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교장, 교감은 '전교 1등 쌍둥이' 변호인? : 월간조선

'전교 1등 쌍둥이' 사건으로 논란에 휩싸인 숙명여고에서 9월 3일 새로 부임한 교장과 교감이 쌍둥이 자매와 그 아버지인 교사 A씨를 비호하는 인터뷰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숙명여고는 또 "문제 및 답안 유출 정황이 있다"는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결과에 반발,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해 학교가 이들 부녀를 조직적으로 감싸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 이전에도 유사한 일들이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숙명여고 정재임 교감은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A씨가 단독으로 시험지를 결재 및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가 근무하는 교무실을 교사 40여 명이 함께 이용하는 만큼 혼자서 교무실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 결과 "정기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A씨가 단독으로 고사서류를 검토·결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시험지를 단독으로 볼 수 있던 시간은 최장 50분으로 추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A씨와 당시 교장·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4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 2일 수사에 착수했다.

정 교감과 함께 이날 부임한 이혜숙 교장은 "비전공자의 경우 50분 안에 한 과목 시험지를 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미술교사다.

이혜숙 교장은 A씨의 쌍둥이 딸들 성적이 급상승한 이유에 대해 "(쌍둥이는) 흔히 말하는 '내신스타일'로 열심히 공부했다"면서 "음악·미술·체육 등 다른 학생들이 등한시하는 과목에서 점수가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뷰가 보도되면서 학부모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대형 커뮤니티와 포털 게시판, 맘카페 등에서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바보 취급하고 있다"는 주장이 줄을 이었다.

한 학부모는 "숙명여고에서 음미체를 잘해서 전교 1등이 됐다니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며 "강남에서 전교권 등수인 학생이 음미체를 등한시하는 경우는 한 번도 못 봤다"고 토로했다.

딸이 인근 여고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부모는 "경쟁이 치열한 8학군 고등학교에서 '내신스타일'이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숙명여고를 비롯해 강남구의 고등학교들은 성적 우수자가 워낙 많다 보니 상위권 학생들이 내신에서 크게 불리하고, 수시보다 정시나 재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학부모는 "(A씨가) 답안지를 외우거나 사진으로 찍었겠지 문제지를 외웠겠냐"며 "교장이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논란 당사자들을 감싸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인터뷰로 숙명여고가 문제 해결보다는 조용히 덮기에 나섰다는 사실이 명확한 만큼 학부모들은 경찰 조사가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