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2018년 한반도 대예측

북한 수소탄 도발 다음 날 ‘한반도 평화협정’ 관련 용역 발주한 통일부

“남북 평화 담보하는 건 ‘평화협정’ 아닌‘북한의 핵 포기’”(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0일에 한 번씩 미사일 쏴대도 ‘한반도 평화협정(안) 마련’ 용역 맡겨
⊙ ‘한반도 평화협정(안) 마련’ 연구용역 수행자는 ‘문재인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거론됐던 인사
⊙ 문재인,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구축하기 위해선 평화협정 체결해야”
⊙ 임종석, 국회의원 시절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위해 대한민국 영토와 자유평화통일 정책 규정한 헌법 조항 개정 주장
⊙ “헌법 3조 부정·무력화하는 건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하는 것”(헌법학자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
⊙ “평화협정 체결 주장은 1945년 이전의 국제법적 사고… 현 체제하에서는 평화협정 필요 없다”
⊙ 북한 김정은,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실현해야… 문재인 정권 기간은 통일과업 실현할 호기”
⊙ 통일부, “한반도 평화협정 관련 용역 보고서는 내부 참고용… 큰 의미 없다”
  문재인 정부가 소위 ‘한반도 평화협정안’과 그에 따른 법적 문제와 관련해 용역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2017년 8월 8일, 사단법인 북한연구학회에 ‘한반도 평화협정(안) 마련’이란 과제명의 용역을 줬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이는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국가정보원 산하 단체) 수석연구위원이다.
 
  통일부가 사단법인 북한연구학회에 용역을 준 건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75일 동안 총 7회에 걸쳐 미사일 도발을 자행한 뒤의 일이다. 북한이 10일에 1회꼴로 미사일을 쏘며 대남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통일부는 소위 ‘한반도 평화협정안’을 마련하고자 한 셈이다.
 
  통일부는 또 2017년 9월 4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따른 법적 문제 및 해결 방안 검토’란 연구용역을 법무법인 (유)태평양에 줬다. 해당 계약 건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다음 날 이뤄졌다. 북한이 사상 최대 규모의 핵실험을 통해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핵 도발을 감행했는데도 통일부는 북한과의 이른바 ‘평화협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사상 초유 안보위기 발생했지만 통일부는 ‘평화협정’ 용역 발주
 
2017년 9월 3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최소 100kt 이상 되는 수소탄을 실험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진=조선일보
  우리 기상청은 북한의 6차 핵실험 강도를 5.7, 일본 기상청은 6.1, 미국 지질조사국과 중국 지진국은 6.3으로 관측했다. 미국과 중국이 발표한 규모인 6.3을 기준으로 하면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최소 100kt(1kt은 TNT 1000톤의 폭발력) 이상이다. 북한은 이날 실험한 핵무기를 수소탄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폭발력이 100kt 이상이라면 수소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탄의 경우 원자탄 폭발 과정에서 발생한 1억도에 가까운 고온에 의해 삼중수소와 중수소 등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파괴력이 극대화된다. 폭발력이 수십kt에 불과한 원자탄과 달리 수소탄의 위력은 1Mt에 이른다. 핵공학자인 서균렬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100kt 규모 핵무기가 서울 중심부에 떨어질 경우 서울 외곽 지역을 제외한 전역의 건물이 증발한다. 그로 인한 2차 피해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수도권 전역이 초토화된다. 이 같은 사상 초유의 안보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통일부는 왜 ‘한반도 평화협정’ 관련 용역을 발주했을까.
 
 
  통일부, 보고서 비공개 지정… 평가·활용 결과보고서도 공개하지 않아
 
통일부는 북한의 수소탄 실험 다음 날인 2017년 9월 4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따른 법적 문제 및 해결 방안 검토’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통일부의 연구용역 ‘한반도 평화협정(안) 마련’을 수행한 이는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다. 《내일신문》에 따르면 조 수석연구위원은 문재인 대선 캠프에 참여해 평화로운 한반도 구상을 담은 대북정책 공약을 마련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후보군 중 한 명이었다. 지금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통일부에 제출한 용역 보고서 ‘한반도 평화협정(안) 마련’의 내용은 ‘비공개’ 상태다. 통일부는 정부 정책 연구용역 결과를 평가한 ‘평가 결과서’와 향후 정책 반영 계획을 담은 ‘활용 결과 보고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동 연구 내용은 국가안전보장, 통일외교안보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비공개 사유를 명기했다.
 
