 권력 구도가 재편(再編)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친윤계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원조 친윤계’로 통했던 권성동(강원 강릉) 당선인이 대표적이다. 이번 승리로 내리 5선 기록을 세우며 강원권 최다선 현역이 됐다. 그간 강릉에서 차곡차곡 다져놓은 기반이 보수층 표밭을 지킨 비결로 꼽힌다. 강릉 명륜고와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한 권 당선인은 제27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해군 법무관으로 복무한 뒤 인천지검 특별수사부 부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재보궐 선거로 제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윤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과는 10대부터 동갑내기 죽마고우(竹馬故友)로, 윤 대통령의 정계 입문부터 대선 승리까지 지근거리에서 조력했다. 지난 대선 직후 원내대표 경선에서 의원들의 몰표를 받아 당선됐지만, 5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번 총선 기간 동안 당권 도전에 나설 계획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서울 용산구를 수성(守成)하며 5선에 오른 권영세 당선인도 빼놓을 수 없다. 권 당선인은 국무총리 후보로도 언급된다. 검사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주중(駐中)대사를 지낸 그는 윤 대통령의 서울 법대 2년 선배다. 지난 대선 때는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윤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2023년 7월 장관에서 물러난 뒤 용산 바닥 민심을 다져왔다. 권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여당 후보가 용산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용산을 정권 심판의 상징 지역으로 삼았다. 대통령실이 있고,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곳이기 때문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끝을 용산에서 했다. 그러나 현역의 아성(牙城)을 넘지 못했다.
 
 
  4수 끝 당선 이준석과 청년 당선인
 
1991년생인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당선인(경기 화성정)과 1986년생인 개혁신당 천하람 당선인(비례대표).
  제22대 총선에서 가장 큰 ‘이변(異變)’으로 꼽히는 당선인이 있다. 85년생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다. 정치 입문 13년 만, 3전 4기 끝에 배지를 달았다. 경기 화성을은 지난 2012년부터 3번 연속 민주당계 후보를 밀어준 곳이다.
 
  이 대표가 여기에 깃발을 꽂을 수 있었던 배경으론 ‘공약’과 ‘선거운동’이 꼽힌다. 자전거로 동탄 곳곳을 찾아다니며 공약을 설명한 것과 지도까지 직접 그려 넣은 손 편지 공보물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동탄을 주민들은 “민주당은 ‘잡은 물고기’ 취급했고, 국민의힘은 체급 낮은 후보만 지속적으로 보냈다”면서 “김어준 같은 제3자 또한 ‘쉬운 지역’으로 묘사하는 등 불만이 쌓인 가운데, 이준석이 동탄 주민들의 속을 긁어줄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차기 당대표는 맡지 않기로 했다. 다만 반윤 구심점(求心點) 역할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11일 라디오 방송에서 차기 대선을 노리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다음 대선이 몇 년 남았나”라고 맞받았다. 진행자가 ‘3년’이라고 하자 “확실한가”라고 반문했다. 하야(下野)를 시사한 셈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에도 찬성표를 던진 상태다. 스스로를 ‘범야권 인사’로 규정하기도 했다.
 
  86년생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이 대표의 지원군이다. 총선 직후 천 당선인은 “개혁신당은 한국의 마크롱이 될 수 있는 멋진 젊은 대선 주자를 보유한 정당이 됐다”고 했다. 과거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한 명인 그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정치에 입문해 2020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작년 3월에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도 출마했다. 후보 중 가장 늦게 출마했지만, 현역 중진을 제치고 예비 경선을 통과했다. 이때 인지도를 많이 올렸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탈당했다. 친윤계와 대립각을 세우면서다. 지난 4월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천 당선인은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에 있어서 범야권 일원으로 적극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1990년대생이 왔다’
 
1990년생인 국민의힘 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과 1987년생인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내부에도 윤 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소장파(少壯派)가 있다. 1990년생인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이 그중 한 명이다. 그 역시 천아용인 출신이다. 지난해 말 개혁신당 대신 국민의힘 잔류를 택한 뒤, 5자 경선을 뚫고 공천을 받았다. 유례없던 초(超)다자 구도의 경선이었다.
 
  국민의힘 잔류에 대해 그는 당시 “내가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던 당을 떠날 수는 없다”며 “이준석 대표와의 정치적 결별이 아닌 만큼 개혁신당과도 충분히 연대하겠다”고 했다. 자신을 ‘반윤’이 아닌 ‘반윤핵관’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당헌 8조에 따르면 당과 대통령은 무한 책임을 지는 관계로 ‘비윤’ 혹은 ‘반윤’이 있을 수 없는데, 그 프레임을 만든 게 ‘윤핵관’”이라면서 “나는 대통령이 권력과 권한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김 당선인은 바른정당 바른정책연구소 연구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지도부 체제에서 청년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중앙정치에 발을 디뎠다. 2020년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 소속 광명을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치열한 경선을 거치긴 했지만, 김용태 당선인의 지역구인 포천가평은 보수 정당의 양지(陽地)로 꼽힌다. 김 당선인과 대구 북구갑에서 당선된 우재준(35) 변호사 외 대부분의 청년 정치인들은 험지나 격전지로 배치됐다. 대표적으로 1987년생 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이 있다.
 
