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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청와대 1기’들의 21대 총선 준비

너도나도 출마 준비 중이긴 한데…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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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석 전 비서실장, 여러 이유로 수도권 ‘비어 있는’ 지역구 출마할 듯
⊙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기존 지역구인 전북 익산을, 윤영찬 전 홍보수석은 경기 성남 출마 예정
⊙ 백원우·송인배·진성준 등 전직 비서관들 지역구 다지기 나서
⊙ 現 청와대 참모 중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 곧 청와대 나와 총선 출마 준비
⊙ 이해찬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재인 직계’의 앞날은
  지금 정치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남북관계도, 정기국회도 아닌 내년 4월 총선이다. 2020년 4월 15일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여부를 결정 짓게 된다. 정부 여당은 최대 의석수를 확보해 국정 추진의 동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정부와 청와대의 국정 드라이브에 도움이 될 인물을 최대한 많이 당선시켜야 한다.
 
  그 중심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에 입성했던 ‘청와대 1기’ 중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작년 말에서 올해 초 청와대를 나간 인물들이 있다. 역대 정부의 ‘청와대 1기’는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통령의 국정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진출한다면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국정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임종석은 어디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1기 참모진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를 나간 인물 중 가장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인물은 청와대의 2인자였던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다. 지난 1월 8일 청와대에서 퇴임한 임 전 실장은 퇴임 당시 “가족과 여행을 다니는 등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했지만 1월 21일 청와대로부터 아랍에미리트(UAE) 특임 외교 특보로 임명되면서 ‘정치 재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그러나 청와대가 임 특보를 임명한 것은 UAE 관련해 그간 임 실장이 맡아왔던 역할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뜻을 UAE에 확인시킨 것일 뿐, 별다른 정치외교적 의미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특별한 대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임 전 실장의 행보는, 다음 개각에서 통일부 장관으로 등용되거나 내년 총선 출마, 3년 후 서울시장 출마의 세 가지 길 중 ‘총선 출마’설이 가장 유력하다.
 
  애초 청와대를 나갈 때만 해도 ‘통일부 장관 등용’설이 힘을 얻는 상태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 남북관계에 깊이 개입해 온 만큼, 차기 통일부 장관으로 대북정책을 지휘하고 종전선언 등을 이끌어낼 경우 단숨에 유력 대권 주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대선에서 대권 도전에 실패했듯 대권 주자가 되려면 당내 기반을 다지지 않고는 어렵다. 임 전 실장이 대권에 도전하려 해도 문제는 당내 반발이다.
 
  당내 인사들은 임 전 실장이 특별한 과정 없이 대선 주자로 올라서는 데 반발하고 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 “(임 전 실장이) 임명직보다는 선출직을 해서 국민들에게 한번 평가를 받는 게 답이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도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인터뷰에서 “임종석 (전) 의원 같은 경우 (당에서) 이미 사무총장도 역임했고, 재선 의원으로서 수석부대표도 했었던 분이기 때문에 당과 국회에서 해야 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임 전 실장과 함께 청와대에서 나온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2월 11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이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분간 입각 안 할 듯
 
  빠르면 2월 중 이뤄질 개각에서 임종석 전 실장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조만간 국회의원 겸직 장관들을 대상으로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김부겸), 문화체육관광부(도종환), 해양수산부(김영춘), 국토교통부(김현미) 등 차기 총선에 출마할 현직 장관들의 교체는 확실시되며,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유영민) 장관과 성과 등의 면에서 교체 시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 법무부(박상기)·통일부(조명균) 장관이 교체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 중 통일부 장관 후보에는 모 사립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일부 한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이 통일부로 온다고 해도 지금이 아니라 비핵화와 평화협정 등의 진전이 충분히 이뤄진 상태에서 마무리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2년여간 비서실장으로 격무에 시달렸던 임 전 실장이 당장 통일부로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의 경우 조금 쉬다 총선에서 원내로 입성한 후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부에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며 “본인도 지금은 입각의 뜻이 없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한다”고 전했다.
 
 
  임종석, 출마한다면 어디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은 2020년 총선에서 서울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임 전 실장은 ‘지역구’가 없다. 과거 출마했던 지역(성동, 은평)은 이미 다른 의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정치 1번지’ 종로 역시 정세균 국회의장이 버티고 있다. ‘갈 곳이 없다’는 얘기와 ‘어디로 가도 상관없다’는 상반된 얘기가 나온다.
 
  임 전 실장의 원래 지역구는 모교 한양대가 있는 서울 성동을이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처음으로 당선됐으며, 17대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김동성 후보에게 패배했고, 19대 총선에서는 삼화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출마하지 못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이재오 의원이 5선을 지낸 서울 은평을 후보 경선에 도전했지만 강병원 의원에게 패했다.
 
  현재 성동을 지역구는 중구성동구을 지역구로 개편됐으며, 현역 의원은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다. 중구성동구갑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은평을은 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모두 차기 총선에 출마할 계획으로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
 
  한때 여당 내에서 임 전 실장이 정치적 상징성이 높은 서울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설이 나왔지만, 종로 지역위원장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차기 총선에 출마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원래 국회의장을 지내면 다음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정 전 의장은 출마 의지가 강하다. 한때 정세균 전 의장이 임 전 실장과 ‘밀약(密約)을 맺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대권을 노리는 정 전 의장이 임 전 실장에게 종로를 물려주고, 본인은 과거 지역구였던 전북과 장흥 출신인 임 전 실장의 전남 파워를 엮어 이른바 ‘호남 벨트’를 구축하려 한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정세균 전 의장은 이에 대해 “지역구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며 밀약설을 일축했다.
 
