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
윤장현(69) 전 광주광역시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4억 5,0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광주지검은 전·현직 대통령 영부인을 사칭해 금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구속된 40대 여성 A씨를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쯤 윤 전 시장에게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는지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후 ‘딸 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겨 그러니 5억 원을 빌려달라. 곧 갚겠다’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4억 5,000만 원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입금한 계좌는 A씨 딸 명의로 개설된 통장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고 권양숙 여사도 만났던 윤 전 시장은 검찰 조사에서 "목소리가 권 여사와 똑같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윤 전 시장 외에 이 지역 유력인사 4명에게도 영부인 김정숙 여사 등을 사칭하며 비슷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돈을 보낸 시점 때문에 "의도가 있는 것 아니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윤 전 시장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이용섭 현 광주시장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윤 전 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안철수계로 정치권에 입문한 만큼 공천 가능성이 적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윤 전 시장이 권 여사를 통해 민주당 주류인 친노-친문에 줄을 대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윤 전 시장은 재선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거 두 달 불출마 선언을 했다.
또 윤 전 시장이 돈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부인 이름을 팔면 수억대를 받을 수 있는 것인가"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체 어떤 문화가 그들 사이에 있기에 이런 황당한 사건이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언뜻 보면 보이스피싱에 낚인 광주시장 같지만 대통령의 부인을 사칭하기만 하면 4억 5,000만 원 정도를 입금할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시장은 광주시장 재직 중이던 지난 3월 자신의 재산을 총 6억 9,480만 원이라고 신고했다. 검찰은 재산의 절반이 넘는 현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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