  통일부는 법무법인 (유)태평양이 제출한 용역 보고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따른 법적 문제 및 해결 방안 검토’의 경우에도 관련 문서 일체를 공개하지 않는다. 이는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9조 1항과 같은 조항 2호에 따랐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이다. 다음은 상기 내용과 관련한 통일부 통일정책실 평화정책과 관계자와의 문답이다.
 
  — 통일부가 평화협정 관련 용역을 진행한 계기가 뭡니까.
 
  “평화협정 준비 업무가 있어서 지속적으로 해 온 건데요. 올해 정권이 바뀌면서 대통령이 평화협정을 준비하고, 대화 계기를 모색하자는 입장이니까. 내부적으로 정책 수요가 있어서 향후에 참고하려고 발주했던 거고요.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따른 법적 문제 및 해결 방안 검토’ 용역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다음 날 맡겼는데요.
 
  “용역을 발주하려면 연구자를 섭외해야 하고, 사전 진행 과정이 있었는데 그렇게 밟다 보니까 우연히 날짜가 그렇게 된 거고요.”
 
  — 북한이 사상 최대 규모의 핵 실험을 해서 안보위기 속에 있는데, 평화협정을 준비하는 게 의미가 있습니까.
 
  “그렇다고 준비를 하지 않고 있으면 나중에 그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준비를 해야 하는 게 임무이고요.”
 
  — 용역 보고서는 언제 공개할 예정입니까.
 
  “내부 정책 참고용으로 발주한 거라서 대외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성렬이 얘기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3단계 프로세스
 
  통일부가 관련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그간 ‘한반도 평화협정’과 관련해 진행한 연구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략적인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주제로 연구해 왔던, 조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진 다음에 평화협정 관련 논의가 가능하다는 소위 ‘입구론’ 대신 남북관계 개선을 선행하는 ‘출구론’을 주장했다. 그는 2012년 5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단계적 접근-포괄적 잠정협정을 중심으로〉란 연구보고서에서 소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단계 프로세스를 언급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1단계는 대화 채널 복원을 포함한 ‘남북관계의 신뢰 재구축’이다. 2단계는 ‘낮은 수준의 안보-안보 교환’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는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상호 군비 통제, 서해상 충돌 방지를 위한 장성급 회담 실시, 국제원자력기구의 북한 핵시설 사찰과 핵물질 반출 일정 협의 등을 골자로 한다. 3단계는 ‘높은 수준의 안보-안보 교환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이다. 이때에 이르면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 주한미군 문제는 남·북한과 미국의 합의에 따라 처리한다. 군사적 신뢰가 구축되면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한다. 미국과 북한 역시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한다. 이후 미국 의회는 양자의 관계 정상화를 비준 동의한다. 일본과 북한 관계도 정상화한다. 종국에는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고, 동북아 공동 안보 현안을 다룰 이른바 ‘동북아안보협의회’를 발족한다.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 주둔 근거 취약해지는 상황 우려”
 
2017년 11월 7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소위 ‘한반도 평화협정’이 이뤄질 경우 주한미군 주둔 명분이 약해지고, 한미상호방위조약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사진=조선일보
  소위 ‘한반도 평화협정’은 주한미군 지위 변경 또는 철수, 한미상호방위체계 약화 등 심각한 안보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하는 연구보고서 《이슈와 논점》 중 이승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이 작성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둘러싼 쟁점과 과제’의 관련 내용이다.
 
