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 명 이상 참여한 '난민법 폐지'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김빠진 답변 : 월간조선

71만 명이 참여한 국민청원에 청와대가 드디어 답을 내놓았다. 청와대는 한 달 내 20만 명 이상 참여한 청원에는 공식적인 답변을 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 답변이 "문제의 법 폐지는 불가능하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고, 지금까지 최다 인원이 참여한 청원임에도 불구하고 청원 완료 후 보름 이상 지난 후 답변이 나왔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또 하필 답변이 대통령 휴가기간에 이뤄졌다는 점도 "정부가 이(난민) 문제를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을 통해 2018년 6월 13일부터 7월 13일까지 한 달 동안 71만 4875명이 참여한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 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줄여서 '난민법 폐지' 청원)에 주무부처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7월 31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난민법 폐지 청원은 이전까지 참여자 수 1위였던 '조두순 출소 반대'(61만 5353명)을 10만 명 차이로 제쳤다. 청원이 올라온 지 5일 만에 답변 요건인 '참여자 2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박상기 장관은 이날 청와대 SNS 프로그램인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나와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무사증 입국·난민신청허가 폐지 및 개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을 내놨다.

박 장관은 "진정한 난민은 보호하고, 허위 난민 신청자는 신속하게 가려내겠다"며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탈퇴나 난민법 폐지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국익에 미치는 문제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협약 탈퇴나 난민법 폐지는 할 수 없다는 얘기다. 6월 말 법무부가 발표한 대책과 유사한 내용이다.
박 장관은 "허위 난민을 막기 위한 심사를 강화하고 난민법 개정도 추진하겠다" "심사 인력과 통역 전문가를 늘리고 난민심판원을 신설해 난민 심사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출연한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상해임시정부도 일제의 박해를 피해 중국으로 건너간 정치적 난민이 수립한 망명정부였다"며 "우리도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난민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게시판 등에서는 찬반의견이 팽팽하다. "결국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부 난민에도 불구하고 난민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것 아니냐" "수십만 명의 국민이 불안에 떨며 청원에 나섰는데 정부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허위 난민 신청자를 확실히 가려내겠다 하니 정부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 "당장 법 폐지나 난민협약 탈퇴를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