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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

임기 말 문재인의 국정과제 이행 현황 점검 (끝) 외교·안보·통일

북한 옹호하는 사이 미국과의 공조는 ‘엇박자’… 북핵 능력은 더 커져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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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이 ‘핵 포기’ 보증한 김정은은 핵·미사일 강화해 우리 방어망 무력화 시도
⊙ ‘핵 공포’ 조장하는 김정은과 ‘한반도 신경제지도’ 통한 경제통일?
⊙ ‘북한 인권 개선’ 외쳤는데 북한인권재단은 여당이 이사 추천 미뤄 5년째 출범 못 해
⊙ “북한을 국가로 보는 건 위헌”이라고 했으면서 ‘남북합의’는 조약처럼 법적 효력 갖게 하겠다?
⊙ “통일 공감대 확산” 강조했지만 ‘통일’ 긍정 국민은 급감해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 부정 응답은 최고치
⊙ 유럽 돌며 ‘대북제재 완화’ 주장했다가 일축 당해… 미국 조야 반발 자초
⊙ 국제인권단체로부터 “다행히도 한국인들은 북한에 대한 文의 망상을 간파해왔다”는 혹평 들어
⊙ “굳건한 한미동맹” 말하고서는 ‘中共 창건 100주년 진심 축하’한 문재인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잔여 임기가 6개월도 채 되지 않는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이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공약한 사항, 그중에서 가려 뽑은 ‘100대 국정과제’를 어떻게 이행했는지 주목하는 이는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내용과 그 이행률을 살펴봐야 할 이유가 있다. 지난 5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국정을 맡아 나라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각각 ‘정권 재창출’ ‘정권 교체’를 외치는 후보들이 세부적인 정책을 입안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국무총리실은 부처별 국정과제 추진 현황과 현안 관련 자료를 정리한 백서를 이달 안으로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단, 백서 기초자료를 작성할 때 각 부처가 국정과제의 타당성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행 현황을 객관적으로 기술했는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7월 기세등등하던 시절에 내놓았던 ‘국정운영 5개년 계획(100대 국정과제)’은, 문재인 대통령 집권 5년의 ‘설계도’이며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문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100대 국정과제’에 대해 “촛불 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과거의 폐단을 일소하고 대두되는 현안에 대응하며 미래를 향한 과제를 보다 민주적·합리적·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런 의미 때문에 문 대통령이 ‘퇴임 준비’를 앞둔 지금, 본격적으로 여야 대선 후보가 각종 공약을 쏟아낼 준비를 하는 지금, ‘문재인의 100대 국정과제 이행 결과’를 분석해 그의 지난 5년을 되돌아본다. 《월간조선》은 세 차례에 걸쳐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에 속하는 85개 국정과제의 이행 현황을 살폈다. 다음 기사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란 국정목표 관련 국정과제 15개에 대한 분석이다.
 
 
  북핵 대응 강화 외쳤는데 실상은 ‘무방비’
 
북한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을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기간, 북한은 핵무장을 강화하고, 그 투발 수단을 다양화했다. 사진=뉴시스
  ◇북핵 등 비대칭 위협 대응 능력 강화/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작권 조기 전환
 
  이와 관련, 국방부는 “북핵 등 비대칭 위협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능력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관련 핵심 성과(2020년 기준, 이하 동일)로 ▲2020년 국방예산 50조원 최초 돌파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고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글로벌호크·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II 전력화 완료와 해상초계기 추가 도입 등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 대응 능력 강화 등을 내세웠다. 예산 증액, 각종 무기와 정찰자산 도입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이를 놓고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하는 건 쉽지 않다.
 