  〈첫째, 협정 체결의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가의 논의도 복잡하다. 북한은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자 한다. 우리 정부는 남북한이 중심이 되는 협상을 기본으로 하되,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것에 대하여 융통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늘 유의해야 할 것은 소위 “들러리”가 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둘째, 협상의 내용과 관련하여서도 주한미군 주둔과 한미동맹 문제와 같은 예민한 사안이 있다. 북한은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문제를 협상의제에 넣기를 원하지만, 한미의 공식적인 입장은 이 사안은 한미 간 논의사항이지 평화협정의 의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평화협정 논의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논자들은 북한이 원하는 대로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가 취약해지는 상황을 예견하고 있다.
 
  셋째, 뮌헨 협정이나 파리평화협정의 사례를 지적하면서, 평화협정의 체결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공격과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 그리고 남베트남의 패망에서 오는 교훈을 상기시키면서,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견해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평화협정 체결 주장은 국제법적 질서에 대한 중대한 오해”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16년 2월 발표한 연구보고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과연 필요한가?〉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협정 무용론’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보고서에서 “1945년 이후 현 UN 체제하에서는 종전을 위한 평화협정이 체결될 이유가 없다” “무력 사용이 불법화된 현 UN 체제하에서 한반도가 기술적으로 여전히 전쟁 상태에 있고 따라서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70여년간 유지되어 온 국제법 질서에 대한 중대한 오해다”라면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1950년 6월 25일 채택된 UN 안보리 결의 82가 북한군의 38선 이북으로의 즉각적인 후퇴를 언급하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전쟁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마찬가지로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중략) 즉, 한국전쟁의 원인이 ‘불법적인’ 북한의 침략이었기 때문에 현 UN 체제하에서 한국전쟁은 종전을 위해 평화협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쟁이 합법일 수 있었던 1945년 이전의 국제법적 사고에 불과하다.〉
 
 
  북한은 ‘평화협정’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 요구
 
  이 연구위원은 또 해당 보고서에서 남베트남과 북베트남, 미국이 1973년에 체결한 ‘파리 평화협정’을 예로 들어 ‘평화협정 논의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베트남 전쟁의 성격을 미국 및 남베트남의 자위권 행사로 보았을 때 종전을 위해 평화협정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은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이는 불필요한 평화협정 체결이 오히려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중략)
 
  남베트남의 소멸을 초래한 1973년 ‘Paris Peace Accords’에는 몇몇 독소조항들이 있었다. 이 조약 제4조23 및 제6조24는 미국이 남베트남에 군대를 주둔시킬 근거를 상실시켰다. 그리고 제9조25는 남베트남에서의 ‘민족자결권(people’s right to self-determination)’ 행사를 강조함으로써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에 병합되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제공하였다. (중략) 1973년 ‘Paris Peace Accords’의 예에서 보듯 만약 1953년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된다면 평화협정에 북한의 핵개발 포기 또는 한반도 비핵화가 명시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주한미군 철수 또는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 민족자결권 존중 등이 포함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기범 연구위원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과연 필요한가?〉란 연구보고서에서 실제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건 북한의 핵 포기와 같은 ‘현상 변화’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포기 등을 통해 대한민국과 북한 간에 ‘실질적인’ 평화 상태가 존재한다면 자연스럽게 미국은 북한을 국제법적으로 국가로 승인하고 외교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평화협정 체결이 평화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 포기 등 ‘현상의 변화’가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 문제는 북한이 의도하는 것처럼 미국 대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 대 북한의 문제이며, 북한은 국제사회에 대한 자신의 ‘의무’인 핵 포기를 대가로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평화협정도 조약이고 이에 대한 위반은 국제법 위반이 되므로 굳이 미국 또는 대한민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반도 평화를 법적 틀 안에 놓을 이유가 없다. 만약 주한미군 철수 또는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 등이 국제법상 의무가 된다면 평화협정 체결이 우리에게 더 큰 안보 부담을 가져오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문재인,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평화협정’ 체결 필요성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6일 독일 베를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평화협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북한이 핵 폐기에 나설 경우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2017년 7월 6일엔 독일 베를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평화협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관련 대목이다.
 
