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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우파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개입(댓글) 의혹 사건은 무엇?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은 엄벌하되 북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 능력 자체를 죽이는 일은 없어야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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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0월 16일 더불어민주당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로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 제기
⊙ 2010년 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 ‘정치 관여’ 글 7100여 건 인터넷 올린 것으로 확인(2014년 8월 국방부 수사 결과)
⊙ 3년 만에 재조사… 11월 11일 김관진 전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구속
2013년 12월 19일 백낙종(군복 입은 이)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국방부에서 사이버사령부 댓글 의혹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3년 10월 16일 더불어민주당은 2012년 총선과 대선 때 국가정보원뿐 아니라 국군 사이버사령부(503단)도 인터넷 댓글과 트위터로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실에 따르면 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군무원 A씨는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작년 11월 5일과 8일 각각 “민주당 문재인은 NLL을 북한과 공유하겠다고 한다. 피로 지켜왔던 국군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문재인은 국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 자격이 안 된다”는 글과 “안철수 4대 강 중단 발언. 알고 보니 말 바꾸기? 상황 바뀌니 오락가락”이라는 글을 리트윗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2014년 8월 19일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의혹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특정 정당·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정치 관여’ 글 7100여 건을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군 사이버사령부 2012년 총선·대선 개입 시도를 인정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모 심리전단장이 부하 10여 명에게 지시해 이뤄진 일”이라며 당시 사이버사령관 두 명을 정치 관여 특수 방조(幇助) 혐의로 입건했다. 당시 국방장관이던 김관진 전 장관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행위를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최종 수사 발표 3년 만인 2017년 10월 1일 국방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 정치 댓글 공작을 한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약 2년 동안 군 통신망을 통해 청와대에 460여 건의 보고서를 직접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사이버사 댓글 재조사 TF(태스크포스·이하 재조사 TF) 중간 조사 결과’에서 “지난 21일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서버를 복원해 청와대로 보고한 문서를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조사 TF가 발견한 문서는 462건으로 2011년 1월 8일부터 2012년 11월 15일까지 사이버사령부 503 심리전단 KJCCS를 통해 청와대 국방비서관실, 경호상황실, 국가위기상황센터에 발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KJCCS는 군 내부 통신망으로 보안이 필요한 비밀 송수신에 쓰인다. 국방부는 “(청와대로) 발송된 보고서는 대부분 일일 국내외 사이버 동향 보고서로 사이버 방호작전·인터넷·SNS 여론 동향 등을 정리한 보고서”라며 “이 보고서에는 유명인들에 대한 SNS 동향, 댓글 공작 보고, 4·27 재·보궐선거 당선 결과, 광우병 촛불 시위 관련 동향 보고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 11월 11일 김관진 전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앞서 김기현 전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으로부터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활동을 기록한 보고서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 전 실장에게 보고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11일 조사한 연제욱·옥도경 전 군 사이버사령관으로부터도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미 확보한 옥도경 전 사령관과 이태하 전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의 2014년 대화 녹취록에도 김관진 전 장관이 댓글 활동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소환조사 등에 대비해 최근 변호인단을 선임하는 등 맞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12일 이 전 대통령의 바레인 방문에 동행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것이 있다면 메스로 환부를 도려내면 되지, 손발을 자르겠다고 도끼를 드는 것은 국가안보 전체에 위태로움을 가져오는 일”이라고 했다.
 
  이 전 수석은 “군과 정보기관의 정치 댓글을 옹호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검찰의 정치 댓글 수사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언론이) 검찰에서 발표하는 것만 쫓아다니다 보니 잊고 계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전직 심리전단 단장 이모씨 공판에서 이미 밝혀진 일이지만 문제가 된 댓글은 (군 사이버사령부가 작성한) 전체 댓글의 0.9%라는 것이 검찰이 제기한 자료에 나오는 이야기고, 법원은 그중에도 절반만 사실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정치 댓글은) 0.45%의 진실”이라고 했다.
 
 
  군 사이버사령부 활동 범위에 명확하고 치밀한 매뉴얼 마련해야
 
갈수록 교묘해지는 북한의 최근 사이버 공격 사례. 사진=조선DB
  군의 정치 중립은 민주 헌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요건이다. 우리 국민은 군 정치 개입의 폐단을 직접 보고 겪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에 대해 굳건한 합의(合意)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군 사이버사령부는 국민적 기대와 요구를 저버렸다. 감안해야 할 점도 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사이버전 수행 능력을 높여왔다. 젊고 해외에서 공부한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는 달리 IT와 SNS 등에도 익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하에서 사이버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김정은은 “사이버전은 핵미사일과 함께 우리 인민군대의 무자비한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이라고 언급했다. 김정은 체제 이후 사이버전 조직이나 전문 인력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북한은 1995년부터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관련부대를 창설하고, 적공국 ‘204소’라는 사이버 심리전단을 조직했다.
 
  2013년 6월 김관진 전 장관은 국군기무사령부가 개최한 국방정보보호 콘퍼런스에서 “제5의 전장이라고 일컫는 사이버 공간에 대한 테러 대비는 매우 시급한 과제”라며 “북한은 정찰총국 산하에 3000여 명으로 구성된 사이버 전담부대를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도 2013년 11월4일 국회에서 북한은 정찰총국과 사이버연구소를 중심으로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으며, 국방위와 노동당 산하에 1700여 명으로 구성된 7곳의 해킹 조직을 두고 있다고 공개했다. 반면 우리는 2010년 이전까지는 사이버심리전이 전개될 기반과 여건이 충분하지 않았다. 논란을 부를 만큼의 안보적 사안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평해전과 대청해전이 있었지만, 규모도 작았고 사건도 단순했다. 또 과거 북한과 러시아가 저지른 KAL기 공격사건은 엄청난 의혹을 낳았지만, 당시에는 사이버 공간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사이버 대응 능력 강화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가 됐다. 전·평시 사이버전을 수행하고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육성을 담당할 군 사이버사령부가 2010년 1월 11일에 창설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사이버심리전은 ‘사이버 자원을 활용하여 상대국 내부의 안보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군사학에서는 ‘적국 내부의 여론을 조성하여 전쟁의지를 분쇄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사이버심리전은 전 세계가 사이버 인프라가 구축되고 SNS 등 의사소통기술이 발전하면서 저비용 고효율의 전쟁수단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우리처럼 사이버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고, 변화와 이슈에 민감한 사회에는 대단히 유용하고 잘 먹히는 비대칭 수단이다.
 
  사이버심리전을 펼치는 군 사이버사령부의 기능은 이번 사태로 인해 마비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북한은 몇 년 전부터 3000여 명의 최정예 사이버전 부대를 동원해 우리 정부기관과 금융기관, 언론사 등을 상대로 시도 때도 없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악성 루머를 확산시키고 우리 사회를 이간질해 흔들려는 시도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는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은 엄벌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단속하되, 북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 능력 자체를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기회에 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 대상 선택과 대응 수단·방식, 활동 범위에 대해 명확하고도 치밀한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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