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반 첨단 과학기술, 국방혁신 4.0의 핵심
⊙ ‘北 핵·미사일 발사 전 교란·파괴’ 킬웹 발전시킨다
⊙ ‘우주 경쟁 본격화’…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주 전력 강화
⊙ 전력 증강 프로세스 재정립… 10~15년 걸리는 무기 획득 프로세스 단축
⊙ 2027년 초급 간부 연봉 2023년보다 14~15% 상승(일반 부대 기준)
⊙ “국방혁신 4.0, 우리 군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
⊙ ‘北 핵·미사일 발사 전 교란·파괴’ 킬웹 발전시킨다
⊙ ‘우주 경쟁 본격화’…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주 전력 강화
⊙ 전력 증강 프로세스 재정립… 10~15년 걸리는 무기 획득 프로세스 단축
⊙ 2027년 초급 간부 연봉 2023년보다 14~15% 상승(일반 부대 기준)
⊙ “국방혁신 4.0, 우리 군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
- 2023년 1월 경기 파주 무건리훈련장에서 열린 ‘아미타이거 시범여단 연합훈련’에서 육군 아미타이거 시범여단 대원들이 분대 전술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방부가 ‘제2의 창군 수준’의 개혁에 돌입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5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제2의 창군 수준’으로 국방태세 전반을 재설계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방혁신 4.0’으로 이름 붙은 국방개혁이 2024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월간조선》의 취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방혁신 의지는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7월 정부 출범 이후 2개월 뒤 발간한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보고서에 국방혁신 추진 계획을 명시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가 만들어졌다. 2023년 5월 위원회 출범에 앞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으로 ‘깜짝’ 내정됐다. 김 전 장관이야말로 국방혁신을 성공으로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은 첨단 과학기술을 군에 적용해 전쟁에서 이기는 강군 육성을 골자로 한다. 오는 2040년 완성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2028년까지 진행될 제1차 5개년 추진 계획에 약 110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방부는 “국방혁신 4.0 이행을 위한 소요를 충실히 반영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원 배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국방혁신 4.0은 5대 중점과 16개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5대 중점 분야로는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획기적 강화 ▲군사전략·작전개념 선도적 발전 ▲AI 기반 핵심 첨단 전력 확보 ▲군 구조 및 교육훈련 혁신 ▲국방 R&D(연구개발)전력·증강체계 재설계가 꼽혔다. 각 분야 모두 기반구축-가시화-가속화의 3단계로 추진된다.
《월간조선》은 6회에 걸쳐 국방혁신 4.0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다. 2024년 1월호에서는 국방혁신 4.0의 개념과 실시 배경, 필요성, 주요 내용 및 추진 전략 등을 분석한다.
국방혁신 4.0, 文 국방개혁 2.0 대체
우리 군은 미래 국방환경이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 국방환경이 맞닥뜨릴 도전 요인으로는 ▲북핵·미사일 비대칭 위협의 현실화 및 고도화 ▲미중패권 경쟁에 따른 불안정성 증가 ▲전쟁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패권 경쟁 심화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를 꼽았다. 군은 문재인 정부 시기 추진한 기존 국방개혁 2.0 접근 방식으로는 이런 도전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대응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 바로 국방혁신 4.0이다.
국방혁신 4.0과 국방개혁 2.0은 ‘위협’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를 두고 큰 차이를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7월 27일 국방개혁 2.0을 발표하며 상비병력 및 부대 수를 대폭 감축했다. 북한의 위협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예측은 완전히 어긋났다. 2020년 6월 북한은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고, 그해 9월 서해에서 표류된 우리 공무원을 피살(被殺)했다. 그럼에도 문 정부는 이듬해 5월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가 추진해온 다양한 정책 개혁 가운데서도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라고 자화자찬(自畵自讚)했다.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 적용
반면 국방혁신 4.0은 북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현실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무인로봇, 3D 프린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드론 등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활용해 군의 질적 향상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국방혁신 4.0은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이 우리 안보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한국의 발전된 과학기술 역할이 군의 질적 향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혁신 4.0의 ‘4.0’ 또한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과 역대 4번째 국방개혁 계획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년도 기술 수준 평가에 따르면, ICT·SW, 국방, 소재·나노, 우주·항공·해양 등 11대 중점 과학기술 분야를 종합한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미국의 80.1% 수준이다. 80.0%인 중국을 앞선 수치다. 2022년 1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간한 〈2021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 조사서〉 역시 한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9위 수준으로 집계했다. 1~3위는 각각 미국, 프랑스, 러시아가 차지했다. 중국은 6위, 일본은 8위였다.
