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25년까지 시내버스 3000대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박원순 서울시'...미세먼지 저감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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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서울시가 “대중교통도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전기 자동차 시대’를 열어간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14일, ‘서울시, 대중교통도 전기차 시대… 9월에 시내버스 첫 운행’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9월까지 서울시내 녹색교통진흥지역 통과 노선에 30대를 우선 투입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녹색교통진흥지역은 한양도성 내부 구역으로 그 면적은 16.7㎢이다. 이 구역에선 현재 73개 노선을 시내버스 2000여대가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초 30대 보급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0% 이상인 3000대를 전기버스로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전기버스 1대당 2억92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세금 8760억원이 들어가야 하는 대규모 사업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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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시 보도자료

오세훈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는 서울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7400여대 전체를 CNG(압축천연가스)버스로 교체했었다. CNG 버스는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아 이후 서울시 대기 질은 개선됐다.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해인 2006년 당시 60㎍/㎥였던 미세먼지 농도는 오 시장이 퇴임한 2011년에 47㎍/㎥로 줄었다. 5년 사이에 약 28% 감소한 셈이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에 서울시장에 취임했다. 그로부터 약 6년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서울시 대기 질은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만큼 개선되지 않았다. 2011년 47㎍/㎥였던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는 2017년에 44㎍/㎥가 됐다. 7%(3㎍/㎥)이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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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기간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 그래프다. 자료=서울시 대기환경정보

 ‘미세먼지 대란의 최일선 사령관’을 자처한 박원순 시장은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올해 들어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통근 시간에 ‘공짜 버스ㆍ지하철’을 운행했다. 이에 따라 3일 동안 투입된 예산만 약 150억원이다. 
 
해당 사업에 대한 비판이 거세자 ‘박원순 서울시’는 이를 중단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겠다며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뒤를 이어 앞서 언급한 시내버스 노선에 전기버스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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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시는 2025년까지 서울시 시내버스의 40%인 3000대를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현재 국내 전력 생산 현황에 따르면 전기차를 운행한다고 해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국내 소비 전력의 43%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된 ‘석탄 발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2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 발전량은 23만8919GWh로 역대 최대였다.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43.1%로 전년도의 39.5%보다 3.6%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원자력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 줄었다. 원전 이용률이 줄어든 만큼 석탄 비중이 높아진 셈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미세먼지의 원인이 된다. 도시 지역에서 난방·취사용으로 사용하는 도시가스가 바로 액화천연가스다. 일반적으로 액화천연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다고 알려졌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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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전력 생산 현황에 따르면 미세먼지 또는 그 원인 물질을 배출하는 화력발전이 전체 전력량의 64.5%를 생산했다. 전력 생산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전기차를 '친환경적'이라고 하긴 쉽지 않다. 사진=뉴시스

지난 2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대기 질 관련 연구원은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도시가스로 난방할 때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초미세먼지 포함)의 원인(이른바 ‘2차 생성’)이 된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발전량의 21.4%를 차지하는 액화천연가스 발전 역시 미세먼지 문제가 악화되는 데 일조한 셈이다.
 
결국 석탄과 액화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 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은 국내 대기 질을 개선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발전 방식에 의존해 전체 전력의 64.5%를 생산하는 상황에서 전기차를 운행한다고 해서 미세먼지를 줄인다고 얘기하긴 어렵다.
 
국내 전력 생산 구조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8760억원을 들여 시내버스 3000대를 전기차로 바꾸는 게 과연 효율적인 예산 집행인지, 실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박원순 서울시’가 재검토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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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기간 서울시 대기오염지표의 농도다. 자료=서울시 대기환경정보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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