  지난 5년, 북한은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능력을 강화했다. 북한은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을 무력화하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도 만들었다. SLBM은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기습적인 핵 타격을 감행할 수 있다. 적이 핵 보복을 하더라도 파괴되지 않고, 재공격을 할 수 있어 전장의 판도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전략무기, 소위 ‘게임 체인저’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최장 사거리 600km)도 보유하고 있다. 사거리를 고려하면, 해당 미사일의 타격권은 남한에 한정된다. 해당 미사일은 최고 비행 고도가 40km에 불과할 정도로 낮게 날기 때문에 비행시간이 대폭 줄어 탐지·대응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 우리 측의 종말 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요격 고도 40~150km),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2023년 개발 목표, 요격 고도 40~100km)을 회피할 수 있다. 요격을 시도해도 저고도로 비행하다 목표지점에서 급상승 후 내리꽂는 등 비행궤도가 복잡하고, 회피기동을 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북한은 9월 28일,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낙하해 타격)’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은 이날 미사일 시험 발사 사실을 공개하면서 “처음으로 도입한 암풀(앰풀)화된 미사일 연료 계통과 발동기의 안정성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기존에는 발사 직전 1~2시간에 걸쳐 액체 연료를 주입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이를 발사 전에 탐지하고, 30분 안에 타격한다는 ‘킬 체인(계획상 2023년 구축 완료)’이 가능했다. 하지만 북한이 액체 연료를 밀폐용기에 넣었다가 발사 직전 장착해 날리는 기술을 보유했다면, 대대적인 ‘킬 체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킬 체인’ 외에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가 제대로 작동되려면 감시체계, 통합 지휘·통제·관리 체계, 타격·요격체계 구축을 완료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눈’이라고 할 수 있는 감시정찰자산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우리 군은 2023년부터 정찰위성 4기를 쏴 올릴 계획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더구나 1조2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군 정찰위성이 제 기능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해당 위성의 주파수 대역은 북한의 전파 방해 가능 범위에 속한다. 북한이 전파교란을 할 경우 위성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촬영하지 못하거나, 영상 정보를 알아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감시·정찰자산과 타격·요격 체계를 완비하지도 못하고, 유기적인 연동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사실상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연합작전을 포기하는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4월,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의 랜드연구소는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전작권 전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에서의 미국의 핵무기 사용이 몇 가지 준비된 공격 옵션 중 하나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쟁이 발생한다면, 전쟁 초기에 북한의 핵전력과 지휘부 위치 및 북한의 핵무기 공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교훈을 바탕으로 기존 핵 공격 옵션의 중요하고 즉각적인 수정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수정은 연합사령관의 참여를 필요로 할 것이 분명하다. 한국군 장성이 맡게 될 미래 연합사령관이 미군 연합사령관이 그랬던 것처럼 한반도 방어를 위해 미 전략 자산들을 통제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재래식 분쟁과 달리 핵 분쟁에서 한국은 특히 초기 단계에서 북한에 맞서는 데 있어 주된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이는 북한이 전작권(OPCON) 전환을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공약이 흔들리는 신호로 해석하게 만드는 핵심 약점이다. 한국에서의 핵전쟁을 생각하는 한미 양국의 지도자들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적절한 핵무기 지원을 분명히 보장하기 위해, 현재의 한미 지휘구조가 앞으로 몇 년 더 유지되어야 한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문재인 ‘방산 비리 全無’ 발언 뒤 적발된 기밀 유출
 