군은 우리나라의 강점인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력을 활용해 한국형 3축체계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 영역 통합작전을 구현해 병역자원 감소 해결은 물론 전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군사 위성 역량 강화
군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먼저 한국형 3축체계 운영 태세를 강화한다. 국방부는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가장 심각하고 현실적인 위협”이라며 “이에 대한 확실한 억제 대응 능력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3축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북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탐지·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북한 핵·미사일 공격 시 보복하는 한국형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국방혁신 4.0은 여기에 더해 킬웹(Kill Web)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킬웹은 사이버 작전 등을 이용해 북한의 핵·미사일을 발사 전에 교란·파괴할 수 있는 작전 개념이다. 그물망이나 거미줄처럼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해 최적의 타격 수단을 찾아내도록 인공지능(AI)이 실시간 의사 변경을 도와주는 체계다. 기존의 킬 체인이 최정상 지휘자의 판단에 따랐다면, 킬웹은 중간 지휘자들도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작전 도중 표적 타격 수단을 더 적합한 것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이란 개념도 쓰고 있다. 발사의 왼편이란 상대국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사이버 공격, 전자기탄(EMP) 등을 통해 교란을 일으켜 미사일 발사 자체를 막거나 엉뚱한 곳에 떨어지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선 해킹이나 컴퓨터 바이러스로 적 미사일의 지휘통제소나 표적장치를 공격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이 정찰위성을 포함한 압도적 감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이다. 우리 군 역시 발사의 왼편이나 소프트 킬(Soft Kill)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북한의 미사일 변칙 발사 전술에 대비해 기반체계 역시 강화된다. 이를 위해 군사 위성을 띄워 정보감시정찰(ISR) 역량을 확충하고, AI 기반 지능형 통합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효과적인 전략 운용을 위해 군은 지휘체계도 개편한다. 합참 내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센터’를 ‘핵·WMD 본부’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어 2024년 전략사령부가 창설된다. 전략사는 우주·사이버·전자기전을 포함한 주요 전략자산의 지휘체계를 일원화해 한국형 3축체계의 효과적인 지휘통제 및 전력 발전을 주도한다.
‘바다부터 우주까지’
군사전략과 합동 작전 개념 등 ‘소프트웨어’도 변화한다. 군사전략은 미래 안보 위협에 대비해 전 영역 역량을 통합하는 형태로 고도화된다. 합동 작전 개념 역시 ‘전 영역 통합 작전’ 형태로 발전한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 사이버심리전 등 비대칭 도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지상-공중-우주로 이어지는 종적 영역과 해안-해상-군항-기지로 연결되는 횡적 영역에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구축해 빈틈없는 안보망을 갖추게 된다. 경계 작전의 경우, 경비여단을 중심으로 AI 기반 무인경계체계가 시범운영된다. 이후 평가를 거쳐 확대 여부가 결정된다.
AI 기반 첨단 과학기술은 국방혁신 4.0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핵심 중의 핵심이다. 군은 AI에 기반을 둔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각 군은 시범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육군25보병사단 아미타이거(Army TIGER)여단은 유·무인 복합 지상전투 작전을, 해군5기뢰·상륙전단은 유·무인 복합 기뢰제거 작전을, 공군20전투비행단은 유·무인 편대기 운용을, 해병대1사단은 유·무인 복합 상륙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군은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단계별로 구축할 예정이다. 1단계 원격통제형 중심, 2단계 반자율형 시범, 3단계 반자율형 확산 및 자율형 전환 등 총 3단계로 구성된다.
南北, 우주 패권 두고 경쟁 본격화
국방혁신 4.0은 우리 군의 활동 영역을 우주로 넓혀 작전수행 능력 향상을 도모한다. 최근 각국은 우주 패권을 두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군·정부용 고해상도 정찰위성을 우주에 보내 주변국의 군사 동향을 들여다보는 정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군과 북한 역시 우주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3년 11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만리경-1호)과 12월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기가 지구 궤도에 진입했다. 군이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위성 발사가 성공하면서 남북 간 군사 대결이 우주까지 확대된 것이다. 군은 우주 전력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발전시킬 방침이다.