  도봉갑은 그간 민주당 텃밭이었다.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그의 부인 인재근 전 민주당 의원이 내리 20년 당선될 정도였다. 김 당선인은 2020년 총선에서도 도봉갑에 출마했지만 고배(苦杯)를 마셨다. 그동안 주민 누구와도 지역 현안을 나눌 수 있도록 절차탁마(切磋琢磨)했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인이 됐다. 그의 인스타 팔로워 중 3000여 명이 초중고생이다. 최근 웨이브를 통해 방영된 〈더 커뮤니티〉 출연 영향이 컸다. 국내 최초 이념 서바이벌 예능인데, 여기서 토론 실력을 뽐냈다. ‘도낳스(도봉이 낳은 스타)’라는 별칭이 생겼다.
 
  마찬가지로 정부와 당에 소신 발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지난 4월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가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았고 국민들은 여전히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고 요청한다”면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전향적(轉向的)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김 여사의) 사인(私人) 시절에 있었던 일을 특검 처리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어 조심히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친명’ 민주당 청년 당선인들
 
  한편 민주당 청년 당선인들은 대부분 친명이다. 민주당 지역구 청년 당선자 중 30대는 총 5명이다. 이 중 전용기(경기 화성정) 당선인은 이번 총선 당선자 중 가장 젊다. 1991년생으로 32세다.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과 나란히 ‘사상 최초 90년대생 지역구 당선인’에 이름을 올렸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전 당선인은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출신이다. 2020년 28세 나이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6번을 받으면서다. 이번 지역구 승리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는 대장동 사건 등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변호·관리한 변호사들도 다수 당선됐다. 이재명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양부남(광주 서을) 전 고검장을 비롯해 박균택(광주 광산갑), 김기표(경기 부천을), 이건태(부천병), 김동아(서울 서대문갑) 등 ‘대장동 변호사’로 불린 5인방의 경우 모두 당선됐다. 이 중 김동아 당선인은 87년생으로 유일한 30대다. 이 대표 측근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변호했다. ‘이재명 키즈’라 불리며, 청년 전략 지역구로 지정된 서울 서대문갑에서 5인의 청년 후보자와의 경선을 통해 본선에 진출했다.
 
  모경종 당선인(34·인천 서구병)도 ‘이재명 키즈’ 중 하나다. 2019년 9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청년비서관으로 채용된 뒤 작년 말까지 대선 후보 수행비서, 의원실 비서관, 당대표 비서실 차장 등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모 당선인을 ‘모도비’ ‘모좌관’ 등으로 부른다.
 
 
  거물 정치인 잡은 ‘무서운 新人’
 
올해 37세인 국민의힘 조지연 당선인(경북 경산)과 ‘대장동 변호사’인 민주당 김동아 당선인(서울 서대문갑).
  지역구에서 중진 정치인을 꺾은 신인도 눈에 띈다. 민주당에서는 황정아(46) 당선인이 있다. 대전 유성을에서 당적을 바꾼 5선 중진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를 이겼다.
 
  민주당 인재 영입 6호 인사인 그는 여성과학자다.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출신이다. 전남과학고를 나와 KAIST에서 학부와 석·박사를 마쳤다. 1999년 방영됐던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존 모델이기도 하다. 누리호 개발의 성공 주역(主役)으로, 누리호 3차 발사 당시 인공위성 기획부터 설계, 개발 등 전(全)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최초 정찰위성인 425 위성 사업에도 참여했다. 영입 인사는 비례대표 출마가 관례다. 그러나 황 당선인은 지역구 출마 의사를 밝혔다. 주요 공약은 R&D 예산 관련이었다. 세 아이의 엄마로, 차별 없는 복지 체계 구축과 사회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도 했다.
 
  경북 경산에서는 올해 37세인 조지연 당선인이 최경환 무소속 후보를 꺾었다. 최경환 후보는 경제부총리를 역임하고 과거 친박계 좌장을 맡은 거물급 정치인이다. 경산 출신인 조 당선인은 영남대를 나와 2013년부터 박근혜 청와대 대변인실, 국민의힘 부대변인,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청년 행정관으로도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 보기 드문 친윤 청년 당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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