  ◇국방개혁 및 국방 문민화의 강력한 추진/장병 인권 보장 및 복무 여건의 획기적 개선
 
  문재인 정부는 2018년 7월 27일, ▲군 지휘구조 개편 ▲상비병력 감축 ▲전투부대 간부 보강과 비전투부대 민간인력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국방개혁 2.0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복무 여건’과 관련해서 국방부가 내세우는 주요 성과는 ▲2022년까지 단계적 인상을 통해 2017년 최저임금의 50% 수준의 사병 봉급 지급 추진(2022년 병장 월급 67만6100원) ▲목돈 마련을 위한 ‘장병내일준비적금’ 출시(월 납입한도 40만원, 금리 5% 이상, 비과세 혜택) ▲공무상 부상 직업군인이 민간병원에서 치료받을 때 건강보험공단 부담금 지급 ▲여군 비중·보직 확대 ▲대통령 직속 ‘군 사망사고 진상 규명 위원회’ 설치 ▲사병 휴대전화 사용 ▲평일 일과 후 외출 활성화와 외박 지역 제한 폐지 등이다. 이와 관련해서 국회입법조사처는 2020년 2월에 펴낸 《국방개혁 2.0의 평가와 향후 과제》란 분석 보고서에서 ‘국방개혁 2.0’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기존의 국방개혁과 마찬가지로 한국형 군사전략을 담고 있는 군사교리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중략)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잠재위협에 대비한 전면전/국지전 혹은 전쟁 이외 작전 수행 방식의 정립과 한국형 군사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면전의 경우, 완전한 승리와 반격, 실지의 회복과 정치적 승리, 피해의 최소화와 상대방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의 타격, 정치적 강화를 위한 최소한의 작전 목표의 달성 등이 제시돼야 하는데, 보안상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국방개혁 2.0’에서 이러한 개념과 목표가 설정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중략) 여전히 병렬적 나열식 개혁과제의 제시가 잔존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중략) 병영 문화 분야 개혁과제 중 병 봉급 인상, 군복무기간 국민연금 가입기간 인정, 군인 당직근무비 현실화, 단기복무 부사관 장려수당 인상, 의무후송헬기 8대 배치 등은 그 중요성이나 성격 등을 고려할 때, 일반적인 국방정책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오히려 성과 위주의 나열식 개혁과제의 제시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방개혁 2.0’이라는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과 앞선 정부의 국방개혁과의 차별성을 강조함으로써 국방개혁 추진에 있어서 단절과 분절적 접근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국방개혁 2.0’은 ‘국방개혁 2020(노무현 정부 당시 국방개혁안)’의 정신과 기조를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어 참여정부 이후 추진되었던 국방개혁(이명박 정부 때는 ‘국방개혁 307’, 박근혜 정부 때는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방개혁의 안정적인 추진과 성공을 위해서는 개혁방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할 때, 기존 국방개혁의 문제점이 정부의 의지의 문제인지, 사회적 인식의 미흡인지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계승과 혁신을 구분하여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산비리 척결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국방부·방사청)
 
  취임 초부터 ‘방산비리’ 근절을 강조하고, 이를 국정과제로 채택·추진한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7월 23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찾아 “우리 정부의 출범 이후에는 단 한 건도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여러분에게, 또 방산 종사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무색하게도, 그로부터 두 달 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기밀 유출 혐의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는 자체 조사 결과 2016년 1월부터 2020년 4월 사이 퇴직자 1078명 중 46명이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포착했다. 현직 직원 가운데서도 126명이 자료를 무단 반출하는 식으로 보안 규정을 어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도 같은 해 9월, 해군 차기 구축함 사업과 관련해서도 기밀 유출 정황이 발견돼 26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2021년 3월에는 특전사용 차기 기관단총 개발·구매 사업 과정에서 기관단총은 물론 기관총, 저격소총 관련 기밀이 유출돼 방위사업청이 ‘개발 중단’ 결정을 내렸다.
 
 
  ‘공염불’에 그친 문재인의 ‘대북지원’ 구상
 
문재인 대통령의 명목상 ‘남북경협’, 사실상의 ‘대북지원’ 구상인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북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적화야욕을 버리지 않는 한 한 걸음도 진전될 수 없다. 사진=뉴시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
 