사이버전력 또한 고도화된다. 사이버전력 강화를 위해 군은 민간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방향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2023년 9월 국방부 주최로 열린 ‘제18회 국방보안컨퍼런스’에서 “기술적 조치만으로는 AI에 기반을 둔 군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군 지휘부의 전반적인 인식 개선과 의지가 바탕이 돼야 전군 사이버보안 강화 역량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北 지통체계 무력화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수행 역량도 증진한다. 전자기 스펙트럼은 주파수와 파장에 따라 고도로 분화된 전자기파의 연속체로, 무기체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다영역 작전 수행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인터넷 기반이 약하다고 판단해 방해 전파를 이용, 지휘통제체계 무력화를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기 스펙트럼 무기체계 개발 및 그에 맞는 조직 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육군은 2022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 주도로 전자기 스펙트럼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2023년 6월에는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전투발전 TF’가 교육사령부에 창설돼 작전 수행 개념을 정립해왔다. 군 관계자는 “국방혁신 4.0 추진과 연계해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의 개념·교리 발전은 물론 조기 전력 보강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지휘통제체계도 개편된다. 군은 합동 지휘통제·통신(JADC2) 종합발전 계획을 완성하고, 핵심 능력을 전력화해 JADC2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JADC2는 전장의 모든 요소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실시간 전장 가시화와 상황인식을 가능하게 한다. AI가 지휘 결심을 보좌하며 작전 흐름의 속도를 높인다.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 공간의 전투 정보를 통합해 합동군 관점에서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JADC2는 킬웹 운용을 도울 수단으로도 평가된다. 미군 역시 JADC2를 미래전의 승패를 가를 핵심 전력으로 분류해 전력화에 나서고 있다. 주한미군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분야 역시 JADC2 구축이다.
‘제2의 창군 수준’이라는 말답게 국방혁신 4.0은 군 구조를 송두리째 바꾼다. 먼저 합참·연합사·각 군 본부의 지휘구조가 최적화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하고 무기 획득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2023년 11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Conditions-based OPCON Transition Plan)’에 명시된 이행 과업 추진 경과를 검토한 후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을 위한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015년 한미 국방장관은 전작권 전환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기존 ‘시기에 기초한 전환 방식’을 ‘조건에 기초한 전환 방식’으로 변경하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부대구조 역시 개편된다. 특히, 드론 전력을 대폭 끌어올린다. 2023년 9월 1일부로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된 것도 이 때문이다. 군은 드론작전사령부를 필두로 일선 부대까지 드론 전력을 배치·운용할 계획이다.
인구절벽에 대비해 병력구조도 개편된다. 무인체계의 병력 대체효과, 병력자원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시행 가능성 등을 판단해 점진적인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병력은 줄어도 군사력은 증강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병력 감축이 이루어지기 전에 첨단 과학기술 기반 전력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교육훈련 분야에서도 혁신은 이뤄진다. 군은 가상모의훈련체계 및 과학화 훈련장을 구축하고, 데이터 분석 기반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사관학교와 각급 부대에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과학기술 전문인력을 육성한다.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한 개혁도 추진된다. 지역예비군 전투수행 개념을 재정립하고 예비전력용 무기·장비·물자 지원도 이루어진다.
군은 병과 초급 간부 복무 여건도 개선한다. 2027년 일반 부대 초급 간부 연봉은 2023년보다 14~15%, 전방 경계부대 초급 간부는 28~30% 오른다. 이에 따라 소위의 연 총소득은 2027년까지 일반 부대 3900만원, 경계부대 5000만원 수준으로 인상되고, 하사의 경우 일반 부대 3800만원, 경계부대 4900만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주거 및 생활 개선도 추진된다. 기존 8~10명이 사용하던 병사 생활관은 2~4인 통합형 생활공간으로 조정되고, 간부숙소는 1인 1실이 제공된다. 간부 가족이 거주하는 관사의 경우 4인 기준 28평형에서 32평형으로 늘어난다.