  한편 “(임 전 실장이) 어디로 가도 상관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임 전 실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면 당선 여부는 수도권에 불어오는 ‘바람’에 달려 있다. 아무리 임 전 실장이 인지도와 호감도를 갖고 있더라도 당락 여부는 문재인 정부 지지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에 지역구를 갖고 있으며 지역구를 한 번 옮긴 경험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한 다선(多選) 의원은 “수도권은 어차피 지역 기반보다는 정치적 바람에 영향을 받는다”며 “국회 입성이 목표라면 지역구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실장의 지역구에 출마를 고려했다가 경기도로 간 한 야권 국회의원의 얘기다.
 
  “임 전 실장의 지역구에 가보니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운동권 출신들과의 끈끈한 관계가 있었습니다. 다른 지역에 가더라도 그를 밀어줄 지역 유지 한 사람만 있으면 선거가 어렵지 않을 겁니다. 국회에 입성하는 게 목표니 지역구가 어디냐, 그 지역구에 정치적 상징성이 있느냐는 큰 고민이 될 것 같지 않아요. 또 수도권은 지역구 관리보다는 총선 당시의 바람이 중요하기 때문에 임 전 실장은 ‘비어 있는’ 수도권 지역구에 갈 것이라고 봅니다.”
 
 
  한병도·윤영찬 전 수석은 지역구 다지기
 
총선 출마 예정인 청와대 수석들. 왼쪽부터 윤영찬 전 홍보수석, 한병도 전 정무수석, 정태호 현 일자리수석.
  임 전 실장과 같은 시점에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온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홍보수석, 권혁기 전 춘추관장, 송인배 전 비서관은 각각 지역구에서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자신의 고향이며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전북 익산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한 전 수석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18·19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조배숙 국민의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익산을 지역은 직무대행 체제다. 한 전 수석이 복귀할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윤영찬 전 홍보수석은 경기 성남중원 출마가 유력시된다. 네이버 부사장을 지낸 윤 수석은 한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입각설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총선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준비 중이다. 이 지역은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이 17대부터 내리 4선을 한 곳으로 여당 입장에서는 ‘험지’로 꼽힌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이 4선을 한 서울 용산에서 출마를 준비한다. 지역 기반이 탄탄한 진영 의원과 경쟁해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17·18대 경기 시흥갑에서 당선됐지만 20대 총선 당시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석패, 차기 총선에서 ‘리턴 매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6월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직을 그만두고 나온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0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서울 강서을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선을 다져온 지역구다.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은 다섯 번 연속 출마해 모두 낙선한 경남 양산갑에서 다시 출마할 계획이다. 양산갑의 현역 의원은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에서 나온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은 과거 서울 은평갑에서 출마한 경력이 있으며, 서울 지역에서 출마할 예정으로 지역구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앞서 청와대를 떠난 박수현 전 대변인(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1기 청와대’ 출신으로 청와대를 떠난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현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도 총선에서 충남 보령·서천 지역에 출마할 계획으로 지역구를 다지는 중이다. 3선 서천군수를 지냈고, 지역구 관리를 위해 일찌감치 청와대에서 충남도로 자리를 옮긴 만큼 내년 총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잔류 총선 출마 희망자들은 올 상반기 나올 듯
 
  현재 청와대에 잔류한 인물 중에서도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올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태호 일자리수석과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복기왕 정무비서관이 총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청와대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호 수석은 서울 관악을, 조한기 비서관은 충남 서산·태안, 복기왕 비서관은 충남 아산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정 수석은 관악을에서 세 번 출마했으나 당선되지 못했다. 관악을에는 이 지역에서 재선을 한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이 3선을 바라보고 있다. 충남 서산·태안에는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이 있다. 복 비서관은 4선 도전에 나서는 현역 자유한국당 이명수 국회의원과 맞붙게 된다.
 
  청와대의 ‘구청장 출신 비서관 3인방’인 김영배 민정비서관(성북구청장),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은평구청장),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도 구청장을 지낸 지역에서 국회 입성을 노린다. 이 밖에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김봉준 인사비서관도 총선 출마를 희망하고 있어, 현재 청와대의 총선 출마 희망자들은 오는 8월쯤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선 수석은 서울 양천을에 출마한 적이 있고, 김봉준 비서관도 서울 출신으로 서울 지역에서 출마할 전망이다.
 
 
  이해찬 체제에서 ‘문재인 직계’는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1기’들이 2020년 총선에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보이는 가운데 이들의 성공 여부는 당내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에 달려 있다. 초기 청와대에서 격무에 시달리며 지역구 관리에 힘쓰지 못했던 만큼 지역구를 다져온 경쟁자들에 비해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해찬 당 대표 체제에서 문재인 청와대 출신들이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이해찬 체제에서 ‘문재인 직계’들이 공천을 쉽게 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야당 시절 극심했던 계파갈등이 지금은 잠잠한 상태지만 총선 공천 전후로 계파갈등이 다시 수면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며 “친문세력이 당을 장악하는 데 대해 비문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이해찬 대표가 ‘문재인 직계’가 당을 점령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 대표가 전략공천이나 내부경선 등을 통해 청와대 출신들의 ‘무혈입성’을 제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임종석 전 실장도 지난 20대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바 있다.
 
  또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에 들어서는 내년 총선 공천 정국에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경우 이들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정권 청와대 참모 출신인 한 인사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문 정부 지지율이 지금보다 높아지거나 지금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그땐 ‘문재인 직계’라는 명함이 굴레가 돼 예선(공천)에서나 본선(총선)에서나 유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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