  ‘한반도 신(新)경제지도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내놨던 데서 비롯된 현 정부 대북정책의 핵심이다. 세부 내용으로는 3대 경제·평화 벨트가 있다. ▲금강산과 원산(관광), 단천(자원), 청진과 나선 지역(산업단지, 물류인프라)의 남북 공동개발을 통해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동해권 에너지·자원 벨트’ ▲수도권(서울-인천-해주-개성), 개성공단, 평양·남포·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 경제협력 벨트 건설’과 경의선 개보수 및 서울-베이징 고속교통망 건설 등을 포함한 ‘서해권 산업·물류·교통 벨트’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의 관광 벨트 구축 및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견인해 점진적으로 남북한 경제통합을 촉진하려는 의도라고 하지만, 북한의 핵 폐기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협력’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대북지원’은 추진될 수 없다. 북한 독재정권이 남한과 미국의 핵무기 제거, 주한미군의 철수 등을 내포한 ‘조선반도 비핵화’ 외에 진정한 ‘북한 핵 폐기’를 얘기한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간 지속적으로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그간 전 세계에 선전하고 다닌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는 애초부터 없었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역시 처음부터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남북한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어 협력하겠다”는 계획도 실천하지 못했다. 대북제재와 남북 관계를 고려해 민간 경협을 유연하게 재개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여건이 조성된다면”이란 전제하에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관광 협력을 재개하고, 남북 철도·도로를 연결하는 일도 그렇다. 핵을 가진 북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고, 핵탄두를 소형화·경량화하는 데 골몰하고, 핵 투발 수단을 다양화하는 데 매진하는 상황에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경제통일’ 같은 구호는 ‘공염불’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남북기본협정 체결 및 남북 관계 재정립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2018년 9월 19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소위 ‘평양 선언’에 합의한 뒤 약정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헌법’에 따라 ‘남북합의’는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는데도 문재인 정부는 이를 ‘법제화’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구상인 소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3대 목표 중 하나인 ‘지속 가능한 남북 관계 발전’ 중 ‘남북 관계 제도화’ 관련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남북 간 합의사항을 법제화해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담보하겠다고 밝혔고, ‘남북 기본협정 체결’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남북 간 합의사항’에는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 통일’ 방식을 용인하는 듯한 ‘김대중-김정일 선언(2000년 6월 5일)’과 대규모 대북지원을 약속한 ‘노무현-김정일 선언(2007년 10월 4일)’이 포함돼 있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남남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또한 남북 사이의 합의는 그 성격상 국회 비준 대상이 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우리 헌법상 북한은 국가가 아니다. 우리 영토 북반부를 불법 점유하고 정부를 참칭하는 ‘반(反)국가단체’다. 노태우 정부 당시 북한과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법적 성격을 고려해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남북 관계를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나라가 아니므로 ‘외교’ 대상이 될 수 없다. 헌법이 명시한 ‘조약’ 대상도 아니므로,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 동의도 필요치 않다. 그럼에도 남북 합의를 ‘조약’의 성격으로 규정해 법제화한다면, 이는 ‘영구 분단’을 자초하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일본, 중국과 통일할 필요가 없듯이 ‘외국’인 북한과도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북한과의 ‘합의’를 ‘국가 간 조약’으로 간주하는 것은 ‘위헌’이다
 
  ‘문재인 청와대’도 이런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 2018년 10월 24일, ‘문재인-김정은’의 이른바 ‘평양 선언(2018년 9월 19일)’과 관련해서 주요 조약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도록 정한 헌법 제60조를 위반한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당시 청와대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현 열린민주당 국회의원)은 “조약은 문서에 의한 국가 간 합의인데,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 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므로 국회 동의 대상이 아니다”란 취지로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 인권’은 금기어인가?
 
3월 10일, 당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의 대표였던 김태훈 변호사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 인권 개선과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문재인 정부는 ‘과제 목표’로 ▲북한 주민의 자유권과 사회권 개선과 인도적 지원·개발협력 추진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 추진과 탈북민 자립·자활 능력 제고 통한 사회통합 강화를 제시했다. ‘실천 내용’으로는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북한 인권 실태조사·연구·정책 개발 등을 수행하는 북한인권재단을 조기에 출범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실현될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은 과거 야당 시절부터 틈만 나면 ‘인권’ ‘민주’를 외치며 상대 정파를 공격해왔지만, 유독 ‘북한 인권’은 마치 금기어라도 되는 듯 입에 담기를 꺼렸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 집권 이후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북한인권법’이 시행된 지 5년이 다 되도록 북한인권재단은 임원진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관련법상 북한인권재단 임원진은 이사 12명으로 이뤄진다. 이 중 2명은 정부가, 10명은 여야 국회 교섭단체가 5명씩 추천해 임명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이사 추천’을 하지 않고 있어 설립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북한인권대사도 임명하지 않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결의하는 ‘북한인권결의안’에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공동제안국’에 불참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공조 및 남북 간 대화 시 인권문제 의제화 등을 통해 북한 당국에 인권 친화적 방향으로 정책 전환 촉구”라고 국정과제를 내걸었으면서도 북한과 관련해서는 ‘인권’이란 말을 꺼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이 자화자찬하는 김정은과의 세 차례 만남에서도 ‘인권’ 얘기는 없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5회 했지만, 역시 ‘북한 인권’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데 주력했다. 국제무대는 물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란 비판을 들은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지난 6월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타임》은 해당 기사에서 “다수의 북한 관측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옹호를 망상에 가깝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는 “한국 대통령이 무슨 가치 있는 지도자로 생각하는 김정은은 북한을 이끌기보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반(反)인륜 범죄에 대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다행히도 한국인들은 북한 정권에 대한 문 대통령의 망상을 간파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문재인 정부는 “이산가족의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 교류 다각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산가족의 경우 현 정권 세력이 그렇게도 남북 관계를 파탄 지경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는 박근혜 정부 시기의 실적만도 못하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2013년 생사(生死) 확인 2342명 ▲2014년 방북(訪北) 상봉 813명 ▲2015년 생사 확인 2155명·방북 상봉 972명 등의 성과를 냈다. 이와 달리 ‘한반도의 봄’ 운운하며 자화자찬을 했던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2018년에 생사 확인 1996명·방북 상봉 833명이란 일회성 성과를 냈을 뿐이다. 8만2000명에 달하는 국군포로·실종자,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자국민 보호’ 원칙 아래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어떤 사업을 했는지 알 길이 없다. 통일부의 자화자찬성 ‘성과’ 목록에도 관련 사업이 전혀 기재돼 있지 않다. 국군포로 송환과 관련해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북한과 ‘종교 교류’ 하겠다는 궤변
 