美, 신속 획득 프로세스 도입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중국 춘추시대 오나라의 명장(名將) 손자는 ‘속전속결(速戰速決)’을 강조했다. 빠른 결정과 적극적인 행동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군의 신기술 수용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무기 소요를 결정하고 이를 실전에 배치하기까지 평균 10~15년가량 소요된다. 국방혁신 4.0이 국방 R&D전력·증강체계 재설계를 5대 중점 과제에 포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군은 첨단 과학기술의 신속한 적용을 위해 평가 요소 중 중복되는 항목을 삭제해 획득 프로세스를 단축할 방침이다.
관련 연구 기관 역시 우리 군의 무기 획득 프로세스가 오래 걸린다고 지적한다. 장원준 산업연구원(KIET)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2022년 12월 보고서를 발간하며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국방혁신 4.0의 성공적 추진과 민간 IT 기업의 방위산업 진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한국형 신속 획득 프로세스’ 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속획득법(가칭) 제정, 신속 획득 무기체계 유형 신설, 신속 획득 전담기관 지정, 관련 예산 확대 및 각종 규제 제거, 인센티브 강화 등의 다각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역시 무기 획득 프로세스를 단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주변국들이 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 군사적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 신속획득법을 개정해왔다. 그리고 신속 획득 프로세스 신설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 신속획득법은 2~5년 내에 무기체계 개발이나 개발된 무기의 실전 배치를 가능하게 한다.
R&D 예산도 2027년까지 전체 국방 예산의 10% 수준으로 확대한다. 또 군·산업·학계·연구기관의 다자 협력체계와 한미 국방과학기술협력 협의체를 구성해 국방 전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국방혁신위는 출범 이후 혁신에 대한 각계각층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움직여왔다. 혁신 방향과 추진 계획을 놓고 군 내 제대별·신분별 현장 토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 국회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20차례, 예비역 단체 및 유관 기관을 대상으로 16차례 설명회를 개최하며 국방혁신의 필요성을 설명해왔다. 국방혁신위는 “설명회와 교육을 통해 각계각층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해 국방혁신 4.0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혁신 위한 공감대 형성
‘선진 정예 강군 육성’을 기치(旗幟)로 내건 국방개혁은 창군 이래 지속돼왔다. 1980년대에는 장기 국방태세 발전방향이, 1990년대 5개년 국방발전계획이, 2000년대는 국방개혁이 추진된 바 있다. 그러나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것이 국방혁신위의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강력한 개혁 의지와 김관진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의 전문성과 경험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혁신위는 보다 현실성 있는 혁신을 위해 무기 획득 프로세스 개선과 한국형 3축체계 강화를 이번 5개년 계획의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역시 “국방혁신 4.0은 우리 군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강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성장에 기여하도록 국방혁신 4.0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병법 36계는 전쟁에서 가장 이상적인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不戰而勝)’이라고 말한다. 또한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적의 우두머리를 잡아야 한다(擒賊擒王)’고 가르친다. 국방혁신 4.0의 핵심 역시 병법 36계의 전략과 들어맞는다. 과연 국방혁신 4.0은 북한 김정은의 숨통을 조이고, 수뇌부를 타격해 승리를 거둘 필승 공식이 될 수 있을까.⊙
《월간조선》의 취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방혁신 의지는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7월 정부 출범 이후 2개월 뒤 발간한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 보고서에 국방혁신 추진 계획을 명시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가 만들어졌다. 2023년 5월 위원회 출범에 앞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으로 ‘깜짝’ 내정됐다. 김 전 장관이야말로 국방혁신을 성공으로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은 첨단 과학기술을 군에 적용해 전쟁에서 이기는 강군 육성을 골자로 한다. 오는 2040년 완성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2028년까지 진행될 제1차 5개년 추진 계획에 약 110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방부는 “국방혁신 4.0 이행을 위한 소요를 충실히 반영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원 배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국방혁신 4.0은 5대 중점과 16개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5대 중점 분야로는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 획기적 강화 ▲군사전략·작전개념 선도적 발전 ▲AI 기반 핵심 첨단 전력 확보 ▲군 구조 및 교육훈련 혁신 ▲국방 R&D(연구개발)전력·증강체계 재설계가 꼽혔다. 각 분야 모두 기반구축-가시화-가속화의 3단계로 추진된다.
