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이상현 부장판사)는 7월 19일 세월호 사고 유족들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희생자 1명당 위자료 2억 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친부모에겐 각 4000만 원, 희생자의 형제자매, 조부모 등에게도 각 500만∼2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족 355명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총 손해배상금은 723억 원에 달한다.

법원은 청해진 해운 관계자들과 세월호 선원들, '부실 구조' 혐의로 유죄 확정을 받은 김경일 전 목포해경 123정 정장에 대한 판결 등을 근거로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런 판결을 보면서 생각나는 일이 있다. 세월호 사고가 나고 1년 반쯤 지나서 일본의 한 대학교수와 나눈 대화이다. 그 대학교수가 물었다.

- 한국에서는 수학여행 업자 선정을 어떻게 결정하나요?

"글쎄요. 아마 여러 업자가 조건을 제시하면 교장이 그중에서 결정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학부모들이 간여하지는 않나요?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게 있는데 거기서 얼마나 간여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학부모들이 미리 직접 현지답사를 가나요?

"그러지는 않을 겁니다. 학교에서 정하면 그냥 믿고 따라가는 거죠."

그러자 그 대학교수는 말했다.
"일본에서는 수학여행 때, 학부모 대표들이 직접 수학여행지까지 버스나 배를 타고 가면서 안전에 이상이 없는지, 숙소의 환경이나 안전시설들은 어떤지를 살펴보고, 음식도 먹어봅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학부모들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만일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부모들이 사고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묻는 것은 이상합니다."