  ◇남북교류 활성화를 통한 남북 관계 발전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는 체육·종교 분야 남북교류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김일성 유일 신앙’체제인 북한에서는 ‘정권 안정’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여타 종교 활동을 인정하지 않는다. 《2018 북한 종교자유 백서》에 따르면 관련 설문조사에 응답한 탈북자 1만2625명 중 99.6%가 “북한에서 종교활동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평양의 대외선전용 공간 외에 ‘합법적 종교 시설’에 대해 99%가 “없다”고 답했다. “있다”고 답한 1% 역시 “실제 본 적은 없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종교 생활을 하다가 발각될 경우 생존 자체가 어렵다. 상기 백서에 따르면 생존율은 22%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남북 종교 교류’를 운운한다면, 이는 ‘눈 가리고 아웅’이란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당 사전이 편찬됐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남북한의 ‘용어 이질화 회복’을 명목으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부터 진행된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목사 문익환씨가 1989년 무단 방북해 김일성을 만났을 때 소위 ‘통일국어사전’을 만들기로 합의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문익환씨 사망(1994년) 이후 그의 유지를 받들어 이른바 ‘통일 관련 연구·기념사업’ 등을 한다는 ‘사단법인 통일맞이(이해찬, 장영달 등이 이사장 역임, 현재는 고문)’와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는 ‘사전 공동 편찬 의향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이 진행됐다. 2005년 2월 20일, 이들은 북한 금강산에서 공동편찬위원회 결성식을 가졌다. 해당 단체의 이사장은 고은태(필명 고은)씨가 맡았다.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는 대남 적화 전략·전술인 통일전선전술을 실행하는 노동당 외곽 단체다. 결국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통일맞이’란 남한의 한 민간단체와 북한 노동당의 외곽 단체가 체결한 계약이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해당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했다. 사업 첫해를 제외하고 많게는 30억원, 적어도 15억원 이상이 매년 이른바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에 투입됐다. 2005년 이후 해당 사업에 지원된 남북교류협력기금, 즉 국민의 ‘세금’은 약 395억원(~2020년)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지난 4년 동안 108억원이 투입됐는데, 이 중 89억원이 인건비와 사무실 임차료 등으로 지출되고 나머지 19억원을 사전 편찬 사업에 썼다. 이렇게 세금을 쓰면서도 연평균 사업 진척도는 1.5%에 불과해 ‘예산 낭비’란 지적을 받았다.
 
  이 밖에 문재인 정부는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다수의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교류협력 재개·활성화로 한반도 상황 안정적 관리에 기여 ▲남북교류에 대한 국민의 편의성·접근성 강화 등을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역시 ‘무위’에 그쳤다고 할 수 있다.
 