《월간조선》은 6회에 걸쳐 국방혁신 4.0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다. 2024년 1월호에서는 국방혁신 4.0의 개념과 실시 배경, 필요성, 주요 내용 및 추진 전략 등을 분석한다.
국방혁신 4.0, 文 국방개혁 2.0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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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혁신 4.0 로드맵. |
국방혁신 4.0과 국방개혁 2.0은 ‘위협’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를 두고 큰 차이를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7월 27일 국방개혁 2.0을 발표하며 상비병력 및 부대 수를 대폭 감축했다. 북한의 위협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예측은 완전히 어긋났다. 2020년 6월 북한은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고, 그해 9월 서해에서 표류된 우리 공무원을 피살(被殺)했다. 그럼에도 문 정부는 이듬해 5월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가 추진해온 다양한 정책 개혁 가운데서도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라고 자화자찬(自畵自讚)했다.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 적용
반면 국방혁신 4.0은 북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현실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무인로봇, 3D 프린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드론 등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활용해 군의 질적 향상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국방혁신 4.0은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이 우리 안보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한국의 발전된 과학기술 역할이 군의 질적 향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혁신 4.0의 ‘4.0’ 또한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과 역대 4번째 국방개혁 계획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년도 기술 수준 평가에 따르면, ICT·SW, 국방, 소재·나노, 우주·항공·해양 등 11대 중점 과학기술 분야를 종합한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미국의 80.1% 수준이다. 80.0%인 중국을 앞선 수치다. 2022년 1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간한 〈2021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 조사서〉 역시 한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9위 수준으로 집계했다. 1~3위는 각각 미국, 프랑스, 러시아가 차지했다. 중국은 6위, 일본은 8위였다.
군은 우리나라의 강점인 4차 산업혁명 첨단 과학기술력을 활용해 한국형 3축체계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 영역 통합작전을 구현해 병역자원 감소 해결은 물론 전시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군사 위성 역량 강화
군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먼저 한국형 3축체계 운영 태세를 강화한다. 국방부는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가장 심각하고 현실적인 위협”이라며 “이에 대한 확실한 억제 대응 능력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3축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 북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탐지·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북한 핵·미사일 공격 시 보복하는 한국형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국방혁신 4.0은 여기에 더해 킬웹(Kill Web)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킬웹은 사이버 작전 등을 이용해 북한의 핵·미사일을 발사 전에 교란·파괴할 수 있는 작전 개념이다. 그물망이나 거미줄처럼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해 최적의 타격 수단을 찾아내도록 인공지능(AI)이 실시간 의사 변경을 도와주는 체계다. 기존의 킬 체인이 최정상 지휘자의 판단에 따랐다면, 킬웹은 중간 지휘자들도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작전 도중 표적 타격 수단을 더 적합한 것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이란 개념도 쓰고 있다. 발사의 왼편이란 상대국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사이버 공격, 전자기탄(EMP) 등을 통해 교란을 일으켜 미사일 발사 자체를 막거나 엉뚱한 곳에 떨어지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선 해킹이나 컴퓨터 바이러스로 적 미사일의 지휘통제소나 표적장치를 공격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이 정찰위성을 포함한 압도적 감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이다. 우리 군 역시 발사의 왼편이나 소프트 킬(Soft Kill)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북한의 미사일 변칙 발사 전술에 대비해 기반체계 역시 강화된다. 이를 위해 군사 위성을 띄워 정보감시정찰(ISR) 역량을 확충하고, AI 기반 지능형 통합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효과적인 전략 운용을 위해 군은 지휘체계도 개편한다. 합참 내 ‘핵·WMD(대량살상무기) 대응센터’를 ‘핵·WMD 본부’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어 2024년 전략사령부가 창설된다. 전략사는 우주·사이버·전자기전을 포함한 주요 전략자산의 지휘체계를 일원화해 한국형 3축체계의 효과적인 지휘통제 및 전력 발전을 주도한다.