  〈모든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돼야 하는 한반도의 기본자산임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북핵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실세로 알려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문정인씨도 ‘평화협정’을 강조하면서 앞서 언급한 조성렬 수석연구위원과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일례로, 문씨는 2017년 9월 14일, 한반도평화포럼 주최 강연에서 “핵 동결을 전제로 대화는 가능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어려운 얘기다.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와 정책을 포기하고, 북한은 핵 동결은 물론 검증할 수 있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처를 해야 한다”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종석, “한미상호방위체계, 한반도 평화 위한 미래지향적 대안 될 수 없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좌)은 국회의원 시절 연구보고서 〈‘2+2’ 평화협정의 실천적 논의를 위하여〉를 통해 “지금까지 ‘한미상호방위체계’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지하는 역할을 해 왔으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래지향적 대안이 될 수 없다”며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국회의원 시절 남한과 미국, 중국과 북한이 당사자로서 체결하는 소위 ‘2+2 평화협정’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8월 〈“2+2 평화협정” 그 실천적 논의를 위하여〉란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한미상호방위체계’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지하는 역할을 해 왔으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래지향적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다음과 같은 평화협정 체결 방식을 주장했다.
 
  〈「남북 평화협정」방식은 정전체제의 직접적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남·북한 및 미국, 중국이 참가하는 4자회담을 통해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1999년 8월 제6차 본회의 이후 중단된 4자회담을 재개해야 함. (중략) 핵심당사국들이 모두 서명당사자가 되되 「남북 평화협정」과 함께 일련의 양자 합의 틀을 둠으로써 남북한과 미·중과의 쌍무적인 이해관계도 동시에 해결하려는 방식. (중략) 이 방안의 진행 프로세스를 보면, 「남북 평화협정」과 함께 ‘북미 평화합의서’, ‘한중 평화합의서’를 「남북 평화협정」의 내용문서로 채택한다. 4자회담을 통해 이상의 조치들이 완료되면, 최종적으로 남북한 및 미·중이 참가하여 「남북 평화협정」을 작성하고, 4개국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이 협정에 서명하게 된다. 이러한 「남북 평화협정」을 유엔 안보리가 추인(endorse)하고 유엔 사무국에 기탁(deposit)함으로써 국제법상의 절차가 완료.〉
 
 
  임종석, “남북한 서로가 서로를 부정하는 법체계 개정해야”
 
헌법학자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헌법 3조를 부정하거나 무력화하려는 건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조선일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또 해당 보고서에서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선결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서 남북한 자체의 내부적 과제, 남북관계 차원의 과제, 남북한의 대외관계 등 세 가지 차원에서 단기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들이 있음.
 
  첫째, 현재의 위기 국면을 평화체제 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이룰 필요가 있음.
 
  둘째, 관련 국가 간 관계정상화로 〈북미수교〉, 〈북일수교〉가 이루어져야 함.
 
  셋째, 현재까지 남북한 서로가 서로를 부정하고 적대시하는 법체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개정하여야 함.
 
  넷째, 평화협정이 이루어지기 전 ‘전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되어야 함.
 
  다섯째, 【2+2 평화협정】에 대한 〈주변국의 지지, UN의 결의〉 등을 유도할 필요가 있음.〉-〈“2+2 평화협정” 그 실천적 논의를 위하여〉 요약문 중
 
  상기한 것처럼 임 실장은 과거 이른바 ‘2+2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선 남·북한 최고위급 회담을 정례화하고,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수교를 해야 한다고 기술했다. 이 과정에서 남한은 미·북, 일·북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또 해당 보고서에서 “현재까지 남·북한 모두에게 상대 부인과 통일 추구는 국가존재의 근본 이유다. 그러나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파트너로서 서로를 변모시켜야 한다”며 헌법 제3조와 4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된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유일 합법성과 북한 정권의 불법성을 규정한 조항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영토를 불법 점유한 북한은 반국가단체다. 반국가단체 또는 반국가활동은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 실장의 주장은 국가보안법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임 실장은 이 헌법 3조가 ‘통일 동반자’인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된다는 식의 주장을 한 셈이다.
 