  ◇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내놓은 ‘2021년 통일의식 조사’에 따르면 통일의 필요성에 긍정적인 답변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인 44.6%, 부정적인 응답은 최고치인 26%를 기록했다. 출처=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문재인 정부는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겠다고 했다. 각 광역시·도에 통일센터를 설치하고, 범국민 통일 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의 공감대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우리 국민 비중은 매년 줄고, “통일은 별로/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국민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전국의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1:1 대면 면접’ 형태의 ‘통일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는 44.6%였다. 문재인 정부 기간에 시행한 같은 조사에서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 비율은 ▲2017년 53.8% ▲2018년 59.7% ▲2019년 53% ▲2020년 52.8% ▲2021년 44.6% 등으로 변화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소위 ‘정상회담’이 연달아 있었던 2018년에는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이후에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그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이와 관련,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은 보고서를 통해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특기했다. “통일은 필요치 않다”는 응답은 ▲2017년 22.1% ▲2018년 16.1% ▲2019년 20.5% ▲2020년 22.5% 등으로 증가했고, 올해에는 26%를 기록했다. 이 역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이에 따르면 결국 문재인 정부가 얘기한 ‘통일에 대한 공감대 확산’은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또 그동안 통일·대북 정책이 소수에 의해 만들어지고,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돼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하면서 소위 ‘통일국민협약’을 2022년까지 체결·이행하겠다고 했다. 보수, 중도, 진보를 망라한 초정파적 사회적 대화를 하고, 통일·대북 정책에 관한 최초의 사회협약을 만들겠다고 했다. 2018년과 2019년에 17개 시도에서 50회에 걸친 ‘시범 대화’와 ‘합의 도출’을 했다. 2020년에는 시민참여단 107명이 협약 의제 등을 추렸다. 올해 6월에는 시민참여단 102명이 ‘협약안’을 채택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평화체제 구축
 
  문재인 정부는 “완전한 북핵 폐기를 목표로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다각적 노력을 집중한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 평화로운 한반도를 구현한다”고 했다.
 
  해당 국정과제와 관련해서 외교부가 꼽은 ‘핵심 성과’는 결과적으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판문점 선언(2018년 4월) ▲판문점 회동(2018년 5월) ▲평양 선언(2018년 9월) ▲문재인·트럼프·김정은의 판문점 회동(2019년 6월) 등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던, 김정은의 ‘비핵화 사기극’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다. 외교부는 또 북한이 2020년 6월 폭파해 먼지가 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2018년 9월)를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이에 공감할 국민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었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북한 비핵화’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가 왔다”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대북제재 해제·완화’를 얘기하고 다니는 사이에 북한은 앞서 밝혔듯이 핵무장을 강화하고, 투발 수단을 다양화하고, 더 많은 핵무기를 비축했다.
 
  ◇국민외교 및 공공외교를 통한 국익 증진
 
  외교부는 해당 국정과제의 핵심 성과(2020년 기준)로 ▲문재인 대통령의 4년 연속 유엔총회 기조연설 및 믹타(MIKTA,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오스트레일리아가 참여하는 국가협의체) 발언(2020년 9월) 등을 통해 국제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 표명 ▲국민외교센터 개소 ▲국민외교 모바일앱 개시 ▲주요 국제기구 이사국·위원국 진출 및 국제기구 고위직 진출을 통한 국제사회 내 위상 제고와 우호적인 외교환경 조성 노력 등을 꼽았다.
 
 
  韓 은행·기업에 대한 美 의원들의 제재 가능성 경고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을 순방하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에게 ‘대북제재 완화’ 지원을 요청했으나 ‘일축’ 당했다. 사진=뉴시스
  ◇주변 4국과의 당당한 협력외교 추진
 
  문재인 정부의 ‘외교’에 대해서 기술할 내용은 그야말로 차고 넘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한미 관계’에 대해서만 대략 살펴보기로 한다.
 