군사전략과 합동 작전 개념 등 ‘소프트웨어’도 변화한다. 군사전략은 미래 안보 위협에 대비해 전 영역 역량을 통합하는 형태로 고도화된다. 합동 작전 개념 역시 ‘전 영역 통합 작전’ 형태로 발전한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 사이버심리전 등 비대칭 도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지상-공중-우주로 이어지는 종적 영역과 해안-해상-군항-기지로 연결되는 횡적 영역에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구축해 빈틈없는 안보망을 갖추게 된다. 경계 작전의 경우, 경비여단을 중심으로 AI 기반 무인경계체계가 시범운영된다. 이후 평가를 거쳐 확대 여부가 결정된다.
AI 기반 첨단 과학기술은 국방혁신 4.0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핵심 중의 핵심이다. 군은 AI에 기반을 둔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각 군은 시범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육군25보병사단 아미타이거(Army TIGER)여단은 유·무인 복합 지상전투 작전을, 해군5기뢰·상륙전단은 유·무인 복합 기뢰제거 작전을, 공군20전투비행단은 유·무인 편대기 운용을, 해병대1사단은 유·무인 복합 상륙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군은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단계별로 구축할 예정이다. 1단계 원격통제형 중심, 2단계 반자율형 시범, 3단계 반자율형 확산 및 자율형 전환 등 총 3단계로 구성된다.
南北, 우주 패권 두고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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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4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23일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 성공 경축 연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딸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도 참석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
사이버전력 또한 고도화된다. 사이버전력 강화를 위해 군은 민간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방향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2023년 9월 국방부 주최로 열린 ‘제18회 국방보안컨퍼런스’에서 “기술적 조치만으로는 AI에 기반을 둔 군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군 지휘부의 전반적인 인식 개선과 의지가 바탕이 돼야 전군 사이버보안 강화 역량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北 지통체계 무력화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수행 역량도 증진한다. 전자기 스펙트럼은 주파수와 파장에 따라 고도로 분화된 전자기파의 연속체로, 무기체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다영역 작전 수행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인터넷 기반이 약하다고 판단해 방해 전파를 이용, 지휘통제체계 무력화를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기 스펙트럼 무기체계 개발 및 그에 맞는 조직 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육군은 2022년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 주도로 전자기 스펙트럼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2023년 6월에는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전투발전 TF’가 교육사령부에 창설돼 작전 수행 개념을 정립해왔다. 군 관계자는 “국방혁신 4.0 추진과 연계해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의 개념·교리 발전은 물론 조기 전력 보강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지휘통제체계도 개편된다. 군은 합동 지휘통제·통신(JADC2) 종합발전 계획을 완성하고, 핵심 능력을 전력화해 JADC2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JADC2는 전장의 모든 요소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실시간 전장 가시화와 상황인식을 가능하게 한다. AI가 지휘 결심을 보좌하며 작전 흐름의 속도를 높인다. 지상, 해상, 공중, 우주, 사이버 공간의 전투 정보를 통합해 합동군 관점에서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JADC2는 킬웹 운용을 도울 수단으로도 평가된다. 미군 역시 JADC2를 미래전의 승패를 가를 핵심 전력으로 분류해 전력화에 나서고 있다. 주한미군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분야 역시 JADC2 구축이다.
‘제2의 창군 수준’이라는 말답게 국방혁신 4.0은 군 구조를 송두리째 바꾼다. 먼저 합참·연합사·각 군 본부의 지휘구조가 최적화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하고 무기 획득체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2023년 11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Conditions-based OPCON Transition Plan)’에 명시된 이행 과업 추진 경과를 검토한 후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을 위한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015년 한미 국방장관은 전작권 전환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기존 ‘시기에 기초한 전환 방식’을 ‘조건에 기초한 전환 방식’으로 변경하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부대구조 역시 개편된다. 특히, 드론 전력을 대폭 끌어올린다. 2023년 9월 1일부로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된 것도 이 때문이다. 군은 드론작전사령부를 필두로 일선 부대까지 드론 전력을 배치·운용할 계획이다.
인구절벽에 대비해 병력구조도 개편된다. 무인체계의 병력 대체효과, 병력자원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시행 가능성 등을 판단해 점진적인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병력은 줄어도 군사력은 증강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병력 감축이 이루어지기 전에 첨단 과학기술 기반 전력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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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제25사단을 찾아 철책을 시찰했다. 사진=대통령실 |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한 개혁도 추진된다. 지역예비군 전투수행 개념을 재정립하고 예비전력용 무기·장비·물자 지원도 이루어진다.