  참고로 임 실장은 2000년 당시 16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지 얼마 안 돼 “보안법은 반통일적이고 반인권적인 법이므로 개정에 그칠 게 아니라 폐지돼야 한다(2000년 7월 18일)”는 식으로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섰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언급한 헌법 3조 개정 주장은 심각한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근본은 헌법이고, 그 헌법의 근본이 되는 조항 중 하나가 대한민국의 영토를 규정한 3조다. 이 조항의 개정을 통해 만약 북한 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하게 된다면, 사실상 통일을 포기하고 분단을 영구화하겠다고 헌법으로 못 박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북한이 대한민국과 동격의 국가라면, 우리가 통일을 추진할 명분은 사라진다. ‘외국’인 북한과 합쳐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헌법학자 김철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과거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헌법 3조는 우리 국가 정통성에 관한 문제”라며 “이 조항을 부정하거나 무력화하려는 건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 3조가 없다면, 향후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 무슨 권리로 우리 영토라고 주장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었다.
 
 
  “민중이 평화협정 추동해야… 촛불로 다시 뭉쳐 평화협정 앞당기자!”
 
이만희씨가 이끄는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일명 ‘신천지’)의 유관단체로 알려진 사단법인 세계여성평화그룹(IWPG)이 서울시 종로구 소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가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평화통일시민연대 등 자칭 ‘진보단체’들이 ‘한반도 평화협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2017년 7월 27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정세의 시계는 평화협정을 가리킨 지 오래됐으나 미국은 차일피일 미루며 어떻게든 아시아 패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미국이 처한 현실을 알고 있다. 미국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뿐이다. 북과 대화를 통하여 평화협정을 맺든지, 아니면 전쟁이다. 핵무장을 한 나라와 전쟁을 택할 바보는 없을 것이다. 남은 길은 평화협정뿐이다. 이왕 갈 길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선택하기를 촉구한다. 늦으면 늦을수록 미국은 국제적 망신을 자초할 뿐이다. (중략) 분단모순에 기대어 연명해 온 적폐세력을 완전히 청산하는 길은 분단을 해소하는 일이며 그 길목에 평화협정이 놓여 있다. 이제 민중이 나서서 평화협정을 추동해야 한다. 이에 평화협정을 추구하는 우리 제 평화통일·시민단체들은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 폭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다.
 
  - 미국은 북과의 대결이 더 이상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라!
 
  - 문재인 정부는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고, 더 강한 의지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라!
 
  - 온 국민이 촛불로 다시 뭉쳐 평화협정을 앞당기자!〉
 
  이만희씨가 이끄는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일명 ‘신천지’)의 유관단체로 알려진 사단법인 세계여성평화그룹(IWPG)도 ‘한반도 평화협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2017년 11월 3일부터 ‘한반도 전쟁종식 평화협정 체결 촉구 천만 서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서명 캠페인 참여자는 한 달 만에 100만명(온라인 55만명, 오프라인 44만명)에 이르렀다.
 
 
  김정은, 재외 북한공관에 “미·북 평화협정 체결 실현시켜라” 지령 보내
 
  2017년 7월 19일,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북한 김정은이 7월 4일,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화성-14형 발사 도발과 관련해 “미국과 담판을 하자. 미국에 심리적인 압박을 계속 가해 북한의 핵포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게 해 미·북 평화협정의 체결을 실현시켜라”는 내용의 지령을 재외 북한공관에 보냈다고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또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기간이 우리들에게 절호의 기회”라며 “호전세력이 소동을 일으키기 전에 통일의 과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지령을 내렸다. 김정은이 이 같은 지령을 내릴 당시는 독일에서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릴 때였다. 공교롭게도 앞서 밝혔듯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담 참석차 독일에 있을 당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추진’을 천명했다.⊙
조회 : 34554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1건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대야리    (2017-12-20)     수정   삭제 찬성 : 29   반대 : 28
월간조선은 유비무환을 모르네 베짱이가 여름에 놀때 개미는 겨울을 준비하지 월간조선이 몰라서 이런 글을 적었다면 무식한것이고 알면서 적었다면 매국노지요

201810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 조선뉴스프레스 선정 초청작가 특별기획전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