  문재인 정부는 해당 국정과제 중 ‘한미 관계’ 관련 실천 내용으로 ▲정상 방미 등 활발한 고위급 외교 전개를 통해 한미동맹을 호혜적 책임동맹 관계로 지속 심화·발전 ▲미(美) 조야를 대상으로 한 활발한 대미외교 전개로 한미동맹 저변 공고화와 연합방위태세 강화 및 한미 간 현안 합리적 해결 등을 제시했다. 이렇듯 표면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조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같이 갑시다”라고 했지만,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는 않았다. 특히 대북 문제에서는 ‘엇박자’를 계속 내면서 미국 조야의 비판과 반발을 자초했다.
 
  2018년 3월 5일, 문 대통령은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겠다며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현 외교부 장관)을 필두로 한 대북 특별사절단을 평양에 파견했다. 김정은을 만나고 온 정 실장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명백히’ 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분명히 밝힌 점을 주목해달라고도 했다. 정 실장은 곧장 미국으로 건너가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했고, 그 결과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5월로 예정됐다. 실제 미·북 최고위급 회담이 이뤄진 시기는 2018년 6월 12일이다.
 
  2018년 5월 13일, 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 미국 땅에 가져다 두는 ‘리비아식 핵 폐기’를 공식화했다.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제시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왜 북한의 최근 태도가 지난달 당신이 김정은을 만난 이후 내게 들려준 얘기와 다른가?(2018년 5월 19일)”라고 의문을 표했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평양에 가서 김정은과 회담한 뒤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하여금 북한의 소위 ‘인민무력상’ 노광철과 함께 우리 군(軍)의 대북 감시·정찰·대비 태세와 한미 연합전력 운용 능력을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9·19군사합의)를 작성하게 했다.
 
  2018년 10월 11일, 문재인 정부가 우리의 독자적 대북제재인 ‘5·24 조치 해제 검토’ 입장을 밝히자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즉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2018년 10월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북해 김정은에게 CVID를 촉구했는데도, 문 대통령은 같은 달 13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떠난 유럽 순방에서 유럽 주요국에 대북제재 해제 또는 완화를 호소했다. 그는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김정은의 입장을 대변하며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각국 정상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부정적이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설득을 사실상 일축하면서 ‘CVID’를 언급했다. 심지어 아시아·유럽정상회의 51개국 정상은 10월 19일, 김정은의 목줄을 죄는 ▲북핵 CVID 촉구 ▲완전한 대북제재 이행 약속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외교 노력 등을 의장 성명으로 채택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문 대통령의 언행에 대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싱크탱크 소속 안보 전문가들은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이해할 수 없는 배신” “한미 관계 붕괴” “신뢰할 수 없는 상대”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 결과,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부 장관은 11월 20일 “북한 비핵화가 남북 관계 증진보다 뒷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한국에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2019년 2월에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미국을 방문한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과 면담하면서 “김정은의 속셈은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비무장화’”라고 지적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 외교위원회 의원들도 문재인 정부의 ‘독자 행동’을 우려했다.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인 테드 크루즈,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같은 달 14일,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문 대통령이 유럽을 돌며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한 사실과 방북 당시 여러 기업인을 데려가 금강산 관광 정상화와 연내 철도 연결 방안을 논의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서 한국 은행과 기업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러려고 우리가 함께 피 흘리고 한국 지킨 게 아니야”
 
문재인 대통령은 1월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최고위급 회담에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모든 핵 능력을 되돌릴 수 없도록 폐기하고, 핵무기·미사일·생화학무기를 없애면 북한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소위 ‘빅딜’을 제안했다. ‘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던 김정은은 ‘핵 동결’을 제시하며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미국은 이를 거부했고, 회담은 무산됐다. 김정은의 ‘비핵화 사기극’이 만천하에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이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 ‘영변 핵시설 폐기’와 ‘부분적인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스몰 딜’ 또는 ‘굿 이너프 딜(적당히 괜찮은 거래)’을 제안했다.
 