군은 병과 초급 간부 복무 여건도 개선한다. 2027년 일반 부대 초급 간부 연봉은 2023년보다 14~15%, 전방 경계부대 초급 간부는 28~30% 오른다. 이에 따라 소위의 연 총소득은 2027년까지 일반 부대 3900만원, 경계부대 5000만원 수준으로 인상되고, 하사의 경우 일반 부대 3800만원, 경계부대 4900만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주거 및 생활 개선도 추진된다. 기존 8~10명이 사용하던 병사 생활관은 2~4인 통합형 생활공간으로 조정되고, 간부숙소는 1인 1실이 제공된다. 간부 가족이 거주하는 관사의 경우 4인 기준 28평형에서 32평형으로 늘어난다.
美, 신속 획득 프로세스 도입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중국 춘추시대 오나라의 명장(名將) 손자는 ‘속전속결(速戰速決)’을 강조했다. 빠른 결정과 적극적인 행동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군의 신기술 수용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무기 소요를 결정하고 이를 실전에 배치하기까지 평균 10~15년가량 소요된다. 국방혁신 4.0이 국방 R&D전력·증강체계 재설계를 5대 중점 과제에 포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군은 첨단 과학기술의 신속한 적용을 위해 평가 요소 중 중복되는 항목을 삭제해 획득 프로세스를 단축할 방침이다.
관련 연구 기관 역시 우리 군의 무기 획득 프로세스가 오래 걸린다고 지적한다. 장원준 산업연구원(KIET)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2022년 12월 보고서를 발간하며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국방혁신 4.0의 성공적 추진과 민간 IT 기업의 방위산업 진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한국형 신속 획득 프로세스’ 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속획득법(가칭) 제정, 신속 획득 무기체계 유형 신설, 신속 획득 전담기관 지정, 관련 예산 확대 및 각종 규제 제거, 인센티브 강화 등의 다각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역시 무기 획득 프로세스를 단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주변국들이 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 군사적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 신속획득법을 개정해왔다. 그리고 신속 획득 프로세스 신설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 신속획득법은 2~5년 내에 무기체계 개발이나 개발된 무기의 실전 배치를 가능하게 한다.
R&D 예산도 2027년까지 전체 국방 예산의 10% 수준으로 확대한다. 또 군·산업·학계·연구기관의 다자 협력체계와 한미 국방과학기술협력 협의체를 구성해 국방 전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국방혁신위는 출범 이후 혁신에 대한 각계각층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움직여왔다. 혁신 방향과 추진 계획을 놓고 군 내 제대별·신분별 현장 토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 국회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20차례, 예비역 단체 및 유관 기관을 대상으로 16차례 설명회를 개최하며 국방혁신의 필요성을 설명해왔다. 국방혁신위는 “설명회와 교육을 통해 각계각층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해 국방혁신 4.0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혁신 위한 공감대 형성
‘선진 정예 강군 육성’을 기치(旗幟)로 내건 국방개혁은 창군 이래 지속돼왔다. 1980년대에는 장기 국방태세 발전방향이, 1990년대 5개년 국방발전계획이, 2000년대는 국방개혁이 추진된 바 있다. 그러나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것이 국방혁신위의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강력한 개혁 의지와 김관진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의 전문성과 경험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혁신위는 보다 현실성 있는 혁신을 위해 무기 획득 프로세스 개선과 한국형 3축체계 강화를 이번 5개년 계획의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역시 “국방혁신 4.0은 우리 군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강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성장에 기여하도록 국방혁신 4.0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병법 36계는 전쟁에서 가장 이상적인 전략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不戰而勝)’이라고 말한다. 또한 만약 전쟁이 벌어진다면 ‘적의 우두머리를 잡아야 한다(擒賊擒王)’고 가르친다. 국방혁신 4.0의 핵심 역시 병법 36계의 전략과 들어맞는다. 과연 국방혁신 4.0은 북한 김정은의 숨통을 조이고, 수뇌부를 타격해 승리를 거둘 필승 공식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