  그해 4월 1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핵무기를 없애는 빅딜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거부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와 3·1절 기념사에서 언급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서도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뒤이어 해리 해리스 당시 주한 미국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이 ‘스몰딜’ 운운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베리 배드 딜(매우 나쁜 합의)’과 ‘노딜(결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노딜’이라는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이틀 뒤 방한한 크리스 쿤스, 매기 하산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노딜’을 지지하며 ‘대북제재 완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2019년 6월 26일, 문 대통령은 국내외 통신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생각하는 북한 비핵화의 되돌릴 수 없는 단계란 어느 정도인가”란 질문에 “영변의 핵시설 전부가 검증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넉 달 전,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이 한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셈이다. 이미 다수의 농축 우라늄 추출 시설과 장비를 가진 북한에 ‘플루토늄 재처리용’인 영변 핵시설은 ‘상징적 의미’만 있는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를 마치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CVID라도 되는 듯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 국무부는 같은 달 28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한 대로 우리의 공동 목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동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고 못 박으면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12월 17일,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다. 해당 결의안의 제재 면제 대상에는 문 대통령이 강조해왔던 ‘남북 철도 연결’도 포함됐다. 미국을 위시한 우방국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찬반 의견을 드러내지 않았다.
 
  같은 달 23일, 문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중·러가 제출한 대북제재 해제 결의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관련,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이 결의안에 대해 저희(정부)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재 완화·해제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언급은 없었다. ‘주목’이란,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살핀다”는 뜻이다.
 
  2020년 9월 2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 관계가 어느 시점에선가는 군사 동맹과 냉전 동맹을 탈피해서 평화 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미동맹을 가리켜 “냉전 시대의 유물”이라고 헐뜯어 온 중국 주장에 동조하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 장관 발언 이틀 뒤 “우리의 동맹과 우정은 안보 협력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동맹의 기반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우리가 공유하는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주의의 가치는 확고한 유대 관계를 더욱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또 “한미는 경제·에너지·과학·보건·사이버안보·여권 신장 등과 같은 지역적, 전 세계적 사안에서 폭넓게 협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21년 1월 2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문 대통령이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자유민주체제 국가의 최고지도자가 일당 독재를 하는 공산당에 ‘진심 축하’ 운운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국의 국제 지위와 영향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고 두 번째 100년의 분투라는 목표 실현을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식의 응원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밥 메넨데스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실망스럽고 걱정된다”면서 “이러려고 우리가 함께 피를 흘리고 한국의 방어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계속 자원을 투입한 것이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형성
 
  외교부는 ▲2년 연속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2018~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인도 순방 완성 및 러시아·중앙아 5개국 정상급 방문 ▲신(新)남방정책특별위원회 출범(2017년 11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한국·인도 상호 국빈 방문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출범(2017년 9월) 등을 핵심성과로 내세웠다. 이런 조치들이 애초 ‘기대효과’라고 했던 ▲동북아 주요국 간 다자협력의 제도화 도모 ▲아세안 및 인도와의 관계 격상을 통해 평화·번영 공간 확대 ▲한반도·유라시아 지역 연계성 증진에 어떤 식의 순기능을 했는지 계량화하는 건 쉽지 않다.
 
  ◇국익을 증진하는 경제외교 및 개발협력 강화
 
  문재인 정부는 해당 과제의 목표로 ▲개방적 대외경제 환경 조성 ▲신흥경제권 국가와의 협력 지평 확대 및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상생의 개발협력 및 체계적·통합적·효율적 개발협력 추진체계 강화 등을 꼽았다. 과제명에서는 ‘국익 증진’, 과제 목표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언급된 탓에 수치로 표현되는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외교부는 ▲G20 정상회의 및 APEC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무역체제 확대를 위한 공조 강화 ▲‘세계 푸른 하늘의 날’ 지정 제안으로 대기오염 대응 의지 표명 ▲공적개발원조 3조원 돌파 ▲신남방 공적개발원조 전략 수립 및 신남방 5개국(필리핀·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과의 5대 중점 협력 프로그램 양해각서 서명 등을 핵심성과라고 주장한다.
 
  ◇보호무역주의 대응 및 전략적 경제협력 강화
 
  ▲신속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마무리 ▲한·중 경제통상협력 채널 재개·복원 ▲한국·일본·중국·호주·뉴질랜드와 동남아 10개국 사이의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타결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 타결 ▲한·영 FTA 비준 ▲한·중미 FTA 발효 ▲한·이스라엘 FTA 타결의 경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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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jlee020    (2021-12-08) 찬성 : 0   반대 : 0
잘 읽었습니다.

20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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